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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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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문양'에 해당되는 글 22

  1. 2020.02.09 시베리아 스키타이 전사 9마리 말의 얼굴꾸미개
  2. 2018.08.14 황금유물에 대한 이야기 1

 

 

시베리아 알타이 산에서도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남성전사 2명이 묻힌 1호분의 관 내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 무덤에는 1차 무덤방에는 말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얼음공주라는 별명이 있는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는 무덤방 밖에 말이 6마리 부장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무덤구덩이의 동북쪽에는 바닥과 벽은 통나무로 구조물이 있었지만 말을 묻은 곳 위에는 나무덮개가 없고, 커다란 돌과 흙을 채웠다. 파지릭 유적에서도 말 무덤이 확인되지만, 무덤방의 바깥에 있었는데, 우코크 고원의 전사들의 무덤에는 말이 안쪽에 묻혔다.

 

 

말은 화려하게 부장되었는데, 7마리만 마구와 말 꾸미개(굴레)가 있었다. 5마리는 착장되었고 2벌은 말 옆에서 확인되었다. 말꾸미개는 재갈과 재갈멈치로 구성된 얼굴 부분과 안장을 장식하는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재갈은 말을 부리는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입에 재갈을 물려야, 마부 마음대로 말을 부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재갈과 재갈멈치(그림2)는 꾸미개 라기 보다는 말의 가장 핵심적인 엔진과 같다. 그리고 재갈에 가죽 끈을 달아서 마부가 말을 부리는데, 이 끈에 여러 장식물을 부착했다. 현대의 복잡한 컴퓨터도 기술이 발전해야 디자인이 발전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끈을 그냥 달면 재미 없으니 이것저것 달아 놓은 것이다. 나무 장식이지만 금박을 입혀서 남들한테 뽐내기용으로도 딱이다. 그래서 아이러니 한 유물이 말의 얼굴을 장식하는 말 얼굴 꾸미개다. 재갈과 재갈멈치만 있어도 되지만, 또 재갈멈치도 재밌게 꾸민 것이다.

 

첫 번째 말의 장식은 그리핀이 특징이다.

말의 얼굴을 장식하는 부분에는 그리핀이 입체적인 것 6마리, 평면적인 것 9마리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1을 보면, 말 이마의 중앙과 귀 바로 아래 및 귀 아래에서 입으로 연결되는 부위에도 입체적인 그리핀 2마리가 있다. 말꾸미개를 복원하면 그림 2와 같은데, 말 이마(그림 1-2)와 그 아래에 코와 가운데 사이(그림 1-5)에도 입체적 그리핀이 장식되어 있다. 귀 아래와 입으로 연결되는 부위(그림 1-3,4)의 그리핀 4점은 모습(그림 2)이 같다.

입체적인 그리핀은 얼굴과 그 아래의 기초부분이 되는 부분을 따로 제작해서 그리핀의 목이 들고 있는 모습이다. 목 아래의 부분은 원형(그림 1-2), 날개(그림 1-3,4) 혹은 두 마리의 그리핀이 서로 마주보는 그리핀(그림 1-5)을 부착해서 만들었다.

평면적 그리핀은 두 마리가 눈과 부리를 맞대고 있으며 목이 합체되어서 전체적으로 하트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그 아래에는 대롱으로 나무가 붙어 있다.

 

그림 1.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첫 번째 말의 마구와 말꾸미개 복원도, 필자편집, 귀 아래와 입으로 연결되는 부위의 그리핀은 복원도에는 없으나,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첫 번째 말의 마구와 말꾸미개(굴레)

 

그림 3.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첫 번째 말의 평면적 그리핀

 

두 번째 말의 장식은 첫 번째와 거의 같다고 설명만 되어 있다.

 

세 번째 말의 장식은 마구와 말의 꾸미개에서 이마를 장식한 그리핀만 소개되어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마구에서 본 그리핀의 눈 보다 좀 더 크고, 부리가 더 벌어졌다. 목은 두텁지만 그에 비해서 갈기표현은 작다. 목과 날개는 따로 제작되어 착장하는 스타일로 입체적인 모습이다. 몸통은 날개와 꼬리가 표현되어 있는데, 앞서 살펴본 입체적 그리핀의 날개모양과는 다르다.

그림 4.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세 번째 말의 그리핀

 

네 번째 말의 마구와 말꾸미개는 다른 말의 그리핀 보다 크기가 작다. 입체적인 그리핀은 귀 아래와 입으로 연결되는 부위에만 달려 있는데, 그리핀 크기가 작다. 목이 짧고 부리는 길며, 눈도 크다(그림 5). 이마 중앙에는 원형의 장식판이 달려 있다. 장식판은 크기가 다른 동그라미 두 개를 겹친 모양이다. 입체적 그리핀이라고 날개 장식이 약간씩 다른 점은 앞에서 본 세 마리의 말과는 다른 모습이다.

