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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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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8.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의 철기시대인 스키타이(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에서는 동물문양장식이 매우 유행한다. 맹수, 맹금, 굽동물(사슴, 산양, 산염소) 등이 주요한 장식으로 사용되었다. 멧돼지 장식은 드물게 사용되었다.

 

초원을 누비고 다녔던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동물이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말은 장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잘 발견되지 않는다. 대신 시베리아에서는 말을 함께 부장하는 관습이 기원전 9세기부터 기원전 5세기까지 지속된다. 스키타이 문화권 내에서 말을 함께 부장하는 관습이 있는 지역은 시베리아 및 중앙아시아 일부지역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말을 함께 부장하는 유적이 몇몇 발견되지만, 특히 알타이 만큼 적극적으로 매장하지는 않았다.

알타이에서는 아주 큰 왕급무덤이라고 주장하는 바샤다르, 투엑타, 파지리크 유적에서 매우 화려하게 치장된 말이 부장되었다. 그리고 그 보다 높은 아크 알라하-1, 아크 알라하-3, 베르흐 칼쥔 II유적에서도 발견된다. 물론 앞에서 말한 유적보다는 말을 치장하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알타이의 추야강 계곡에서 발견된 한 가족의 무덤이라고 여겨지는 일렬로 서 있는 무덤에서도 말은 함께 부장되었다.

 

하지만 알타이에서 무덤이 만들어지기 전에 아르잔-1호에서 석제로 만든 말 머리가 발견되었다. 이 말 장식은 거의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 것으로 스타일화 한 원형맹수장식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말을 스키타이 동물장식들처럼 스타일화 한 것은 아르잔-2호(그림 2)에서 발견된다. 남성의 모자장식으로 사용된 말 장식은 매우 소박한 날개가 달려 있고, 말의 갈귀가 뚜렷하게 표현되었다. 말의 갈귀는 아르잔-1호의 석제품(그림 1)에서는 없었다.

 

그림 1. 아르잔-1호의 말 머리

 

그림 2. 아르잔-2호의 말 장식

 

말의 갈귀 표현은 알타이에서 발견된 무덤인 쿠투르군타스 유적에서 목제(그림 3)로 된 것이 출토된 적이 있다. (유적은 아크 알라하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그림 3. 쿠투르쿤타스 유적의 목제 말 장식

 

필자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해발 2500M 유적(아크 알라하-1, 아크 알라하-3, 베르흐 칼쥔 II유적)에서 나온 말의 굴레장식은 흔히들 독수리 머리 그리핀(그림 3)이라고 불리는 장식이 많이 달려 있다. 하지만 이 장식에는 단순히 독수리가 아니다. 독수리라고 하기에는 목의 길이가 길다. 필자는 말의 목과 갈귀에 독수리 머리를 붙였다고 생각한다. 설령 목이 말의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갈귀는 말의 것이다.

 

그림 4.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말 목제 굴레장식

 

굽동물(사슴, 산양, 산염소)은 대부분 뿔을 달고 있지만 대신에 말은 갈귀를 달고 있어서 아마도 이 부분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이 소중한 자산이었다는 점에서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수집품 가운데 변형 호랑이가 말을 물어 뜯고 있는 장면(아래 포스팅참고)은 아이러니하다. 호랑이의 뿔을 첨가시키는 것은 페르시아 계통의 영향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래포스팅참고). 이 장식에서 몸을 S자로 꼬고 있는 말장식은 틀림 없이 알타이에서 발견되는 문양과 연결된다. 하지만 호랑이와 말이 대치되고 있는 이 상황은 시베리아적인 아이덴티티에서 만들어졌는지는 의문스럽다.

