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동부이자, 알타이 산의 서면에 자리 잡은 베렐 유적의 가장 큰 무덤인 11호 무덤에는 말이 13마리 부장되었다. 주인공이 묻힌 매장주체부는 도굴로 인해서 이미 많은 부분이 없어졌지만 말을 장식하던 유물은 약간? 남아 있었다.(전체를 알 수 없으니...)
말의 고삐와 연결해서 끈으로 연결되는 고삐에는 나무를 깍아서 만든 조각들이 붙어 있었는데, 동물문양으로 표현된 것이다. 얇은 금박으로 싸서 마무리 되었다. 나무+금박의 조합은 알타이의 높은 지역(파지리크 계곡, 우코크 고원, 추야 계곡) 등에서 발견되는 제작방법이었다.
(필자가 이 부분을 여러 번 언급하는 이유는 알타이남쪽의 평지에 위치한 실릭티와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베렐 유적에서도 사슴류를 장식한 굴레장식이 발견되었다. 엘크라고 불리는 사슴이었는데, 뿔이 나뭇가지처럼 뻗어져 있지 않고 뿔 사이가 연결되어 넓적한 나뭇잎처럼 보인다. 이 엘크는 파지리크 유적에서 자주 보이는 동물투쟁문양에도 표현되어 있다. 허리띠 장식의 일부로 생각되는 나무판(그림1)에 호랑이 혹은 맹수로 보이는 동물에 가격당하는 장면이다.
그림1. 베렐 유적 11호분 출토
알타이 높은 지역인 투엑타 유적의 1호분에서 나온 초본류와 닮아 있는 굴레장식도 출토되었다. 투엑타 유적에서는 초본이 모두 같은 종류였으나(아래포스팅참고) 이 유적에서는 그림과 같이 중앙의 문양은 다르다.
그림 2. 베렐 유적 11호분 출토
2020.07.2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투엑타 유적] - 시베리아 알타이 무덤에서 출토된 나무 그리핀
‘동물투쟁문양’은 2가지 종류가 있는데, 맹수와 포식자가 서로를 물어뜯는 장면과 사슴 혹은 포식자가 맹수에게 뒤에서 가격하는 당하는 장면이다. 서로를 물어뜯는 장면은 알타이 카탄타 유적에서 나무판에 조각된 것이 발견되었고, 표트르 1세의 황금 유물에서도 발견된다. 후자가 더 넓은 지역에서 발견된다. 파지리크 유적의 안장덮개에도 있다. 지금 생각은 흑해에서 먼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정확하지 않다.
중요한 점은 이 유적에서도 사슴이 뒤에서 공격받는 장면과 초본류 굴레장식이 확인되었다는 장면이다. 그런데 알타이 높은 곳에서 보이는 나뭇가지모양의 뿔이 달린 사슴이 아니라 엘크류이고, 나뭇잎도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어떤 유물을 보고 베렐 유적의 동물문양을 담당했던 장인이 모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들에게 친숙한 사슴으로..
참고문헌
Sören Stark and Karen S. Rubinson with Zainolla S. Samashev and Jennifer Y. Chi 2012, Nomads and Networks: The Ancient Art and Culture of Kazakhstan, Princeton University Press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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