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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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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알타이의 스키타이 문화인 파지릭 유적에는 사람과 말이 함께 매장되었다. 사람도 인위적인 과정을 거쳐서 미라로 만들어졌고, 말도 화려하게 꾸민 상태로 함께 묻혔다. 특히 파지릭 유적에는 말의 머리에 마스크를 씌웠다. 마스크에는 특히 화려한 뿔 장식이 달린 것이었다.

 

 

2020/03/2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2호분] - 2500년 전 시베리아의 말 마스크와 살아있는 그리핀

 

2500년 전 시베리아의 말 마스크와 살아있는 그리핀

2500년 전 시베리아의 무덤인 파지릭 2호분에는 말이 7마리 부장되어 있었고, 말 6마리는 말을 장식하는 굴레장식이 있었고, 1마리는 아무 장식이 없었다. 우리는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3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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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엑타 유적 1호분에서도 말의 마스크 장식의 일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출토되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뿔 장식인데 말의 마스크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사슴 보다는 뿔이 뒤로 굽은 동물은 산염소 혹은 산양이다.

 

쌍으로 확인된 것은 3쌍(그림 1~3)이고, 목제 뿔의 부속품(그림 4)도 있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4쌍이지만 이 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이 유물과 같은 형태의 부속품 등이 많이 출토되기 때문이다.(이 무덤도 역시 도굴당했다. 바샤다르 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그림 1.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 1

 

 

그림 2.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 2

 

그림 3.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 3

 

그림 4.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 4의 부속품, 뿔 모양은 가죽, 반원판은 목제

 

 

어떻게 곧은 나무를 휘어지도록 표현할 수 있었을까?

 

당연히 나무조각을 이어서 만들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밀리니코프(2018)가 투엑타 1호에서 발견된 목제 뿔의 제작과정에 대해서 적은 글을 며칠 전 발견했다.

 

목제 뿔은 나무 3 가지를 이어서 붙인 것이다. 곧은 나무를 부채꼴처럼 붙일 수 있었던 핵심 기술은 나무 조각을 길게 비스듬하게 잘라서 붙인 것(그림 5-1, 2)이다.

 

 

그림 5.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 나무를 길게 비스듬하게 잘라서 이어 붙인 흔적이 남아 있다. 특히 2번 그림 중 가장 아래면은 뿔의 아래면인데, 비스듬하게 자른 면이 아래로 향하도록 붙였다.(밀리니코프 2018 인용)

 

 

목제 뿔의 상단에는 반타원형의 장식판이 붙어 있는데, 목제 뿔에 삽입하도록 제작된 것이다(그림 6). 나무를 파낸 흔적(그림 6-3)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비스듬하게 자른 면을 잇는 방법도 뿔의 지점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그림 6-2, 4). 뿔이 마스크와 붙이는 부위(그림 6-4), 뿔의 상단 부위(그림 6-2)이다. 같은 쌍의 또 다른 유물에는 가죽(그림 6-1)으로 연결한 흔적도 남아 있다.

 

그림 6.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 반원형의 장식판을 빼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보고 찍은 사진.(밀리니코프 2018 인용)

 

 

삽입된 반원형 나무장식판은 두 판을 이어 붙인 것이다(그림 7). 옆 면에는 뿔에 삽입해서 고정할 때 필요한 구멍이 있다. 나무 못으로 고정시켰다. 상단에도 또 다른 장식을 삽입하게 위해서 사각형(그림 7-2 왼쪽) 으로 잘라내거나 구멍을 뚫는 경우(그림 8-1)도 있다.

 

그림 7.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의 장식판.(밀리니코프 2018 인용)

 

 

반원형 상단에는 그림8과 같이 뿔 모양으로 자른 가죽을 끼워 넣어서 장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 8.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의 장식판 2(밀리니코프 2018 인용)

 

 

 

목제뿔에 삽입되는 장식판은 반원형 이외에도 반원형의 하단이 확장되어 홈이 있는 형태(그림 9-2)도 있다. 호랑이(3.5~6cm)는 따로 조각되어서 구멍에 삽입된 것이다.

