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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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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알타이의 2600년 전 바샤다르 무덤 2호에서는 잣나무로 만들어진 통나무관이 확인되었다. 관에는 관의 덮개와 하부 모두에 호랑이와 여러 굽동물들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었다. 사슴, 산양, 멧돼지 등이다. 호랑이를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은 몸통의 문양장식이 일정한데, 어깨와 엉덩이 부위에 나선문양을 채운 것이다.

 

통나무관이 놓였던 무덤방 안에서도 사슴과 그리핀 등의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된다. 사슴은 가죽, 청동, 뿔로 만들어진 것이다. 가죽과 청동은 납작한 판으로 문양을 장식했다는 점에서 평면적이고, 뿔로 만들어진 것은 입체감 있게 제작된 것이다. 아주 얇은 염소가죽을 잘라서 만든 사슴문양(그림 1), 청동판에 찍어서 새긴 사슴(그림 2), 뿔을 깎아서 만든 사슴머리(그림 3)이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 2호 출토, 가죽, 사슴

 

아주 얇은 염소가죽인데, 붉은색으로 염색되었을 것이나, 발굴과정 중에서 검게 변했다.

 

 

 

그림 2. 바샤다르 유적 2호 출토, 청동판에 찍힌 사슴머리, 뿔이 없는 사슴이다.

 

청동판에 찍힌 동물(그림 2)는 만약 이 유물만 출토되었다면 어떤 유물인지 약간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통나무관에 그려진 사슴의 눈표현과 거의 유사하다(아래포스팅참고). 통나무관에 새겨진 사슴문양도 눈이 둥글게 표현되었고 눈 주변을 동심원문으로 둘러 싸고 있는데 비슷하다.

 

2020/07/0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바샤다르 유적] - 2600년 전 시베리아 잣나무관, 동물문양, 나선문

2600년 전 시베리아 잣나무관, 동물문양, 나선문

시베리아 알타이의 칼라콜 계곡에는 2600년 전 미라가 잠들었던 바샤다르 라고 하는 유적이 있다. 이 유적에서 2호는 통나무관 2개가 있었다. 앞서서 보았던 파지릭 유적에서 남녀가 함께 매장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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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바샤다르 유적 2호 출토, 뿔로 깍아서 만든 사슴머리

 

청동판에 찍힌 동물이 한 점 더 있는데, 반쯤 사라진 그리핀(그림 4)이다. 그림 2의 사슴과 같이 얇은 청동판에 찍은 모양인데, 날개를 펴고 있으며, 부리와 다리가 과장되게 표현했고, 독수리 머리에 귀를 붙인 하이브리드 동물표현이다. 부리와 다리는 나선형에 가깝게 표현되었다.

 

 

 

그림4. 바샤다르 유적 2호 출토, 청동판에 새긴 날개 핀 그리핀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그리핀의 여러 자세 가운데서 날개를 편 그리핀이 출토되는 유적으로 이 유적을 소개한 바 있다. 목제로 제작된 그리핀으로 청동판에 새겨진 그리핀과 거의 같은 표현이다. 무덤방의 바깥쪽인 말 매장 구역에서 출토되었는데, 안장장식의 용도로 사용되었다.

 

2020/04/2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바샤다르 유적] -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 무덤 속, 날개 편 그리핀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 무덤 속, 날개 편 그리핀

2500년 전 시베리아 남부의 알타이 산에 위치한 파지릭 유적의 5호분에서는 인간의 무덤에 말이 함께 매장되었다. 말은 화려하게 치장되었는데, 주로 동물문양을 장식했다. 대상이 된 동물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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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정확하게 유물의 용도는 알 수 없지만 무덤방의 남동쪽 모서리 부근에서 출토되었는데 각종 가죽조각과 비드(목걸이)와 함께 출토되어서, 일종의 장신구 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바샤다르 유적 2호분에서 확인된 동물문양은 통나무관 뿐만 아니라 무덤방 안의 동물문양에도 나선문양이 주요한 문양장식이다. 말을 장식한 굴레장식도 사실적 표현보다는 기하학적인 표현에 가깝다.

