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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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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서부의 키리크-오바 II 유적은 우랄 강변과 가깝고 탁사이-1 유적, 필리포프카 유적과 인접한 곳이다. 모두 우랄 남부에 위치한 유적이다. 키리크-오바 II유적에서 26기의 무덤이 발견되었다. 같은 유적 내에서도 무덤 구조가 다르게 만들어진 점은 매우 흥미롭다.

 

15호쿠르간(직경 40m, 높이 1.1m)에서는 매장 주체부를 점토벽(너비 4~5m,높이 0.5m)이 둘러싸고 있다. 점토벽 상단의 북편과 동북편에는 제물로 바쳐진 동물의 뼈가 대량 발견되었다. 육각형으로 둘러싸진 점토벽 안에는 연도(무덤의 복도시설)가 있는 목조 구조물이 발견되었는데, 땅을 파지 않은 지상식으로 목조구조물 아래에도 점토로 바닥을 만들었다. 나무로 된 무덤방으로 위쪽에 폭이 10~25cm인 목재가 열을 지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연도의 입구에는 말의 시신이 4구 이상 있었고, 식물로 만든 깔개가 부식된 상태로 발견되어 있다.

 

그림 1. 키리크-오바 II유적의 15호

 

16호 쿠르간에서는 무덤구덩이를 판 것으로 기다린 복도형 입구가 있고 비슷한 구조가 12호 분에서도 발견되었다. 18호 쿠르간은 무덤구덩이를 파고 연도를 설치한 것으로 주인공 외에도 시신 여러 구가 더 발견되었다. 1호묘 주인공(그림 2-2) 피장자 주변에는 접시, 각배, 토르크형 목걸이, 솥 등이 발견되어서 다른 피장자와는 사회적 지위가 달랐을 것이다. 3호묘와 4호묘에는 구덩이를 따로 파고 말 1필과 피장자를 묻었는데, 주인공과 함께 철검을 부장했다.

 

그림 2. 키리크-오바 II유적의 18호와 출토유물, 1-18호 평면도, 2-1호묘의 피장자, 3~10: 1호묘 출토유물

 

그림 3. 키리크-오바 II유적의 18호의 3호묘(상단)와 4호묘(하단), 상단의 3,4, 45-철제품이고, 그 외는 청동제, 하단의 2~4: 철제품, 5: 토제, 그 외는 청동제

 

그림 4. 키리크-오바 II유적의 쿠르간 배치도

 

키리크- 오바 II유적은 일렬로 무덤이 나란히 서 있어서 규칙성이 있어 보이지만 각 쿠르간 마다 무덤의 구조가 다르다. 이웃한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도 이와 같은 특징이 있었다. 특히 필리포프카 유적의 1호와 13호에서도 매장주체부를 점토벽으로 둘러쌓았던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목조구조물이 남아 있었다. 이 유적에서는 매장주체부를 위한 구덩이를 파기는 했으나 깊지 않으며 연도가 있었다. 1호에서는 점토벽으로 둘러싼 중심 매장부와 달리 쿠르간의 동쪽에 깊게 판 수혈에 여성 무덤이 따로 숨겨진 채 남아 있어서 약간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심매장부를 만드는 방법은 같다.

 

2020.11.1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필리포프카 유적] - 남부 우랄 스키타이의 무덤 속...

 

남부 우랄 스키타이의 무덤 속...

