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의 무덤속에는 인간과 말이 함께 매장된다. 어린아이의 무덤에서도 말이 매장되어서 말과 인간은 혹은 동물과 인간은 같은 자연의 일부로서 여겨졌을 지도 모른다. 필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앞에서 설명드린 벽걸이의 오른쪽 모퉁이 하단에 그려진 남성 때문이다. 남성이 사슴흉내를 낸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머리에 쓴 사슴뿔 모양이 달린 모자는 말 머리에 올라가는 것과 흡사했다.
말은 스키타이문화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이자 재물이었을 것이고 그 모든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스키타이 말은 치장되었다. 주로 동물문양장식으로 치장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유물도 있었다. 파지릭 5호분에서 출토된 말의 굴레는 어제 포스팅에서 보여드렸는데, 그 중에서 동물문양이 아닌 원형 모티브의 장식이 붙은 굴레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
그림 1. 파지릭 5호분에서 출토된 말의 굴레와 에르미타주 소장 황금 유물에 표현된 말의 비교(김재윤편집)
이 문화에서 말이 풀 착장된 것은 눈썰미가 좋으신 분들은 이미 아실 것이다. 물론 필자가 지금껏 계속 소개하기도 해서 이런 말을 드리는 것이....
필자는 에르미타주에 소장된 유물가운데서 큰 나무 아래에 3인이 앉거나 누워서 쉬고 있는 유물을 소개해 드린 바 있다. 그 유물에는 말 2마리가 거의 반을 차지 할 정도로 크게 표현되어 있다. 말은 쌍둥이처럼 똑깥이 표현되었는데, 재갈이 물려져 있고, 굴레를 착용하고 있으며, 안장과 안장덮개가 표현되어 있다(그림 1).
말은 측면으로 표현되었는데, 말의 굴레는 얼굴 길이방향 대로 향하는 끈과 얼굴을 가로지르는 방향의 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로방향의 굴레는 귀 아래의 이마와 코 사이를 지나가면서 중간에 장식이 붙어서 이마와 콧잔등을 장식한다(그림 1).
에르미타주에 소장된 황금유물은 크기가 가로 16.1cm, 길이가 12.3cm밖에 지나지 않지만 매우 대단히 정교하게 말이 표현되어 있고, 말의 굴레가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실제로 파지릭 고분에서 출토되는 말의 굴레와 거의 유사하다. 굴레에 붙은 장식은 장식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사실은 용도가 있다. 이 부분은 가로와 세로 끈이 교차되어서 묶음이 생기는 부위이다. 황금유물의 굴레 마디에는 구멍이 3개(한마리 기준) 있는데, 다른 보석류 들을 끼워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파지릭에서 출토된 유물은 굴레장식은 대부분 목제로 제작되었고 그 위를 금박해서 입힌 기법이다.
그림 2. 파지릭 5호분 말의 가슴장식과 에르미타주 소장 황금제 유물에 표현된 말과 파지릭 5호분의 벽걸이 일부에 표현된 말의 비교(김재윤편집)
그림 1의 유물을 착장한 말을 앞에서 보면 이마, 콧잔등에 장식이 눈에 띄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파지릭 문화에서는 가슴에도 장식이 붙어 있었다. 왜?
그렇다. 굴레장식과 마찬가지로 이 부분도 장식+기능이 있다.
말의 안장을 고정하기 위해서 말의 가슴과 안장을 연결하는데, 그 부위에 장식물을 부착했다(그림 2). 5호분에서는 열매처럼 생긴 장식물과 반원형의 목제장식이 확인되지만, 많은 말에서 동물송곳니 모양의 장식물을 부착한다. 그리고 동물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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