 

그리고 사슴문양은 유라시아 동물문양장식 중 가장 널리 사용된 문양이다. 무덤 속에 들어가는 문양모티브 였을 뿐만 아니라 암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현재 소개하고 있는 바샤다르 유적은 기원전 6세기 경의 유적이지만 이 보다 더 오래된 시베리아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사슴이 바위에 그려진다.  암각화 주제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처럼 바위그림이 많이 없는 곳에서도 사슴은 확인된다. 반구대 암각화에서 육상동물가운데 가장 많이 그려진 것은 사슴문양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신석기패총에 남아 있는 가장 많은 뼈는 사슴이다. 사슴뼈는 곧고 단단해서 도구 만들기에 가장 좋은 뼈라고 한다.

 

유라시아 대륙 각 지역에서 시간과 지역에 따라서 사슴의 표현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사슴을 공통적으로 그린다는 사실이다. 

 

 

 

그림 5. 키르기스스탄의 촐본아타 암각화 박물관, 사슴문양

 

https://www.google.co.kr/maps/place/Petrogliphs+Museum/@42.536454,76.7048999,10z/data=!4m5!3m4!1s0x3884f1832d34935f:0x1fbf0bb3a771a636!8m2!3d42.6578793!4d77.0567959?hl=ko

Petrogliphs Museum

★★★★☆ · 박물관 · Cholpon Ata

www.google.co.kr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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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에 위치한 아르잔-2호 무덤에서 아주 다양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된다. 여러 가지 다양한 동물장식이 확인되는데, 소재 및 용도가 다양하다. 검, 화살촉과 같은 무기에도 확인되고, 돌판에도 그려졌다. 의복으로 볼 수 있는 모자 장식에도 동물문양장식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되는 곳은 역시 주인공 무덤방인 5호이다. 여성의 모자 장식은 이미 소개해 드린 바 있다. 그런데 남성의 두개골에서 약간 위쪽에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되는데, 남성의 모자장식이다. 앉아 있는 말(그림 1-4)과 서 있는 사슴 장식(그림 1-1)이다.

 

기본적으로 금판에 금사를 납땜해서 붙이고 그 사이를 청회색 아말감으로 채워넣은 것이다.

말은 서로 마주 보는 금장식 각각 2개씩 확인되었다. 말은 다리를 배쪽으로 접어서 앉은 모습이다. 눈, 코, 입, 귀, 턱에 청회색 에나멜을 채웠다. 말의 갈기 끝에 표현된 돌출부위는 아주 소형화된 날개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그림 1-5).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 남성의 모자장식(1,5)

 

사슴(사슴 그림 : 길이 6.4 cm, 높이 6.9 cm, 두께 0.06 cm)은 기본적으로 말과 제작방법이 같지만, 뿔과 귀를 따로 만들어서 붙여서 원래 금판에 리벳으로 붙인 것이다. 말 보다 훨씬 큰 느낌이 든다. 사슴문양은 다른 금판에 다시 붙여서 고정되었다. 사슴 아래의 금판(길이 7 cm, 폭 2.5 cm,)은 새를 형상화 한 것이다. 사슴 아래의 금판에는 14개의 고리가 있어서 머리장식(그림 2-1)에 고정시킬 수 있다. 금판 위의 사슴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6개의 구멍이 있다. 사슴다리의 끝을 약간 구부리고 그 끝을 금판 위에 고정한 것이다. 사슴의 가슴쪽에는 붉은색 칠이 확인되는데, 산화철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말리의 민족지자료를 참고하면 이 지역의 보석에 색을 입힐 때는 소금과 철 화합물로 된 물질을 발랐다고 한다. 그림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슴은 말과는 달리 다리를 뻗어 표현되었다.

 

그림 2.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 남성의 모자장식 그림 1의 실측도

 

 

발견될 당시에 말보다 사슴은 머리 장식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확인되었다(그림 3). 이는 의미가 있는데, 두 동물문양장식의 뒷판에 붙은 고리의 위치가 차이가 있는 점과 연결된다. 말 장식(그림 2-2)에는 너비 0.2cm 간격으로 16개의 고리가 2줄(그림 2-2)로 붙어 있는데, 단단히 고정시기키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슴장식은 별도의 금판에 고리가 붙어 있었다. 이 부분은 두 동물의 자세가 다른 점과도 관련된다. 

