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알타이의 파지릭 문화(스키타이 문화에서 일종의 지역문화)에서 남성은 고깔모자 및 투구형 모자를 썼다는 점을 알려드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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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고깔모자에 대해서는 헤로도투스도 자신의 저서에서 스키타이 인들의 특징을 묘사할 때 적어 놓은 바 있고, 페르시아의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 궁전벽에 새겨진 조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손에 스타킹을 들고 있는 사람, 말을 부리고 있는 사람, 고리트(스키타이 인들의 화살통)를 차고 있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이 단순한 고깔모자를 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흑해 북안의 쿨오바라고 하는 고분에서 출토된 황금 항아리에도 고깔모자를 쓴 사람이 확인된다. 그리스 장인이 만든 황금 빗(표트르 대제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중에서)에서도 스키타이 전사의 목 뒤에 고깔모자가 매달려 있었다.
2020/02/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그런데 실제 얼음 속에서 확인되는 우코크 고원의 고깔모자는 좀 더 장식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다. 특히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에서 남성 미라가 쓴 고깔모자(펠트)는 정수리에 목제로 된 새 머리장식이 붙어 있고, 그 상단에 산염소 한 마리가 장식되어 있다. 고깔모자의 앞과 옆에는 목제로 된 산염소가 부착되어 있다. 발견 당시에 산염소의 뿔은 없어지고 구멍만 남아 있지만 뿔을 조각해서 삽입했던 것이다.
그림 1.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남성미라가 썼던 고깔모자
그런데 이 남성은 모자가 한 점 더 있었다.
어제 소개해 드린 유물 배치도에 보면 어깨와 허리부위에 모자장식이라고 설명된 부분이 있다. 목제로 된 사슴 혹은 산염소 조각 장식이다. 뿔이 없어져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같은 종류의 동물 3마리이다. 가장 큰 한 마리는 고깔모자의 왼쪽옆에 붙어 있었고, 한 머리는 이마 앞쪽에 다른 한 마리는 고깔모자의 머리 끝에 붙어 있었다(그림2). 이 고깔모자는 장식만 나무로 만들어졌고, 기본적인 모자는 펠트로 제작되었으며, 정수리 끝에는 새머리가 함께 재단되어서 제작된 것이다. 새는 부리가 표현되어 있고, 부리 뒤쪽에는 금박을 입혔다. 펠트제 모자는 모피코트 속에서 발견되었다. 모자는 귀를 덮는 스타일이다.
앞에서 포스팅한 여러 곳의 고깔모자가 약간 씩 전부 다르지만 공통적인 점은 귀를 덮는 긴 끈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페르시아 시절의 페르세폴리스 아파다나 궁전 벽화, 쿨 오바의 황금 항아리 속의 남성 등 모든 남성의 모자는 정수리 끝 장식은 다르지만 귀를 덮은 점이 공통적이다.
이미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린 그림은 폴로스막의 책에 있었던 것에는 목제 장식이 따로 구성되었지만 필자가 실제로 본 사진에서는 원래 자리로 생각되는 곳에 복원되어 있었다(그림 2).
위의 포스팅 참고
그림 2.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남성미라 모자(필자촬영)
그림 3. 그림2의 가장 상단에 부착된 동물장식 (필자촬영)
그림 4. 그림 2의 동물장식(필자촬영)
그림 5. 그림 2의 동물장식(필자촬영)
그런데 이런 모자를 썻던 남성의 헤어스타일은 어땠을까?
이제까지 소개해 드린 얼음공주(아크 알라하 3 유적)와 파지릭 2호분의 여성미라는 모두 삭발을 했었다. 파지릭 5호분에서 확인된 캐노피의 의자 위에 앉아 있는 여성도 삭발했었다.
그러나 남성은 좀 더 다양했던 것으로 보인다. 파지릭 2호분에서 출토된 남성미라는 앞부분만 머리를 밀었고, 파지릭 5호분에서도 남성미라는 앞부분만 밀고 뒤는 그냥 둔 채였다. 파지릭 2호분의 남성의 뒷 머리 스타일은 정확하지 않은데, 머리가 벗겨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베르흐 칼쥔 II 유적의 3호분 남성은 머리는 좀 다르다. 이 남성은 머리의 정수리 부분의 머리는 길러서 땋았고, 그 주변은 밀었다.
그림 6. 베르흐 칼쥔 II유적 3호분 남성미라의 헤어스타일
그렇다면 고깔모자 아래로 땋은 머리가 2갈래로 내려왔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참고문헌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Молодин В.И., Полосьмак Н.В., Чикишева Т.А 2000, Феномен алтайских мумий. Новосибирск: 2000. 320 c.(몰로딘, 폴로스막, 치키세바 2000, 알타이 미라 현상,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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