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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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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다르 유적은 앞에서 본 파지릭 유적보다 서쪽으로 약 162km(직선거리) 떨어진 알타이 산 위에 위치한다. 해발 1200m가량의 산 위의 분지 지형에서 무덤으로 보이는 시설물이 57기가 확인되었다(그림 1).

 

봉분(무덤을 덮은 흙)이 있는 시설이라고 한 것은 모든 무덤을 발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알타이 지역에 위치한 기원전 5세기 전후의 문화인 파지릭 문화에서는 큰 무덤 주위에 작은 무덤 시설에서는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덤은 카라콜 강의 합류점에서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강은 서쪽으로 흘러간다. [바샤다르(Башадар, Bashadar)라는 명칭은 ‘머리를 쏘다’라는 뜻인데, 러시아어가 아닌 알타이 민족의 언어이다. 러시아의 지명은 러시아어로 고치지 않고, 지역원주민의 언어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아무르 강은 만주어인데, ‘그물을 짜던 곳’이라는 뜻이다. 연해주에도 1970년대까지 한국어지명과 중국식지명을 그대로 쓰다가 이후에 러시아식으로 바꾼 곳이 많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의 무덤군(필자편집)

 

하여간 봉분이 있는 57기의 무덤군은 모두 6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루덴코는 그룹을 나누는 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기준을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큰 봉분이 있는 무덤 중심으로 비슷한 등고선의 것을 한 그룹으로 보았다. 그림 1은 루덴코가 설명한 것을 필자가 나누어 놓은 것이다.

 

 

그림 2. 바샤다르 유적의 인공위선 사진. 고분의 봉분이 구글위성사진으로 보인다. 아래 필자가 링크 해 놓은 지도로 들어가시면 된다.

 

www.google.com/maps/d/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www.google.com

 

6그룹으로 나눈 무덤 중에서 가장 큰 무덤 2기를 발굴했는데, 가장 남쪽 그룹의 1호(Б-А-1)와 가장 동쪽에서 두 번째에 위치한 2호(Б-А-2)이다. 두 무덤의 직경은 40m가량이나 되어서 앞에서 본 파지릭 유적 보다 더 대형의 무덤이다.

 

특히 바샤다르 2호분은 깊은 무덤구덩이(깊이 6m)와 거대한 통나무관(그림 3), 미라 처리된 남녀주인공으로 인해서 유명한 유적이다. 아쉽게도 미라에 대한 정보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2호분 통나무관

 

유적은 1950년에 발굴되었고, 발굴에 대한 보고서가 단행본으로 나온 해는 1960년이다. 파지릭 유적을 발굴하고 보고한 루덴코가 총 책임자이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베르흐 칼쥔(Верх Кальджин, Verkh Kal'dzhin) II 유적은 알타이의 우코크 고원(해발 2500m)에 위치한다. 앞서 설명했던 얼음공주 무덤인 아크-알라하 3유적에서 서쪽으로 4km 떨어진 곳(지도2)에 위치한다. 이 유적은 현재까지 발굴된 남성 미라 가운데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파지릭 유적에서 출토된 남성미라(2호분,5호분)는 해발 1500m인 파지릭 계곡에서 확인된 것이다.

 

지도 1. 스키타이 문화 중 파지릭문화의 유적

 

 

지도 2. 우코크 고원의 베르흐 칼쥔 II유적(푸른색)과 아크 알라하 3유적(오렌지색), 지도 1의 확대, 지도1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확인가능하다.

 

https://www.google.com/maps/d/drive?state=%7B%22ids%22%3A%5B%22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22%5D%2C%22action%22%3A%22open%22%2C%22userId%22%3A%22104839998633637810520%22%7D&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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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은 칼진(Кальджин, Kal'dzhin)강의 상류에 위치한다. 유적의 이름은 칼쥔 강의 베르흐(Верх: 상류)를 그대로 명명한 것이다. 러시아 지명은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를 번역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유명사로 그대로 부르는 것이 나중에 혼돈이 적을 것이다. 일본에서 나온 책들은 이를 일일이 번역했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그 유적이 어떤 유적인지 알 수 없다.