남부 우랄의 필리포프카 유적에는 25기의 무덤이 약간은 동에서 서로 무질서하게 배치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V’자형이지만, 이를 벗어난 무덤도 여러 기 존재하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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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필리포프카 유적의 7호와 8호에서는 점토벽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무덤구덩이의 형태도 달라서 같은 유적에 구조가 다른 쿠르간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11.1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필리포프카 유적] - 우랄 남부 스키타이 전통의 그리핀

 

우랄 남부 스키타이 전통의 그리핀

우랄 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는 1호에서 고대 이란의 페르시아 유물인 금제 항아리와 은제 각배 등이 출토되기는 했으나, 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지역의 유물이었다. 입이 과도하게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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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크-오바 II유적과 필리포프카 유적의 특징으로 볼 때, 볼가~우랄 강 유역에 있던 스키타이 문화권의 지역문화인 사우로마트-사르마트 문화의 특징일 수 있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Гуцалов С.Ю. Погребальные сооружения могильника Кырык–оба II в Западном Казахстане // Российская археология. – Москва: Наука, 2010. – № 2. – С.51–66(굴차로프, 2010, 카자흐스탄 서부의 키리크-오바 II유적 무덤구조)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유라시아 초원의 중간지대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에는 스키타이 문화가 영유되었던 시기에 매우 다양한 무덤이 발견된다. 카자흐스탄 중부지역에서도 ‘유사 쿠르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무덤이 만들어졌다. 외형은 크지만, 매장주체부에는 관 조차 만들지 않은 무덤이 발견되는데, 대표적인 유적이 세렉티-1 유적과 같은 곳이다. 카자흐스탄 연구자들은 엘리트의 무덤이라고 하는데, 지역의 엘리트 일 수 있지만, 왜 쿠르간을 제대로 만들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앞서 소개한 카자흐스탄 서부이자 우랄 산맥의 남쪽에 위치한 탁사이-1 유적과 가까운 곳에는 ‘키리크-오바’ 유적이 있다. 자이이크 강변에 위치했다고 하지만 사실 우랄 강변의 유적으로 보는 것이 문화적 의미로써 더 가치가 있다.

더보기

카자흐스탄은 러시아로부터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역사가 많이 이용된다. 그들 입장에서는 이해는 가는데, 좀 자연스러울 필요가 있다.  문화의 지역적 구분, 연대도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서 억지스럽다.

https://www.google.com/maps/d/u/0/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www.google.com

 

키리크-오바 II유적에서는 금제 드리개(그림 1, 그림 3-14)와 원형 맹수장식(그림 2)이 발견되었다.

금제드리개는 탁사이-1 유적의 여성과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가장 포인트가 되는 부분은 원뿔 모양이다. 원형 맹수장식은 동물이 이빨을 다 드러낸 것으로 아르잔-1호의 맹수장식과 자세는 같지만, 대상이 된 동물은 다르다.

원형 맹수장식은 2호 쿠르간 뿐만 아니라 18호 쿠르간에도 출토되었고, 같은 얼굴을 한 맹수장식이 15호 쿠르간에도 재갈멈치의 끝장식으로 발견된다. 늑대로 볼 수 있는데, 유적을 상징하는 동물일 수 있다. 평지에 위치한 유적에서는 발견될 수 있는 동물이다.

 

그림 1. 키리크-오바 II유적 15호분(쿠르간)의 3호묘

 

그림 2. 키리크-오바 II유적 2호분(쿠르간)

 

그림 3. 키리크-오바 II유적 15호분 출토 유물, 1-12, 화살촉, 13- 거울, 14-드리개, 15-18: 장식판, 19-칼의 손잡이, 청동(1~13), 금(14~18), 뼈(19)

 

키리크-오바 II유적은 탁사이-1 유적의 여성처럼 어떤 특정 인물이 크게 조명되지는 못했지만 26기의 쿠르간이 일렬로 배치되면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제까지 소개한 카자흐스탄 서부에 위치한 유적에서는 처음 보이는 현상이다.

이 유적과 5km 떨어진 키리크-오바 I유적은 고분 3기로 구성되었다.

