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이제까지 규모가 큰 성곽 유적만 보니 재미가 없어서, 무덤 유적 하나를 파고자 한다. ‘가이마노바 무덤 유적이다(지도에 이미 표시되어 있음). 흑해 주변의 유적에서는 워낙 흥미로운 유물들이 많이 출토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은제품은 덜 관심을 받는 듯 하다.

가이모노바 유적에서는 은제로 된 스키타이 그릇이 한 점 발견되었다. 평면형태 반원형의 손잡이가 양쪽으로 달린 그릇인데, 높이가 낮고 안정감 있는 형태이다. 드네프르강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볼가 강 유역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목제로 된 그릇이 여러점 발견되었는데 이와 같은 기형이었고, 목제그릇은 금판으로 장식된 것이었다(아래포스팅참고).물론 가이모노바 유적에서 출토된 은제 그릇의 형태는 가까운 솔로하 유적(그림 3)에서도 출토된다.

 

그림 1. 가이모노바 유적의 은제 그릇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의 무덤 1호의 감실1호 출토

 

2020.11.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필리포프카 유적] - 우랄 남부 스키타이의 목제 그릇

 

우랄 남부 스키타이의 목제 그릇

남부 우랄의 기원전 5?4?세기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이 나타나면서도 남부 시베리아 지역의 특징도 보인다. 또 이란계통의 유물 특징이 드러나서 기원전 4세기 이후

eastsearoad.tistory.com

 

 

그림 3. 솔로하 유적의 은제 그릇

 

하지만 가이모노바 유적과 솔로하 유적의 은제 그릇에 표현된 문양은 전혀 다르다.

가이모노바 유적의 그림은 두 남성이 마주보고 있는데, 한 명은 왼손에 고리트를 차고 있고 또 한명은 오른손에 스키타이 검과 다른 한손에는 막대를 차고 있다. 남성의 고리트는 활과 화살을 함께 넣는 스키타이 고리트이고, 또 다른 남성은 실제로 유적에서 나오는 철검으로 아키나케스이다.

남성이 들고 있는 철검 아키나케스는 여러 형태가 있는데, 손잡이 끝은 T자형이고, 검의 신부는 이등변삼각형에 가까운 형태는 체르토믈리크 형식이라고 불린다(그림 4). 그런데 체르토믈리크 형식의 검에는 문양이 없지만 가이모노바 은제 그릇 속의 남성이 들고 있는 검은 문양이 있다.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나온 철검에도 금으로 상감된 문양이 표현된 검이 출토된 바 있다(포스팅 참고). 그래서 같은 형식의 그릇이 나오는 솔로하 유적보다는 필리포프카 유적을 먼저 떠올렸다.

 

그림 4. 체르토믈리크 형식의 단검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의 단검

2020.11.2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필리포프카 유적] -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말 탄 전사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말 탄 전사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문화(사브로마트-사르마트 문화)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골제로 만들어진 말 탄 전사 조각상이 발견되었다. 이 남성은 고리트(스키타이식 활과 화살통)를 차고 있었고, 스

eastsearoad.tistory.com

 

가이모노바 유적의 은제그릇 속의 두 남성은 얼굴이 너무 똑같아서 동일인물일 수도 있는데, 신화 속의 인물일 가능성은 있다. 남성이 입은 옷이나 턱수염을 기른 모습 등에서 차스티예 쿠르간에서 나온 인물과 동일인물일 수도 있다. 차스티예 쿠르간에서 나온 4명의 남성은 고리트, 전투용 도끼, 창과 방패를 들고 있었고 한 명은 고리트를 받는 장면이었다(포스팅). 반면에 가이모노바 유적에는 고리트와 검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무기 세트에서 차이가 있다.

 

2021.08.1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전사] - 은 항아리 속의 스키타이 전사들

 

은 항아리 속의 스키타이 전사들

최근 포스팅은 흑해 지역의 철기 제작소를 찾아서 헤매어 다닌 것이다. 이들 유적에서는 빠짐 없이 출토되는 것은 화살촉이다. 그런데 활과 관련된 스키타이 신화가 있다. 고리트(활과 화살을

eastsearoad.tistory.com

 

유적에서는 은제그릇 외에도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참고문헌

Топал Д.А. Финальная линия развития мечей классической Скифии. Соотношение типов Чертомлык и Шульговка // Stratum plus: Археология и культурная антропология. № 3. Санкт-Петербург – Кишинёв – Одесса – Бухарест, 2014. С. 129–156.(토팔 2014, 스키타이 전형적인 철검의  후기 발전방향)

Бидзиля В. И., Полин С. В.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курган Гайманова могила. — К.: «Скиф», 2012. — 752 с. (비드질라, 폴린 2012, 스키타이 차르의 쿠르간 가이마노바)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카자흐스탄 동부의 기원전 4세기 이식 유적에서는 화려한 의복과 고깔모자를 쓴 소년이 발굴되었다. 매장주체부의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소년이 입고 있던 의복과 각종 그릇들은 남아 있었다.

