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2022. 2. 8.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변형된 동물 혹은 환상의 동물은 흑해지역에서 먼저 보인다고 생각을 했었다.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의 간두령 장식 및 거울에 표현된 동물에서 그 모습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켈레르메스 유적 간두령 장식은 그리스의 청동 솥에 달려 있던 그리핀의 모습과 닮아 있어서 초기 연구에서 변형동물이 그리스에서 기원했을 것으로 여겼다.

 

물론 그리스 청동솥이 기원전 7세기 보다 늦은 유물로 판명이 되면서 이 문제는 약간 잠잠 해졌다. 하지만 기원전 5세기 이후에는 그리스 유물이 많이 나오게 되면서 덩달아 이 문제는 논의의 대상이 되는 듯 하다.

 

물론 시베리아에서 기원전 7세기 유적인 아르잔-2호에서 그리핀의 모습이 발견되고, 기원전 6~5세기 알타이 유적에서 본격적으로 변형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기원전 5세기 이후의 흑해지역에서 발견되는 괴기스러운 변형동물과 알타이의 변형동물은 차이가 있다. 물론 어떤 요소들은 시베리아에서 흑해지역까지 공통적인 요소들이 발견되며, 흑해지역과 알타이의 특징이 결합되어 나타나기는 한다. 예를 들면 알타이에서 발견되는 펠트로 제작된 안장덮개 장식이다. 사자머리를 하고 있는 동물장식은 몸통은 변형되어 있는데 엉덩이 부근과 앞다리 부근에 ○)과 삼각형이 표현된다. 소재가 달라져도 약속이나 한 듯이 나타난다.

 

 

그림 1. 파지리크 유적 출토 안장덮개

 

그림 2. 표트르 1세의 수집품

 

 

그러나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의 차이는 변형동물에서는 뚜렷하다. 특히 서부지역은 스키타이 문화권 남쪽에 있던 그리스, 우라루투, 페르시아의 영향을 받거나 혹은 서로 주고 받았다. 이 부분이 어렵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2. 7. 11:36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의 철기시대 스키타이 문화(권)에서는 동물문양 장식이 유행했다. 주로 맹수(금)류와 굽동물 및 변형동물이다. 변형동물을 제외하고 언뜻 보면 이들은 주로 포식자인 맹수류와 그의 먹잇감인 피식자들로 보인다.

그 중에서 뿔이 화려한 사슴은 가장 많이 표현되며 전신형과 두부형 등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그 외에도 산양, 산염소 등 뿔 달린 동물들이 발견된다. 하지만 산양, 산염소 등은 사슴만큼 선호되지는 않았다.

 

이 점은 청동기시대에도 마찬가지인데, 시베리아와 몽골의 초원에서 발견되는 사슴돌은 사슴을 변형시켜서 그려넣은 것인데 다른 굽동물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왜 그런 것 일까?

 

청동기시대에도 동물문양으로는 채택되지 않았던 굽동물인 산양(그림 1)(아르갈리라고도 불림), 산염소(그림 2. 아이벡스)는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그렇게 인기가 없었던 것 같다. 이들이 주로 알타이(그림 3, 4) 및 중앙아시아(산악지대) 유적(그림 5)에서 주로 발견되며, 미누신스크 분지에서도 유물로 표현되어 발견된다.

 

그림 1. 산양, 아르갈리

 

그림 2. 산염소, 아이벡스

 

 

그림 3. 알타이 울란드리크I유적, 모자 장식 , 굽동물 엉덩이에 산양의 머리가 표현됨

 

그림 4. 알타이의 바샤다르 유적 출토, 마구 장식 중에서 머리에 씌운 뿔은 산염소를 형상화.

