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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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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남성이 유물 속에서 표현되는 예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몇 몇 남성들이 남아 있는데, 카라고데야쉬흐 유적의 여성관모장식인 삼각형 장식판에서 묘사된 남성은 삼각형의 장식판의 2번째 칸에 쌍두마차를 타고 있었다. 이 남성의 발 밑에는 그리핀 두 마리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왼발을 올리고 있는 상태였다. 중앙에는 어떤 물체가 있지만 명확하지 않다.

그리핀은 맹수의 몸통에 날개가 달린 상태인데, 기원전 4세기 이후에 등장한다. 특히 간두령 장식속에서 발견되는데,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이 대표적이다. 흑해지역의 스키타이 유적가운데 가장 늦지만 가장 큰 무덤으로 알려졌다.

2020/08/2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멸망직전 흑해 스키타이의 여신

 

멸망직전 흑해 스키타이의 여신

흑해 스키타이 문화에는 스키타이의 여신인 아르김파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표현된 유물들이 있다. 특히 기원전 5세기 후반기에는 여신의 모습이 각 유적 마다 차이가 있다. 침발카 유적에서는

eastsearoad.tistory.com

 

 

간두령장식으로는 아르김파사가 발견되었는데, 양 손에 동물을 쥐는 대신에 자신의 허리를 쥐는 형태로 변형된 것이 있다. 동물이 올라간 간두령장식 가운데 날개달린 그리핀이 네모 프레임안에서 들어간 것이 발견되었다. 모두 앞다리 가운데 한쪽 발을 들어올리고 날개는 접어서 올린 채로 묘사되었는데, 4점이 알려졌다.

 

그림 1.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간두령장식

 

간두령장식 외에도 네모의 장식판 속에 그리핀이 묘사된 유물도 있지만 서 있지 않고 앉아 있는 형태이다. 간두령장식은 지팡이나 막대기에 달았던 유물이고 네모장식판은 옷에 달았던 장신구라는 점에서 인간과 관련된 유물이다.

이 외에도 그리핀 가운데는 말을 장식했던 유물도 있는데 황금으로 제작되었다. 긴 띠모양의 장식판과 반타원형 프레임 속에 묘사되어 있다.

 

이 유적에서 남성은 전신상이 아닌 얼굴만 원판형장식에서 발견된다. 모두 7점인데, 얼굴형태가 명확하지 않지만 동일물이 2명인 것으로 보인다(그림2). 그리스인의 얼굴도 발견되었다.

 

그림 2.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원판형장식

 

 라에프스키는 유라시아 스텝의 유목민을 포함한 고대인의 우주를 수직으로 위치하는 3세의 세계로 이해한다고 했다(라에프스키 1985). 상계(하늘), 중계(사람이사는땅), 하계(지하)로 구성된 것이다. 이러한 개념이 들어 있는 것이 세계수(世界樹)라고 불리는 사물이다. 나무가 수직으로 자라고 나무의 각 부위가 위치한 곳이 3개의 세계로 대비될 수 있고, 나무의 구조대로 세계가 구성되었다고 여긴 것이다. 이와 같은 도식적인 추상은 산(山), 사다리, 기둥과 같은 수직 물체로도 구현될 수 있다(라에프스키 1985, 페로도드치코바 1994).

 

 스키타이 인들이 이를 가장 잘 구현한 유물 중에 하나가 간두령이라고 페레보드치코바는 꼽았다. 간두령의 가장 위에 위치한 것은 하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와 연관된 존재물인 새, 그리핀 혹은 굽동물로 장식되었다(페로보드치코바, 라에프스키 1981).

그렇다면 여성의 관모장식이었던 삼각형 장식판도 3세계의 세상을 의미할 수 있다. 쌍두마차를 탄 남성은 사람이 사는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고, 서로 다른 그릇에 남긴 물을 봉양받는 여성은 지하세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상계에 표현된 인물은 얼굴이 뚜렷하지 않은 그리스 복장의 여성이다.

그러나 이 유물의 전체적인 의미는 스키타이 문화의 세계관을 그대로 내포하기 때문에 가장 꼭대기의 인물은 어떤 복장을 입고 있던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여길 수 있다.

 

참고문헌

Д.С. Раевский Модель мира скифской культуры. Проблемы мировоззрения ираноязычных народов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I тысячелетия до н.э. // М.: ГРВЛ. 1985. 256 с. (라에프스키 1985, 스키타이 인들의 세계 모델)

Переводчикова Е.В., Раевский Д.С. 1981 : Ещё раз о назначении скифских наверший. // Средняя Азия и её соседи в древности и средневековье. М.: ГРВЛ. 1981. С. 42-52(페레보드치코바, 라에프스키 1981, 스키타이인의 상계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Полин С.В., Алексеев А.Ю. 2018 :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Александрополь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в Нижнем Поднепровье. Киев, Берлин: «Видавець Олег Філюк». 2018. 930 с. («Курганы Украины». Т. 6)(폴린, 알렉세예프 2018, 드레프르강 하류의 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알렉산드로프스키폴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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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