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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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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타이가 지대에 위치한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는 마을의 경계를 나무 울타리로 만들고 통나무로 집과 무덤을 지은 흔적이 남겨져 있다. 타이가 남쪽에 있는 스텝지역의 스키타이 인들의 유적에서 마을 유적이 잘 발견되지 않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스키타이 유물을 수입하거나 모방해서 만들기도 했다. 단검 중에 동물장식이 달린 청동손잡이는 스키타이 물건을 모방하고, 자신들이 만든 날을 끼워서 사용했다. T자형 철검은 정확하지 않은데 이 지역에서 만들었을 수도 있고 수입했을 수도 있다. 화살촉도 자신들이 만든 것이 많지만, 기원전 6세기 경부터 발견되는 화살촉 가운데는 코카서스 북쪽의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만든것과 거의 유사한 유물이 발견되며 점차 시간이 갈수록 비율이 높아진다.

 

동물장식은 마구, 걸쇠걸이, 청동거울, 벨트 장식 등에서 볼 수 있다. 청동거울은 2정류인데 손잡이가 아래로 달린 것(그림 1-1)과 거울 뒷면에 꼭지(그림 1-2)처럼 달린 것이다. 손잡이가 아래로 달린 것은 흑해 스키타이 문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물이다. 흑해지역의 거울은 손잡이가 길지만,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것은 손잡이 부분이 파손되어 불분명하다. 비슷한 특징의 유물을 참고하면(그림 1-3,4) 손잡이는 따로 제작되어서 거울경면을 끼워서 사용했을 수 있다. 거울의 평면형태도 완전히 둥근 것이 아니고 가장 위쪽이 튀어나왔다. 거울 배면(뒷면)에 표현된 동물장식은 스키타이 동물장식에서 볼 수 없다. 스키타이 동물장식은 각 동물의 특징이 분명하면서 어떤 특정 부분을 추상화시킨 것이다.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거울속에 동물은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림 1-1의 동물은 주둥이는 길고 단절되어 있으면서 몸통은 비대하고 사지는 매우 간락하다. 멧돼지처럼 보이지만 갈기가 표현되어 있어서 어떤 동물을 합성한 것으로도 보인다.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장식에 비해서 익숙해 보이지 않지만 만약 같은 동물장식이 반복되었다면 아나닌스카야 문화를 상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긴 동물이 표현된 유물은 아주 소수(바실례프 2004)이다.

그래서 합성하는 동물 장식이 이 문화에서는 크게 발달하지 않았을 수 있다.

 

 

완전히 둥근 거울은 꼭지가 달린 거울(그림 1-2)인데, 동물장식이 달려 있다. 뿔이 있는 산양으로 머리를 뒤로 돌리는 자세로 표현되었는데, 스키타이 유물에서 볼 수 있다. 거울 가장자리에 테가 높이 달린 것도 스키타이 거울의 특징이다. 꼭지 달린 거울은 흑해보다는 시베리아에서 아주 많이 확인되는 유물이고, 머리를 뒤로 돌리는 자세는 흑해에서 기원전 7세기부터 있었던 동물 장식에서 발견된다.

 

 

그림 1-1은 스키타이 문화에서 볼 수 없는 것으로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거울이지만, 크게 유행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림 1-2의 청동거울에 달린 동물장식은 이 지역에서 단독으로도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그림 1.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청동거울: 전형적인 유물(1,2)과 비슷한 유물(3~8)

 

참고문헌

Васильев Ст.А. Ананьинский звериный стиль: Истоки, основные компоненты и развитие // Археол. вести. – 2004. –№ 11. – С. 275–297.(바실레프 2004, 아나닌스카야 동물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