평면적 그리핀도 같은 스타일인데, 모양이 약간씩 다르다. 예를 들면 한 점은 길면, 그 옆에 있는 한 점은 약간 작게 표현되었다(평면적 그리핀의 모양은 따로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말의 가슴팍에도 그리핀이 1점 붙어 있었다(그림 7). 전체적인 모양은 멧돼지 송곳니 모양양인데, 그리핀 모양에 맞추어서 표현해서 갈기와 머리 상투는 없지만 귀와 눈이 크고, 부리가 강조된 모습이다.

 

그림 5.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4번째 말의 말 꾸미개 복원도와 입체적 그리핀

그림 6.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4번째 말의 입체적 그리핀

그림 7.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네 번째 말의 그리핀, 전체적인 모양은 멧돼지 송곳니 모양이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말에는 그리핀 장식이 없고(그림 7, 8) 앞서 입체적 그리핀을 착장했던 곳에 백조모양의 장식이 붙어 있다. 구조는 그리핀과 유사하다. 목을 날개에서 세워서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그 표현은 그리핀과 매우 유사하지만 목과 정수리에 갈기가 없는 것이 차이가 있다. 다섯 번째 마구와 굴레장식에 붙은 새장식 옆에는 백조와 매우 유사하지만 귀가 붙은 동물이 있는데, 그리핀이다(그림 7-2). 이와 비슷한 그리핀이 표트르 대제 시베리아 컬렉션에서 야크를 늑대, 호랑이와 함께 물어뜯는 장면을 표현 적이 있다(그림 12, 그림 13, 아르타모노프 1973)

또한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7번째 말에는 평면적 그리핀을 대신해서 연꽃 모양의 장식이 붙어 있다. 7번째 말에는 새모양 장식도 없고(그림 10), 연꽃 장식으로만 이루어졌다. 이 말의 재갈 멈치 끝에도 그리핀 대신에 꽃 모양이 장식되어 있다.

 

 

그림 7.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다섯 번째 말의 마구와 굴레 복원도

그림 8.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말의 백조모양 장식(1,3)과 그리핀(2), 그리핀은 정확하게 어떤 말의 것인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림 9.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다섯 번째 말의 마구와 굴레장식(a), b는 백조모양장식(그림 8-1과 같은유물), c는 그리핀(그림 8의 2와 같은 유물) 

 

그림 10.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7번째 말의 복원도

 

그림 11. 표트르 시베리아 컬렉션, 에르미타주 소장, 황금으로 제작된 걸쇠, 벨트로 추정됨, 획득물을 두고 싸우는 그리핀, 호랑이, 늑대를 묘사함. 그리핀에 귀가 표현되었다. 

 

그림 12. 표트르 시베리아 컬렉션, 에르미타주 소장, 황금으로 제작된 걸쇠, 야크를 그리핀이 넘어뜨리는 장면. 그리핀에 귀가 표현되었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는 구슬이 연결된 연주형처럼 생긴 나무관이 출토되었다(그림 13). 마구 장식중에는 말 굴레에 끼우는 골제 버클2점이 확인되었다(그림 14). 긴 네모꼴로 사설이 바깥으로 달렸는데, 알타이의 다른 유적 중에 하나인 파지릭 유적에서 확인되었다.

 유적에서는 철제 재갈 4쌍, 청동제 재갈이 확인되었다. 철제 재갈은 마구와 함께 출토되었는데 부식이 매우 심했다. 청동제 재갈(그림 15)은 무덤에 쌓은 돌 사이에서 확인되었다. 장기간 사용한 흔적이 확인되었다. 이 재갈은 아르잔이라고 하는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과도 매우 유사하다(그랴즈노프 1980).

 

그리핀은 스키타이문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동물장식 중에 하나이다. 여러 동물이 한 동물에 합체한 하이브리드형 동물문양장식이라고 볼 수 있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첫 번째 말의 그리핀은 독수리 목에 갈기를 표현함으로써 두 마리 동물이 합체된 것을 표현했다.

평면적 그리핀은 끈을 끼우기 위해서 대롱모양을 만들고 그 상단에 그리핀을 장식했서 디자인을 챙긴 것이다. 필자의 의견이다. 그리핀을 앞으로 추적해 볼 예정이다. 