 

키리크-오바 II유적이 탁사이-1 유적 여성처럼 특정인물이 조명받지 못하는 것은 무덤의 구조와 피장자의 장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탁사이-1 유적 6호 쿠르간에는 2명의 여성은 목이 잘린 채 묻혀서, 주인공과 차별되었다. 하지만 키리크-오바 II유적의 15호 쿠르간에서는 인골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고, 18호는 여러 구가 한 무덤 안에서 발견되었다. 그런 점에서 탁사이-1 유적의 여성은 그 당시에 지역에서는 꽤 영향력이 있었던 인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카자흐스탄 중부지역과 마찬가지로 카자흐스탄 서부에서 발견되는 무덤도 매우 가깝게 위치하지만 무덤의 구성 뿐만 아니라 구조, 출토유물은 차이가 크다.

 

 

참고문헌

Гуцалов С.Ю. Погребальные сооружения могильника Кырык–оба II в Западном Казахстане // Российская археология. – Москва: Наука, 2010. – № 2. – С.5166(굴차로프, 2010, 카자흐스탄 서부의 키리크-오바 II유적 무덤구조)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초원의 초기 철기시대 스키타이 문화권 가운데서 가장 중앙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에는 다양한 무덤구조가 발견된다. 카자흐스탄 우측에 위치한 알타이 및 투바지역은 스키타이 문화권의 동부, 흑해지역은 대략 서부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양 지역 무덤이 몇 개의 형식으로 정해지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카자흐스탄 중부 지역에 흐르는 자를리 강변의 누르켄-2 유적에서는 연도가 있는 무덤이 발견되었다. 무덤의 입구와 연도, 매장주체부를 구분해서 돌로 덮어서, 무덤의 구조가 잘 드러난다. 이 유적과 가까운 곳(직선거리 5km 이내) 세렉티-1 유적에서는 또 다른 무덤 구조가 발견되었다.

https://www.google.com/maps/d/u/0/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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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상으로 드러난 직경은 50m로, 가장 상부는 돌로 덮은 것이었지만, 그 내부는 좀 복잡하다. 무덤구덩이는 장방형이고 연도(길이 2.75m)가 서쪽으로 있는 모습의 매장주체부이다. 그러나 입구는 봉분과 연결되지 않았다. 매장주체부에는 돌과 함께 흙을 채웠고 그 상부를 점토 덩어리로 덮었다(직경 34m, 그림 1의 평면도와 단면도 참고). 점토덩어리로 채운 경계와 떨어진 곳에 호석을 둘렀는데, 그 곳을 기준으로 한 직경 45m이다.

 

그림1. 세렉티-1 유적의 10호 평면도와 단면도

 

세렉티-1 유적에서 ‘연도(무덤안의 복도)’라고 불리는 시설은 입구와 연결되지 않아서 실제로 연도인지는 의문스럽다. 카자흐스탄 연구자들은 연도라고 분류했다.

 

그림 2. 세렉티-1 유적의 점토 덩어리

 

특이한 점은 무덤 내부를 채운 점토 덩어리이다(그림 2). 1960~70년대 발굴된 타스몰라 문화에서는 보고된 바 없으나, 2000년대 이후에 발굴된 유적에서는 점토덩어리가 무덤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었다.

 

세렉티-1 유적, 탈디-2 유적, 나자르-3 유적 등 카자흐스탄 중부지역에 위치한 많은 스키타이 시대의 많은 유적에서 발견되는 무덤축조 재료 중에 하나이다. 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건축재료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돌을 구할 수 없으니, 대안일 것이다.

 

이 무덤의 매장구덩이는 길이 3m, 깊이는 0.25m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무덤구조물을 특별히 만들지 않았고, 매장구덩이 안에 납작한 석판을 구덩이 중앙에 세워 놓았다. 아마 더 이상의 무덤구조물은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연도는 단을 만들어서 무덤바닥으로 내려 가도록 되어 있다(그림 3). 바닥에서는 뼈로 만든 빗, 철제품, 청동화살촉(그림 3-2~4)이 나왔다.

