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시베리아 투바의 초기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인 아르잔-2호는 무덤방 5호 주인공 남녀의 무덤이자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사람의 장례공간이었을 것이다.

 

아르잔-2호는 매장주체부의 나무방에 사용된 나이테를 분석해서 통계분석 결과 기원전 671~602년에 유적이 축조되었다. 그런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절대연대 측정방법은 만년 이하의 자료는 탄소연대측정법이다. 아르잔-2호에서 남아 있는 유기물질 가운데 목제, 직물, 가죽, 펠트, 식물류 등을 샘플 채취해서 그라니겐, 웁살라와 애리조나 등지 여러 곳에서 연대분석을 했다. 그런데 탄소연대의 결과 이 유적은 기원전 790년~540년 사이에 존재했다고 한다( A.Yu. Alekseev 외 2002).

 

탄소연대의 결과에 따르면 이 무덤의 장례식을 250년간 행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주인공 남녀를 위해서 200년이 지나서도 계속 이 무덤을 축조하고 있었다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높은 지위의 사람이었다면 이 사람의 권력은 다른 사람에게 이양되었을 것이고 권력은 계속 어떤 형태로든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200년 넘게 얼굴도 모르는 부부를 위해서 무덤을 계속 축조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필자는 이 경우는 나이테분석법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아르잔-2호에는 다행히 주인공 남녀의 뼈가 남아 있었다.

주인공 남성은 키가 170cm 정도이고 현미경 검사를 통해서 살펴본 결과 뼈에서 종양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악성 전립성 종양이 뼈 전체에 퍼졌다. 전립선 암이 주인공 남성의 직접 혹은 간접적 사망 원인이다.

 

주인공 여성의 키는 162cm 정도이다. 두개골에서 매우 작은 양성 종양의 흔적이 발견되었으나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여성의 윗 앞니(upper incisors)에 좁은 홈이 있었는데, 여성이 3세 때 형성된 것이다. 아마도 이 시기에 매장된 사람은 영양부족을 경험했거나 장기 질병을 겪었을 것이다. 여성의 팔다리 골격과 척추관절의 마모 징후가 확인되지 않아서, 뼈로서는 사망원인을 진단할 수 없었다.

 

아르잔-2호에서 심한 영양실조의 흔적이 남은 인골이 또 있는데, 22호 여성이다. 20~21세의 여성으로 두 어깨의 표면에 근육이 매우 발달했던 흔적이 있는데, 특히 오른족 쇄골에만 힘줄이 발달해서 물리적 변형이 있었던 것이 나타났다. 이 여성은 오른손 잡이로 키는 161cm로 큰 병은 없었다. 사망 몇 달 전에 양쪽 앞니가 모두 없어졌고, 나머지 치아에서는 가로줄무늬가 확인되는데, 어린 시절에 영양 부족을 경험했거나 혹은 심하게 아팠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치아에 남은 스트레스 흔적은 생후 3~7년 동안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과도하게 발달했던 오른쪽 쇄골의 근육 흔적으로 보아서 여성군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죽은 원인은 머리에 난 구멍 때문이다. 가장 먼저 난 상처는 정수리 부근에 난 것으로 서 있는 여성을 체칸으로 가격했고, 그 이후에 등이 땅에 닿인 채로 넘어진 여성을 세 번에 걸쳐서 가격했을 것이다. 두 번째 가격은 왼쪽 눈 위에 나 있는 흔적이다.

 

22호 여성관련 포스팅-->

 

잔혹한 장례식의 흔적...