 

 

그림 3.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의 남성의 모자장식 출토장면

 

말 장식판에는 금판에서 잘라낸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러한 점으로 보아서 실제로 사용했다기 보다는 의례용으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말과 사슴장식판에서 붉은색으로 칠한 흔적이 그대로 확인되었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고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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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의 해발 1500m 우육고원에는 스키타이 문화의 거대한 무덤들이 존재한다. 이들 중에 처음 발굴된 아르잔-1호를 보고한 그랴즈노프는 이 우육고원에 위치한 분지를 ‘왕들의 무덤 계곡’이라고 부를 정도 였다. 그 중에서 아르잔-2호는 가장 최근에 발굴된 유적이다. 이를 발굴하고 보고한 추구노프는 무덤을 넘어서서 ‘의례복합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주인공을 위해서 장례식은 4단계에 걸쳐서 행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덤의 가장 상부에 위치한 것은 ‘사슴돌’이라고 불리는 입석(立石)이다. 입석이라는 용어는 어렵게 생각하실필요가 없고, 그냥 서 있는 돌이다. 장방형으로 길게 우뚝솟아 있는.

 

사실 사슴돌은 스키타이 문화 이전에 청동기시대부터 카라숙문화 혹은 판석묘문화라고 알려진 문화에서 주로 많이 사용된 무덤의 의례품? 의례장비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 발견되는 것도 다들 의심한다. 이전부터 있던 것인지, 아니면 이 시대에 그려진 것인지. 명칭이 ‘사슴돌’이니 사슴이 그려져 있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사슴이 그려졌다고 해도 전면(그림2, 3)에 그려진 것도 있고 아주 일부에 그려진 것도 있는 등 다양하다.

 

아르잔-2호에는 사슴돌이 4점 확인되었는데, 1점은 발굴하기 이전에 지표조사 당시에 발견되었다.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사슴돌

 

산양과 멧돼지가 그려진 돌(그림 1-1)은 중심에서 남서쪽으로 약 22m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되었다(그림 1-4에서 확인). 사암제(길이 120cm)로, 위에서 70cm떨어진 곳에 사방에 둘러가면서 홈을 만들었고, 사슴돌 상단은 둥글게 처리되었다. 바닥은 거의 다듬은 흔적이 엇다. 넓은 면에 산양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 멧돼지가 있다. 돌의 하단부가 무덤의 바닥에 위치하고 있어서 원래 세워진 장소였고, 무덤의 마운드 건설중에 파 묻혔던 것이다.

 

무사의 벨트가 그려진 돌(그림 1-2)는 A지점의 남서쪽(유적평면도에서 노란색 글씨로 2)에서 발견되었다. 무덤의 북쪽에서 확인되는 석주(돌기둥)와 같이 녹색돌로 제작된 것이다. 상단이 부러진 채 확인되었는데, 벨트 이미지만 남아 있다. 넓은 면에는 고리트(화살통)과 방패 다른 면에는 단검이 달려 있다. 아르잔 -2호에서 출토된 무기 중에 방패는 없지만 고리트와 검은 출토되는 것이다. 목제방패가 유적에 있었을 수도 있다. 방패그림은 앞서 본 돌판에 그려진 그림에서도 확인된다. 아르잔-2호에서 나온 사슴돌에는 없지만 사슴돌 무사의 벨트에는 투부(전투용도끼)가 있는 것도 있다.  달려 있는 무기의 위치는 실제 착장 방식과 일치한다고 한다. 그림 1-2에서 방패그림과 염소문양 사이에 있는 것을 사람형상이라고 보고되었으나, 필자는 전혀 이해가 되지않는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돌의 하단부는 가공 흔적이 없는 쐐기 모양이다. 이 돌은 하단부와 함께 확인되어서 무덤의 가장 중앙에 위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슴돌의 파편(그림 1-3)에는 귀걸이(길이 23.0 cm, 폭 10.0 cm, 두께 7.0 cm)가 그려진 것이다. 이 돌이 확인된 곳은 A지점에서 남동쪽에 위치하며 돌 사이에서 발견되었다. 넓은 면에는 양쪽에 귀걸이 이미지가 있고, 좁은 면에는 비스듬한 직선이 3줄 그려진 것이다. 사암제이다. 이 돌은 크기가 매우 작고 파편이어서, 사슴돌의 하단부가 확인되지 않아서 발견된 지점이 원래 위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1998년 지표조사 당시에 발견된 것은 무덤 경계밖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점’ 사이에서 확인된 것이다. 열을 잇고 있는 점은 돌을 고리모양으로 두른 것인데, 장례식때 의식을 치루던 일종의 제단 시설이다. 이 사이에서 사슴돌이 발견된 것은 원래의 위치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고리들을 발굴할 당시에는 정작 사슴돌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슴돌에는 3줄의 줄무늬와 원뿔모양의 치레걸이가 달린 귀걸이인데, 남아 있는 길이가 50cm가량이다. 이 유물은 도면은 소개되지 않았다.

