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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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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알타이 산에 위치한 2500년 전 파지릭 유적에는 그리핀이 무덤에서 확인된다.

그리핀은 상상의 동물이니 그 동물뼈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물건 여기저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필자가 처음 시작한 게임은 테트릭스(학생들은 모를 수도 있다.)인데, 지금도 비슷한 종류의 매우 단순한 게임 몇 가지 빼고는 요즘 학생들이 하는 컴퓨터 게임은 전혀 모른다. 그런데 우연히 그리핀이 컴퓨터 게임에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았다.생각해 보면 요즘도 하드웨어의 발달로 그를 뒷받침 하는 소프트웨어 및 컨텐츠가 더욱더 중요해지는데, 그리핀도 그런 그 옛날의 컨테츠였던 같기도 하다. 온 세상 천지에 비슷비슷한 동물이고, 심심한데, 몇 개 동물을 합성시켜서 이야기도 만들고 했을 것 같다. 컨텐츠는 늘 사실에 기반하지만 재창조된다.

 

오늘은 그리핀(그림 1,2-3,3)이 새겨진 물건인데, 그림 1과 2-3는 가죽제 용기다. 앞서 한번 소개한 바 있는 연기흡입을 위한 동복(청동솥)과 텐트 세트와 함께 확인된 유물이다.

 

2020/03/0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러시아 시베리아의 스키타이문화권에서도 알타이 지역에 위치한 파지릭문화의 한 유적인 아크 알라하 1유적 2호분은 8세 소년의 무덤이다. 고깔모자, 토기, 금제 귀걸이, 청동 목걸이, 투부(전투용도끼), 모피, 칼..

eastsearoad.tistory.com

 

동복에는 돌이 담겨 있었고 태다 남은 대마씨가 담긴 채 확인되었고, 이 유물에는 대마씨가 담긴 채 확인되었다. 가죽주머니라기 보다는 가죽제용기라고 루덴코는 표현했다. 둥근 앞판과 뒷판 및 길다란 옆판을 말총으로 꿰매어서, 납작하지 않고, 일정한 두께가 있기 때문이다. 가죽입구는 동체에 비해서 좁으며, 조일 수 있는 끈이 달려서 둥글게 말려 있다.

 

가죽용기의 앞 면에는 모양이 다른 새 두 마리가 아플리케 장식을 붙인 것이다. 위에서 공격하는 새는 머리부터 목까지 갈기가 있어서 그리핀으로 생각되고, 아래에 공격당하고 있는 새는 그리핀 보다 갈기가 없으며 목이 길어서 그리핀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핀은 두 날개를 펴고 있고, 아래의 새는 날개를 접고 있다.

 

그림 1. 파지릭 2호분 출토 대마씨가 담긴 가죽제용기, 전체 길이 16.5cm, 너비 14cm

 

그림 2. 1,3번그림1과 같은 유물

 

 

그리핀이 다른 종류의 새와 함께 표현된 유물이 있다. 이 유물은 나무와 가죽으로 된 것인데, 목제의 그리핀 입속에서 사슴머리가 물려 있고, 가죽으로 된 사슴의 뿔 끝에 목이 긴 수탉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리핀은 정수리에 갈기가 붙어 있고, 귀도 표현되었으며, 턱 아래에는 날개가 붙어 있는데 가죽이다.

그리핀 입속의 사슴뿔은 두 줄이 붙어서 가장 꼭대기에는 합쳐지는 모습으로 가죽으로 표현되었다. 사슴뿔은 가지의 끝에 수탉머리가 표현된 것인데, 양쪽에 각각 7개씩의 가지가 있고 가장 끝에는 두 줄이 합쳐져서 2개의 수탉머리로 마감된다. 수탉머리는 올라갈수록 작아진다. 가장 하단의 수탉은 두 마리가 하늘을 쳐다보고 그 이후에 머리의 방향이 바뀌었다.

 

이 유물은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다. 파지릭 5호분에서 말의 머리장식으로 사슴뿔이 높이 표현된 유물과 비교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유적에서 남성미라의 머리모자에 사슴머리를 물고 있는 그리핀이 표현었는데, 그 유물과도 관련성을 염두해 둘 수 있다. 그림 1~3은 한국에도 온 적이 있다.

 

그림 3. 파지릭 유적 2호분 출토, 길이 23cm, 너비 16.5cm

 

2020/03/2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그리핀 달린 남성의 코로나

 

 

한편, 가죽용기와 관련있는 유물로 파지릭 2호분에서는 무덤방의 가장 바닥에서는 연기흡입할 때 사용했던 청동용기가 2개 확인된다. 한 점은 청동으로 된 둥근 솥(위의 포스팅)과 사각형의 용기( 그림 5)가 출토되었다.