강의할 때 늘 시작은 지난시간에 했던 것을 상기하면서 들어가는 편이다. 특히 지난 슬라이드가 끝나지 않았을때 그렇다. 며칠간 2700년 전 시베리아의 우육고원에 있던 아르잔-2 유적의 무덤방 5

eastsearoad.tistory.com

 

 

 

 

24호에 묻힌 남성은 50~59세이다. 그의 치아 상태는 고기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 흔적이 남아 있다. 키는 171cm가량이고, 팔과 다리 뼈에 근육자국이 남아 있어서 그의 근육이 매우 강했음을 알 수 있다. 쇄골에 깊은 근육자국이 남아 있다. 왼손잡이 경향은 있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허리, 손, 척골, 왼쪽 경골 등에 부상이 있었으나 치유된 흔적이 남아 있다. 죽기 전에 그는 수년간 관절염으로 고생했다. 이는 말을 타거나 이와 관련된 활동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24호 남성은 정수리 오른쪽에 큰 구멍(48×46mm)이 나면서 사망했다. 짧은 거리에서 내려 찍은 흔적인데, 무기에 의해서 제거된 두개골 뼈가 두개골 안에서 확인되었다.

 

그림1. 아르잔-2호 무덤방 24호 남성

 

스키타이 인들이 말을 오랫동안 타면서 생긴 병에 대한 이야기는 히포크라테스가 이미 언급한 바 있 바 있다.

 

2020/03/0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히포크라테스가 본 2500년 전 스키타이 사람

 

히포크라테스가 본 2500년 전 스키타이 사람

키르기스스탄의 송쿨. 해발 3000m, 7월 모습 스키타이 문화에 대한 기록을 남긴 이로 헤로도투스를 꼽는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실제로 보거나 방문해서 알아낸 기록이라기 보다는 전해들은 내용�

eastsearoad.tistory.com

2020/02/2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기원전 5세기 스키타이 사람의 병(病)

 

기원전 5세기 스키타이 사람의 병(病)

러시아 스키타이문화의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은 8살 남자아이의 무덤이다. 스키타이 문화에서 확인된 평균수명은 지금보다는 현저하게 낮다. 여성은 29.6세, 남성은 38.5세 라는 점을 앞에서

eastsearoad.tistory.com

 

 

22호와 24호 모두 무덤의 경계벽 아래에 묻힌 사람들이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살해된 사람들로 장례식 행위와 관련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성의 인골에서는 영양실조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데, 22호 여성과 주인공 여성에게는 어릴 때 영양실조의 흔적이 보인다는 점이 매우 궁금하다. 22호 여성이야 일반 군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주인공 여성 조차 영양실조였다니. 물론 사회적 여건 때문에 그럴 수 있었겠지만, 24호 남성과 주인공 남성에게는 그런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점이 그렇다.

 

아르잔-2호는 다행히 인골이 남아 있어서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했고, 여러분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참고문헌

A.Yu. Alekseev, N.A.Bokovenko, Yu. Boltrik, K.V.Chugunov, G.Cook, V.A.Dergachev, N.Kovaliukh, G.Possnert, J.van der Plicht, E.M.Scott, A.A.Sementsov, V.Skripkin, S.Vasiliev and G.I.Zaitseva. Some problems in the study of the chronology of the ancient nomadic cultures in Eurasia (9th - 3rd centuries BC) // Geochronometria - Journal on Methods and Applications of Absolute Chronology. Vol.21. pp 143 - 150, 2002

М. Шульц и др 2017, Палеопатологические исследования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297-301c.(슐비츠 외 2017, 「고인류학 자료에 대한 연구」,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아르잔-2호는 경계석 안에 무덤 26기가 설치되었다. 그 중에서 주인공은 무덤방 5호인데,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무덤의 크기, 나무로 된 무덤방과 출토된 유물 때문이다. 나무로 된 무덤방은 5호 외에도 2호가 있었고, 통나무관이 설치된 유아묘인 11호도 해당된다.

 

무덤방 2호에는 나무바닥 아래에 안장으로 추정되는 목제품과 새머리 모양의 금판제품이 확인되었다. 새머리는 남아 있지는 않지만 목제용기를 장식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토제, 청동제, 석제였다면 남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목제용기는 주인공 무덤방 5호인 여성의 머리맡에서 있었다. 무덤의 북서벽 부근에 놓여 있었는데, 손잡이가 한 개만 달린 목제그릇(입구경: 12cm, 높이: 5.7cm)이다. 손잡이는 따로 만들어서 붙인 것이다. 손잡이에는 금박((길이 10.9 cm, 구멍 2.7 cm; 무게 57.21 g)으로 입혀져 있는데 동물다리의 모습이다. 목제 손잡이에 비늘모양으로 새겨져서 손잡이를 덮은 금박에 찍혀서 비늘 모양이 표현되었다. 금판 안쪽에 두 개의 구멍이 있어 핀으로 나무에 고정되었다. 이음새 부분은 바닥쪽으로 향했다. 손잡이 끝 부분은 타원형 판으로 마감되었고, 금판에는 붉은색 안료로 칠한 자국이 남아 있다.