 

그림 9. 투엑타 1호분 출토 목제 뿔(그림 3과 동일유물). 1-제작자의 표시 ‘X’,

반원형 장식판 8~12cm. 전체 길이 62.5cm, 굽은상태높이 33.5cm(밀리니코프 2018 인용)

 

 

 

참고문헌

Мыльников В.П. Технология изготовления деревянных рогов для парадных погребальных масок коней на Алтае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АРХЕОЛОГИЯ, ЭТНОГРАФИЯ И АНТРОПОЛОГИЯ ЕВРАЗИИ// Новосибирск: 2018, 49-58C. (밀리니코프 2018,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무덤에서 출토된 목제 뿔의 제작방법)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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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 전 시베리아의 가장 큰 무덤인 투엑타 유적 2호분에서는 여러 가지 말을 꾸미는 장식판이 있다. 말의 굴레에 다는 것이다(굴레에 대한 이해는 앞 선 포스팅). 

 

2020/07/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바샤다르 유적] - 2600년 전 나무로 된 그리핀

 

2600년 전 나무로 된 그리핀

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인 알타이 지역에 입지한 파지릭 문화는 파지릭 유적을 발굴하면서 그 곳에서 나온 매장문화의 특징을 일컫는 것이다. 무덤구덩이에 나무로 된 방(목곽)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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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장식은 나무로 깎아서 만들었고, 아주 얇은 금박으로 쌓을 것이다. 물론 금박은 거의 잘 남아 있지 않다. 바샤다르 유적은 매우 도굴이 심해서 잘 남아 있지 않지만 추상적인 장식판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추상적인 유물을 추적할 만한 유물이 남아 있는 것이 투엑타 유적이었다. 이 유적에서는 바샤다르 유적과 같은 추상적인 유물과 함께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사실적 유물이 함께 출토되기 때문이다.

 

투엑타 유적에서는 여러 문양장식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재밌는 표현은 그리핀이다. 그리핀은 두 마리이상의 동물이 결합된 하이브리드이다. 실제는 존재하지 않는... 그렇다면 그리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선 투엑타 2호분에는 추상적인 굴레장식 외에도 사실적인 표현물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사슴문양을 장식한 굴레장식판이다. 머리를 표현한 것인데 사슴머리 2~3개(그림 1-2)를 붙여서 표현한 것으로 이를 추상적 혹은 간단하게 표현한 것은 초본류에 가깝다

 

 

사슴머리가 3개 붙은 장식판(그림 1-2)은 어떤 식물 세 장을 붙여서 표현한 것(그림 1-1)을 식물을 대신해서 사슴얼굴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사슴머리 3개 붙인 장식판도 사실적이지만 추상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풀장식에 사슴(그림 1-2)을 새겨 넣은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물론 사슴을 단독으로 표현한 유물도 있다. 그림 1-2도 사슴과 풀의 결합물이다.

 

투엑타 유적에는 특히 풀을 표현한 많은 장식판(그림 3)이 있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은 장식판이 그림 1-3과 같은 판이다. 초본은 그림은 1-4의 모양으로도 확인되는데, 풀이라기 보다는 좀 더 다듬어졌다. 독수리 얼굴(그림 1-7)을 참고로 했을 수도 있다. 물론 동물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림 1-5는 독수리 얼굴이라기 보다는 사슴머리 장식판(그림 1-2)에 갈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맹금류 표현 가운데 가장 핵심은 부리인데, 독수리 부리가 아니다. 그림 1-5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갈기 표현과 관련된 유물이 필요하다. 변형 사슴머리에 독수리 부리를 (그림 1-6) 착장하면서 독수리머리그리핀이 되었다. 머리만 표현된 것으로, 하반신은 호랑이 하반신을 부착시키면 그림 2의 전신형 그리핀이 된다.

 

 

 

그림 1. 투엑타 유적 1호분 출토 굴레장식

 

 

 

 

그림 2. 투엑타 유적 1호분 출토 독수리머리 그리핀 전신형, 그림 1-6에 꼬리가 긴 맹수의 몸통을 붙인 것이다.

