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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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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삭발이 크게 회자 되기도 했는데, 머리카락의 의미는 어떤 결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결기가 아니라도 머리카락에 대한 인간의 욕망 혹은 자신의 결심을 보여준다. 이미지가 중요한 사람들도 머리모양에 목숨을 건다..오래 전부터..

 

우리가 가장 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게 머리모양이지 않을까?

반면에 가장 바꾸기 어려운 것도 머리모양이다. 왜냐하면 바꿔서 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 주인공인 알타이 산맥의 아크 알라하-3유적 얼음공주도 삭발했다. 그리고 가발도 썼다. 파지락 2호분의 여성미라도 전체 삭발했고, 5호분에서 출토된 미라도 머리 정수리만 남겨 둔 채 삭발했다. 파지릭 5호분의 양탄자에 묘사된 앉아있는 여성도 삭발했으며, 표트르 대제 시베리아 컬렉션의 금제장식판에는 나무 아래에 앉아서 쉬는 기마인도 삭발했다.

루덴코(1952)는 머리를 삭발하는 것은 미라를 만들기 위해서 두개골에 천공하는 풍습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살아생전에도 삭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아크-알라하 3유적의 얼음공주도 삭발하고 머리에 가발(그림 1)을 씌웠다. 가발은 모자처럼 사자의 머리에 씌울 수 있게 제작된 것인데, 모자의 바닥은 펠트로 제작되었고 그 위에 미세하게 구멍을 뚫고 그 위를 말총으로 층을 깐 다음에 머리카락 장식을 붙여서 제작했다. 머리의 정수리에는 양모제 노끈으로 꼬아서 정수리에 올리고 그 위를 붉은색 양모로 만든 주머니를 얹었다.

그림1. 가발의 틀, 2-머리카락, 3-펠트, 4-양털로 꼬은 끈

 

가발을 쓴 이유도 가발 중앙에 씌운 일종의 관식과 같은 장식을 씌우기 위해서이다. 길이가 68.6cm로 긴 나뭇잎 모양으로 나무로 모양을 만들고 그 위를 검은색 펠트로 씌운 것이다(그림 2.3). 이 펠트모양 가발장식에는 15마리의 나무로 된 새가 부착되었다. 14마리는 날개표현이 없었지만(이전포스팅 참고), 가장 높은 곳의 새에는 날개장식이 남아 있다(그림6). 정수리 장식은 검은색 펠트로 만든 것 1개와 그 앞에 이등변삼각형모양으로 혹은 트리 같은 모양으로 정수리 장식이 1점 더 있다(그림 6). 이 정수리 장식 내부에는 그림3과 그림 4에서 보이는 사슴머리가 새겨진 나무 장식으로 지지하고 있다. 훨처럼 휘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이데올로기적인 의미가 많은 유물로 생각된다.

 

 

그림 2. 가발 복원도,, 그림 1위에 그림 3을 씌웠다. 러시아학자들은 시베리아 신화에서 등장하는 세계수를 머리에 얹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림 3. 아크 알라하-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가발정수리 장식, 가장 높은 것은 검은색 펠트로 타원형모양으로 만들어 씌우고, 새로 장식했다. 그 앞에는 붉은색 주머니를 트리모양으로 새워서 장식했는데, 그 안에 사슴판이 새겨진 나무판을 넣어서 지지했다. 그 상부에는 사슴이 장식되어 있다. 

 

그림4.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정수리장식에 사용된 사슴머리가 새겨진 나무판. 실제로는 보이지 않고, 붉은색 펠트로 이등변삼각형모양으로 쌓였있었다. 아래 사진 참고.

 

그림 5.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가발 머리 장식, 복원도, 새는 부착되지 않았음.

 

그림 6.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정수리 장식 중 가장 높은 곳에 부착된 새.

 

 

검은색 펠트제 가발장식과 새장식, 사슴모양의 나무장식을 통틀어서 러시아 학자들은 스키타이 인들이 믿었던 세계수라고 생각한다. 세계수에 대한 부분은 다시 설명한다.

 

앞에서 설명했던 가발은 펠트에 구멍을 내고 말총을 씌우고 다시 머리카락을 입힌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단순하지 않고, 탄화된 검은색의 0.2~2mm가량의 조각이 보이는데, 탄화된 곡물의 쭉정이다. 이 부분을 성분분석, 렌트겐 분석, 열분석을 해본 결과 80%이상 유기물질로 밝혀졌다(그림 7).

 

펠트제 가발의 밑바닥과 그 위는 무엇으로 접착했을까? 이는 탄화된 접착제인데, 곡물열매를 밀폐용기에 넣고 가열해서 만들었고, 여기에 지방을 섞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지방은 강한 냄새를 풍기는 물질인 아크롤레인 등으로 이루어졌고, 분석결과 동물성이다. 덕분에 가발은 냄새가 심했다고 한다.

 

그림 7.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가발 세부사진.

 

참고문헌

루덴코 1952, Руденко С.И. 1952 : Горноалтайские находки и скифы. М.-Л.: 1952. 268 с. («Итоги и проблемы современной науки») (루덴코, 11952 알타이 산맥의 스키타이 유물)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어제 포스팅의 누락 참고문헌(시트나코바->시트니코바)

시트니코바 1986, Ситникова Е.Е. О некоторых предметах быта в традиционной обрядности южных алтайцев // Генезис и эволюция этнических культур Сибири. Новосибирск: ИИФФ АН СССР, 1986. С. 84-94.(시트니코바 1986, 알타이 남부인의 전통의례도구에 대해서// 시베리아 민속문화의 계통과 발전(혁명)

 

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