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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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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28. 12:51 스키타이 동물장식

시베리아 투바의 헴칙-봄 유적이나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의 타스몰라 유적에서 발견되는 수수께끼 같은 동물문양장식은 골제에 표현된 것으로 주로 기원전 5세기경으로 생각된다.

페레보드치코바는 이 유물이 사슴돌의 전통을 따르고 있어서 두 유적은 기원전 5세기 유적이지만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좀 더 이른 유적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필자는 해석한다. 스키타이 동물양식의 속성 중에 하나인 하이브리드형 동물과는 다르다는 견해이다.그 외의 연구자들은 대부분 잡종동물로 생각한다. 어찌되었던 실제 유물보다는 훨씬 복잡한 사정이 있는 유물이라는 것은 모든 연구자들의 생각인 듯 하다.

 

수수께끼 같은 동물장식은 이미 소개한 바 있는 몽골의 울란곰 유적(기원전 5~3세기 혹은 기원전 4~3세기)(그림 1-5)에서도 나온다. 골제 버클인데 하나의 사슴머리가 다른 사슴의 목과 뿔 사이에 끼워진 채 확인되었다. 그라치는 서로 다른 동물이 삽입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페레보드치코바는 빈 공간을 채우는 특징인 수수께끼 동물장식(그림 1-1~3)의 기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림 1. 수수께끼 동물장식, 1,2-헴칙-봄(투바), 3-타스몰라(카자흐스탄), 4-사글리이-바쥐(투바), 5-울란 곰(몽골)

 

보여지는 형상이 같지는 않지만 같은 전통으로 생각되는 유물은 울란곰 유적의 북쪽인 미누신투바의 사글르이-바쥐 II유적에서도 출토되었다. 한 판에 말과 양, 영양과 맹금의 머리가 표현되었다. 영양의 머리가 말의 몸통에 밀착되어서 빽빽하게 공간을 꽉 채우는 기법이다. 다르게 이야기 하면 공간을 절약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림 2. 사글리이-바쥐 출토 동물장식(그림 1-4와 동일유물)

 

수수께끼 동물장식을 연구한 그라치와 페레보드치코바는 2000년대 발굴된 아르잔-2 유적을 보지 못했지만 사실 이 유적에서도 그와 유사한 방법 혹은 전통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주인공의 목걸이, 모형 솥에 시문된 동물문양인데, 공간을 꽉 채우는 방법이다.(아래 두 포스팅에서 볼 수 있다)

 

2020.06.02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르잔 유적 2호] - 2700년 전 시베리아 호랑이 눈

 

2700년 전 시베리아 호랑이 눈

호랑이는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가장 이른 시점부터 확인되는 동물문양장식이다. 아르잔-1호의 몸을 말고 있는 호랑이가 출토지가 명확해서, 유물의 연대를 알 수 있다. 아르잔-2호에도 호랑이

eastsearoad.tistory.com

 

포스팅(0607

2020.06.0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르잔 유적 2호] - 시베리아 스키타이문화 여성의 검과 칼

 

시베리아 스키타이문화 여성의 검과 칼

스키타이 검은 짧은 단검으로 보통 허벅지에 착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크 알라하-1유적의 남성전사도 목검이 있었는데, 허리가 아닌 바지주변, 허벅지 주변에서 출토되었다. 스키타이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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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잔-2 유적은 기원전 7세기 중반 이다. 페레보드치코바가 생각한 대로 수수께끼 동물장식은 스키타이 동물장식 보다 더 이른 사슴돌 전통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의견을 보충하는 자료로 볼 수 있다.

 

참고문헌

 

Грач А.Д. Древние кочевники в центре Азии 1980(그라치 1980, 중앙아시아의 고대 유목민)

Переводчикова Е.В. 1994 :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 М.: «Восточная литература». 1994. 206 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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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5. 27. 13:17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문화에서 잘 알려진 동물투쟁문은 두 마리 동물이 서로를 공격하거나 맹수가 약한 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대부분 두 마리이지만 여러 마리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하지만 동물투쟁문양이 아닌 수수께끼 같은 문양이 발견되는데, 투바와 몽골에서 확인된다. 투바(미누신스크 분지)의 헴칙- 봄 유적의 골제 빗에 새겨진 문양인데, '수수께끼 그림'으로 명명되었다(그라치 1980).

몸통이 있는 산염소는 3마리이고, 그 외에도 염소머리가 2개 더 있는 다중구도이다. 굽동물이 서로 엉켜 있는데, 염소가 중앙의 염소를 타고 올라 있어서 교미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그림 1-3, 그림 2-2). 하지만 같은 유적에서 출토된 골제 빗에는 다리를 접은 염소가 있고 동물머리 3개가 더 표현된 유물도 있는데(그림 1-1, 그림 2-1), 모두 수수께끼 그림으로 불려졌다.