 

그림3. 세렉티-1 유적의 무덤구덩이(1)와 출토유물(2~4)

 

세렉티-1 유적을 보면 매장주체부 보다는 무덤을 크게 만드는데 더 주력했다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직경 50m, 높이 3.9m로 만들기 위해서 점토 덩어리를 대량으로 써서 무덤을 높고 크게 만들었다. 인접한 누르켄-2 유적과 불과 5km 내외에 위치했으며, 동시대의 무덤인데, 이렇게 외관과 내부구조가 다른 무덤이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참고문헌

 

Бейсенов А.З. Дромосные курганы сакской эпохи на реке Жарлы (Центральный Казахстан). // Самарский научный вестник. – Самара: СГСПУ, 2016б. №3 (16).– С. 77–86. 베이소노프 2016, 카자흐스탄 중부의 자를리 강에 위치한 사카시대의 연도가 있는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유라시아 초원의 중간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지역에 위치한 스키타이 문화의 여러 무덤은 각 지역 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카자흐스탄 동부인 산악지대와 인접한 지역은 그래도 유적간의 공통성이 있지만, 카자흐스탄 중부와 서부 지역은 유적 마다 공통성이 빈약하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하다. 스키타이 문화권의 동부(시베리아)와 서부(흑해부근)처럼 어떤 특징으로 묶이지 않는다.

 

앞의 포스팅에서 카자흐스탄 중부에 위치한 스키타이 문화권의 지역문화를 타스몰라 문화라고 일컫는다고 했다. 이 문화에서는 ‘수염이 달린 고분’이 특징이라고 했는데, 고분 뒤에 길게 이어진 석열이 마치 수염과 같다고 해서 붙인 별명이다.

하지만 이런 석열이 길게 딸린 고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분도 많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 발굴된 유적은 석열이 없어도 ‘엘리트’의 무덤으로 생각되는 유적이 발견되었다.

누르켄-2 유적, 세렉티-1 유적등은 연도(무덤 입구에서 매장 주체부로 들어가는 무덤의 복도)가 있는 무덤이다. ‘연도’는 흑해지역 무덤에서도 관찰되었지만, 이 지역의 연도는 봉분 안에 설치된 것으로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 발견된 연도가 있는 무덤은 입구부터 연도, 매장주체부를 돌로 덮었는데, 각 부위만을 덮어서 무덤구조가 드러난다.

대표적인 무덤이 누르켄-2 유적이다. 이제까지 살펴본 무덤구조와는 전혀 다른데, 입구부터 지하로 들어간 연도와 무덤방의 바닥 높이가 같다. 지하라고 표현했지만 깊이 1m(2호기준)정도이고, 연도와 매장주체부까지 납작한 돌을 세워서 축조했다(그림 1-2). 매장주체부는 납작한 돌을 눕혀서 무덤 벽을 쌓아 올린 것이다(그림 1-3).

 

그림 1. 누르켄-2 유적 1호

 

그림 2. 누르켄-2 유적 2호

 


최상부의 돌로 덮힌 부분(m) 납작한 판돌로 덮힌 부분(m) 무덤방(m) 무덤구덩이(m) 연도(m)
1호 직경 41
높이 4.3
직경 38 직경 10
높이 1.15
2×2.2×0.75 15×1×0.7
2호 직경 54
높이 6.1
직경 52
3×2.75×1 11×1×0.7

 

1호와 2호는 매장주체부의 지붕 모양이 다른데, 2호(그림 2)는 천장이 둥글게 만들어진 것이다. 무덤의 벽은 역시 납작한 판돌을 눕혀서 세운 것이다. 1호와 2호 모두 판돌 위는 다시 돌로 덮었다.

 

 

무덤의 구조상 도굴이 성행 할 수 밖에 없다. 무덤을 대강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크고, 그렇다고 어떤 규칙성에 의해서 꼼꼼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도 없다. 외형만 크게 만드는 경쟁이 일어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내가 우리 아버지 무덤을 이렇게 크게 만들었다..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참고문헌

 

Бейсенов А.З. Дромосные курганы сакской эпохи на реке Жарлы (Центральный Казахстан). // Самарский научный вестник. – Самара: СГСПУ, 2016б. №3 (16).– С. 7786. 베이소노프 2016, 카자흐스탄 중부의 자를리 강에 위치한 사카시대의 연도가 있는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카자흐스탄 탁사이-1 유적의 여성 정체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무덤의 구조이다.