 

베르흐-칼쥔 II유적에는 4개의 고분이 일렬로 설치되었는데, 3개를 발굴했다. 그 중 남성미라가 확인된 곳은 3호분이다. 1호분에서 11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그림 1. 베르흐 칼쥔 II 유적의 무덤, 까맣게 칠한 것이 발굴된 무덤이다. 위의 화살표 옆에는 칼쥔 강 입구까지 50m. 가장 오른쪽 화살표C는 북쪽을 의미.

 

 

무덤은 앞에서 본 아크 알라하 3유적, 파지릭 유적의 1,2,5호분과 마찬가지로 지표상에서는 큰 돌을 쌓은 것이 확인되었다(그림 2). 돌을 들어내자 무덤 가장자리를 둘러싼 호석(6~7.6m)(그림 3)이 확인되었다.

 

그림 2. 베르흐 칼쥔 II 유적의 3호분, 표토를 벋겨내자 드러난 돌. 화산암이다.

 

 

 

그림 3.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적석을 들어내고 남은 호석

 

그런데 이 무덤의 단면도(그림 4)를 보면 앞서 본 아크 아라하 3유적과는 다르다는 점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나무 무덤방이 설치되는 가장 아래의 무덤구덩이를 한 번에 파지 않고 단을 만들어서 팠다는 점이다. 표토의 생토를 기준으로 50cm정도 들어가저 첫 번째 단인 확인되었다.

 

그림 4.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단면도

 

2020/01/1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3 유적(여성미라,'얼음공주')] - 2500년 전, 시베리아 여성샤먼 무덤 속

 

 

2500년 전, 시베리아 여성샤먼 무덤 속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의 얼음이 녹자 드러난 무덤의 구조를 살펴보기로 하자. 여성샤먼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무덤을 발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구조를 알아야 한다. 아크-알라하 3

eastsearoad.tistory.com

 

 

무덤구덩이(2.6×2.2m)의 깊이는 2m이고, 구덩이 안에 나무방을 설치하고 시신을 안치했다. 위에서부터 121cm정도 들어가자 무덤방의 덮개가 확인되었다(그림 5).

 

 

그림 5.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무덤방 덮개

 

무덤구덩이에 나무 무덤방을 만들고 무덤 방 바깥에는 말을 부장하는 구조는 앞에서 본 2500년 전 파지릭문화(스키타이 문화권의 지역문화)에서 보았던 것이다.

무덤방은 통나무를 반으로 갈라서 결구한 무덤방인데, 내부에 관을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 무덤방이 관의 역할을 한 것이다. 무덤방 바깥에는 말을 매장했는데, 말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2 마리 이상이지만 정확하게 몇 마리를 매장했는지는 알 수 없다. 잘 남아 있는 목제 굴레장식과 철제 재갈은 한 벌이다.

 

참고문헌

 

Молодин В.И., Полосьмак Н.В., Чикишева Т.А 2000, Феномен алтайских мумий. Новосибирск: 2000. 320 c.(몰로딘, 폴로스막, 치키세바 2000, 알타이 미라 현상,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700년 전 시베리아의 무덤인 아르잔-2호에는 말을 위한 무덤 시설이 있었다. 무덤방 16호인데, 금속제 마구는 이곳에서 대부분 출토되었다. 사람이 들어간 무덤방에서 마구가 확인된 적은 없다. 무덤방 16호를 제외하고 금속제 마구가 있는 곳은 무덤의 경계벽 아래에 있는 ‘퇴장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모두 4곳 혹은 5곳이 있다.

 

퇴장지는 무덤의 북서쪽 구역에서만 확인된다. 별다른 시설 없이 무덤경계벽 사이 혹은 아래좁은 공간에서 유물이 확인되었다.

2호는 2a와 2b로 번호가 두 곳으로 나눠진 것이다. 두 공간에서 나누어서 유물이 출토된다는 가정에서 퇴장지의 번호를 구분한 것인데, 2a(그림 5-1,2)와 2b(그림 5-3~10)가 유물로 보아서 그렇게 관련성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하여간 5공간에서 마구 및 무기가 출토된다.