 

 

 

 

그림 1. 아르잔-2호 무덤방 5호 출토 나무용기

 

 

 

 

그림 2. 아르잔-2호 무덤방 5호 출토 나무용기(그림1과 동일)

 

목제용기가 출토된 지점과 멀지 않은 곳으로 무덤의 북서벽 부근에서는 향나무제 뚜껑2점도 확인되었다. 뚜껑 중 큰 유물(그림 3-5)(직경 4.8cm, 높이 2cm)은 목제용기 부근에서 유기물질 흔적이 남아 있는데, 뚜껑의 용기로 사용된 그릇이다. 가죽이나 양모로 제작된 직조물로 된 용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자리로 9개의 구멍에 목제못이 삽입된 채 확인되었는데, 아래 용기의 입구와 크기를 맞추기 위한 것(그림 4-4)이다. 목제뚜껑(직경 2.9cm, 높이 2.1cm)(그림 3-4)도 출토되었다.

 

 

 

 

그림 3. 아르잔-2호 무덤방 5호 출토 1-청동제 그릇, 2- 나무 조각, 4,5-목제뚜껑, 3: 금박

 

 

 

 

그림 4. 아르잔-2호 무덤방 5호 출토 목제뚜껑(3,4)

 

 

아르잔-2호 무덤방 5호에는 목제용기 외에도 미니어쳐 청동제(그림 3-1, 그림 5-4), 석제 그릇(그림 5-5,6)이 확인된다. 이미 청동으로 된 솥이 무덤구덩이와 무덤방 사이에서 출토되었으나, 청동으로 된 그릇이 한 점 더 있다. 무덤의 북동쪽 구역에는 주로 그릇이 확인된다.

청동제 그릇은 한쪽에만 손잡이가 달린 것인데 입구의 직경이 5.5cm, 높이가 2.2cm로 매우 소형이다. 무덤에서 확인되는 소형의 그릇을 명기(冥器)라고 부르는데, 미니어쳐로 생각하시면 된다.

 

 

 

그림 5. 아르잔-2호 무덤방 5호 출토 청동제 그릇(4)과 석제 그릇(5,6), 3번은 본 포스팅과는 관련없으나, 주인공 여성의 구슬이다.

 

무덤의 북서쪽 벽에서 석제그릇(그림 5-5) 2점이 출토되었다. 회색빛을 띄는 사암제(구경: 입지름: 11.2cm, 너비 8.7cm, 높이 1.cm)로 편평한 모양이다. 석제 그릇에는 식물이 담겼던 흔적이 남아 있다. 석제그릇의 모양은 전체평면형태가 ‘S’자에 가까운데, 남성 칼집에 붙어 있던 금장식이라던지 곡선형태의 문양은 무덤에서 대유행 했던 문양이다. 석제그릇은 일종의 향로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평면형태가 둥근 석제 그릇 1점(그림 5-6)(입지름 12.5cm, 높이 3cm)도 사암제로 만들어진 것인다. 바닥은 둥글다. 한쪽벽면에 붉은색 직조물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 석제그릇을 포장한 붉은색 주머니였을 가능성이 있다.

 

무덤방 5호 외에도 이미 소개한 무덤방 20호에서도 목제용기의 손잡이로 추측되는 뿔 손잡이가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25호에서도 목제용기가 있다. 하지만 이 용기는 무덤방 5호와 20호와 같이 손잡이를 따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나무를 처음부터 깍아서 만든 것이다.