 

탁사이-1 유적에는 무덤이 6개 존재하는데 가장 크고 많은 유물이 출토된 6호분은 낮은 곳에 위치한다. 사실 1~5호분과 다른 계곡에 위치해서, 같은 구성원이 아닐 수 있지만, 발굴자들은 같은 유적으로 묶어서 6호분이라고 명명했다(그림 1).

 

탁사이-1 유적의 다른 유적은 6호가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여성의 무덤인 6호는 이해할 수 없는 구조이다.?!

 

무덤의 중앙구덩이에서도 동쪽벽에 치우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무덤구덩이의 중앙은 비워둔채였다. 그리고 무덤구덩이를 둘러싸고 있는 부분도 열을 아주 많이 받았고 청동이 녹은 흔적이 둘러쌓고 있었다. 일부분만 그런 현상이 발견되었다면 우연?일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무덤구덩이를 둘러쌓고 있다는 점에서 우연일 수 없고, 의례행위의 과정중에 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덤을 3겹이나 둘러쌓고 있는 붉은색과 황색의 퇴적물도 내용물은 달랐겠지만 그런 행위 중에 한 부분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었을 것이다.

 

그림1. 탁사이-1 유적의 무덤 배치도

 

 

그림 2. 탁사이-1 유적의 6호 평면도

 

탁사이-1 유적의 6호분 여성과 유사한 유물을 많이 가졌던 것으로 보이는 인접한 필리포프카 유적(지도에서 확인가능함)에는 무덤구조는 전혀 다르다. 무덤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3곳이나 있으며 지하통로를 통해서 지하로 들어가도록 된 구조이다. 무덤의 입구는 봉분 위가 아닌 측면이다. 대개 이런 무덤 구조는 한 번 무덤을 만들면 후대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흑해 지역에서 많이 관찰된다.

알타이 지역에서는 무덤구덩이를 파고 봉분을 만든 후에 따로 입구를 설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연도(무덤의 복도)가 있는 무덤구조는 나중에 다시 열 것을 염두해 두었을 가능성이 있거나 혹은 그 전통을 이어받아서 만든 무덤구조일 가능성이 크다.

 

https://www.google.com/maps/d/u/0/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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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사이-1 유적과 거리상으로는 필리포프카 유적보다 멀지만 같은 국경 내에 있는 이식 유적은 무덤구조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여러 방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으로 나무 구조물 안에서 십대 남성(황금인간)이 발견되었다. 여러 방이 있었다는 점에서 탁사이-1 유적 6호와는 다르다.

 

그래서 유라시아 초원의 중간지대에 위치한 지역에서는 알타이와 비교적 인접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무덤을 제외하고는 무덤의 특징들이 일률적이지 않다. 다만 봉분을 높이 쌓는다는 공통점은 있다. 알타이와 흑해처럼 어떤 정형성, 규칙성들이 많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제까지 필자가 소개한 베렐 유적, 실릭티 유적, 이식 유적, 탁사이-1 유적, 타스몰라 유적은 카자흐스탄 국경안에 무덤이지만 각각 다르며, 전체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볼 때 중부지역에 위치한다. [여기서 베렐 유적은 알타이 산의 자락에 위치해서,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와 유사하다.]

 

따라서 탁사이-1 유적의 여성은 자신이 살아생전 지녔던 물건 뿐만 아니라 자신이 묻힌 무덤도 아마도 재지적이거나 혹은 어떤 특정 계급의 무덤일 수도 있다. 카자흐스탄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사제(샤먼)의 신분이었을 수 있다. 특히 무덤 안에 불을 많이 썼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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