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경 다른 민족들이 스키타이 사람을 알아채는 것 중에 하나는 모자였다. 헤로도투스는 스키타이 인의 고깔모자에 대해서 기록한 바 있다. 실제로 유물 속에서도 스키타이 남성들은 고깔모자를 쓰거나 혹은 쓰지 않는 장면이 관찰된다. 고깔모자는 흑해지역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의 알타이에서도 출토된다.
그런데 스키타이 여성들의 모자는 조금 더 다양했다. 고깔모자 뿐만 아니라 스키타이 칼라프, 티아라 형태 등이 있다. 칼라프는 원래 그리스 여성의 모자를 지칭하지만, 스키타이 칼라프와는 전혀 다르다. 스키타이 여성들은 더 화려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서 썼다.
흑해북안에서 나온 그리스 칼라프 중에 대표적인 것이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에서 나온 것이다.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모자 안에 내용은 고깔모자를 쓴 스키타이 여성전사와 그리핀이 싸우는 장면이다.
그림 1.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의 칼라프 중에서 여성전사와 그리핀의 싸움
흑해북안에서 발견되는 기원전 5~4세기 유물 가운데 그리스 여성과 스키타이 여성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것도 머리장식과 의복이다. 스키타이 여성과 그리스 여성은 머리에 모자를 쓰는 방법부터 다르다. 그리스 여성들은 칼라프를 머리 위에 살짝 얹은 것처럼 착용한다(그림 2). 하지만 스키타이 여성들은 어떤 모자이든지 이마를 덮어서 머리카락을 드러내지 않는다(그림 3).
그림 2.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의 여성형상물, 그리스 여성이 칼라프를 쓰고 있다.
그림 3. 사흐노프카 유적 출토, 스키타이 칼라프, 스키타이 칼라프는 2종류가 있다. 이건 매우 간단한 종류이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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