 

그림 1. 투바의 헴칙 봄 유적 출토 유물

 

그림 2. 수수께끼와 같은 동물장식, 1,2-헴칙 봄 유적, 3-타스몰라 유적, 4-사글리-바쥐 유적, 5-울란 곰 유적

 

카자흐스탄의 타스몰라에서는 맹금머리를 형상화 한 장식판에 멧돼지 아래에 염소 머리 3개가 덧붙여져 있다(그림2-3). 멧돼지 머리 위에는 구멍이 있는데 이음쇠를 끼우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뿔의 표현이라고 보기도 한다(그라치 1980). 하지만 멧돼지의 뿔(하이브리드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연구자도 있지만 타스몰라 문화를 연구한 카드이르예프(1979)는 멧돼지와는 독립된 작은 머리라고 한다. 또 멧돼지라고 보이는 동물의 몸통표현이 매우 애매해서 멧돼지 혹은 사슴일 수도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에서 모든 굽 동물의 몸통은 동물의 종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표현되는데 이 유물은 원칙을 벗어난 것이다(페레보드치코바 1994).

 

그라치는 하나의 형상에 여러 동물의 특성이 혼재한다고 보았지만, 페레보드치코바는 하이브리드 형상이라고 보지 않았다. 스키타이시대 하이브리드 동물은 규칙적으로 표현된 어떤 동물이 명확하게 결합되는지 알 수 있지만 이 동물형상은 그런 규칙성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투바의 아르잔 고분보다 더 이른 사슴돌의 사슴표현과 더 유사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사슴돌에 그려진 부리모양 입을 가진 사슴 표현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았으나, 이 부분은 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페레보드치코바는 ‘수수께끼 같은 동물장식’이 스키타이 동물양식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있어왔던 문양으로 이해했고, 스키타이 동물양식의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한 문양요소로 본 것이다. 그라치는 스키타이 동물양식 중에 하나로 생각했다.

종이 한 장 차이처럼 보이는 견해이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차이가 큰 관점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П.В. Агапов, М.К. Кадырбаев Сокровища древнего Казахстана.Памятники материальной культуры.// Алма-Ата: Жалын. 1979. (아가포프, 카드리예프 1979 고대 카자흐스탄의 유물)

Грач А.Д. Древние кочевники в центре Азии 1980(그라치 1980, 중앙아시아의 고대 유목민)

Переводчикова Е.В. 1994 :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 М.: «Восточная литература». 1994. 206 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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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5. 26. 12:56 스키타이 동물장식

흑해 주변의 스키타이 문화에서 기원전 4세기는 대변화의 시대였다. 그리스 유물에 스키타이 스타일, 스키타이 유물에 그리스 스타일이 뒤섞이고, 이런 유물이 가장 많이 출토되는 곳은 쿨-오바와 체르토믈리크 유적이다. 쿨-오바 유적은 무덤의 구조조차도 전통적인 스키타이 문화의 무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특이한 곳이다.

 

그렇다고 해도 스키타이 동물스타일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기원전 4세기경에는 흑해북안과 흑해의 오른쪽 지역인 쿠반강 유역(코카서스 북쪽)은 동물스타일에서 차이가 있다.

쿠반강 유역의 무덤에서만 발견되는 동물장식은 몸을 뒤튼 자세와 직각으로 굽은 다리가 있는 맹수이다. 몸을 뒤튼 자세의 동물은 알타이, 표트르 1세의 수집품, 아무다리아 퇴장품 등 스키타이 유물이 발견되는 지역에서 모두 발견되며 맹수 뿐만 아니라 말, 사슴, 그리핀도 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쿠반강 유역의 유물에서는 오직 맹수만이 이 자세를 하고 있다.

 

몸통을 뒤튼 자세는 S자형으로 몸을 비틀고 있는 자세를 일컫는다. 표트르 1세의 수집품, 알타이 파지리크의 유적에서 많이 확인할 수 있는 모습이다. 페레보드치코바는 몸을 뒤튼 자세는 이란 계통의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시베리아에서 발견되는 맹수는 몸을 원형으로 말고 있지만, 몸을 꼬는 자세는 이란의 맹수표현에서 먼저 발견되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수집품

 

필자는 원형의 맹수와 S자로 뒤튼 맹수가 같은 계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머릿속이 황사낀 것처럼 뿌연 느낌이었다. S자 맹수를 스키타이 문화가 외국에서 차용한 것(혹은 인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풀리는 문제들이 많아진다. 도대체 기원전 5세기경에 왜 S자형으로 갑자기 맹수가 몸을 뒤트는지 늘 오리무중이었다.

