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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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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네프르강 유역에서 발견된 사슴장식판은 목제그릇을 장식한 것이다. 목제그릇은 스키타이 고유의 유물로 시베리아에서는 목제에 장식판을 달지 않지만 흑해지역에서는 금속제 장식판을 많이 달았다. 대형 쿠르간에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황금제이다.

 

가이모노바 유적에서 발견된 사슴은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혹은 코스트롬스카야 유적과 비교해 볼 때 몸통과 눈의 표현 등이 사실적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이나 코스트롬스카야 유적의 사슴장식은 몸통, 뿔 등이 비현실적으로 표현되었으나 가이모노바 유적의 사슴은 몸의 근육을 과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눈은 비현실적으로 크고 뿔은 오히려 더 과장되었다. 뿔의 끝이 둥글게 말리도록 표현 한 것이나, 뿔의 크기가 동물 몸체 만큼 커지게 표현한 것은 비사실적이다.

 

스키타이 연구자들은 스키타이 동물장식의 특징이 양식화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다르게 말하면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비현실적으로 과장된 표현을 반복하고 변용했다는 의미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의 사슴장식은 누가 봐도 사슴이지만 정밀한 사슴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에 스키타이 문화에서 늘 등장하는 그리스 유물은 매우 사실적이다. 예를들면 인간표현을 보아도 그리스 유물은 매우 사실적이지만 스키타이 문화의 인간은 특징만 간략하고 매우 간결하게 표현한다.

 

그래서 가이모노바 유적의 사슴판은 이 보다 이른 스키타이 유물보다는 사실적으로 발전한 면도 있지만 더 과장된 뿔은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이 극대화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다시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가이모노바 유적에서 소개한 동물장식은 대부분 1번 무덤방에서 출토된 것이었고 여기서는 그리스토기와 함께 나왔다. 기원전 5세기 이후에 그리스와 상호작용한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 장인이 만든 유물에서도 스키타이 동물양식을 채용한 유물도 발견되는데 쿨-오바 유적에서 출토된 사슴패식 장식이다(그림 1). 전통적인 스키타이 동물장식을 모방해서 만든 것이다.

 

그림 2. 기원전 4세기 쿨-오바 유적의 사슴장식

 

그래서 가이모노바 유적에서 나온 동물장식은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장식에 그리스 장식이 가미된 것과 반대의 경우가 혼합되어 나타난 것이다.

 

특히 가이모노바 유적에서 나온 사슴장식은 이 유적 뿐만 아니라 인접한 유적에서 나타난다(그림 3). 여러장인이 만들었기에 완전 100%같지는 않지만 앞다리와 뒷다리의 자세, 크게 과장된 눈과 뿔은 규칙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림 3. 기원전 4세기 사슴장식, 1-아크 메세치, 2-자바드스카야 모길라, 3-솔로하, 4-야스노오제로예 1호 쿠르간, 5-야스노 오제로예 2호 쿠르간, 6-페소치 32번 쿠르간, 7-말라야 레페티하 9호 쿠르간 무덤 4번

 

참고문헌

Бессонова С. С. Ритон из Братолюбовского кургана (к вопросу о датировкецентрального захоронения) // Эпоха раннего железа: Сборник научныхтрудов к 60-летию С. А. Скорого. – К.; Полтава, 2009.(베스소노바 2009, 브라트류보프스키 쿠르간의 리톤(각배)의 연대에 대해서)

Бидзиля В. И., Полин С. В.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курган Гайманова могила. — К.: «Скиф», 2012. — 752 с. (비드질라, 폴린 2012, 스키타이 차르의 쿠르간 가이마노바)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알타이의 서쪽 사면 해발 1000~1100m에 위치한 카자흐탄의 베렐 유적은 앞서 살펴본 실릭티 유적과 무덤 구조 뿐만 아니라 유물도 상당히 차이가 있다.

실릭티 유적의 동물장식은 금판을 뒤에서 눌러서 앞쪽에 튀어나오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베렐 유적은 나무를 깍고 그 위를 금박으로 싸서 만든 것이다. 물론 금박이 잘 남아 있지는 않지만 몇 몇 유물에서 남겨진채 발견되었다.

 

베렐 유적은 이미 도굴당한채 발견되어서 유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대부분 말의 장식이 남아 있었다. 그 중에서 말의 굴레에 달았던 굴레장식 가운데는 사슴 장식이 남아 있다(그림 1). 그런데 이 사슴장식은 약간 어색하다.? 어색하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파지리크 유적과 비교하면 이제까지 없었던 사슴이다. 사슴이 입을 벌리고 표현된 경우는 바샤다르 유적, 투엑타 유적, 파지리크 유적에는 없었고, 대부분 호랑이나 표범 등 범 장식이 입을 벌리고 있다(그림 1). 두 동물이 대칭으로 표현되어도 얼굴을 서로 마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등을 뒤로 돌리는 표현도 없었다.

 

 

 

그림 1. 베렐 유적 11호분에서 출토된 사슴장식이 붙은 굴레

 

물론 두 동물이 대칭되도록 구성된 장식 중에는 엘크(그림 2)가 있다. 투엑타 유적 1호에서 굴레장식에 달린 사슴의 얼굴이 베렐 유적 11호분과 유사하기도 했다. 물론 뿔의 표현은 전혀 다르다. 그러나 투엑타 유적 1호분 사슴의 뿔은 초본류를 모방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슴의 원래 뿔일 가능성이 없다.(이것은 실제 엘크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위키백과 참고).

ko.wikipedia.org/wiki/%EB%A7%90%EC%BD%94%EC%86%90%EB%B0%94%EB%8B%A5%EC%82%AC%EC%8A%B4

 

말코손바닥사슴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무스는 여기로 연결됩니다. 다른 뜻에 대해서는 무스 (동음이의)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말코손바닥사슴(학명: Alces alces)은 사슴과 말코손바닥사슴속에 속하는

ko.wikipedia.org

2020.07.1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투엑타 유적] - 2600년 전 하이브리드 동물문양

 

사슴 장식에서 서로 가슴만 붙인 것도 해발 1500m이상의 유적에서는 볼 수 없는 사슴의 자세이다.

 

그림 2. 베렐 유적 11호분 엘크

 

필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베렐 유적의 유물은 나무를 깎고 금박으로 싸서 만드는 방법은 알타이에서 이미 소개한 유물제작법과 관련이 있지만 동물표현에는 미세하게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알타이 그리핀의 상징인 독수리머리 그리핀, 말의 마스크로 추정되는 부속품도 발견되어 파지리크 유적을 닮아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동물장식은 비율이 맞지 않고, 특정 부분만 강조되어 만들어져서 감쪽같지는 않다.

 

그림 3. 베렐 유적 11호분 독수리머리 그리핀

 

그림 4. 베렐 유적 11호분, 인간+동물

 

 

참고문헌

Sören Stark and Karen S. Rubinson with Zainolla S. Samashev and Jennifer Y. Chi 2012, Nomads and Networks: The Ancient Art and Culture of Kazakhstan, Princeton University Press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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