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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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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9.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필자는 알타이에서 발견되는 유적에서 출토되는 유물 가운데 안장의 옆에 달린 장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화려하게 꾸민다는 점에서는 일정정도 이해가 갔지만, 필요 없는 유물을 만들지 않는 알타이 사람들의 특징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원전 5세기 보다 이른 말 장식을 찾으면서 약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파지리크 유적의 5호의 9번 말은 무덤의 가장 아래에 매장되었다. 이 말은 사슴뿔이 달린 가면(그림 1)까지 쓴 화려한 말이다. 필자는 이 말 장식은 살아 있는 그리핀처럼 보이도록 꾸민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림 1. 알타이 파지리크 유적 5호의 말 가면

 

그림 2. 알타이 파지리크 유적 5호의 IX번 말 복원

 

그런데 그때는 머리만 집중했지만 전체적인 것은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가면을 쓴 말의 안장에는 양 옆으로 길게 늘어지게 장식을 붙였다. 펠트로 된 것인데, 주로 동물문양을 표현한 것이다.

이 장식은 변형된 말의 날개 표현일 수 있다. 말의 변형은 기원전 7세기 유적에서 처음 발견되는데 날개를 달면서 시작되었다.

 

파지리크 유적 5호에서 말의 가면은 IX번 말에서만 발견되는데, 이 말의 안장장식이 길게 늘어진 것이다. 말의 안장 옆에 장식을 단 말들은 있지만, 이렇게 길게 늘어지지는 않는다. 비 실용적이기 때문이다(그림 3). 아크 알라하 1유적에서는 길게 늘어진 의미심장한 말 안장장식이 발견되었다(그림 4)

 

그림 3. 알타이 파지리크 유적의 말 안장

 

그림 4. 알타이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말 안장장식

 

합성된 말은 알타이 미라의 문신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몸통은 말이지만 얼굴은 독수리, 사슴뿔이 달려 있고, 그 끝에는 새머리가 달려 있는 동물은 여러 유적에서 발견되었다(아래포스팅참고).

2022.03.05 - [스키타이 동물장식] - 기원전 일천년기 알타이 고유의 동물문양

 

기원전 일천년기 알타이 고유의 동물문양

고대 알타이에는 드넓은 스키타이 문화지역과는 좀 다른 점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동물문양장식이다. 특히 문신을 한 미라는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드넓은 스

eastsearoad.tistory.com

 

 

그런데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 남성전사는 변형된 말 그림만 문신으로 남아 있어서 다른 미라와는 차이가 있다. 그런데  지워진 머리 옆에 날개 표현도 남아 있는데 아마도 하나의 문양이었을 것이다(그림 5).

 

그림 5. 베르흐 칼쥔 II유적 3호의 남성전사

 

파지리크 5호의 남성과 여성미라는 변형된 말 문양이 문신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대신 5호 남성미라의 오른쪽 손목 위에는 변형되지 않는 말과 호랑이가 문신으로 남겨진 것이 발견되었다.

문신을 포함한 스키타이 동물문양은 지역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스키타이 동물문양은 기원전 4~3세기 흉노 사람들에게도 전해졌다. 그들은 동물장식을 집안의 상징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3. 3.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기원전 5세기 알타이에서 발견된 미라의 문신은 동물문양을 이용한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된 문양은 독수리 부리+사슴뿔+새머리+말 몸통이 혼합된 것이다. 모두 4구의 미라에서 발견되었다.

 

그림 1.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의 문신

 

그림 2.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의 손목 위 문신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여성미라의 어깨 아래에 팔목에는 3개의 동물이 그룹을 이루는 문신이 있다(그림 2). 머리가 남아 있지 않는 동물은 사슴뿔 끝에 달린 새머리는 어깨에 남아 있는 문신(그림 1-1)과 같아 보이지만 몸통과 발은 호랑이의 것이다.

 

고대 오리엔트에서 존재하는 그리핀은 맹수와 맹금의 합성을 의미한다. 러시아가 흑해지역의 스키타이 고분들을 발굴하고 출토된 유물 가운데 맹수와 맹금의 합성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합성동물들을 그리핀으로 퉁쳐서 이름 지었다. 그래서 알타이의 문신에 남아 있는 동물들도 그리핀이라고 불린다.