 

 

쿠반강 유역(흑해 우안)의 유적은 흑해 북안과 차이가 있는데, 이를 증명하는 것이 S자로 몸을 튼 맹수장식이다(그림 1). 이는 이 지역의 독자적인 성격때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리적으로 훨씬 먼 알타이의 유적에서는 다양한 외국 유물이 많지만, 쿠반강 유역에서는 몇 몇 존재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맹수장식을 제작한 장인은 스키타이 세계의 다른 지역 장인과는 달리 재사고를 통해서 독특한 그리핀이나 맹수장식을 만들었을 수 있다. 혹은 맹수외에는 다른 동물에게는 S자형을 구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림1. 세미브라티니예 유적의 맹수장식, 청동

 

 

 

참고문헌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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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5. 25. 13:07 스키타이 동물장식

 

기원전 5세기부터 나타나는 스키타이 문화속에서 그리스 문화의 요소는 앞 시기와는 다르다. 기원전 7세기의 유적에서는 그리스에서 제작된 유물이 스키타이 무덤 속에서 발견되지만 기원전 5세기 이후부터는 한 유물 속에 스키타이 문화의 요소와 그리스 문화의 요소가 뒤 섞이게 된다. 페레보드치코바는 스키타이 연구자 입장에서 이 현상을 ‘변질’이라고 표현했다. 기원전 5세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정점에 달한 것은 기원전 4세기이다.

여러 학자들은 기원전 5세기 케르치 해협에 설치된 그리스 도시인 ‘님프 성곽(님프 쿠르간과 복합체 유적)’을 기점으로 그리스 문화가 본격적으로 이 지역에 퍼진 것으로 믿고 있다.

 

다르게 말하면 스키타이 동물양식과 그리스 동물양식이 서로 상호작용했다고도 한다. 기분나쁜 말이지만.

스키타이 동물양식은 인위적인 면(추상적, 문양적 경향)이 더 강조된 것인 반면에 그리스 동물장식은 좀 더 사실적이다. 기원전 4세기 이후에 사실적인 면이 더 강조된 동물장식이 많아진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인위적인 면이 더 강조된) 유물도 있다. 아크 메세티 유적과 주로프카 유적에서 발견된 사슴장식이다. 아시다시피 흑해지역에서 사슴문양은 뿔을 매우 강조해서 과장해서 표현하는 것이 기원전 7세기 부터의 특징이다. 기원전 4세기 아크 메세티 유적(그림 1)과 주로프카 유적(그림 2), 세미브라트니예(그림 3)에서 발견된 사슴은 기원전 7세기 유물처럼 한 방향으로 매우 과장되게 표현되지는 않지만, 두 방향으로 퍼지게 과장되었다(그림 1~3).

사슴이라는 주제에 한정해서 생각해보면, 동물투쟁문 가운데 두 동물이 대립하는 구도가 아닌 갑이 을을 공격하는 문양에서 사슴은 늘 당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슴은 독립적으로 표현되는 경우에 매우 뿔을 화려하게 표현해서 사슴의 위상이 강조되기도 한다.

 

그림 1. 아크 메세티 유적의 사슴

 

그림 2. 주로프카 유적의 사슴

 

 

그림 3. 세미브라트니예 유적의 사슴

 

기원전 4세기 유적에서는 그리스 유물 외에도 스키타이 인의 주문에 의해서 그리스 장인들이 만든 스키타이 신화를 묘사한 유물(라에프스키 1985), 스키타이 동물양식을 모방한 그리스 제품, 스키타이 지역에서 그리스 동물장식의 속성을 가미한 제품도 있다.

그 제품 가운데는 기원전 5세기와 기원전 4세기가 다르다. 기원전 5세에 만들어진 스키타이 동물양식(추상적인 동물장식)에 사실적인 표현법이 부분적으로 결합되다가, 기원전 4세기에는 추상적인 부분은 줄어들고 좀 더 사실적인 표현법이 강조된 제품들이 많이 만들어진다.

 

더보기

동물투쟁문양의 주인공인 맹수와 굽동물은 팔찌와 목걸이 장식에서도 발견된다. 몇 몇 유물을 제외하고는 주로 변형된 맹수와 굽동물로 장식된다.

 

참고문헌

Раевский Д.С. 1985 : Модель мира скифской культуры. Проблемы мировоззрения ираноязычных народов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I тысячелетия до н.э. М.: 1985. 256 с(라에프스키 1985, 스키타이 문화의 세계)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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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몽골의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를 연구한 노브고르도바는 몽골 민족들에게 가장 오래된 믿음 중에 하나는 사슴에 대한 숭배라고 했다.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발견되는 입석(立石)에 그려진 사슴은 이를 보여준다. 사슴돌은 스키타이 시대의 무덤 축조에도 사용되는데 봉분의 가장 위에 사슴돌을 세웠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베리아 투바의 아르잔-1 유적과 아르잔-2 유적에서도 발견되었다.