 

2022.02.12 - [스키타이 동물장식] - 고대 유라시아 초원의 나르는 호랑이

 

고대 유라시아 초원의 나르는 호랑이

고대 유라시아 초원의 여러 문화에서는 동물문양장식이 대유행했다. 시베리아에서 기원전 9세기경부터 청동으로 만든 유물을 쓰기 시작한 이후이다. 기원전 7세기경에는 유라시아 지역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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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27.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기원전 6세기 알타이 바샤다르 유적 2호 통나무관에는 호랑이가 열을 이루고 있는 동물문양이 발견되었다. 호랑이는 머리를 숙이고 서 있는 자세이다.

 

이 유적에서는 또 말의 재갈멈치에 장식되면서 S자형을 이루는 것도 있지만, 호랑이 머리만 따로 표현된 것이다. 전신이 표현된 호랑이와 비교하기에는 자연스럽지 않다. 바샤다르 유적의 전신형 호랑이는 몸통에 파상으로 채워졌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 2호 통나무관

 

그런데 기원전 5세기 유적에서는 서 있는 모습은 발견되지 않고 자세를 낮추고 앉아 있는 모습의 호랑이 문양이 발견된다. 특히 울란드리크 I유적의 12호 유적에서는 목걸이 장식으로 발견되었다. 호랑이 장식의 몸통에는 동심원 문양이 잘린 채 새겨져 있다. 꼬리의 끝은 길게 말려 있으며, 날개가 표현되어 있다(그림 2).

 

그림 2. 울란드리크 I유적 12호 남성의 목걸이 장식

 

그런데 이와 유사한 호랑이 장식은 표트르 1세의 수집품 가운데서 목걸이 끝장식으로 발견된 바 있다. 앉아 있는 자세와 꼬리를 말고 있는 모습은 거의 유사하다. 또 몸통을 문양으로 채웠는데, 앞다리와 뒷다리, 몸통을 기호화 해서 채운 것이다. 꼬리 끝에는 독수리 머리가 달려 있다(그림 3).

 

그림 3. 표트르 1세의 황금 유물 콜렉션

 

 

바샤다르 유적의 호랑이 보다 이른 시기에서 전신형 호랑이가 발견된 곳은 투바의 아르잔-2호이다. 5호묘 남성 주인공의 검 장식으로 사용되었다(그림 4). 반원형에 가까운데 서 있는 모습으로, 호랑이의 몸통을 털로 표현했다.

 

그림 4. 아르잔-2호의 철제 검

 

기원전 5세기 이후에 호랑이는 매우 다양하게 변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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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2. 2. 25.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고대 일천년기에 유라시아에 살았던 유목민들에게는 동물문양장식이 유행했다. 그중에는 그리핀이라고 불리는 문양이 있다. 아시다시피 맹수와 맹금의 결합동물이라고 알려졌다. 사실 이 이름은 두 동물을 결합한 문양을 고대 오리엔트 지역에서 부른 것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북방의 초원에서는 맹수는 주로 호랑이가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핀’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흑해지역을 먼저 발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방 초원 스키타이 지역에서 제작된 그리핀은 상당히 변덕스럽고(다양하고) 종류가 많다.

 

그리고 그리핀 중에는 독수리의 날개를 사용하지 않은 변형동물들도 상당히 있다. 특히 알타이의 문신에서 사용된 동물문양이다. 독수리의 머리(특히 부리)는 사용했지만 날개 표현을 따로 하지 않았다(그림 1).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의 좌측 무릎 아래 변형동물문신도 날개는 표현되지 않았다.

 

그림 1. 알타이의 문신

 

그림 2. 파지리크 유적 5호 남성 어깨 문신

 

파지리크 유적 5호의 남성 우측 어깨에는 호랑이변형 문신이 발견되었는데, 여기에도 날개는 없다. 호랑이 목덜미에 표현된 것은 아마도 말의 갈귀를 표현했을 수 있다. 늑대변형 그리핀을 문신한 파지리크 2호의 남성은 호랑이 변형 장식도 있었다.