 

사실 필자는 손잡이가 하나 달린 목제용기가 매우 중요한 유물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설명한 기원전 5세기대의 유적인 얼음공주 무덤이라고 불리는 아크 알라하-3유적 및 파지릭 유적등 파지릭문화(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알타이 지역문화)의 유적과 아르잔-2호는 같은 스키타이 문화권으로 묶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마구 및 굴레장식, 동물문양장식도 차이가 있다.

그런데 손잡이가 하나 달린 목제그릇은 파지릭 2호분에서도 출토되었다고 한다(필자가 파지릭 유적을 소개하면서는 보지 못했는데 다른 곳에서 발표되었다). 손잡이가 동물다리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아르잔-2호 보다 훨씬 늦은 울란드릭 유적(기원전 4세기)에서도 비슷한 손잡이가 달린 목제그릇이 출토된다.

손잡이의 모습은 다르지만 앞서 소개한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도 호랑이 2마리가 표현된 목제그릇이 출토되었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스키타이 문화권 중에서 알타이 지역의 일종의 지역문화를 파지릭 문화라고 한다. 이들 무덤은 구덩이를 파고 그 아래에 나무방을 만들고 인간과 말을 함께 묻었다. 앞에서 살펴본 얼음공주 무덤인 아크 알라하-3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무덤마다 무덤방의 구조는 차이가 있지만 인간과 말을 멀리 묻지 않고, 같은 구덩이에 함께 묻었다.

 

그런데 스키타이문화라고 하면서 이 보다 더 오래된 아르잔-2호의 무덤방 안에는 주인공 남녀만 확인되었다. 어제 살펴본 돌판 위에 말 그림이 있었는데 그것으로 ‘퉁’ 친것일까?

 

물론 아니다. 이미 무덤구조를 살펴볼 때 장례식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말의 의식이 있었고 말무덤이 따로 있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 무덤방인 5호와 가장 가까운 곳인 2호에서 안장이 확인되면서 말이 묻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무덤이라고 일컬어지는 16호는 특별한 무덤이다. 왜냐하면 나무로 무덤방을 만든 경우가 주인공 무덤 5호, 무덤방 2호, 9달된 어린아이의 무덤 외에는 전부 돌로 만들어졌다. 주인공 무덤방을 나무로 만들었으니, 나무가 특별한 소재 임을 알 수 있다. 아르잔-1호와는 전혀 다르다. 거기는 나무를 펑펑 썼고(통나무 6000개 이상), 여기는 아주 아껴서 나무를 썼다. 요즘도 곧게 뻗은 나무는 매우 비싸다. 가장 비싼 건축재료라고 들었다.(남대문 복원때 문제가 생긴것도 나무였다.  나무 때문에 문제가 생겨서, 자살하신 분도 있다.....)

 

주인공 무덤방 5호와 같은 건축재인 나무를 쓴 무덤방 16호에는 말이 14마리 묻혔다(그림 6). 무덤의 남동쪽에 위치하는데 남동쪽 구역에서는 유일하게 스키타이 시대의 구조물이다. 말무덤은 우선 돌판으로 만들어졌는데, 구덩이를 파지 않고 지상 위(그림 1, 2-2,3)에 올린 것이다. 돌판을 드러내자 나무덮개(그림 2-2, 3)가 드러났다.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구조는 대략 알 수 있었다. 우선 가로 방향으로 2~3m 간격으로 통나무를 배치하고 그 위에 세로방향으로 돌 상자를 채웠다. 나무덮개는 돌상자 전체를 덮었다(그림 3).

 

 

그림 1. 아르잔-2호 무덤방 16호

 

그림 2. 아르잔-2호 무덤방 16호의 돌 덮개 및 16호의 단면도(2,3), 3번 그림에서 나무바닥은 만들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림 3. 아르잔-2호 무덤방 16호, 돌 덮개 개방 후

 

나무 덮개를 열자 14마리의 말이 배를 바닥으로 향하고 사지를 구분린 채 확인되었다(그림 4). 말 1,2는 가장 남쪽, 그 위쪽으로 2~5번 말 4마리, 그에 이어서 6~8번 말(그림 6-2), 가장 북쪽에는 9~14번 말이 배치되었다. 배치된 상태에 따라서 말의 장식이 차이가 있지 않고 모든 말이 같은 장식이었다.