동체부가 동근 청동솥은 무덤방에서도 관에서 떨어진 곳(그림 4-6)으로 무덤방의 중앙에서 약간 비껴난 곳에서 출토되었고, 동체부가 사각형인 청동솥은 무덤방에서 관에서도 다리 밑의 좁은 공간(그림 4-3)에서 있었다. 각각 긴 막대 및 가죽조각이 확인되어서, 텐트를 설치한 후 그 안에서 청동용기를 두고 연기를 피웠음을 알 수 있다.

 

그림 4. 파지릭 유적 2호분 무덤방의 바닥

 

 

그림 5. 파지릭 2호분에서 출토된 사각형 청동용기, 다리 4개 및 손잡이가 달려 있다. 높이: 8cm, 길이: 11.6, 너비: 12.3cm, 손잡이 길이: 8,3cm

 

그런데 용기의 크기가 너무 작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국립중앙박물관 1991, 스키타이 황금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gold)...번쩍거리는 것.

필자는 반짝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필자가 첫 논문을 쓴지 14~16여년 고고학을 연구하고 있지만 황금과는 전혀 관련 없는 시대를 쓸고 닦아써 지금까지도 쓰고 있다. 그리고 계속 쓸 것이다.

 

그런데 머릿속에 맴돌던 주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에르미타쥬 박물관과 시베리아 연구소에서 본 황금유물이다.

 (한국에서 황금이 출토되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 이후의 일이다.이에 대해서는 동아시아는 옥을 귀하게 여겼다고 하는 일각의 의견과 동이위지전의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명분없는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

 

 시베리아에서는 이미 기원전 9세기부터 철기시대 였으며, 기원전 5세기가 되면 황금유물이 출토되기 시작한다. 이름 하여 스키타이문화 혹은 스키타이 세계라고도 한다.

이 문화를 상징하는 세 가지 아이덴티티가 확인 되는 유물이 유라시아 각 지역에서 확인된다. 이를 엮어서 스키타이 세계라고 한다. 그 범위는 어마어마하게 넓은데 흑해부터, 중국 요서지역까지 포함됨다.


박물관의 건물칭찬만 하다보니 그리고 블로그가 너무 재미없는 것도 같아서

새로운 주제를 좋아하는 필자는 황금유물을 하나씩 소개해 보고자 한다.(아마도 어느날 이걸로 논문을 쓰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아련히..)

 

사진의 그림은 흑해북연안의 쿨오바Куль-Оба, Kul'-Oba라고 하는 무덤에서 출토된 동물장식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사슴이다.

사슴의 뿔이 멋있는 걸로 보아서 숫사슴이다.

그런데 더 자세하게 보면 눈에는 칼을 그렸고, 몸통에도 여러 동물을 표현했다.


왼쪽부터 살펴보면


가장 왼쪽은 상상의 동물 그리핀 이고, 중간에 놀란 표정의 동물, 그 옆에는 사자가 있다.


사자는 시베리아에 서식하는 동물이 아니다. 즉 시베리아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동물장식인데, 그런데 스키타이 문화에 간혹 있기도 하다. 흑해연안에. 그리스와 페르시아와 가까운 곳에.

 즉 사자는 흑해 혹은 코카서스 산맥의 남쪽 지역과 관련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핀은 스키타이 문화의 대표적인 동물문양이지만, 이 그리핀은 페르시아의 것과 가깝다. 시베리아에서 나오는 그리핀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나중에 유물로 설명하겠다.


사자와 그리핀 사이 중앙에 있는 동물은 확실하진 않지만 유제류인건 확실하다. 굽이 있다.


그리고 숫사슴의 목 아래에는 표범이 표현되어 있다. 스키타이 문화에서 표범문양은 주요장식중에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숫사슴이 다리를 웅크리고 있는 것도 특징중에 하나이다.

 

이 유물은 31cm가량 크기이다. 화살통 장식판이다. 아마 뒤를 돌려보면 매달 수 있는 꼭지가 있을 것이다.

출토된 무덤은 기원전 5~4세기로 파악되고 있다.

 

황금사슴장식은 스키타이 문화의 세가지 아이덴티티 가운데 하나인 동물문양장식이다. 동물문양장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사슴문양이다. 동물문양장식은 단독유물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어딘가를 장식해서 아주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 유물은 흑해연안에 위치한 무덤출토품이다. 그러나 이 유물이 출토되는 스키타이 문화의 시작점은 시베리아 정중앙에 위치한 곳이다. 기원전9세기!!!!



  이곳에서 쿨오바 유적을 찾아보기 바란다...표시하기 보단 찾아보는 재미를 위해서.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