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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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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에 해당되는 글 12

  1. 2020.08.05 전설 속의 스키타이 여신
  2. 2020.04.22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과 그리스4

흑해 북안 스키타이 사람들에게 탄생설화가 있다.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스키타이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그리스인 들이 하는 이야기가 헤로도투스에 의해서 기록되었다.

 

스키타이 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최근에 세워진 국가는 자신들의 국가로 사람이 살지 않던 황야인 자신들의 땅에 최초로 태어난 자는 타르기타오스 였고, 부모는 제우스와 보르스테네스강의 딸이었다고 믿었다. 보르스테네스 강은 현재의 드네프르 강이다.

 

그리스인들은 헤라클레스가 드네프르 강 연안 삼림지대인 히레아에 살던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뱀인 여자와 동거해서 낳은 셋째 아들(Schythes)이 스키타이의 원조라고 생각했다.

 

헤로도투스는 그리스의 올림푸스 신들과 스키타이 신들을 많이 비교했다. 이러한 견해를 그리스 신과 스키타이 신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아서 이러한 비교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제벨레프 1927). 아르타모프(1961)는 스키타이 신들과 그리스 신들이 일치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흑해 북안의 여러 유적의 유물에 표현된 여러 여성에 대해서는 그리스 신화를 통해서 해석하고자 했다.

 

흑해북안에서 확인되는 여성상은 여러 유물이 있지만 그 중에서 기원전 4세기 침발카 유적에서 출토된 마면장식에는 환상의 동물과 여신이 표현되어 있다. 얇고 주름이 많이 진 옷을 입고 있는데 그리스 복장이다. 이 여성의 옷 주름 끝에는 하이브리드 동물이 표현되었다. 몸통은 뱀이고 머리는 뿔이 달렸는데, 사자머리 그리핀으로 여성이 두 손으로 잡고 있다. 다리에도 독수리머리 뱀몸통 그리핀이 표현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꽃 혹은 초본류가 표현되었고 가장 끝에도 뱀이 머리를 서로 말고 있다. 이 여성의 머리 모자에서도 초본류를 상징하는 나선형 표현이 있다.

 

 

그림 1. 침발카 유적 출토, 마면장식, 청동에 금을 덧 씌움, 1868년 자벨린 발굴, 여신이 그려진 판: 41.4×12.6cm, 양 옆의 물고기판: 17.8~18.2cm, 재갈멈치 4.8~4.9cm

 

 

 

어찌되엇던 이 유물은 나무로 만든 말 얼굴가리개에 덧씌운 금판으로 스키타이 인들이 주문해서 그리스에서 제작된 유물이다. 전통적이 그리스 표현방법이다(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는 인접했던 나라의 유물이 많이 출토된다. 앞의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음).

그리스 신화가 그려진 마면 장식은 물고기 모양으로 된 볼 가리개(그림 1의 좌우) 및 일종의 재갈멈치(그림 1의 원판형)과 세트이다.

 

그림 2. 그림 1의 유물을 실제로 착장했을 때의 예.

 

 

이 여성은 전체적인 구도와 그리핀과 함께 표현된 모습은 소아시아의 Cybele라고 한다(아르타모프 1961) 또는 이 여성이 입고 있는 복장과 구조는 주로 그리스에서 헤카테 여신표현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한다(아르타모프 1966). 혹은 메두사(알레세예프 2012)라고 한다.

 

헤로도투스는 스키타이 인들이 유라시아의 동쪽 끝 어디에선가 그들의 먼 고향에서 중앙아시아 종족인 마사게트 인에 의해 쫓겨 흑해북안으로 이동해왔다는 견해를 지지했다.

러시아학계에서는 흑해북쪽의 살던 스키타이 인들은 이미 완성된 문화형태로 흑해북안으로 이동해 왔다는 의견과  볼가강(가까운 지역) 유역의 문화가 흑해로 이동했고 이 문화와 함께 재지의 청동기시대문화를 바탕으로 성립되었다는 두 가지 의견이 있다.

 

이 지역 전설은 서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구분이 되는지는 잘모르겠다. 어쩌면 헤로도투스가 꾸며낸 말일 수도 있다.. 스키타이인들에게 회자되던 내용이던 그리스사람들에게 회자되던 내용이던, 그리스 신과 스키타이인과 관련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헤로도투스가 태어나기 이전에도 스키타이 문화는 존재했고 유물에는 사람들이 표현되었다. 어제 보여드렸던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의 투부도 마찬가지이다. 

 

 

 

참고문헌

С.А. Жебелев. Геродот и скифские божества. Известия Таврического общества истории, археологии и этнографии, т. I (58), 1927, стр. 89-90.(제벨레프 1927, 헤로도투스와 스키타이의 신들)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Артамонов М.И. 1961 : Антропоморфные божества в религии скифов. // АСГЭ. [Вып.] 2. Л.: 1961. С. 57-87.(아르타모프 1961, 스키타이 의례 속의 의인화된 신)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이제까지 2500년 전 알타이 위주로 스키타이 문화를 살펴보았다. 좀 더 자세하게는 파지릭 문화라고 일컫는다. 아시다시피 스키타이 문화라고 불리는 문화는 흑해 북안부터 시베리아 까지 매우 널리 퍼져 있었다. 기원전 9세기 까지 올라가는 유적이 있는 곳은 시베리아의 투바 이고, 아르잔 1유적에서 확인된다.

(아래 포스팅에서 스키타이 문화의 권역에 대한 표를 확인할 수 있다).

