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서부지역은 우랄산맥의 남부지역으로 카스피해로 흘러가는 우랄 강이 흐르고 있다. 이곳에도 스키타이 문화권의 특징이 있는 유적이 남아 있는데, 인접한 볼가 강의 대표적인 필리포프카 유적과 인접해 있으며 동시대의 유적이어서 비교가능한 요소들이 있다.
필리포프카 유적의 3호에서는 골제로 만든 말탄 전사가 조각된 인간형상물이 발견되었다. 이 말탄 전사는 알타이의 전사들과는 달리 모자를 쓰지 않은 채로 표현되었다. 필리포프카 1유적의 동쪽벽에서 발견된 여성에게도 모자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탁사이-1 유적의 6호분은 이제까지 본 모자와는 다른 모자장식이 발견되었다. 모자의 프레임을 그대로 알 수 있는 유물인데, ∧모양으로 가장 높은 곳에는 동물장식이 달려 있다. 고깔모자의 프레임을 따라서 금 판으로 V를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금판은 단면을 ∪형으로 구부린 것으로 고깔모자에 착장하기 위해서 안을 비운 것이다. 상단에는 수염달린 산염소의 머리를 달았고, 금판 막대기의 끝에도 고리를 달고 그 끝에 장식판을 달아서 마무리 했다. 프레임 전체 높이가 48.9cm이다(그림 1).
그림 1. 탁사이-1 유적 6호분 고깔모자 프레임
그림 2. 탁사이-1 유적 6호분 고깔모자
고깔모자를 쓴 남성들은 모자에 장식이 붙은 모자, 단순한 고깔모자(빳빳한 재질), 축 처지는 고깔모자(상의에 붙은 것)로 구분되고 모자 없는 남성들도 종종 있다.
여성은 좀 더 복잡하다. 단순한 고깔모자 아래에 높은 가채를 쓴 머리 스타일(아크 알라하-3 유적), 원판형 목제 모자에 높게 올린 머리카락의 구조로 된 복잡한 가발장치는 파지리크 유적-2, 표트르 1세의 수집품 안에서 발견된다. 반면에 흑해지역에서는 삼각뿔 모양의 장식판을 머리에 쓰고 베일을 드리운 여성 머리장식이 카라고이데야쉬흐 유적의 삼각판을 통해서 알 수 있다(아래 포스팅). 이 외에도 체르토믈리크 유적에서도 비슷한 스타일로 추정된다.
2020.12.2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전사] - 쌍두마차 탄 스키타이 태양신
탁사이-1 유적의 고깔모자 V자형 금판 프레임은 여성이 고깔모자를 썼다는 점은 알 수 있지만 알타이 보다는 낮고 장식이 달린 유물이라는 점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유적에서 나온 목제 빗(그림 3)에는 3명의 남성이 표현되어 있는데, 전차를 타고 있는 남성 2명과 마주보고 있는 남성은 귀를 덮은 고깔모자를 쓰고 고리트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키타이 남성임을 알 수 있다. 전차를 탄 남성은 페르시아 인으로 추정된다. 목제 빗(그림 3)이라고 명명되었지만, 사실 빗의 용도보다는 영웅담에 초점이 맞추어져서 제작되었고 고깔모자를 쓴 여성과 함께 부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림 3. 탁사이-1 유적 목제 빗
여러모로 탁사이-1 유적과 필리포프카 유적은 비교할 수 있는데, 탁사이-1 유적에서는 남녀 모두 고깔모자를 썼을 수 있지만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보이지 않다. 우랄 남부지역은 유럽 스키타이 특징과 시베리아 특징이 모두 보인다는 맥락이 이 점에서도 통하는 것 같다.
참고문헌
Сдыков М.Н., Лукпанова Я.А. Ранние кочевники Западного Казахстана (на примере комплекса Таксай I). – Уральск: Полиграфсервис, 2013. – 292 с (스디코프, 루크파노바 2013, 카자흐스탄 서부의 이른 유목민(탁사이 1유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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