 

앞서 포스팅한 바와 같이 머리에 쓰고 있는 고깔모자는 장식성이 강한데, 흑해 지역보다는 알타이 지역의 스타일과 비슷하다. 반면에 입고 있는 상의는 여밈이 있는 스타일로 여밈이 없는 알타이 지역의 의복과는 달리 흑해 부근에서 발견되는 전사 모습이 새겨진 유물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스키타이 문화의 전사들은 매장될 때 의복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무기도 착장하고 매장되었는데, 활과 화살을 담은 고리트, 칼과 검, 투부(전투용 도끼)가 그 대상이다.

 

이식 유적의 소년도 무기를 착장했는데 스타일이 다른 철검 2자루이다. 오른쪽의 철검이 좀 더 길었지만(그림 1의 오른쪽), 검신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병부와 신부를 함께 주조한 것으로 금으로 상감된 유물로 손잡이의 모습은 T자형이다. 손잡이에는 얇은 금사를 꼬일처럼 감았고, 검날멈추개는 V자형이다. 다른 한점은 소년의 왼쪽에서 발견된 것인데 단검이다. 검날 멈추개와 손잡이 모양은 긴 검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손잡이 끝에 두 마리 그리핀이 얼굴을 맞대고 있는 모습이고, 검신의 중앙에는 동물 22마리가 장식된 띠(그림2)가 부착되었다.

 

 

그림 1. 이식 유적의 황금인간 쿠르간에서 출토된 철제 검

 

그림 2. 이식 유적의 황금인간 쿠르간에서 출토된 철제 검의 부분, 그림 1의 왼쪽과 동일

 

비교적 긴 철검은 손잡이의 모습, 신부와 검날멈추개의 모습 뿐만 아니라 철에 금을 상감했다는 점에서 필리포프카 유적의 검과 비교할 수 있다. 이 유적은 우랄 남부에 위치하는데, 카자흐스탄 북쪽의 유적이다.

2020.11.2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필리포프카 유적] -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말 탄 전사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말 탄 전사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문화(사브로마트-사르마트 문화)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골제로 만들어진 말 탄 전사 조각상이 발견되었다. 이 남성은 고리트(스키타이식 활과 화살통)를 차고 있었고, 스

eastsearoad.tistory.com

 

 

또 다른 철검으로 짧은 검(그림 1-왼쪽)은 손잡이와 검의 신부 경계인 검날멈추개가 ‘V’자형이라기 보다는 ‘나비형’이라고 불리는 형태와 더 유사하다. 나비형 검날멈추개가 달린 짧은 검은 동유럽 스키타이 문화(스키타이 문화의 서부)에서 종종 발견되는 유물이다. 그렇지만 검 신부 중앙에 동물이 새겨진 띠는 아르잔-2호(스키타이 문화의 동부)의 5호묘 남성의 철검에서 확인되는 제작방법이다. 더욱이 이식 소년의 검 끝을 동물장식으로 마무리하는 방법은 미누신스크 분지의 타가르 문화(스키타이 문화의 동부)에서 주로 발견되는 방법이다. 흑해지역의 나비형 검날멈추개가 달린 검의 손 잡이 끝장식은 주로 ‘( )’모양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동물장식이 달린 손잡이는 스키타이 문화 서부지역(유럽)의 특징은 아니다.

 

때문에 이식 유적에서 나온 아키나케스 검이라고 불리는 스키타이 단검은 스키타이 서부지역의 기본적인 형태에 손잡이 끝장식과 검신 장식판은 스키타이 동부지역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종합하면 이식 유적의 소년은 매우 복합적인 복장을 착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깔모자는 알타이 것을 참고로 하고, 상의는 흑해 지역의 것과 유사하며, 단검(아키나케스)도 스키타이 동부지역과 스키타이 서부지역을 참고로 했다. 하지만 어떤 것도 특정 지역의 것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표현방법, 만드는 소재에 따라서 재지의 특징이 가미된 것이다. 무기 착장에서도 철검을 2자루만 착용하고, 고리트와 투부가 없는 점도 알타이 전통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알타이의 아크 알라하-1 유적의 2호는 어린 소년의 무덤이지만 소년의 체격에 맞게 소형의 고리트, 투부가 따로 만들어져서 부장되는 점과는 비교 된다.