 

 

 

 

그림 3. 투에타 유적 1호분 풀 모양 굴레장식

 

그리핀도 너무 많은 표현이 존재하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혹은 주문자의 취향에 따라서 많은 변형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어짜피 그리핀이라는 존재는 인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엑타 유적에서는 풀장식이 추상화되어 가는 모습도 보여지고, 사슴의 변형이 눈에 띈다. 사슴의 변형된 모습은 파지릭 유적에서도 확인되지만 100년 전의 투엑타 유적에서 사실적으로 보여진다. 파지릭 유적이 존재한 100년 이후의 그리핀은 완전히 하이브리드형 동물문양로 보여지지만 , 그 전에는 풀장식과 동물이 결합된 모습을 띄었다는 것을 투엑타 유적에서 관찰할 수 있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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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알타이의 2600년 전 바샤다르 무덤 2호에서는 잣나무로 만들어진 통나무관이 확인되었다. 관에는 관의 덮개와 하부 모두에 호랑이와 여러 굽동물들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었다. 사슴, 산양, 멧돼지 등이다. 호랑이를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은 몸통의 문양장식이 일정한데, 어깨와 엉덩이 부위에 나선문양을 채운 것이다.

 

통나무관이 놓였던 무덤방 안에서도 사슴과 그리핀 등의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된다. 사슴은 가죽, 청동, 뿔로 만들어진 것이다. 가죽과 청동은 납작한 판으로 문양을 장식했다는 점에서 평면적이고, 뿔로 만들어진 것은 입체감 있게 제작된 것이다. 아주 얇은 염소가죽을 잘라서 만든 사슴문양(그림 1), 청동판에 찍어서 새긴 사슴(그림 2), 뿔을 깎아서 만든 사슴머리(그림 3)이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 2호 출토, 가죽, 사슴

 

아주 얇은 염소가죽인데, 붉은색으로 염색되었을 것이나, 발굴과정 중에서 검게 변했다.

 

 

 

그림 2. 바샤다르 유적 2호 출토, 청동판에 찍힌 사슴머리, 뿔이 없는 사슴이다.

 

청동판에 찍힌 동물(그림 2)는 만약 이 유물만 출토되었다면 어떤 유물인지 약간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통나무관에 그려진 사슴의 눈표현과 거의 유사하다(아래포스팅참고). 통나무관에 새겨진 사슴문양도 눈이 둥글게 표현되었고 눈 주변을 동심원문으로 둘러 싸고 있는데 비슷하다.

 

2020/07/0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바샤다르 유적] - 2600년 전 시베리아 잣나무관, 동물문양, 나선문

2600년 전 시베리아 잣나무관, 동물문양, 나선문

시베리아 알타이의 칼라콜 계곡에는 2600년 전 미라가 잠들었던 바샤다르 라고 하는 유적이 있다. 이 유적에서 2호는 통나무관 2개가 있었다. 앞서서 보았던 파지릭 유적에서 남녀가 함께 매장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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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바샤다르 유적 2호 출토, 뿔로 깍아서 만든 사슴머리

 

청동판에 찍힌 동물이 한 점 더 있는데, 반쯤 사라진 그리핀(그림 4)이다. 그림 2의 사슴과 같이 얇은 청동판에 찍은 모양인데, 날개를 펴고 있으며, 부리와 다리가 과장되게 표현했고, 독수리 머리에 귀를 붙인 하이브리드 동물표현이다. 부리와 다리는 나선형에 가깝게 표현되었다.

 

 

 

그림4. 바샤다르 유적 2호 출토, 청동판에 새긴 날개 핀 그리핀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그리핀의 여러 자세 가운데서 날개를 편 그리핀이 출토되는 유적으로 이 유적을 소개한 바 있다. 목제로 제작된 그리핀으로 청동판에 새겨진 그리핀과 거의 같은 표현이다. 무덤방의 바깥쪽인 말 매장 구역에서 출토되었는데, 안장장식의 용도로 사용되었다.