몽골이나 바이칼 지역(자바이칼)에서 발견되는 ‘사슴돌’은 사슴이 아닌 무기류 혹은 장신구만 그려진 입석도 있는데 대부분 사슴돌로 통칭한다.

사슴돌이라고 불리는 입석물 세우는 전통은 흑해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봉분의 꼭대기에 세워두는데, 입석을 대신해서 석인상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

 

시베리아 투바의 아르잔-1호(기원전 9세기)에서 사슴의 존재는 봉분위에 얹었던 사슴돌로 알 수 있다. 아르잔-2(기원전 7세기 중반)호에서는 주인공의 무덤인 5호묘에서 남성과 여성의 모자장식으로 사슴장식이 발견되었다. 흑해지역에서도 기원전 7세기 유적인 켈레르메스 유적, 코스트롬스카야 유적 등에서 사슴장식이 발견되는데 주로 무기를 장식하는 용도이다.

 

기원전 5세기 축조된 세미브라트니예 유적에서 발견된 각배 장식판은 2종류가 있는데, 삼각형 장식판에 동물문양의 방향에 따라 구분된다. 각배장식판을 유기질제 각배에 부쳤을 때를 기준으로 동물이 똑바로 서도록 디자인된 것(그림 1, 그림 2-1)과 동물문양이 누운 것(그림 2-2,3)으로 디자인 된 것이다.

동물문양은 맹수(호랑이, 그리핀, 독수리 등)가 사슴(그림 2-1,3)과 양(그림 1)을 공격하는 장면인데, 사슴은 표현방법이 다르다. 그림 2-3의 사슴은 동물의 근육을 두드러지도록 표현하는 코스트롬스카야 유적 혹은 켈레르메스 유적의 사슴표현으로 흑해지역에서 오랫동안 제작되던 방법이다. 그러나 그림 2-1은 그리핀이나 사슴이 흑해지역과는 다른 페르시아에서 유행하던 동물표현법이다.

 

그림1. 세미브라트니예 유적 출토 각배 장식판

 

그림2. 세미브라트니예 유적 출토 각배 장식판

 

그리고 용?으로 보이는 하이브리드 동물(그림 2-2)은 흑해에서 기원전 5세기 이후에 종종발견되는 문양이다. 하지만 이 용은 근육질의 다리표현이 있어서 다리 없는 용의 초기 모습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턱 아래의 수염, 꼬리부근의 동물표현 등은 ‘하이브리드’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어떤 나라의 것도 아닌 듯 해 보인다.

 

청동기시대 시베리아의 사슴돌의 사슴문양은 하늘을 나는 듯이 보이도록 표현되었고, 스키타이시대 아르잔-2호의 주인공 남녀의 모자장식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문양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알타이에서는 기원전 6세기, 흑해에서는 기원전 5~4세기) 맹수의 포식자로 남아 있다. 이는 맹수가 동물문양장식으로 주요한 문양으로 등장하면서일 것이다.

 

다시 각배로 돌아가서 왜 각배에 장식판을 붙은 것일까? 이것은 켈레르메스 유적의 은제 거울에 붙인 금판의 의미와도 같을 수 있다. 막시모바는 켈레르메스 유적의 거울이 중앙에 꼭지를 다는 스키타이 형식의 거울인데, 장식판만 인접한 국가에 주문제작했다고 연구한 바 있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나온 유물들은 스키타이 재지생산품(주로 마구)뿐만 아니라 우라르트, 그리스, 앗시리아 등 당시 인접한 국가에서 온 것이다. 기원전 5세기경에 만들어진 세미브라티니예 무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유기질제 그릇에 금제 장식판을 붙이는 것은 각배 뿐만 아니라 납작한 목제그릇에서도 발견된다. 재지의 물건은 역시 마구와 관련된 유물이다. 뒷시기로 갈수록 누가 누구의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모방하는 현상이 매우 심하게 보인다.

 

참고문헌

Piotrovsky B., Galanina L., Grach N. 1986 : Scythian Art. The Legacy of the Scythian World: mid-7th to 3rd century B.C. Leningrad: Aurora Art Publishers. 1986. 184 p.

Новгородова Э.А. 1989 : Древняя Монголия (Некоторые проблемы хронологии и этнокультурной истории). М.: ГРВЛ. 1989. 384 с.(노보고르도바 1989, 몽골의 고대)

М.И. Максимова 1956; Ритон из Келермеса//Советская археология. XXV. М.: 1956(막시모바 1956, 켈레르메스에서 출토된 각배)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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