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 이후 흑해지역에서는 스키타이 문화의 영역에서 그리스 유물이 매우 많이 발견되는 유적들이 생겨난다. 특히 기원전 4세기에는 더 많이 생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유적은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과 쿨-오바 유적이다.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은 봉분이 큰 무덤으로 그 내부에 지상에 설치된 석실묘가 잘 알려졌다. 하지만 매장지 즉 무덤이 1곳이 아니라 최소 4개가 있었다. 19세기에 자벨린이 발굴을 시작한 당시에 4개의 무덤이 발견되었으나, 이미 무덤은 도굴되어서 더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심매장지인 1여성무덤은 도굴이 자행되었으나 그곳에 매장된 여성이 누구인지는 어렴풋이 알 수 있는 단서들은 남아 있었다. 그것은 칼라프 라고 불리는 모자와 무덤의 벽에 남아 있는 벽화이다. 칼라프는 다산의 상징이라고 알려져 있고, 그려진 벽화는 다산의 상징인 데메테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유적을 발굴한 자벨린이나 아르타모노프는 유물 뿐만 아니라 무덤의 구조도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앞서서 설명한 대로 볼쇼야 블리지니차 무덤에서는 4개의 개별무덤이 발견되었는데, 2개는 지하묘, 2개는 지상묘였다. 그중에서 중심여성무덤으로 생각되는 1 여성묘와 남성묘는 지하이고 석조로된 석실묘였다. 4개의 무덤 가운데 3개는 도굴되지 않았고 1 여성묘는 도굴이 심했다. 아래의 평면도에서 5개의 무덤이 남아 있지만 가장 서쪽에 있는 무덤에서는 거의 유물이 없어서 이에 대한 기록은 없었다. 나머지 4개에서 유물이 나왔는데 1여성묘도 도굴이 심하게 된 상태였다.
그림 1.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의 무덤평면도, 1864~1865년 발굴, 아래의 그림과 관련된 무덤은 가장 서쪽에 있는 무덤방이다. 이곳은 이미도굴이 심하게 되어서 그 유물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무덤표시 가운데서 입구표시가 있는 것이 지상식이다.
그림 2.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의 무덤 발굴, 1864년
1여성묘는 여성주인공의 얼굴도 벽화로 남아 있었지만 다른 무덤에서는 볼 수 없는 시설이 발견되었다. 화장(火葬)한 장소와 제단으로 불과 관련된 곳이다.
1여성묘를 발굴하는 과정중에서 그 부근의 봉분에서는 매우 탄화가 심한 지점이 발견되었다. 재와 불에 맞은 흙 등이 있었고 그 안에서도 황금으로 된 머리장식, 풍뎅이가 그려진 황금 반지, 칼라프를 쓰고 짧은 치마를 입은 춤추는 여성을 그린 펜던트 등이 발견되었다. 청동거울, 숟가락 뿐만 아니라 청동못과 금패와 구슬들도 있는데 이곳은 일종의 화장지였다.
이 외에도 화덕자리도 여러곳에서 발견되었는데, 화장지 바로 아래에서도 있었다. 화장지와 화덕자리와 가까운 곳에서 1 여성묘가 발견되었다. 그 내부에는 아주 원시적인 벽돌로 사각형 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불을 피운 흔적이 발견되었다. 제단으로 여겨졌다.
이 유적보다 이른 시기에 켈레르메스 유적, 울스키 아울 유적, 코스트롬스카야 유적 등에서 비슷한 시설이 발견되었는데, 제단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이러한 연유로 1여성무덤은 볼쇼야 블리지니차 유적의 가장 중요한 무덤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앞서서 설명한 대로 이 유적내에서는 하나의 봉분 안에 지상과 지하의 무덤이 각각 발견되었는데,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와 관련된 이야기와 같이 삶과 죽음을 동시에 상징하는 것처럼 하기 위해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연유로 이 유적을 최초로 발굴한 자벨린 뿐만 아니라 이를 정리한 아르타모노프까지 이 유적을 데메테르 관련 무덤과 그녀의 제단으로 생각했다. 기원전 4세기경에 특히 데메테르 신화가 흑해북부지역에 유행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스키타이 신화의 주인공 중에서 아르김파사는 원래 아나톨리 지역에서 발생해서 그리스 지역으로 수출된 것과는 반대로 데메테르 신화는 그리스에서 스키타이 지역으로 파고 들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사르마트 문화도 동쪽에서 생겨나고, 남쪽에서는 그리스 문화가 흥하고 있었던 시점인 만큼 흑해북부지역에서도 변화가 심한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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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김재윤 2021, 『유라시아 초원 스키타이 문화의 미라와 여신상: 교과서 밖의 역사』, 진인진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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