 

1호 퇴장지에서는 재갈+재갈멈치+굴레장식 및 각종 마구장식이 출토되었다. 재갈 멈치의 양쪽 끝에는 동물문양장식이 있고, 재갈멈치 뒤에 따로 굴레를 달기 위한 고리(그림 1-2,3)가 마련되어 있다. 재갈(그림 2-9)은 재갈멈치와 연결되는 부위의 고리가 사각형이다. 안장을 고정시킬 때 사용했던 벨트에 달았던 벨트장치(그림 2-11,12)과 굴레장식이 있다. 굴레장식은 낙타머리 3점(그림 2-1~3)을 제외하고는 모두 호랑이 모양인데, 오른쪽(그림 3-12~16)과 왼쪽(그림 3-17~21)에 착장했던 유물의 방향이 다르다. 용도(그림 2-5~8, 10)가 정확하지 않은 말과 관련된 유물도 여럿 있다. 대부분 장신구이다. 갈기(그림1-1)와 꼬리(그림1-4)에 달았던 금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청동제이다.

 

그림 1. 아르잔 –2호 퇴장지 1호

 

그림 2. 아르잔 –2호 퇴장지 1호

 

그림 3. 아르잔 –2호 퇴장지 1호

 

 

그림 4. 1호 퇴장지 출토 재갈, 재갈멈치와 굴레 복원도

 

2A 퇴장지에서는 벨트장식(그림5-1)과 용도를 알 수 없는 청동판(그림5-2)만 출토되었고, 2B에서는 재갈멈치 없이 재갈(그림5 -4)만 출토되었다. 화살촉과 벨트장식(그림5-3)도 있다. 청동제품이다.

 

그림 5. 아르잔-2호 퇴장지 2A와 2B

 

3호에서는 재갈(그림6-2)과 재갈멈치(그림6-1,3) 외에 원뿔모양의 장신구가 출토되었다. 원뿔모양의 청동유물은 굴레에 달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3호 재갈은 재갈멈치와 연결되는 고리가 완전하게 네모이다. 재갈멈치는 양쪽에 수직으로 구멍이 있고 위쪽 끝에만 동물문양이 장식되었다. 재갈멈치 끝에 붙은 고리는 굴레와 연결하기 위한 고리이다. 3호 재갈멈치의 동물은 그리핀이다. 독수리 얼굴과 부리에 목 부위에는 갈기가 표현되어 있는 그리핀(그림 7-4)이다.

 

4호에서는 금제로 만든 갈기와 꼬리 장식이 출토되었는데, 1호와 거의 같은 형태이다.

 

 

그림 6. 아르잔-2호 3호(1~7)와 4호 퇴장지(8.9)

 

퇴장지에서 출토되는 재갈과 재갈멈치는 특히 무덤방 16호와 다르다. 재갈멈치는 굴레를 매기 위한 고리의 위치와 형태, 가장자리 끝 부분 장식 등이 매우 차이가 있다. 재갈멈치의 고리 위치는 굴레 착장하는 방법과도 관련이 되기 때문에 별꺼 아닌게 아니다. 그림 3의 말 복원도를 보면 알 수 있다. 3호에서 출토된 재갈멈치는 굴레와 연결을 위한 구멍 위치가 전혀 다르다. 재갈 가장자리의 재갈멈치와 연결되는 부위의 모양에 차이가 있다.

 

3호 퇴장지에서 확인된 재갈멈치에 표현된 그리핀은 아르잔-2호에서 확인된 유일한 유물이다.

 

그림 7. 아르잔-2호 3호(3~5)와 4호 퇴장지(1,2)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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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에 위치한 아르잔-2호 무덤에서 아주 다양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된다. 여러 가지 다양한 동물장식이 확인되는데, 소재 및 용도가 다양하다. 검, 화살촉과 같은 무기에도 확인되고, 돌판에도 그려졌다. 의복으로 볼 수 있는 모자 장식에도 동물문양장식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되는 곳은 역시 주인공 무덤방인 5호이다. 여성의 모자 장식은 이미 소개해 드린 바 있다. 그런데 남성의 두개골에서 약간 위쪽에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되는데, 남성의 모자장식이다. 앉아 있는 말(그림 1-4)과 서 있는 사슴 장식(그림 1-1)이다.