 

그림 4. 아르잔-2호 무덤방 16호 출토, 마구

 

청동재갈(그림 4-6)(길이 18.7 cm, 폭 2.8 cm, 두께 0.9 cm)과 재갈멈치(그림 4-7,8)(길이 15.8 cm, 너비 0.9 cm), 청동으로 된 원뿔모양의 장신구(그림 4-4,5; 9~14), 꼬리(그림 4-2, 그림 5-2)와 갈기(그림 4-1, 그림 5-1)를 장식하는 금판장식이다.

 

갈기장식(길이 12.7cm, 너비 4.5cm, 두께 0.03cm; 무게 8.92g)과 꼬리장식(길이 8.3 cm, 폭 2.3 cm, 두께 0.03 cm; 무게 3.88 g)을 제외하고 모두 청동제이다.

청동제 재갈과 재갈멈치는 거의 사용되지 않은 것이다.

 

 

원뿔모양의 장식은 두 종류가 있는데, 재갈과 재갈멈치와 마찬가지로 가죽끈의 흔적만 남아 있다. 이 원뿔모양 장식이 모든 말에서 확인되지만 위치가 제각각이어서 정확하게 추정할 수는 없다. 다만 재갈과 재갈멈치에서 연결된 굴레의 끈을 연결부위를 이어주는 매듭 혹은 장식으로 생각해 볼 수 없다.

 

이외에도 말 머리에서 떨어진 채 확인된 청동제 장신구(그림 4-3)(길이 5.1cm, 너비 1.4cm, 두께 0.3cm)가 있다. 주몰로 제작되었고, 구멍이 있어서 어딘가에 달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림 5. 아르잔-2호 무덤방 16호 출토, 8번 말의 마구(그림 4와 동일)

 

 

그림 6. 아르잔-2호 무덤방 16호, 말(1-말의 출토상태, 2-나란히 배치된 3마리 말, 3-말의 두개골과 주변에서 확인되는 말 장신구, 4-말의 엉덩이 부위, 꼬리를 장식했던 금판이 눈에 띈다)

 

아르잔-2호 무덤방 16호 출토 말 14마리는 모두 같은 마구 및 장신구가 출토되었다. 이 점은 파지릭 5호분과 차이가 있다. 파지릭 5호분에는 가장 아래에 들어간 9번 말은 마면까지 썼고, 실크로 된 안장덮개가 세트로7 가장 화려하게 치장되었다. 다른 말도 안장이 있는 말과 없는 말이 있었다.

 

2020/04/13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5호분] -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의 무덤 속 동물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의 무덤 속 동물

시베리아의 알타이 산맥 가운데서 해발 1500m 파지릭 계곡에는 2500년 전 무덤이 남아 있다. 2500년 전 알타이에는 무덤 안에 말을 함께 매장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파지릭 유적에서도 예외가 아니��

eastsearoad.tistory.com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700년 전 시베리아의 투바에서는 직경 80m의 거대한 무덤이 축조되었다.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제례의식을 알 수 있는 제단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의례복합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주인공의 무덤방인 5호에는 금속제로 만들어진 유물이 출토되는데, 금, 청동, 철제품이 모두 확인된다.

 

특히 주인공 남녀 모두 철제로 만들어진 철검과 철칼이 있고 남성은 체칸이라고 불리는 전투용 도끼도 사용했다. 여성무덤에서 투부와 활과 화살이 발견된 경우는 없다. 그런데 철검과 철칼에는 주로 새의 날개를 형상화 한 것으로 보이는 소용돌이 문양 혹은 나선형 문양이 금으로 장식되었다. 투부와 화살촉에도 나선형 문양은 장식되었다.

 

나선형문양이 새의 날개를 형상화 했다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새가 필요하다.

 

그럼 실제 새 모양과 비슷한 유물이 발견된 곳은 없을까?

