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진이 좀 그렇습니다....그래도 양해바랍니다..
시베리아의 알타이 산맥의 파지릭 유적 2호분에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묻힌 무덤이다. 안타깝게도 도굴로 인해서 유물의 위치와 시신의 위치는 정확하지 않지만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번에 살펴본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일명 ‘얼음공주’는 미라였다. 파지릭 유적은 얼음공주보다도 무덤의 크기나 부장품으로 보아서 상위계급에 속한다고 학자들은 평가한다. 얼음공주는 전직 샤먼이었다.
파지릭 유적의 2호분 남성은 55~60세 가량이고, 여성은 40대 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앞에서 필자가 공개한 유물의 위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여성과 남성의 신체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매장할 당시에 그렇게 된 것은 아니고 도굴꾼의 소행으로 생각된다.
그림 1.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미라 출토위치
남성의 목걸이는 자세하게 남아 있지 않지만 이 여성의 목걸이는 잘 남아 있고, 필자가 공개한 바 있다. 남성도 목걸이를 했을 가능성이 큰데,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두 남성이 모두 목걸이를 착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무덤의 여성과 남성은 모두 목이 잘려진채 확인되었다. 특히 여성미라는 훼손이 심한데, 팔찌 등을 가져가기 위해서 오른손 뿐만 아니라 무릎관절 아래가 다 잘려진채 확인되었다. 덕분에 무덤에 관이 하나인데 어떻게 시신을 안치했는지 대한 궁금증은 영원한 미스테리이다.
관 통째로 도굴꾼이 가져 간 것이 아니냐고? 그럴 수 없는 것이 무덤관이 놓일 장소가 없다. 파지릭 유적 뿐만 아니라 아크 알라하 1유적의 예로 보아서 무덤방에 관이 2개인 경우 관은 나란히 놓인다.
그런데 왜 도대체 시신을 심하게 훼손했을까?
루덴코는 여성이나 남성의 미라에서 먼가를 얻기 위한 행위로 생각한다. 그 예로 든 것이 파지릭 5호분의 남성미라인데, 이 남성미라의 손이 오른손이 아래로 왼손은 위로 가게 해서 ‘×’모양으로 교차하고, 생식기 위에 피부를 뚫고 실로 고정시킨 것에 착안했다. 만약에 이 무덤의 미라가 같은 자세로 처리되었다면, 그리고 도굴꾼이 탐을 낸 것이 목걸이나, 팔찌 였다면?(이 유적에서 확인된 혹은 미처 못 가져나간 여성용 목걸이는 목제였다)
파지릭 2호분의 남성은 전투용도끼에 세 번 맞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눈썹에는 칼자국이 있고, 오른쪽 관자놀이에도 미세하게 찢겨져 있었다. 머리의 두피는 벗겨진 상태이다. 나머지 모발은 미라 처리시 뇌 제거를 위해서 구멍을 뚫기 전에 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두개골에는 뼈가 제거된 흔적이 1곳 이상에 남아 있다. 고대에는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뼈를 제거하기도 했겠지만 파지릭 2호분의 남성 두개골은 뇌조직을 제거하고 뇌를 토양, 소나무껍질 및 낙엽송 등으로 채워서 미라로 처리하는 과정에 의한 것이다. 우코크 고원의 얼음공주 미라도 그 내부가 전부 흙과 나무로 채워져 있었다. 그러나 두개골에 천공한 위치는 다르다.
그림 2.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미라 두부(루덴코 1953)(위-남성, 아래 여성)
그림 3.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미라 두부, 그림 2의 상단과 같은 미라.
2호분의 남성미라의 두부는 소련과학아카데미 군의학 치과부서에서 이바첸코(G. M. Ivashchenko)가 분석했다. X선 촬영결과 오른쪽 턱 아래의 첫 번째 어금니가 망가졌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 치아에는 낭포가 생겨서 여포성낭종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 어금니의 압력 때문에 남자는 평생동안 치아가 아팠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남성은 몽골로이드로 전체 얼굴높이는 146mm이다.
참고문헌
루덴코 1953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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