 

기본적으로 금판에 금사를 납땜해서 붙이고 그 사이를 청회색 아말감으로 채워넣은 것이다.

말은 서로 마주 보는 금장식 각각 2개씩 확인되었다. 말은 다리를 배쪽으로 접어서 앉은 모습이다. 눈, 코, 입, 귀, 턱에 청회색 에나멜을 채웠다. 말의 갈기 끝에 표현된 돌출부위는 아주 소형화된 날개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그림 1-5).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 남성의 모자장식(1,5)

 

사슴(사슴 그림 : 길이 6.4 cm, 높이 6.9 cm, 두께 0.06 cm)은 기본적으로 말과 제작방법이 같지만, 뿔과 귀를 따로 만들어서 붙여서 원래 금판에 리벳으로 붙인 것이다. 말 보다 훨씬 큰 느낌이 든다. 사슴문양은 다른 금판에 다시 붙여서 고정되었다. 사슴 아래의 금판(길이 7 cm, 폭 2.5 cm,)은 새를 형상화 한 것이다. 사슴 아래의 금판에는 14개의 고리가 있어서 머리장식(그림 2-1)에 고정시킬 수 있다. 금판 위의 사슴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6개의 구멍이 있다. 사슴다리의 끝을 약간 구부리고 그 끝을 금판 위에 고정한 것이다. 사슴의 가슴쪽에는 붉은색 칠이 확인되는데, 산화철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말리의 민족지자료를 참고하면 이 지역의 보석에 색을 입힐 때는 소금과 철 화합물로 된 물질을 발랐다고 한다. 그림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슴은 말과는 달리 다리를 뻗어 표현되었다.

 

그림 2.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 남성의 모자장식 그림 1의 실측도

 

 

발견될 당시에 말보다 사슴은 머리 장식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확인되었다(그림 3). 이는 의미가 있는데, 두 동물문양장식의 뒷판에 붙은 고리의 위치가 차이가 있는 점과 연결된다. 말 장식(그림 2-2)에는 너비 0.2cm 간격으로 16개의 고리가 2줄(그림 2-2)로 붙어 있는데, 단단히 고정시기키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슴장식은 별도의 금판에 고리가 붙어 있었다. 이 부분은 두 동물의 자세가 다른 점과도 관련된다. 

 

 

그림 3.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의 남성의 모자장식 출토장면

 

말 장식판에는 금판에서 잘라낸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러한 점으로 보아서 실제로 사용했다기 보다는 의례용으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말과 사슴장식판에서 붉은색으로 칠한 흔적이 그대로 확인되었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고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의 해발 1500m 우육고원에는 스키타이 문화의 거대한 무덤들이 존재한다. 이들 중에 처음 발굴된 아르잔-1호를 보고한 그랴즈노프는 이 우육고원에 위치한 분지를 ‘왕들의 무덤 계곡’이라고 부를 정도 였다. 그 중에서 아르잔-2호는 가장 최근에 발굴된 유적이다. 이를 발굴하고 보고한 추구노프는 무덤을 넘어서서 ‘의례복합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주인공을 위해서 장례식은 4단계에 걸쳐서 행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덤의 가장 상부에 위치한 것은 ‘사슴돌’이라고 불리는 입석(立石)이다. 입석이라는 용어는 어렵게 생각하실필요가 없고, 그냥 서 있는 돌이다. 장방형으로 길게 우뚝솟아 있는.

 

사실 사슴돌은 스키타이 문화 이전에 청동기시대부터 카라숙문화 혹은 판석묘문화라고 알려진 문화에서 주로 많이 사용된 무덤의 의례품? 의례장비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 발견되는 것도 다들 의심한다. 이전부터 있던 것인지, 아니면 이 시대에 그려진 것인지. 명칭이 ‘사슴돌’이니 사슴이 그려져 있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사슴이 그려졌다고 해도 전면(그림2, 3)에 그려진 것도 있고 아주 일부에 그려진 것도 있는 등 다양하다.