 

무덤방 5호는 아니지만, 나무방을 만든 또 다른 무덤인 2호에서 출토된다. 무덤의 북쪽에 위치하고 구덩이 안에 나무 무덤방(1.4 × 1.8m, 깊이 1.2m)을 설치했다. 통나무로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를 직경 15~20cm의 통나무로 덮고 다시 그 위를 석판으로 덮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무덤방과 구덩이 사이에는 수직으로 돌을 세워서 구덩이와 무덤방 사이의 빈공간을 채웠다(그림 1-1,2).

 

무덤방 바닥은 납작한 나무판을 깔아서 만들었다. 무덤에서는 인골은 확인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나무판을 드러내자 유물이 출토되었다는 점이다(그림 1-6).

 

그림1. 아르잔-2호 무덤방 2호

 

대부분 금판으로 제작된 유물인데, 새의 머리모양(그림 2-2), 물고기모양(그림 2- 1,3), 을 형상화 한 것, 긴 막대 모양의 금판(그림3-1)이 출토되었다. 나무로 제작된 유물들도 확인되는데 청동조각이 붙은 것(그림 3-4)과, 금판이 붙은 유물(그림 4)이 있다.

 

그림 2. 아르잔-2호 무덤방 2호 출토품1

 

그림 3. 아르잔-2호 무덤방 2호 출토품2

 

 

그림 4. 아르잔-2호 무덤방 2호 출토품3

 

모든 유물이 상태가 매우 않 좋지만 특히 목제품(그림 3-2, 그림 4)은 상태가 좋지 않다. 그런데 이 유물은 무엇이었을까? 나무로 된 유물은 목제 안장의 일부로 생각한다. 목제품 가운데서 금판이 남아 있는 유물(그림4-1)은 아크 알라하 3유적, 아크 알라하 1유적에서 출토된 안장덮개에 부착되었던 물고기의 장식에서 비늘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고기모양 장식은 파지릭 유적 뿐 만 아니라 아크 알라하 1 유적에서 모두 안장덮개의 장식이었다. 또 다른 예는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미라 우측 다리에 문신이 물고기 문양이었다. 

 

2020/02/1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2500년 전, 말 안장 덮개와 그리핀 그리고 물고기

 

2500년 전, 말 안장 덮개와 그리핀 그리고 물고기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는 ‘말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에서 말 9마리가 묻혔다. 7마리분의 마구가 확인되었는데 5마리는 착장된 채 였고, 2벌은 말 옆에서 확인되었다. 말을 부리는

eastsearoad.tistory.com

2020/03/1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2호분] - 2500년 전 알타이의 남성미라

 

2500년 전 알타이의 남성미라

스키타이 문화에는 사람이 죽으면 미라로 처리하는 장례풍습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필자가 나름 자세하게 공개했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서울과 부산에 다녀간 적인 있는 시베리아의 ‘

eastsearoad.tistory.com

 

 

 

그림 5. 아르잔-2호 무덤방 2호 출토품(그림 2-1과 동일)

 

새(그림 2-1, 그림 5-1)(높이 3.8cm, 길이 3.8cm, 너비 4.9cm, 두께 0.03cm, 무게 5.78g)는 머리를 날개쪽으로 뒤돌리고 있는 상태이다. 어떤 새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스키타이문화에서 가장 일반적인 새는 독수리이다. 새머리모양의 금박은 그 아래에 목제로 된 구조물이 따로 있었고 이를 덮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에 금속제였다면 남아 있었겠죠? 새머리 금판 덮개의 형태로 모아서 아래에는 어떤 원판형의 용기와 같은 물체가 아닐까?

 

 

필자가 무덤 2호는 애매하다고 한 부분이 인골과 동물뼈가 없는 상태에서 무덤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다. 발굴자들은 일단 유물을 안장의 구조물로 해석하면서 말이 매장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나무로 무덤구조물을 만들었다면 인간도 함께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무덤의 상태가 좋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가 설치류 때문이라고 한다. 쥐가 파 통나무 목재를 손상시킨 흔적이 많다.

수수께끼 같은 무덤방이다...나무바닥아래에 유물을 두다니...예나 지금이나 바닥 아래에 뭔가 넣어두는 것은...계획된 일이다. 