 

앞에서 스키타이문화의 동물문양장식은 마치 기호와 같은 특성이 있다고 했다. 기호처럼 사용되었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서 통용될 수 있었다고. 사슴돌의 그림을 포함한 것이다.

사슴돌은 청동기시대부터 제작되었기 때문에 동물문양이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이었던 것도 청동기시대부터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사슴돌에 그려진 그 의미는 현재는 알 수 없다.

 

아래 그림이 사슴이 그려진 ‘사슴돌’인데, 이제까지 사슴이 많지 않은 것만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 아래 그림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림 2. 알타이의 사슴돌. 몽골의 아르한가이 아이막, 샤바르틴 암 계곡 출토품.(볼코프 2002)

 

 

그림 3. 알타이의 사슴돌(몽골)

 

 

 

 

참고문헌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Волков В.В. 2002 : Оленные камни Монголии. М.: Научный мир. 2002. 248 с.(볼코프 2002, 몽골의 사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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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투바에는 2700년 전  무덤(혹은 의례복합체)인 아르잔-2호가 발굴되었다. 이 유적은 스키타이 문화 가운데서 초기 스키타이문화로 생각된다. 아르잔-1호는 기원전 9세기 정도의 유적이고, 아르잔-2호는 이 보다 늦다. 스키타이 문화권은 시베리아 뿐만 아니라 흑해 북쪽까지 아주 넓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유물 때문에 하나의 문화권역으로 설정된 것이다. 동물문양장식, 무기, 마구를 일컬어 스키타이 3요소라고 한다는 점을 이미 여러분은 알고 있다.

 

아르잔-2호에서 나오는 동물문양장식은 호랑이, 염소, 산양, 양, 사슴, 멧돼지가 있다. 염소는 뿔의 모양에 따라서 여러 종류가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금속제품에 새겨졌다. 하지만 금속판 뿐만 아니라 돌판에도 동물이 그려졌다. 

 

돌판?

사슴돌인가? 사슴돌은 대체로 생긴 모습을 ‘비석’을 생각하시면 된다. 비석에는 글이 적혀 있지만 그 대신해서 사슴돌에는 여러 그림들이 그려진 것이다. 아르잔-2호에는 사슴돌도 확인되지만, 더 흥미로운 유물이 발견되는데 그것이 동물문양이 그려진 납작한 돌판이다. 돌판에는 박트리아산 낙타, 사슴, 말 그림이 발견되었다.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암각화 돌판

 

 

 

그림 2. 아르잔-2호 출토 암각화 돌판(4번이 그림1과 동일)

 

낙타는 기원전 3천년기 초반에 중앙아시아에서 길드여졌으며 운반에 아주 유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트리아산 낙타는 최대 250kg까지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양이 다른 동물과는 비교불가이다. 뿐만 아니라 낙타털과 우유, 고기도 제공하는 아주 유용한 동물로 알려졌다.

사실 낙타는 무덤방 5호 여성의 머리장식에도 새겨진 채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마차를 끄는 장면도 확인된다. 바퀴가 달린 전차 혹은 마차를 세 마리 말이 앞과 뒤에서 끄는 장면이 그려진 것이다. 그런데 돌판의 상단이 결실되어서, 전차의 운전석 모습은 알 수 없다.

 그런데 기원전 5세기의 알타이 파지릭 유적 5호에서는 실제로 마차가 통째로 들어갔다. 아르잔-2호의 돌판 그림으로 보아서도 이 시기에도 마차가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시베리아에서는 이미 청동기시대 후기인 카라숙문화의 암각화에서 마차그림이 확인되어서 스키타이문화 이전에 이미 마차는 존재했다.