 

문신에 남아 있는 합성동물은 아마도 알타이 사람들의 세계관을 표현한 것일 것이다. 단순히 포식자인 동물(맹수와 맹금)만 표현하지 않았고, 당시에 중요했던 동물의 각 요소를 다 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문신에 남아 있는 합성동물(그림 1)의 처음 모습은 호랑이 몸통에 독수리 부리를 달고 있는 모습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말의 몸통으로 변화시켰다.

 

각 동물의 문양이 가장 자주사용되는 장소를 찾을 필요가 있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2. 24.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기원전 일천년기 전반에는 시베리아에서 많은 동물문양장식이 사용된다. 스키타이 문화권에 속하는 지역에서 많이 발견된다. 특히 기원전 6~5세기경에는 여러 동물을 변형시킨 그리핀 등이 알타이 유적에서 발견된다.(물론 기원전 7세기경 시베리아 투바에서 가장 먼저 발견되기는 했지만 다양하지는 않는다.)

그리핀이라고 불리는 동물은 맹금과 맹수를 결합한 것을 일컫는다. 하지만 시베리아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고 2~3마리 동물이 부위별로 결합된 것이 발견된다. 독수리와 호랑이계통이 있고, 말을 변형시킨 동물도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늑대를 변형시키키도 했다.

늑대변형은 호랑이와는 다른데 특히 주둥이가 길다. 늑대변형은 기원전 6세기 바샤다르 유적의 2호(그림 1)에서 발견된 것이 가장 이른데 말의 안장에 달아서 장식한 것이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의 안장장식

 

그림 2. 파지리크 유적 5호 남성의 굴레장식

 

그림 3.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 왼쪽 무릎 아래

 

기원전 5세기 파지리크 유적의 2호와 5호에서도 발견되었다. 5호에서는 말 장식으로 사용된 것이다(그림 2). 주둥이가 길게 표현된 점은 바샤다르 유적의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귀가 날개처럼 표저 있고 입을 벌이고 있는 점은 호랑이 머리를 표현하던 방법이다. 늑대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파지리크 유적 2호에서는 남성 미라의 무릎아래에 문신으로 발견되었다(그림 3). 이 문신은 늑대머리에 몸통이 길고, 꼬리와 다리는 호랑이의 것이다. 머리 모양은 파지리크 유적 5호(그림 2)와 유사하다.

 

문신은 알타이에서 남아 있는 미라는 대부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파지리크 유적 2호, 5호의 남녀, 아크 알라하-3 유적의 여성, 베르흐 칼쥔 II유적 3호 남성에게서 볼 수 있다. 바샤다르 유적의 주인공도 미라 처리 했을 것이지만, 남은 상태가 좋지 않아서 문신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정황 상 했을 가능성이 크다. 문신은 부분 변형된 동물문양이다. 이중에서 2호 남성은 가장 많은 문신을 했다.

 

무릎 아래에 대형 물고기와 산양, 늑대머리 그리핀을 복합해서 다리 하나에 묶어서 문신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물고기 문양 문신은 이 남성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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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17.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기원전 5세기 알타이에서 발견된 무덤 가운데 가장 높은 곳 중에 한 곳인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전사는 문신이 오른쪽 어깨에 남아 있다. 2개로 추정되는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것을 머리가 지워진 말형 그리핀이다. 인접한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여성, 파지리크 유적의 2호, 5호 남녀 모두에게서 발견된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등쪽에 남아 있는 날개의 흔적(그림 1)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재 남아 있는 미라의 문신 중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날개가 있는 동물표현은 없다.

 

합리적인 추론은 같은 시기의 남성무덤에서 발견된 동물문양 중에서 찾아 본다면 주로 투엑타 유적에서 발견되는 호랑이 얼굴 및 몸통에 독수리 날개가 붙은 그리핀(그림 2)일 수 있다. 또 다른 것은 파지리크 유적 2호에서 찾은 것인데 단순히 호랑이에게 독수리 날개만 붙은 것이 아니다. 얼굴은 독수리이고, 독수리 날개를 달고 있지만 몸통은 길게 늘인 것이고, 다리는 맹수의 다리이다(그림 3). 기원전 6세기 투엑타 유적에 비해서 훨씬 더 복잡한 문양이다.