 

알타이의 문신에서 발견된 변형동물들은 주로 독수리의 부리를 표현했지, 날개는 없었다(그림 2). 하지만 안장장식에는 날개 달린 변형동물들도 있다. 확실히 두 문양은 기원지가 다를 수 있다.

 

그림 3. 파지리크 유적 2호의 안장장식

 

변형된 동물을 대표하는 그리핀은 기원전 2000년기 고대 오리엔트 지역에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시점에 시베리아에서도 청동기시대 사슴돌에 그려진 동물문양은 변형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변형동물의 전통이 한 곳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그리핀이라고 불리는 변형동물을 잘 분류하는 것이다.

 

2022.01.25 - [스키타이 동물장식] - 고대 초원의 사슴돌

 

고대 초원의 사슴돌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가장 이른 유적 곳인 투바의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에서는 몸을 말고 있는 맹수장식이 발견되었다. 줄여서 전신형 원형맹수장식이라고 부르겠다. (이 맹수장식은 청동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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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15. 09:25 스키타이 동물장식

 

시베리아 기원전 7~5세기에 발견되는 동물문양은 독수리, 호랑이, 말을 변형시킨 것이 주로 발견된다. 독수리를 기본으로 해서 호랑이의 여러 신체 부위를 결합한 것, 호랑이에 독수리 날개를 단 것 혹은 뿔을 붙인 것이다. 말은 머리가 특히 심하게 변형되었는데, 독수리의 얼굴에 사슴뿔을 단 것이다. 늑대 변형도 발견되는데, 주둥이가 길어지게 표현되었다.

 

그런데 변형된 늑대 머리를 단 동물 가운데 가장 필자의 눈을 끄는 문양은 파지리크 유적 2호분 남성의 다리문신이다. 이제까지 필자가 이를 빼먹고 있었는데, 그의 우측 무릎 아래에는 물고기, 산양, 심한동물변형 문신이 남아 있다.

동물변형 문신은 머리는 늑대의 주둥이를 길게 표현했고, 몸통을 길게 늘이고 있고, 머리에는 새머리가 달린 뿔이 달려 있고, 꼬리와 발톱은 호랑이와 같다(그림 2). 머리표현은 파지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고삐 이음새에서 발견된 늑대장식과 비슷한 방법이다. 같은 문양이 남성의 좌측 가슴에서도 발견되었다(그림 3). 

이 동물변형은 이제까지 본 조합 중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의 조합을 이루고 있어서 이름 짓기도 힘들다.

 

그런데 왜 이 동물은 몸을 길게 늘이고 있으며, 휘어지게 그렸을까(그림 2)?

필자는 원형맹수장식에 주목한다. 원형맹수장식은 몸통을 길게 늘여서 엉덩이와 머리를 붙여서 고리모양으로 만든 것이다(그림 4). 이 문양은 시베리아에 철기시대에는 기원전 9세기(아르잔-1)에 처음 발견되었고, 기원전 7세기(아르잔-2)까지 사용되다가 기원전 5세기 유적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변형된 맹수장식이라는 점에서 원형맹수장식을 대신하기 위해서 몸을 길게 늘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 1. 파지리크 유적 2호분 남성

그림 2.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 우측 무릎 아래 문신

 

그림 3.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 좌측 가슴문신

 

 

그림 4. 원형맹수장식을 주조하기 위해서 만든 밀랍모형

 

필자가 앞서서 아크 알라하-3유적의 여성미라 문신에서 긴 꼬리와 발톱이 있는 문양을 호랑이(그림 5-12)로 보았으나, 그 동물의 뿔 끝에는 새머리가 남아 있어서 정확하지는 않았다. 현재 상황에서는 파지리크 2호 남성 우측 무릎 아래의 심한동물변형(그림 2, 그림3) 문신과 더 유사하다.

 

그림 5. 파지리크 문화에서 발견된 미라의 문신

 

 

또 물고기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모습을 그린 것인데, 대부분의 동물문양은 측면이 그려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고기 문양은 파지리크 유적 보다 이른 아르잔-2호 및 같은 시대의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물론 용도는 다르다.