 

참고문헌

Акишев К.А. 1978 : Курган Иссык. Искусство саков Казахстана. М.: «Искусство». 1978. 132 с.(아세세프, 1978, 이식 쿠르간, 카자흐스탄 사카 사람의 예술)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의 기원전 6~3세기 유적에는 무기류가 발견되는데 주로 철제검과 철제칼 뿐만, 화살촉, 투부(전투용도끼)등이 있으며, 이미 여러번 언급했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그런데 모든 유적이 아니지만 철제검을 착용한 방법을 알 수 있게 하는 유물이 출토된다. 코르-케추 유적(그림 1), 테르베독 유적(그림 4-4, 그림 5) 등이다. 철제검 뿐만 아니라 철제검을 신체에 부착할 수 있도록 가죽집에 달린 끈 까지 발견되었다.

 

림 1. 알타이의 코르-케추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검

 

이미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검은 대부분 길이가 짧아서, 단순히 허리에만 착용할 수 없다. 허리끈에 보조끈을 달아서 우측 허벅지 위에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림 2-11). 파지리크 문화(스키타이 문화의 알타이 버전)에서는 검은 대부분 오른쪽에 착용한다. 하지만 간혹 왼쪽에 착용한 것도 발견된다. 짧은 검이기 때문에 허리와 다리사이에 고정해서 착장하기 위해서는 검집에 특수한 부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 궁전벽화에 그려진 그림의 검은 검집 한쪽이 날개처럼 달린 부분에 허리와 연결시킨 흔적(그림 2-13~16)이 남아 있다. 실제로 켈레르메스 유적과 멜구노프 유적 등에서는 같은 스타일의 유물이 발견되기도 한다(그림 3).

 

 

 

그림 2. 단검의 착용 방법

 

 

그림 3. 멜구노프 유적 출토 의례용 철검

 

알타이에서 발견된 청동검은 장식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짧고, 일주식(거푸집에서 검의 손잡이부터 날까지 한 번에 주조)이고 검날멈추개(손잡이와 날의 경계부분)가 나비 형태 혹은 그 변형인 점은 흑해지역과 유사하다고 본다. (필자의 생각이 아닌 일반적인 견해이다.) 알타이의 청동검은 가죽집이나 목제검집에 넣어서 사용되었는데, 검집의 한쪽 끝을 날개처럼 만들어서 허리띠와 연결시키지 않고, 검집에 가죽으로 된 일종의 단추를 만들어서 끈을 끼워서 사용했다(그림 1).

 

그러나 알타이에서 발견된 청동검도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다. 청동이라는 물질 자체가 철보다는 무른 소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우 얇아서(그림 4-4) 사용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림 4. 테르베독 유적 출토

 

 

그림 5. 테르베독 유적 출토 청동검과 가죽제 검집

 

 

참고문헌

Кубарев В.Д., Шульга П.И. 2007 : Пазырыкская культура (курганы Чуи и Урсула). Барнаул: 2007. 282 с.(쿠바레프, 슐가, 2007, 추야 강과 우르술 강의 파지리크 문화)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서부의 타이가 지대인 볼가 강 중류부터 카마 강 유역은 러시아연방 내에서도 타타르공화국이다. 이곳에는 초기철기시대인 기원전 8세기 부터 아나닌스카야 문화가 있었고, 동시기의 스텝지역에 있었던 스키타이 문화와 교류한 흔적을 수입품으로서 알 수 있다. 그 유물은 주로 무기류(검과 화살)이다.

 

아나닌스카야 문화에는 자신들의 독자적인 금속제작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고유한 검과 화살촉도 발견된다. 화살촉은 기원전 6세기 경부터 스키타이 화살촉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그 이후로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검은 일주식(거푸집에서 날부터 손잡이까지 한번에 주조)과 별주식(날과 손잡이 따로 주조)이 있었다. 전자는 철제와 동제품이 모두 있고, 후자는 날은 철제, 손잡이는 동제품이다.

 

철제로 만들어진 일주식 유물중에 스키타이 단검과 비슷한 유물이 있는데, 수입품인지는 애매하다. 동제의 일주식 검 중에 2열의 점열문이 있는 것은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고유 유물이다. 손잡이의 문양을 보고 알 수 있다.

별주식(철제+동제)에는 스키타이 동물문양장식을 모방한 유물이 있으며, 일주식에도 손잡이 끝에 그리핀이 달린 유물은 모방품이다. 후자는 스키타이 유물과 비슷하지만 손잡이 부분에 문양이 들어가는 점이 다르기 때문에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 스키타이 유물을 보고 만들었을 가능서이 크다.