 

2020/02/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그림 1.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미타주 소장, 전체 모습은 앞의 포스팅 참고 그림 2.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미타주 소장, 말탄 스키타이 전사의 모습, 투구는 코린트 식 그림 3.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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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북안에서 시베리아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시간은 기원전 8~7세기부터 기원전 3세기까지로 이 기간과 공간을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한다. 혹은 스키타이 세계, 스키타이 문화공동체라고도 한다. 그냥 쉽게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하자.

 

하지만 시베리아 남부 투바의 아르잔 1유적을 발굴(1971~1974년)하기 이전까지는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설은 흑해북안에 출토되는 그리스 스타일의 유물과 관련된 것으로 믿었다.(앞에서 스키타이문화의 기원과 관련된 학설을 설명한 바 있다)

왜냐하면 19세기 말 흑해북안과 가까운 쿠반 강(코카스서 산맥의 북쪽) 유역에서 발굴된 유물에서 동물문양장식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출토된 유물은 그리스 스타일의 색채를 많이 띄고 있었다. 이름하여 그리스-이오니아 양식이라고 불렸다.

이 지역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그리스 스타일 유물은 스키타이 문화인들이 그리스장인에게 ‘오더 메이드’해서 만든 주문자생산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당시 그리스는 흑해 북안에도 식민도시를 두었다고 한다(헤로도투스도 그리스 식민도시인 흑해의 올리비아에 살았다.)

 

그럼 어떻게 그리스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림 1은 켈레르메스(유적의 위치는 아래 포스팅 참고)라고 하는 유적의 4호분에서 출토된 거울이다. 은제 거울인데, 얼굴을 볼 수 있는 면은 은제로 주조된 것이고, 그 반대부분에는 중앙에 고리가 달렸던 흔적이 남아 있다. 8부분으로 섹션을 나누어서 주제가 그려져 있다. 8개의 각 섹션은 금제로 만든 판을 은제 원판에 붙이도록 제작된 것이다. 섹 션 사이의 눈금이 있는 부분은 금테인데 뗌질 되었다. 주조한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거울의 가장자리를 보면 알 수 있다. (필자는 주조방법을 설명할 때 붕어빵 굽는 것을 대입해서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그림 1. 켈레르메스 유적 4호분 출토, 17.3cm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그림 1의 세부

 

거울의 가장 상단부에 그려진 여성은 사이벨레(그리스의 아르테미스)로 양손에 표범을 들고 있고, 여신과 대칭되는 곳에는 털로 덮인 괴물들이 사자머리 그리핀과 싸우고 있다. 날개달린 여성, 털달린 괴물, 사자머리 그리핀은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요소이고, 양과 같은 동물은 스키타이 문화의 요소이다. 그리고 중앙에 꼭지가 달려 있는 거울은 시베리아 남부에서 출토되는 유물에서 확인되는 특징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는 그리스적이지 않은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문양도 확인된다.

 

금제 유물 장식으로 표범을 형상화 한 것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은 기원전 7세기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아르잔 1유적이 발굴되기 전까지 그림 3과 같은 유물이 가장 이른 동물문양장식으로 여겨졌다.

 

그림 3.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길이: 32.6cm, 높이 16.2cm, 방패장식으로 생각됨. 

 

위의 말은 바꾸어 말하면, 아르잔 1유적이 발굴되고 나서 그 생각은 바뀌었다는 것이다. 즉 더 이상 스키타문화에서 그리스-이오니아 양식으로 동물문양장식이 생겨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리스 스타일의 유물이 스키타이 문화의 요소에서 확인되는 것은 맞다.

 

현재 이 유물들은 에르미타주에 소장되어 있다.

원래, 이 유물들은 표트르 1세가 모은 시베리아 황금유물 컬렉션과 함께 처음에는 쿤스트카메라에서 보관되었다. 그런데 표트르 1세가 수집한 시베리아 황금 유물과 흑해북안의 유물 중에서 비슷한 공통점이 발견되었고, 헤로투투스가 기록한 대로 이 문화가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헤로도투스는 올리비아에 살았기 때문에 당시 흑해북안에 살던 이민족을 ‘스키타이’라고 불렀고, 이 문화의 이름도 여기서 연유하게 되었다.

 

흑해북안의 유적들은 1859년에 아직 로마노프 왕조가 있을 때 제국고고학위원회에서 시작했다. 켈레르메스 고분은 1904년에 발굴된 것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에 발굴되어서 스키타이 문화의 그리스 기원설은 시베리아 유적을 발굴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학계에서 대세를 이루었다. 시베리아의 대표적인 파지릭 유적은 1920년대 1호분 이후에 1947~1948년에 발굴되었고, 아르잔 1유적(스키타이문화의 가장 오래된 유적)은 1971~1974년에 조사되었고 현재는 스키타이문화의 기원 및 중심은 시베리아이다. (아르잔 1 유적에 대한 설명은 앞으로 할 예정입니다)

 

2020/04/1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시베리아황금유물컬렉션] - 기원전 9세기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의 기원에 대한 여러의견

 

기원전 9세기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의 기원에 대한 여러의견

우리는 파지릭 5호분에서 출토된 대형의 벽걸이를 보았다. 그곳에서는 얼굴이 다른 남녀가 표현되어 있었다. 특히 남성은 말을 타고 있었는데, 남성의 복장은 알타이 지역의 2500년 전 문화에서는 볼 수 없는 짧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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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아르타모노프 1966,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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