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새머리는 비었다-
2500년 전 소년의 모자는 펠트로 제작되었고 전체적인 모양은 고깔모양이고, 가장 위에는 동물문양장식을 나무로 제작해서 장식했다. 펠트는 앞에서 설명한 적이 있는데, 양모를 응축시켜서 만든 것이다. 자세히 쳐다보면 부직포 같다. 소년의 무덤은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이다. 바로 옆에 소년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 2인이 묻힌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도 새머리 고깔모자가 출토되었다.
이 유적에서 확인된 새머리 고깔모자는 그 이전에 발굴된 자료들의 궁금증을 말끔히 풀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머리 위에서 출토되는 동물문양장식이 도대체 무슨 용도였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펠트는 유기물질이어서 특정한 환경이 아니면 잘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직접 모자가 출토되지는 않았지만, 알타이 지역에서 나오는 모자와 이를 벗어난 지역에서 나오는 유물간의 차이점은 귀 아래로 늘어지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했다. 그런데 눈여겨보셨다면, 아무다리야 퇴장유적의 황금장식판에 그려진 스키타이 인이 등장하는데, 그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어제 포스팅 참고), 고깔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뭔가 다르다.
그렇다.
그 유물은 고깔모자가 곧추서지 않고, 뒤로 누워져서 힘이 없는 모습이다. 만약 모자를 펠트로만 만들었다면 이렇게 되는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알타이 산맥에서 출토되는 모자들은 모두 동물문양장식이 불룩 솟아서 그 부분이 드러난다.
왜 그럴까?
어제 소년의 고깔모자 위를 장식하던 동물문양장식 아래의 원통형 장치에 대해서 잠깐 언급했다. 소년의 고깔모자 위 동물문양장식 아래에 원통형 장치는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는 새머리모양이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새머리, 2호분의 원통형은 가장 꼭대기를 장식하기 위한 매개 같은 역할을 하지만 장식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기능도 함께 한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모자는 이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 장치인 새머리 안은 비어 있고, 그 아래로 목심을 끼워서 동물문양장식을 뒷받치는 장치가 들어가 있다.
소년의 고깔모자도 비슷한 방법으로 제작되었을 것이다.
그림. 아크 알라하 1유적 1호분의 새머리 고깔모자
참고문헌
폴로시막 1994, Полосьмак Н.В. 1994 : «Стерегущие золото грифы» (ак-алахинские курганы). Новосибирск: 1994. 125 с (폴로시막, 1994, 황금을 지키는 그리핀(아크 알라하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 > 아크 알라하 1유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00년 전 알타이 산 속의 소년은 누구였을까? (0) | 2020.03.06 |
---|---|
히포크라테스가 본 2500년 전 스키타이 사람 (0) | 2020.03.04 |
2500년 전 시베리아 8세 소년의 모자 (0) | 2020.03.02 |
2500년 전, 러시아 시베리아 소년의 화살촉과 귀걸이 (0) | 2020.03.01 |
2500 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산맥 스키타이문화의 8세 소년무덤부장품 (4) | 2020.0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