 

그림 5. 미누신스크 분지의 타가르 문화

 

하지만 이 보다 더 서쪽인 볼가 강 유역이나 우랄지역에서는 매우 한정적으로 발견되고 변형되어 나타난다. 이는 실제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슴과 달리 이들 문양이 유행하지 않았던 것은 굽동물 가운데 사슴보다는 사는 환경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평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생소했을 것이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2. 6.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은 시베리아을 중심으로 해서 서쪽으로는 흑해 및 그 인근까지 동쪽으로는 몽골과 중국 동북지역의 일부지역까지 그 흔적이 확인된다. 스키타이 3요소라고 불리는 특징이 이들 지역에서 발견되기 때문인데 그 지역에 따라서 스키타이 3요소의 양상은 다르다. 각 지역의 문화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또 지역에 따라서는 스키타이 문화가 주체가 아닐 수도 있다.

 

어찌되었던 스키타이 3요소 중에 동물장식은 주로 맹수나 맹금류 굽동물이 주를 이룬다. 또 이들을 합성시킨 알 수 없는 동물들도 발견된다. 그 중에서 매우 애매한 존재가 멧돼지인데 뿔을 가진 굽동물과는 달리 잡식성이기 때문이다.

 

동물장식은 전신이 모두 표현되는 경우와 동물의 머리만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맹수와 맹금류의 머리가 다양하게 표현된다. 하지만 흑해 북안의 우크라이나 삼림초원에서는 멧돼지도 머리만 달린 것이 발견된다. 전신형 멧돼지 장식이 주로 시베리아에서 먼저 발견되는 것과는 달리 머리만 붙은 것은 흑해지역에서 기원전 5세기경에 나타난다. 전신형은 흑해 부근의 발견되지 않는다.

 

그림 1. 흑해 남쪽의 케르치 해협에 위치한 님프 쿠르간, 기원전 5세기, 청동판

 

그림 2. 흑해 북안의 세미브라티예프 유적의 쿠르간, 기원전 5세기, 청동판

 

멧돼지의 이중적인 먹이 습성 때문에 사람들에게 해를 입힐 수 있고 두려워한다.

스키타이 동물장식을 연구한 페레보드치코바는 이란의 성서인 아베스타를 인용하면서, 멧돼지의 이중성을 스키타이 문화에서도 적용했다. 아베스타에서 멧돼지는 굽동물이면서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맹수로서 이중적이라고 묘사되었고 고대인의 생각체계에서도 멧돼지를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 동물로 생각했다. 그래서 페레보드치코바는 멧돼지를 굽동물(하계)과 맹수(상계)의 중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해발 1200m가량 되는 알타이의 바샤다르 유적에서는 멧돼지 장식이 발견되지만 더 이상 높은 유적에서 멧돼지는 발견되지 않는다.

 

아마도 멧돼지 머리만 표현된 것은 멧돼지의 무서움만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침 기원전 5세기경에 이 지역에서는 인간형상물도 부적으로 사용되던 시기 이기 때문(김재윤 2021)에 특정 동물문양도 비슷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2. 5.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 철기시대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필자가 별로 언급하지 않은 동물문양 가운데 멧돼지 장식도 있다.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그림 1)에서 발견되기 시작해서 꽤 이른 시기부터 발견되는 문양이다.

 

그림 1. 아르잔-1호의 사슴돌

 

그림 2. 아르잔-2호의 멧돼지 장식

 

아르잔-1호의 사슴돌 뿐만 아니라 검의 손잡이에도 멧돼지 장식이 발견되었다. 발끝으로 서 있는 모습인데 등에 혹이 있다. 이 문양은 아르잔-2호(그림 2)에서도 발견되는데, 주인공인 5호묘 남성의 고리트(스키타이 화살통)를 장식했다.

 

그런데 발끝으로 선 자세의 멧돼지는 아르잔-1호의 사슴돌에서 발견된 사슴도 같은 자세를 취하고 등에 혹이 있는 문양이었고 사슴문양 역시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다.

 

아르잔-2호(기원전 7세기)에서 발견된 멧돼지 장식은 가장 중요한 무기 중에 하나인 화살통을 장식했다는 점에서 맹수 장식 못지 않게 중요한 문양이라고 볼 수 있다.

