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도투스의 역사 제4권 70장에는 스키타이 인들이 맹약을 하는 장면이 소개되었다.
‘스키타이족은 누구와 맹약을 하든 다음과 같이 한다. 큼직한 토기 항아리에 술을 붙고 거기에 계약 당사자들의 피를 섞는다. 그들은 송곳으로 몸을 찌르거나 칼로 몸을 조금 베거나 하여 피를 뽑느다. 그리고 칼, 화살, 투부, 창을 항아리에 담그며 길게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계약 당사자들과 그들의 수행원들 가운데 요인들이 술과 피가 섞인 것을 마신다(헤로도투스 2009)’
번역서에 따라서 술은 포도주로도 해석되었다.
러시아학자들은 헤로도투스가 설명한 맹세하는 장면을 묘사한 유물을 솔로하유적에서 출토된 가로 세로 2.5cm의 황금제 치레걸이로 예를 든다. 솔로하 유적에서는 300여개의 작은 장식판이 출토되었는데, 피장자의 옷에 부착되었다고 본다(그림1).
황금치레걸이의 두 남성이 들고 있는 것은 뿔잔 1개이고, 술 혹은 어떤 음료일 것이다. 왼쪽남성이 차고 있는 것은 칼이 있지만, 주변에 다른 전쟁용 도구는 있지 않다. 두 사람은 머리스타일과 옷이 다르기 때문에 스키타이족과 다른 종족일 가능성이 많은데 먼가 협약이나 맹약을 하는 장면으로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헤로도투스가 묘사한 장면에서 이야기한 토기는 솔로하 유적 출토품에는 찾아 볼 수 없지만 어떤 맹세를 위한 장면임은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무기들을 담근 채 기도 한 후, 술과 피를 섞어서 마신다는 표현은 은유적인 것이다.
틀리기도 하지만, 맞는 것도 있다. 읽다가 보면, 영화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림1. 솔로하 유적 출토, 1913년 베셀로프스키 발굴, 에르미타주 소장
참고문헌
알렉세예프 2012,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역사 (헤로도토스)(천병희 역), 2009, 숲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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