 

2020/04/2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바샤다르 유적] -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 무덤 속, 날개 편 그리핀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 무덤 속, 날개 편 그리핀

2500년 전 시베리아 남부의 알타이 산에 위치한 파지릭 유적의 5호분에서는 인간의 무덤에 말이 함께 매장되었다. 말은 화려하게 치장되었는데, 주로 동물문양을 장식했다. 대상이 된 동물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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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정확하게 유물의 용도는 알 수 없지만 무덤방의 남동쪽 모서리 부근에서 출토되었는데 각종 가죽조각과 비드(목걸이)와 함께 출토되어서, 일종의 장신구 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바샤다르 유적 2호분에서 확인된 동물문양은 통나무관 뿐만 아니라 무덤방 안의 동물문양에도 나선문양이 주요한 문양장식이다. 말을 장식한 굴레장식도 사실적 표현보다는 기하학적인 표현에 가깝다.

 

그리고 사슴문양은 유라시아 동물문양장식 중 가장 널리 사용된 문양이다. 무덤 속에 들어가는 문양모티브 였을 뿐만 아니라 암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현재 소개하고 있는 바샤다르 유적은 기원전 6세기 경의 유적이지만 이 보다 더 오래된 시베리아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사슴이 바위에 그려진다.  암각화 주제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처럼 바위그림이 많이 없는 곳에서도 사슴은 확인된다. 반구대 암각화에서 육상동물가운데 가장 많이 그려진 것은 사슴문양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신석기패총에 남아 있는 가장 많은 뼈는 사슴이다. 사슴뼈는 곧고 단단해서 도구 만들기에 가장 좋은 뼈라고 한다.

 

유라시아 대륙 각 지역에서 시간과 지역에 따라서 사슴의 표현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사슴을 공통적으로 그린다는 사실이다. 

 

 

 

그림 5. 키르기스스탄의 촐본아타 암각화 박물관, 사슴문양

 

https://www.google.co.kr/maps/place/Petrogliphs+Museum/@42.536454,76.7048999,10z/data=!4m5!3m4!1s0x3884f1832d34935f:0x1fbf0bb3a771a636!8m2!3d42.6578793!4d77.0567959?hl=ko

Petrogliphs Museum

★★★★☆ · 박물관 · Cholpon Ata

www.google.co.kr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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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의 해발 2500m 우코크고원의 기마전사는 칼쥔 강의 상류에 묻혔다. 꼬리달린 모피코트, 바지, 스타킹은 살아생전에 착용하던 것이었고, 새머리 고깔모자와 호랑이 모양의 목걸이는 부장용으로 제작되었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필자는 약간 생각이 다른데, 어떤 의식이나 행사용으로 사용하다가 무덤에 그대로 넣어주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살아생전에 사용하던 물건 중에 하나가 그릇이다. 나무쟁반과 나무잔도 사용하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스키타이 사람들의 무덤에는 나무로 된 그릇 외에도 뿔과 흙으로 만들어진 그릇이 들어갔다.

 

재밌는 점 중에 하나가 시베리아에는 토기가 주요한 유물이 아니다. 신석기시대부터 토기는 발견되지만 아주 드물다. 한반도와 그 인접한 지역에는 발굴하면 가장 많은 유물이 토기이지만 이 지역은 토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없는 것이다. 토기가 없어서 미개하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토기가 없는 것은 먹는 음식이 달라서 토기가 필요 없는 음식문화였을 가능성이 있다 목제나 뿔로 만든 냄비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주종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유제품 종류들. 실제로 루덴코(1952)가 발굴한 파지릭 유적에서는 목제 그릇에 유제품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사진이나 도면은 없음)

 

뿔로 만든 그릇은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유물평면도 38)(그림1),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1호분(그림 2-2,3), 얼음공주(아크 알라하 3유적)(그림 2-1, 그림3)무덤 등에서 출토되었다.