 

아르잔-2호에는 사슴돌이 4점 확인되었는데, 1점은 발굴하기 이전에 지표조사 당시에 발견되었다.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사슴돌

 

산양과 멧돼지가 그려진 돌(그림 1-1)은 중심에서 남서쪽으로 약 22m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되었다(그림 1-4에서 확인). 사암제(길이 120cm)로, 위에서 70cm떨어진 곳에 사방에 둘러가면서 홈을 만들었고, 사슴돌 상단은 둥글게 처리되었다. 바닥은 거의 다듬은 흔적이 엇다. 넓은 면에 산양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 멧돼지가 있다. 돌의 하단부가 무덤의 바닥에 위치하고 있어서 원래 세워진 장소였고, 무덤의 마운드 건설중에 파 묻혔던 것이다.

 

무사의 벨트가 그려진 돌(그림 1-2)는 A지점의 남서쪽(유적평면도에서 노란색 글씨로 2)에서 발견되었다. 무덤의 북쪽에서 확인되는 석주(돌기둥)와 같이 녹색돌로 제작된 것이다. 상단이 부러진 채 확인되었는데, 벨트 이미지만 남아 있다. 넓은 면에는 고리트(화살통)과 방패 다른 면에는 단검이 달려 있다. 아르잔 -2호에서 출토된 무기 중에 방패는 없지만 고리트와 검은 출토되는 것이다. 목제방패가 유적에 있었을 수도 있다. 방패그림은 앞서 본 돌판에 그려진 그림에서도 확인된다. 아르잔-2호에서 나온 사슴돌에는 없지만 사슴돌 무사의 벨트에는 투부(전투용도끼)가 있는 것도 있다.  달려 있는 무기의 위치는 실제 착장 방식과 일치한다고 한다. 그림 1-2에서 방패그림과 염소문양 사이에 있는 것을 사람형상이라고 보고되었으나, 필자는 전혀 이해가 되지않는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돌의 하단부는 가공 흔적이 없는 쐐기 모양이다. 이 돌은 하단부와 함께 확인되어서 무덤의 가장 중앙에 위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슴돌의 파편(그림 1-3)에는 귀걸이(길이 23.0 cm, 폭 10.0 cm, 두께 7.0 cm)가 그려진 것이다. 이 돌이 확인된 곳은 A지점에서 남동쪽에 위치하며 돌 사이에서 발견되었다. 넓은 면에는 양쪽에 귀걸이 이미지가 있고, 좁은 면에는 비스듬한 직선이 3줄 그려진 것이다. 사암제이다. 이 돌은 크기가 매우 작고 파편이어서, 사슴돌의 하단부가 확인되지 않아서 발견된 지점이 원래 위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1998년 지표조사 당시에 발견된 것은 무덤 경계밖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점’ 사이에서 확인된 것이다. 열을 잇고 있는 점은 돌을 고리모양으로 두른 것인데, 장례식때 의식을 치루던 일종의 제단 시설이다. 이 사이에서 사슴돌이 발견된 것은 원래의 위치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고리들을 발굴할 당시에는 정작 사슴돌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슴돌에는 3줄의 줄무늬와 원뿔모양의 치레걸이가 달린 귀걸이인데, 남아 있는 길이가 50cm가량이다. 이 유물은 도면은 소개되지 않았다.

 

앞에서 스키타이문화의 동물문양장식은 마치 기호와 같은 특성이 있다고 했다. 기호처럼 사용되었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서 통용될 수 있었다고. 사슴돌의 그림을 포함한 것이다.

사슴돌은 청동기시대부터 제작되었기 때문에 동물문양이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이었던 것도 청동기시대부터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사슴돌에 그려진 그 의미는 현재는 알 수 없다.

 

아래 그림이 사슴이 그려진 ‘사슴돌’인데, 이제까지 사슴이 많지 않은 것만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 아래 그림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림 2. 알타이의 사슴돌. 몽골의 아르한가이 아이막, 샤바르틴 암 계곡 출토품.(볼코프 2002)

 

 

그림 3. 알타이의 사슴돌(몽골)

 

 

 

 

참고문헌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Волков В.В. 2002 : Оленные камни Монголии. М.: Научный мир. 2002. 248 с.(볼코프 2002, 몽골의 사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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