 

아르잔-2호 무덤방 2호의 바닥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알타이의 투바공화국에는 직경 80m가량의 대형 무덤인 아르잔-2호가 발굴되었다. 무덤은 2700년 전 스키타이 문화의 무덤인데, 스키타이 문화도 지역의 범위와 시간대가 매우 넓어서 지역과 시간에 따라서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아르잔-2호 보다 먼저 발굴된 아르잔-1호를 묶어서 우육문화라고 한다. 이 지역이 위치한 곳이 해발 1050m의 우육고원이고, 이곳에 흐르는 강 이름도 우육이다.

 

아르잔-2호는 무덤 1기가 아니다. 무덤을 애워 싼 호석(무덤의 경계를 돌린 돌벽)안에는 26기의 무덤방이 있는데, 그 중에서 5호 무덤은 주인공 남녀의 무덤이다.

무덤방은 나무를 짜서 만든 2중의 무덤방이다. 외부의 무덤방을 1차(3.68 × 3.41m)라고 부르고 내부의 무덤방을 2차(2.58 × 2.42 m)이라고 하자. (물론 반대로 외부를 2차로 명명할 수도 있지만 발굴할 때 먼저 발견된 것이 빠른 숫자를 붙이는게 좋다. 안에 몇 개가 있는지 모르는게 아닌가? 이는 층위발굴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위의 층이 1층이 되는 게 안 헤깔린다. 나중에 고치다가 얼마나 많은 오류가 생길지 모른다. 바깥의 것을 1차라고 하는 것이 헤깔림 방지차원에서 좋다).

 

 

내부의 2차 무덤방 바닥에는 12개의 통나무를 사용했는데, 가장자리는 큰 통나무를 이용했고 안쪽의 10개는 상대적으로 직경이 작은 통나무를 이용했다. 2차 무덤방의 벽은 바닥통나무를 제외하고 4개의 통나무를 쌓아 올렸다. 쌓아 올린 통나무를 해체하고 유물을 수습하고 난 가장 바닥모습이 그림 1이다.

 

 

 

 

그림 1. 아르잔-2호의 무덤방 5호의 바닥면. 동쪽의 통나무 안쪽면이 반대편에 비해서 곧지 않다. 끌같은 도구로 조심스럽게 긁어냈다. 그림3에서 확인.

 

그런데 그림 1에서 바닥면의 시작이자 벽면의 시작이 되는 2차 무덤방의 동쪽 통나무 안쪽면에 반대면과 달리 곧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답은 그림 2에 있다.

 

아르잔-2호의 무덤방 5호의 2차 무덤방은 통나무관 없이 관의 역할을 한다. 관 바닥에는 유물이 빼곡하게 들어가 있었는데, 동쪽벽에는 고리트(화살통)과 투부(전투용도끼)가 놓여 있다. 그것을 놓을 공간확보를 위해서 무덤방 벽을 휘어지게 잘라내었을 가능성(그림 3)이 있다.

 

 

 

그림 2. 아르잔-2호의 무덤방 5호, 주인공 남녀와 출토 유물, 번호는 표의 번호와 일치한다.

 

 

 

 

그림 3. 아르잔 –2호 무덤방 5호의 2차 통나무의 가장 아래면. 모서리에서부터 끌과 같은 것으로 다듬어서 잘라냈다.

 

그림 2에서 유물 외에도 재밌는 공간이 숨어 있다.

 

 

 

 

그림 4. 아르잔-2호 무덤방 5호의 바닥 구멍 중 1개.

 

이 구멍은 무덤벽을 지지하기 위해서 수직으로 나무기둥을 세우기 위해서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 발굴당시에는 없어진 상태였다고 한다.

 

2차무덤방 안에는 40~45세의 남성(1호인골)과 30~35세의 여성(2호 인골)이 묻혔는데, 특히 여성인골은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출토된 유물의 목록은 아래 표와 같다. 표는 참고문헌에는 없었고, 필자가 정리한 것인데, 좀 더 자세한 것도 공개할 것이다.(별꺼 아니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으나 외국어는 늘 스트레스다. 한국어도 스트레스고, 외국어는 더 스트레스다. 맨날 보는 러시아어도 어느날은 도통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별꺼 아닌게 아니라고 돌려서 말씀드리는 중이다..ㅋㅋ 특히 러시아인들은 표를 좋아하지 않는다..)