 

그림 1.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출토(필자촬영)

 

그림 2. 우코크 고원에서 출토된 뿔 잔 1-아크 알라하 3유적(그림 3과 동일), 2,3,4-베르흐 칼쥔 II유적의 1호분

 

 

그림 3.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뿔 잔 (필자촬영)

 

뿔제 잔은 몸통 부위와 바닥부분이 서로 나뉘져서 만들어진다. 재료도 다른데, 몸통은 야크(그림 2-1에 동물그림)의 뿔을 이용했고, 잔의 바닥은 야생염소(그림 5의 동물) 뿔로 만들어졌다. 그림 4와 그림 5에서 만드는 제작방법을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그림 4. 파지릭 문화의 뿔제 잔 만드는 방법 1, 몸통부위

 

 

그림 5. 파지릭 문화의 뿔제 바닥 만드는 방법 2, 바닥부위

 

몸통 재료인 야크 뿔도 야생야크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폴로시막은 파지릭 사람들이 지금처럼 야크 떼를 키우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야크가 발견 된 예는 뿔제 잔과 파지릭 유적의 2호분과 5호분 미라가 확인된 무덤에서 나온 야크 가죽이다.

 

흥미로운 유물이 한 점 더 있는데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에서 발견된 미니어쳐이다(그림 6-21). 금으로 제작된 것인데, 귀걸이나 치레걸이의 일부로 사용된 것이다. 그림 6-21의 미니어쳐는 그림 1과 매우 유사하다. 바닥이 편평하고, 몸통과 바닥부위가 연결되는 부분에 각이 져 있으며, 몸통의 중앙에 안으로 들어가도록 표현되어 있다. 손잡이도 한쪽에만 붙어 있다.

 

이미 아르잔-2호 에서도 미니어쳐로 된 금제 잔이 주인공 5호 무덤방에서 출토된 바 있다. 남성의 검집옆에서 출토되었다.

이를 참고로 하면, 이 미니어쳐 잔도 비슷하게 체인에 달려서 어딘가에 부적이나 혹은 정표 혹은 알수 없는 표식 등으로 사용되었을 것일 수도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아르잔-2호(아래 포스팅 참고)에서도 출토된 위치가 매우 애매해서 여성의 것인지 남성의 것인지 애매하다고 했다. 아르잔-2에서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그런 의미였을 수도 있다.

 

 

그림 6. 에르미타주 소장,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유물 컬렉션, 21번 유물이 뿔제 잔과 비슷한 형태이다.

 

2020/06/0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르잔 유적 2호] - 시베리아 스키타이문화 여성의 검과 칼

 

시베리아 스키타이문화 여성의 검과 칼

스키타이 검은 짧은 단검으로 보통 허벅지에 착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크 알라하-1유적의 남성전사도 목검이 있었는데, 허리가 아닌 바지주변, 허벅지 주변에서 출토되었다. 스키타이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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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에서 사용되는 동물은 그 당시 사회에서 인간 삶에 비중을 높이 차지하는 동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야생동물의 뿔이 잔으로 만들어져서 무덤 안에서 발견된다는 것 자체가 특정 야생동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폴로시막(얼음공주 무덤 발굴자)는 생각한다. 달리 이야기하면 야크를 대신해서 야크 뿔로 만든 잔을 넣었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А.П. Бородовский, 2000,Технология изготовления предметов из полого рога, Феномен алтайских мумий. Новосибирск 320 c.(보르도프스키이, 뿔로 만든 유물 제작 기법/ 알타이 미라 현상)

Руденко С.И. 1962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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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알타이 산맥 가운데서 해발 1500m 파지릭 계곡에는 2500년 전 무덤이 남아 있다. 2500년 전 알타이에는 무덤 안에 말을 함께 매장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파지릭 유적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파지릭 5호분에는 말 9마리를 먼저 밀어넣고, 마차를 분해해서 함께 묻었다.

말은 말의 역할에 따라서 재갈, 굴레장식, 안장, 머리장식까지 착장했다. 말과 관련된 장신구의 컨텐츠는 모두 동물문양이 장식되어 있다. 이미 소개해드린 바 있는 안장과 말머리 장식에도 어김없이 동물문양장식이 곳곳에 표현되었다. 안장에는 호랑이와 사슴이 조각되어 있었고, 머리장식은 사슴의 뿔이 장식되어 있었다. 앞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스키타이 문화에서 동물문양은 크게 굽동물, 맹수, 맹금류가 경우에 따라서 조합된다.

 

파지릭 유적의 5호분에는 말이 9마리 출토되었고 그 가운데 4마리에는 굴레, 안장이 착장되었고, 1마리는 이와 함께 말 머리장식까지 확인되었다.