(산양이 열을 짓고 있는 모습은 같은 유적 5호 남성에게도 같은 위치에 남아 있었다.)

 

위에서 말한 '심한동물변형'은 아직 뭐라고 하기에는 힘들지만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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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14. 09:25 스키타이 동물장식

알타이의 스키타이 유적에서는 여러 동물들이 합성되어 동물문양으로 사용되었다. 주체가 된 동물을 기준으로 독수리, 호랑이, 말의 변형이 있다.

독수리 변형은 날개를 편 상태인데, 호랑이의 귀와 다리가 표현된 것이다.

호랑이 변형은 호랑이가 날개를 달고 있는 단순한 형태와 머리까지 독수리 머리로 바뀌며, 날개를 달고 있는 모습이다. 호랑이 변형에는 표범도 포함된다. 나중에는 범 장식이라고 바뀌어야겠지만. 범은 호랑이와 표범을 통칭한 것이다.

말 변형은 가장 드라마틱한데, 몸통을 제외하고는 전부 변형되었다. 독수리 머리, 새 머리가 달린 사슴뿔이 장식되었다.

 

수많은 변형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것만 추린 것이어서 여전히 개운치 않다. 그 중에 하나가 맹수 중에서 많이 사용되는 늑대이다. 동물장식을 오랫동안 연구한 페레보드치코바는 동물 부위의 개개의 특징이 중요하다고 했다. 호랑이나 표범과는 달리 늑대는 주둥이가 길다. 파지리크 유적에서 출토되는 늑대 장식은 5호분의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재갈멈치에 연결된 고삐 끼우개에 달려 있는 모습이다(그림 1-5). 함께 나온 호랑이 머리(그림 1-2~4)와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그림 1. 파지리크 유적 5호 말의 장식

 

그림 2. 파지리크 유적 출토 늑대

 

또 같은 유적에서는 몸이 뒤틀린 채 표현된 늑대(그림 2)와도 귀의 표현이 다르다. 그림 2의 늑대가 좀 더 사실적이고, 그림 1의 늑대는 귀가 과장되어 있고 뿔도 달려 잇었다고 보고되었다. 늑대장식은 알타이의 여러 유적에서 발견된다(그림 3, 그림 4). 아크 알라하-1 유적의 1호(그림 4)에서는 말 안장 장식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림 3. 알타이의 늑대장식 바샤다르 유적 1호(1,2) 파지리크 유적(3,5,9), 투엑타 유적(4,7), 표트르 1세 황금유물컬렉션(6), 에르미타주 소장(8)

 

그림 4. 아크 알라하-1 유적 1호의 늑대장식, 안장덮개에 수직으로 달았음

 

특히 아크 알라하-1 유적 1호의 늑대는 다리를 앞으로 하고 몸을 낮춘 자세인데,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유물컬렉션 가운데서 팔찌 장식, 버클 장식 등으로 이용된 것이 발견된다.

(아직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베리아 황금유물 컬렉션은 스키타이 시대 뿐만 아니라 사르마트 시기의 유물도 있는데, 그 속에서도 늑대는 발견된다. 물론 차이는 있다)

아크 알라하-1 유적 1호의 늑대는 펠트로 만들어진 것으로 몸통을 잘라내어서 근육을 표현한 특징이 있다.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의 유물 늑대(그림 5)도 몸통에 홈을 내어서 상감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림 5.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유물

 

그러나 늑대는 다른 동물과 심하게 변형된 모습은 잘 찾아 볼 수 없는데, 아마도 몸통까지 이용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일 것 같다. 대부분 늑대 머리가 주로 사용된다. 산림지대에 있는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도 늑대 장식은 대부분 머리만 사용되었다.

 

 알타이에서 언제 부터 늑대문양을 사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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