 이 그리핀의 날개표현(그림 3)이 문신의 날개 표현과 유사하다. 베르흐 칼쥔 II유적이 기원전 5세기 임을 고려한다면 단순한 호랑이 그리핀(그림 2) 보다 파지리크 유적 안장덮개의 그리핀(그림 3)이 연대로는 더 가까울 것이다.

 

그림 1. 베르흐 칼쥔 II유적 3호 남성

 

 

그림 2. 투엑타 유적의 호랑이형 그리핀

 

 

 

그림 3. 파지리크 유적의 안장덮개, 복잡한 그리핀

 

베르흐 칼쥔 II유적 3호남성은 문신을 새긴 사람들 중에 문신의 수가 작은 편이다.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과는 대비된다. 이 남성의 좌측 가슴과 우측 무릎 아래에서 발견된 ‘심한동물문양’과 비교할 수 있다. 이 동물변형은 늑대머리를 달고 있었는데, 파지리크 유적의 안장덮개에 장식된 동물은 독수리 머리와 날개가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16.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알타이의 파지리크 유적의 2호와 5호는 여러모로 닮았다. 2호가 심하게 도굴당해서 상태는 5호 보다 더 좋지 않았지만 무덤구조나 부장유물에서 같은 시기의 무덤으로 여겨진다.

특히 5호는 마차 및 벽에 걸어둔 거대한 캐노피 등으로 인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미라의 상태도 훨씬 양호하게 발견되었다. 처음 발굴되었을 당시에 5호의 남녀 미라에는 문신은 보이지 않았으나, 2004년에 적외선 촬영 과정에서 나타났다.

5호의 남성은 좌측어깨부터 등까지 커다란 호랑이가 문신으로 확인되었다. 처음에 이 유적의 2호 남성도 같은 문양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제 밝힌 바와 같이 2호 남성의 좌측 가슴부터 등까지 그려진 동물은 심한변형동물로, 우측 무릎 아래서 발견된 동물과 같다.

5호 여성도 이제까지 발견된 미라의 문신문양 중 가장 많이 발견되는 말형 그리핀은 발견되지 않고 손목에 호랑이와 표범이 사슴을 물어 뜯는 동물투쟁문양이 그려져 있어서 차별화 된다.

그렇다면 파지리크 유적 2호와 5호의 남녀는 완전히 서로 다른 문양의 문신을 그린 것일까?

그렇지도 않은 것이 파지리크 유적 2호의 남성 오른손의 엄지에는 수탉 문양이 있는데, 5호 남성의 왼손과 오른손 엄지손가락에서도 유사한 문양이 발견되었다. 닭의 머리모양은 다르지만 2호 여성의 왼손에도 발견된다. 또 파지리크 유적 5호의 남성 우측 손목에도 말과 함께 심한변형동물로 추정되는 그림이 발견되었다(그림 1-4). 머리가 지워졌지만, 뒷다리의 발톱과 꼬리 표현, 뿔 표현 등이 2호 남성의 가슴 그림과 유사하다. 이 남성의 엉덩이 부위에도 부정확한 문신이 남아 있어서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모른다. 5호 남성의 다리에 산양이 열을 이루는 문양은 2호 남성에게도 있는 문양이다.

 

 

그림1. 손목 위의 문신

 

 

 

그림 2. 손 가락의 문신

 

 

 

종합하면 파지리크 5호 남성은 맹수 문신중에서는 호랑이와 심한변형동물장식을 모두 문신으로 그렸고, 2호 남성은 심한변형동물장식만을 그렸다. 2호 여성에게서 맹수장식은 알 수 없고 5호 여성에게는 손목위에서 발견되었다.

 

필자가 이것을 구분하는 이유는 이 사람들이 상징으로 여긴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새겨진 문신이 더 적당한 것인지, 보이는 유물이 적당한 것인지는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문신중에서 말형 그리핀은 표트르 1세의 동물투쟁문양에서 발견되는 요소도 찾았고, 심한변형동물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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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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