설마 없는 물체를 상상해서 그린 것은 아니지 않은가 ?

아르잔-2호의 마차그림(그림 3-3 그림 4-3)도 카라숙문화 암각화와 그리는 방법이 같아서 아르잔-2호 이전에 이미 그려진 유물을 설치했을 수 있다.

 

 

그림3. 아르잔-2호 출토 암각화 돌판 3

 

 

그림4. 아르잔-2호 출토 암각화 돌판 4(3번이 그림 3과 동일유물이다)

 

그림이 그려진 돌판은 모두 15점 확인되는데, 무덤에서 동쪽 구역에서 가장자리 부위에서 확인되었다. 돌판에 그려진 암각화는 낙타처럼 동물의 면을 쪼아서 표현한 것(그림 2-4)과 선을 쪼아서 그린 것(그림 2-2~5)으로 구분된다. 면을 쪼은 것 보다 선을 쪼아서 그린 그림이 더 이른데, 이는 신석기시대부터 내려오던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르잔-2호에서 확인된 그림 돌판은 최소 아르잔-1호 시기에 제작된 것과 그 보다 더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잔-1호와 유사한 시기라고 하는 것은 그림 가운데서 사슴의 등에 난 혹이 그려진 그림이(그림 4-4) 있는데, 이것은 아르잔-1호에서 확인된 사슴돌 그림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보다 더 이른 시기의 그림으로 추정되는 것은 선을 쪼아서 그린 산양(그림 2-2)멧돼지(그림2-3), 사슴(그림 2-5) 등이 있다.

 

2020/05/0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시베리아황금유물컬렉션] -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있는 거울 속의 사슴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있는 거울 속의 사슴

2500년 전 시베리아의 알타이 무덤에서는 인간과 함께 말이 매장되었다. 재밌는 점은 인간과 관련된 유물보다는 말과 관련된 유물이 더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물론 파지릭 1호분은 주인공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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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암각화가 확인되는데, 특히 영남에서는 독특한 주제가 확인된다. 검파형이라고 불리는 방형계통의 암각화 이다. 검파는 동검이나 석검의 손잡이와 유사해서 붙인 명칭이다. 검파라고 해석하면서 청동기시대에 그려졌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방형계통(검파형)의 암각화와 함께 확인되는 것이 동심원문양인데, 안화리 유적에서는 방형문양 보다 먼저 동심원문양이 그려졌다. 동심원문양이 단독으로 확인되는 유적도 있는데 그 중에서 지석묘 유적인 밀양산인, 진천동 유적에서 확인되면서 동심원문양도 청동기시대에 그려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안화리 유적의 예를 보면 동심원문이 이미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석묘에 그려졌다고 해도 지석묘를 만들면서 이미 그려진 문양이 있는 돌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동심원문양을 반드시 청동기시대로 볼 수는 없다(김재윤 2019).

 

암각화는 절벽과 같은 곳에 그려지기도 하지만, 작은 돌에도 새겨지기 때문에 유적의 연대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절벽과 같은 큰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도 아주 오랫동안 그려지기 때문에 그린 방법을 통해서 연대를 추정한다.

그러나 작은돌에 그려진 그림은 유적의 연대와 일치하면 안되고, 유적의 연대를 가장 마지노선으로 삼아야 된다. 이 유적이 만들어진 이후에 그림이 그려졌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유적보다 먼저 작은 돌에 그림이 그려졌고, 유적이 만들어지면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암각화의 연대추정에서 좀 유연하게 대처하는 반면에 한국에서는 유적의 연대와 일치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답답하다. 사실 이 정도만 되도 다행이다....너무 허무맹랑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어서...화가 날 때도 있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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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헤로도투스가 남긴 역사에는 스키타이족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민족은 머리끝이 뾰족한 고깔모자를 쓴다는 특징을 묘사한 적이 있다.

시베리아에 위치한 알타이에서는 고깔모자 쓴 사람들이 발굴되었다.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얼음공주,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남성전사,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미라 등 그들이 쓴 모자가 밝혀지고 있다. 물론 정수리 끝이 뾰족하지 않은 투구형 모자도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이 썼다는 점도 밝혀졌다.

 

일명 얼음공주의 모자는 그녀의 높은 머리장식을 감싸기 위해서 펠트로 제작된 아무런 장식이 없고, 챙이 있는 고깔모자였다. 아크 알라하 3유적은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에 만들어진 무덤이다.