 

검은 검집에 보관하기 마련인데, 가죽으로 많이 제작된다. 그런데 가죽주머니 끝에는 검을 보호하는 검집 끝장치 금속제로 만들어져 달리게 된다. 이는 흑해지역에서도 발견되는데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것과는 생긴 모습이 다르다. 이 장치에 동물장식을 표현했는데, 주로 맹수장식 이 있으며 스키타이 문화의 그리핀 장식과 유사한 문양이 있다. 미누신스크 분지의 타가르 문화(스키타이 문화권 내에서 미누신스크 분지의 문화)의 동검 손잡이 끝에 달린 것(그림 1-7~9)과 매우 비슷하다(그림 1-2,3).

 

 

그림 1.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검집 끝장식(1~6)과 타가르 문화(미누신스크 분지의 지역문화)의 검 손잡이 끝장식(7~9)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 발견되는 무기는 투부, 화살, 단검이 있다. 마구는 이상하게 극히 소수이다. 대신해서 많은 양을 차지하는 금속제품은 철제 도끼이다. 전투용도끼와는 전혀 다른 용도인데, 주로 채벌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물은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그림 2).

 

 

그림 2.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철제도끼

 

참고문헌

Васильев Ст.А. Ананьинский звериный стиль: Истоки, основные компоненты и развитие // Археол. вести. – 2004. –№ 11. – С. 275–297.(바실레프 2004, 아나닌스카야 동물장식)

Кузьминых С. В. Металлургия Волго-Камья в раннем железном веке: Медь и бронза. — М.: Наука, 1983. — 257 с.(쿠지미니흐 1983, 볼가-카마 강 유역의 초기철기시대: 순동과 청동 금속제작)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우랄 산맥의 좌측에 위치한 볼가 강과 카마 강 유역의 초기 철기시대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는 남쪽의 초원지대에서 수입된 것으로 생각되는 검이 발견된다.

손잡이가 T자형이고, 검날 멈추개는 나비형으로 생긴 것이 많다. 이들 유물은 철제품이다(그림 1, 8번 제외). 이와 달리 손잡이에 뿔처럼 생긴 ‘촉각’모양의 장식이 붙거나 어떤 장식이 붙은 것도 있다(그림 2-12,13,16,17).

 

그림 1.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 발견된 스키타이 철제 단검

 

그림 2.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 발견된 단검

 

그런데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는 이들 유물을 전부 초원지역으로부터 들여온 것일까? 아니면 이 지역에서 만든 것일까?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단검 중에는 날부터 손잡이까지 같은 거푸집에서 한번에 주조된 것은 청동 혹은 순동으로 제작된 것이다. 그림 2-1~3이 일주식으로 만들어진 것인데(그림 2-1~3), 손잡이 모양은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고유특징으로 알려졌다.

이 문화에서는 일주식이외에도 손잡이 따로 날을 따로 만드는 방법(별주식)도 존재했다. 손잡이는 청동으로 날은 철제로 만들어진 것이다. 손잡이에는 스키타이 문화에서 볼 수 없는 2열로 된 원형문양이 표현되었다(그림 3).

즉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는 일주식과 별주식 검을 만드는 전통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3.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단검

 

그런데 손잡이가 복잡하게 꾸며진 유물 중에서 동물의 뿔장식(그림 2-16, 17), 그리핀(2-12,13), 산양 머리(그림 2-5)가 붙은 것은 손잡이와 날이 따로 만들어진 것이다. 손잡이는 청동 혹은 순동으로, 날은 철로 제작되었다. 철 보다 무른 성질의 동이 섬세하게 표현하게 쉬웠기 때문일 것이다. 이 방법은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검 제작 방법이다.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발견된 동물장식이 달린 청동 검이나 철제의 T자형 검은 일주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그림 4).

 

그렇다면 동물장식 검(그림 2-12,13,16,17)은 손잡이만 스키타이의 것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는 자신들의 검을 제조했고, 일부 유물에서 스키타이 유물을 모방한 것이 발견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거의 유사하게 생긴 철제 스키타이 검(그림 1)도 있는데 그대로 가져온 것인지 이 지역에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는 매우 많은 금속제품이 발견되는데 그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청동제화살이다.

 

그림 4. 스키타이 문화권 가운데 타가르 문화의 청동검

 

 

참고문헌

Кузьминых С. В. Металлургия Волго-Камья в раннем железном веке: Медь и бронза. — М.: Наука, 1983. — 257 с.(쿠지미니흐 1983, 볼가-카마 강 유역의 초기철기시대: 순동과 청동 금속제작)

Васильев Ст.А. Ананьинский звериный стиль: Истоки, основные компоненты и развитие // Археол. вести. – 2004. –№ 11. – С. 275–297.(바실레프 2004, 아나닌스카야 동물장식)

Завитухина М.П. 1983 : Древнее искусство на Енисее. Скифское время. / Публикация одной коллекции. Л.: Искусство, Лен. отд., 1983. 192 с.(자비투히나 1983, 예니세이강의 고대 예술)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prev 1 2 3 4 5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