 

기원전 6세기경에는 맹수와 함께 통나무관에 새겨진 것이 알타이에서 발견된다(그림 3). 그러나 바샤다르 유적 보다 높은 지역에서는 멧돼지 문양은 발견되지 않는다. 멧돼지는 사슴과 함께 복합해서 나타나는 문양이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발견되는데 알타이나 시베리아에서는 볼 수 없다. 타스몰라 문화(스키타이 문화권 가운데 카자흐스탄 지역문화)에서 생겨난 특징이다(포스팅 참고).

타스몰라 문화 보다 더 서쪽의 필리포프카 유적(볼가 하류)(그림 4)에서도 발견된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멧돼지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의 멧돼지

 

그러나 사슴이나 맹수장식보다는 많이 발견되지 않으며 분포범위도 넓지 않다. 전신상 외에도 머리만 따로 표현된 유물도 있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2. 4.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동물장식은 맹수가 몸을 말고 있는 형태이고 기원전 9세기경에 아르잔-1호에서 발견되었다. 그 이후로 기원전 7세기 유적에서는 C자로 발견된다.

 

그리고 기원전 6세기경에는 S자 모양이 등장하지만, 이것은 맹수의 머리만 S자형 재갈멈치의 양 끝에 부착된 것이다. 금속제로 만들어진 것이다. 또 이 시기에는 펠트로 제작된 S자형 맹수장식도 발견되며 기원전 5세기 아크 알라하 1 유적(그림 1)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그림 1. 아크 알라하 1유적의 안장덮개 S자형 동물장식

 

그런데 몸을 완전히 말고 있는 맹수장식이나, C자형 맹수장식은 각각 아르잔-1호와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 것이다. 투바의 우육분지에 위치한다. 반면에 S자형 동물장식은 바샤다르 유적에서부터 시작해서 아크 알라하 1 유적 등 알타이 산악지대의 유적에서 발견되는데, 몸통과 머리가 전혀 다른 종의 것이다.

 

S자형 동물장식은 카자흐스탄 초원의 유적(그림 2)에서도 발견되는데, 금속제이고 변형된 맹수이지만 맹수의 어깨에 날개만 달았을 뿐이지 알타이 산지에서 발견되는 것 만큼 심한 변형 동물이지는 않다.

 

 

그림 2. 이식 유적의 황금 호랑이

 

투바의 아르잔-2호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하 구덩이에 나무무덤방을 만드는 구조는 알타이 산악지대로 이어지고, 또 기원전 5세기경의 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대표적인 것이 사글리 바쥐 VI유적이다. 물론 알타이 추야 계곡에서 만들어진 무덤과는 무덤 구덩이를 파는 기술상에 문제는 있는 것 같다.

 

2021.06.02 - [시베리아 투바와 몽골의 유적/투바의 유적] - 이상하게 만들어진 무덤

 

이상하게 만들어진 무덤

시베리아 투바 공화국에서는 사글리 바쥐 II 유적의 8호 유적에서는 울란곰 유적을 소개하면서 보여드렸던 인간형상물(여성)(그림 1)이 발견되었다. 북쪽벽(39)(그림 2)에서 나왔는데, 어떤 인골의

eastsearoad.tistory.com

 

 

그러나 투바의 사글라 바쥐 VI유적에서는 맹수장식을 변형하는 그런 전통은 이어지는 것 같지 않다. 헴칙 봄에서 발견되는 동물장식은 언뜻 보면 알타이에서 유행한 동물투쟁문양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래서 페레보드치코바는 헴칙 봄의 동물투쟁문양을 수수께기 동물장식이라고 불렀다.

 

 

2021.05.27 - [스키타이 동물장식] - 수수께끼 같은 동물문양장식

 

수수께끼 같은 동물문양장식

스키타이 문화에서 잘 알려진 동물투쟁문은 두 마리 동물이 서로를 공격하거나 맹수가 약한 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대부분 두 마리이지만 여러 마리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와

eastsearoad.tistory.com

 

스키타이 문화의 맹수장식의 전통은 투바에서 발생해서 서쪽과 남쪽으로 진행되어 확산되어 간다.

 

김재윤의 동물장식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