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전 지역으로 보았을 때 여성형상물은 시베리아, 동유럽 모두 후기구석기시대부터 출토된다. 그럼 남성형상물은 어떨까?
남성형상물은 시베리아 말타 유적에서는 여성형상물보다 숫자는 적지만 남성상징 모양으로 매우 간단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신석기시대와 순동시대에는 여성과 남성 등 성을 구분하지 않은 여성형상물이 출토되었다. 청동기시대 오쿠네보 문화에서는 여성형상물과 남성형상물이 모두 확인된다. 철기시대 스키타이 문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동유럽에서는 흑해북안의 스키타이 문화가 되면 남성형상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앞서서 이야기 했지만, 벨스크 성곽 유적의 주거지 내에서 출토된 토제로 된 것이다(그림 1). 이는 ‘파파이’라고 발굴자는 보고했다. ‘파파이’는 기록속에 나오는 스키타이 신 중에 한명이다. 헤로도투스는 ‘파파이’가 제우스라고 했다(IV.59).
그가 과연 파파이 일까?
파파이라고 추정한 이유는 기존에 알려진 유물 가운데 청동의 간두장식 위에 장식된 남성을 일컬어 ‘파파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또 벨스크 유적의 성곽 규모나 그 내부에서 나온 의례 흔적 들 때문이기도 하다. 너무 간단한 이유라고 할 수도 있지만, 또 아니라고 하기도 딱히 마땅치 않다. 아마도 시람코는 자기가 발굴한 유적이 대단하기를 바랬을 것이다. 필자라도 그랬을꺼 같다.
그림1. 기원전 7세기 벨스크 유적의 토제 남성형상물
그런데 간두장식 위에 달려 있는 남성(그림 2)은 왜 파파이가 되었을까?
사실 간두령이나 간두장식은 스키타이 유목민의 정신세계와 관련된 유물이다. 필자가 이야기 한 것은 아니고, 이미 많은 연구를 한 페레보드치코바나 라에프스키 등이 이에 대해서 적은 바 있다. 이 블로그에도 이미 소개되었다.
그림2. 기원전 5세기 드네프르강 하류에서 수집된 간두 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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