말 굴레 장식 중 2개체는 동물문양장식이 아닌 원형 모티브 이다. 1개체분은 매듭부분만 남아 있고(그림 1, 2). 다른 1개체분은 전체가 남아 있다(그림 3). 그림 3은 잘 남아 있는 말의 굴레인데, 동심원 3개를 표현했다. 재갈멈치의 끝장식도 원형 모티브이다. 이 말 굴레는 펠트로 제작된 안장덮개(그림 4)가 함께 세트를 이룬다.

 

 동물문양장식이 있는 1개체 분 중 하나는 이미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 재갈멈치와 굴레를 연결하는 부위인 Y자형에는 늑대머리가 장식되어 있고, 재갈머리는 호랑이의 두상이다. 호랑이와 늑대는 단순하지 않고, 귀 모양이 실제와 다르다(그림 5). 이 굴레는 그림 6의 안장덮개와 세트이다(그림 6).

  산양(Saiga)머리로 장식된 굴레(그림 7)도 확인된다. 굴레에는 산양머리 7개체분, 재갈멈치의 끝에 각각 한 개씩 장식되었다. 동물문양장식은 굴레에 전신이 달리는 경우도 있으나 이 경우는 머리만표현되었다. 이마를 장식하는 부분은 부채꼴 모양이고, 콧잔등은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산양머리로 장식되었다. 이 굴레장식은 안장(그림 8)과 안장덮개(그림 9)가 잘 남아 있는 편이다. 안장은 안장의 전단부와 후단부가 대칭을 이루고 반원형의 장식에는 말머리가 장식되어 있다. 말 안장의 기본제작 방법은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유물과 같으나, 디테일에는 차이가 있다.

  머리장식이 있는 말은 굴레(그림 10)장식의 그림 5(1,2,5,)의 것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이 굴레장식은 재갈멈치의 끝에 달린 맹수머리의 입이 차이가 있다. 그림 8의 재갈멈치 끝에 부착된 맹수머리의 입은 독수리 부리가 달려 있어서 그리핀에 가깝다. 그림 8의 굴레는 사슴, 맹수, 그리핀과 늑대가 조각된 것이다. 사슴 사이의 맹수머리는 그림 5-3, 4가 이 굴레장식의 것이다. 그림 8의 굴레장식을 착용한 말은 다른 말과는 달리 머리 장식(그림 12)을 착용하고 있었고 실크로 된 안장덮개가 있었다(그림 11). 안장덮개는 얇은 실크로 새와 꽃이 수 놓아진 것이었다. 이 말의 안장은 그림 13이다. 이 말이 무덤에서 가장 아래에 있었고 I번 말로 지칭되었으며 마차를 선두에서 리드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1. 파지릭 5호분 출토 말의 굴레장식(1)

 

그림 2. 파지릭 5호분 출토 말의 굴레장식, 그림1과 동일

 

그림 3. 파지릭 5호분 출토 말의 굴레장식

 

그림 4. 파지릭 5호분 출토 말의 안장덮개, 그림3과 세트

 

 

 

그림 5. 파지릭 5호분 출토 말의 안장, 그림 6과 세트인 굴레장식은 1,2,5.

 

그림 6. 파지릭 5호분 출토 말의 안장덮개, 그림6과 세트

 

 

그림 7. 파지릭 5호분출토 말의 굴레장식, 산양머리가 장식됨

 

그림 8. 파지릭 5호분 출토 그림 7과 세트. 말의 안장

 

그림 9. 파지릭 5호분 출토 그림 7,8과 세트, 말의 안장덮개

 

그림 10. 파지릭 5호분 출토 I번 말의 굴레, 그림 11~13과 세트

 

그림 11. 파지릭 5호분 출토 I번 말의 안장덮개, 그림 10, 12,13과 세트

 

그림 12. 파지릭 5호분 출토 I번 말의 머리장식(3,4), 그림 10, 11, 13과 세트

 

그림 13. 파지릭 5호분 출토 I번 말의 안장, 그림 11~12와 세트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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