 

아르잔-2호는 200년 정도 더 오래된 유적인데, 5호 무덤방에는 남녀가 함께 묻혔다. 여성의 두개골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두 개의 황금 막대가 놓여 있었다. 막대의 끝에는 반원형(그림 2-1)의 구슬모양이 붙어 있었고, 다른 한 점에는 화려한 뿔이 달린 사슴(그림 2-2)이 장식된 것이다. 막대는 각각 길이가 다른데, 반구슬모양의 장식이 붙은 것이 좀 더 길다(길이 35.7cm, 두께 0.4cm; 무게 59.29g). 반구슬은 안이 비어 있는 모양이다. 구슬이 붙은 쪽과 다른 끝은 뾰족하다. 반 구슬 옆에는 날개모양장식이 붙어 있다.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여성의 두개골

 

그림 2.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그림 1에서 두개골 위쪽에서 확인된 고깔모자 장식물

 

그 아래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염소, 혹소(zebu), 염소, 멧돼지, 사슴, 염소, 혹소(zebu), 말, 양, 사슴, 육식 동물, 고양이과 맹수(호랑이), 염소, 사슴, 멧돼지, 낙타 및 사슴으로 연결되어서 동물문양장식이 붙어 있다. 그리고 식별할 수 없는 동물도 2마리가 있는데, 그림 3-1에서 검은 점으로 표시해 놓은 부분이다. 동물문양은 28.5cm 안에 표현되었다.

 

그림 3.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출토, 머리장식 1, 그림 2와 같음

 

 

또 다른 한 점은 끝에 뿔이 화려한 사슴이 장식되었다. 길이는 위에서 설명한 유물보다는 좀 작다. (길이 30.2 cm, 두께 : 막대 0.4 cm; 무게 55.52 g)이다. 가장 꼭대기의 사슴은 발끝을 세우고 있는 사슴 조각상이다. 그 아래의 동물문양장식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양, 염소, 말, 염소, 소, 염소, 두 마리의 염소, 사슴, 낙타, 염소, 양, 사슴을 공격하는 고양이과 맹수(호랑이)가 차례로 장식되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새겨진 동물의 발굽이 아래의 동물 머리에 붙어 있다. 동물문양장식이 붙어 있는 길이는 21cm가량이다.

 

 

 

 

그림 4.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출토, 고깔모자 장식, 그림 2와 같음

 

두 유물은 막대에서 돌출된 부분 반구슬 모양, 사슴모양은 따로 주조해서 납땜한 것이다. 막대기에 표현된 동물문양장식은 그림(3-4), 그림(4-4)와 같은 모양의 동물문양이 장식된 띠를 막대기에 붙인 것이다. 동물장식은 밀랍을 녹여서 만든 주물을 이용해서 동물이 튀어나오도록 보이는 부조(relief)기법을 이용해서 표현한 것이다. 동물문양장식을 납땜해서 막대기에 붙여서 제작한 것이다.

 

동물 중에서 이제까지 소개한 동물이 아닌 동물도 확인된다. 혹소와 낙타이다. 아직 소개해 드리진 않았지만 베르크 칼쥔 –2 유적에서는 낙타털이 함유된 펠트제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유적도 아크 알라하 3유적과 거의 동시대의 유적이어서 알타이에서 더 오래전 2700년 전에도 그들이 낙타의 존재를 알았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이 유적은 아니지만 우코크 고원에는 낙타가 그려진 암각화도 이미 발견된 바 있다. 그리고 아르잔-2호에서도 황금 막대기 뿐만 아니라 다른 유물에도 낙타 그림이 있다.

 

그리고 두 유물은 아르잔-2호의 주인공 여성이 썼던 고깔모자의 앞에 붙은 장식으로 추정된다. 앞에서 본 얼음 공주의 고깔모자와는 뭔가 다르지 않은가요?

 

2020/01/2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3 유적(여성미라,'얼음공주')] - 시베리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과 고깔모자

 

시베리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과 고깔모자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아크 알라하 3유적이라고 불리는 유적에서 1호분에서 얼음공주라는 별명이 붙은 여성미라가 발굴되었다. 그녀는 삭발을 하고 가발을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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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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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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