 

그림 13.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나무대롱(1)과 그림 7의 멧돼지 모양과 같은 단면과 평면의 마구장식(2), 말 무덤의 제일 위에 튀어나와 있던 유물 중에 하나이다.

그림 14.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골제 버클

그림 15.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적석에서 출토된 청동제 재갈

 

 

 

 

참고문헌

아르타모노프 1973, Артамонов М.И. 1973 : Сокровища саков. М.: 1973. 280 с. («Памятники древнего искусства».)(아르타모노프 1973, 사카족의 보물)

그랴즈노프 1980, Грязнов М.П. 1980 :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Л.: 1980. 64 с(그랴즈노프 1980, 아르잔, 초기 스키타이문화의 차르 무덤.)

폴로시막 1994, Полосьмак Н.В. 1994 : «Стерегущие золото грифы» (ак-алахинские курганы). Новосибирск: 1994. 125 с (폴로시막, 1994, 금을 지키는 그리핀(아크 알라하 무덤)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gold)...번쩍거리는 것.

필자는 반짝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필자가 첫 논문을 쓴지 14~16여년 고고학을 연구하고 있지만 황금과는 전혀 관련 없는 시대를 쓸고 닦아써 지금까지도 쓰고 있다. 그리고 계속 쓸 것이다.

 

그런데 머릿속에 맴돌던 주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에르미타쥬 박물관과 시베리아 연구소에서 본 황금유물이다.

 (한국에서 황금이 출토되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 이후의 일이다.이에 대해서는 동아시아는 옥을 귀하게 여겼다고 하는 일각의 의견과 동이위지전의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명분없는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

 

 시베리아에서는 이미 기원전 9세기부터 철기시대 였으며, 기원전 5세기가 되면 황금유물이 출토되기 시작한다. 이름 하여 스키타이문화 혹은 스키타이 세계라고도 한다.

이 문화를 상징하는 세 가지 아이덴티티가 확인 되는 유물이 유라시아 각 지역에서 확인된다. 이를 엮어서 스키타이 세계라고 한다. 그 범위는 어마어마하게 넓은데 흑해부터, 중국 요서지역까지 포함됨다.


박물관의 건물칭찬만 하다보니 그리고 블로그가 너무 재미없는 것도 같아서

새로운 주제를 좋아하는 필자는 황금유물을 하나씩 소개해 보고자 한다.(아마도 어느날 이걸로 논문을 쓰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아련히..)

 

사진의 그림은 흑해북연안의 쿨오바Куль-Оба, Kul'-Oba라고 하는 무덤에서 출토된 동물장식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사슴이다.

사슴의 뿔이 멋있는 걸로 보아서 숫사슴이다.

그런데 더 자세하게 보면 눈에는 칼을 그렸고, 몸통에도 여러 동물을 표현했다.


왼쪽부터 살펴보면


가장 왼쪽은 상상의 동물 그리핀 이고, 중간에 놀란 표정의 동물, 그 옆에는 사자가 있다.


사자는 시베리아에 서식하는 동물이 아니다. 즉 시베리아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동물장식인데, 그런데 스키타이 문화에 간혹 있기도 하다. 흑해연안에. 그리스와 페르시아와 가까운 곳에.

 즉 사자는 흑해 혹은 코카서스 산맥의 남쪽 지역과 관련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핀은 스키타이 문화의 대표적인 동물문양이지만, 이 그리핀은 페르시아의 것과 가깝다. 시베리아에서 나오는 그리핀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나중에 유물로 설명하겠다.


사자와 그리핀 사이 중앙에 있는 동물은 확실하진 않지만 유제류인건 확실하다. 굽이 있다.


그리고 숫사슴의 목 아래에는 표범이 표현되어 있다. 스키타이 문화에서 표범문양은 주요장식중에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숫사슴이 다리를 웅크리고 있는 것도 특징중에 하나이다.

 

이 유물은 31cm가량 크기이다. 화살통 장식판이다. 아마 뒤를 돌려보면 매달 수 있는 꼭지가 있을 것이다.

출토된 무덤은 기원전 5~4세기로 파악되고 있다.

 

황금사슴장식은 스키타이 문화의 세가지 아이덴티티 가운데 하나인 동물문양장식이다. 동물문양장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사슴문양이다. 동물문양장식은 단독유물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어딘가를 장식해서 아주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 유물은 흑해연안에 위치한 무덤출토품이다. 그러나 이 유물이 출토되는 스키타이 문화의 시작점은 시베리아 정중앙에 위치한 곳이다. 기원전9세기!!!!



  이곳에서 쿨오바 유적을 찾아보기 바란다...표시하기 보단 찾아보는 재미를 위해서.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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