남성(1호)

출토위치

유물

재료

 

1

모자장식

금, 아말감

 

2

모자장식

금, 아말감

 

3

모자장식

금박, 아말감

 

4

모자장식

 

5

목걸이

 

6

귀걸이

황금, 터키석

 

7

호랑이장식

 

8

비드(구슬)

 

9

부츠

 

10

펜던트

(금박, 에나멜)

 

11

구슬

(납, 황금, 목제, 터키석, 호박

 

12

(황금이 입힌 철제)

 

13

고리모양 손잡이가 달린 철제, 금이 감입되어 있음

 

14

고리모양 손잡이가 달린 철제, 금이 감입되어 있음

 

15

고리모양 손잡이, 금

 

16

검집의 손잡이장식

황금

 

17

검의 손잡이장식

황금

 

18

검초 옆의 장식

황금

 

19

검초 끝의 장식

황금

 

20

시금석

방해석과 금박

 

21

원뿔모양 끈 매듭장식

 

22

시금석 끝에 다는 클립

황금

 

23

시금석 끝에 다는 구슬

황금

 

24

거울

청동 및 금, 에말, 가죽

 

25

고리트

황금과 나무

 

26

고리트장식

황금

 

27

고리트장식

황금

 

28

고리트장식

황금

 

29

고리트장식

나무, 금박

 

30

고리트장식

 

31

고리트장식

금과 은을 상감, 뼈, 청동, 철

 

32

고리트장식

 

33

고리트장식

철제와 나무, 황금과 은으로 부분사용됨

 

34

고리트장식

 

35

고리트장식

 

36

고리트장식

 

37

고리트장식

 

38

고리트장식

 

39

고리트장식

 

40

고리트장식

 

41

고리트장식

 

42

고리트장식

 

43

고리트장식

 

44

고리트장식

 

45

양모양장식이 붙은 막대기

여성(2호)

46

모자장식

 

47

모자장식

 

48

모자장식

 

49

모자장식

 

50

모자장식

 

51

모자장식

 

52

모자장식

 

53

사슴모양모자장식

 

54

귀걸이

(황금, 터키석, 아말감

 

55

귀걸이

(황금, 터키석, 아말감

 

56

구슬류

터키석, 호박, 금박

 

57

옷에 달렸던 구슬류

금, 호석, 터키석,황철광, 유리조각

 

58

옷 장식

 

59

원추형 장식

 

60

펜던트

 

61

팔찌

 

62

링 모양 클립

 

63

금, 철제

 

64

철제

 

65

송곳과 막대

청동

 

66

검의 부속품

 

67

검의 부속품

 

68

검의 부속품

 

69

검의 부속품

 

70

주머니에 달린 구슬

금박,호박, 터키석, 유리조각

 

71

모형 솥

 

72

주머니

가죽

 

73

구슬

 

74

신발에 붙은 장식

금, 아말금

 

75

목걸이

금. 목제

 

76

클립

 

77

거울

청동, 금,

 

78

구슬장식

호박

 

79

가슴장식

 

80

가슴장식

금과 아말감

 

81

손잡이 붙은 그릇

청동

 

82

그릇

석제

 

83

그릇

석제

 

84

프리즘모양의 장식

목제

 

85

장신구

금박,호박, 터키석, 유리조각

 

86

덮개

목제

 

87

덮개

목제

 

88

그릇

목제, 손잡이는 금박으로 장식

 

89

납작한 형상물

금박,호박, 터키석, 유리조각

 

90

사다리꼴 판

금박

 

91

원추모양

 

92

목걸이

목제와 금박

 

93

원추모양

금박

표1. 아르잔-2호 무덤방5호출토 유물, 김재윤작성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prev 1 ··· 3 4 5 6 7 8 9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