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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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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4.22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과 그리스4

 

 

이제까지 2500년 전 알타이 위주로 스키타이 문화를 살펴보았다. 좀 더 자세하게는 파지릭 문화라고 일컫는다. 아시다시피 스키타이 문화라고 불리는 문화는 흑해 북안부터 시베리아 까지 매우 널리 퍼져 있었다. 기원전 9세기 까지 올라가는 유적이 있는 곳은 시베리아의 투바 이고, 아르잔 1유적에서 확인된다.

(아래 포스팅에서 스키타이 문화의 권역에 대한 표를 확인할 수 있다).

 

2020/02/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그림 1.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미타주 소장, 전체 모습은 앞의 포스팅 참고 그림 2.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미타주 소장, 말탄 스키타이 전사의 모습, 투구는 코린트 식 그림 3.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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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북안에서 시베리아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시간은 기원전 8~7세기부터 기원전 3세기까지로 이 기간과 공간을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한다. 혹은 스키타이 세계, 스키타이 문화공동체라고도 한다. 그냥 쉽게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하자.

 

하지만 시베리아 남부 투바의 아르잔 1유적을 발굴(1971~1974년)하기 이전까지는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설은 흑해북안에 출토되는 그리스 스타일의 유물과 관련된 것으로 믿었다.(앞에서 스키타이문화의 기원과 관련된 학설을 설명한 바 있다)

왜냐하면 19세기 말 흑해북안과 가까운 쿠반 강(코카스서 산맥의 북쪽) 유역에서 발굴된 유물에서 동물문양장식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출토된 유물은 그리스 스타일의 색채를 많이 띄고 있었다. 이름하여 그리스-이오니아 양식이라고 불렸다.

이 지역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그리스 스타일 유물은 스키타이 문화인들이 그리스장인에게 ‘오더 메이드’해서 만든 주문자생산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당시 그리스는 흑해 북안에도 식민도시를 두었다고 한다(헤로도투스도 그리스 식민도시인 흑해의 올리비아에 살았다.)

 

그럼 어떻게 그리스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림 1은 켈레르메스(유적의 위치는 아래 포스팅 참고)라고 하는 유적의 4호분에서 출토된 거울이다. 은제 거울인데, 얼굴을 볼 수 있는 면은 은제로 주조된 것이고, 그 반대부분에는 중앙에 고리가 달렸던 흔적이 남아 있다. 8부분으로 섹션을 나누어서 주제가 그려져 있다. 8개의 각 섹션은 금제로 만든 판을 은제 원판에 붙이도록 제작된 것이다. 섹 션 사이의 눈금이 있는 부분은 금테인데 뗌질 되었다. 주조한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거울의 가장자리를 보면 알 수 있다. (필자는 주조방법을 설명할 때 붕어빵 굽는 것을 대입해서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그림 1. 켈레르메스 유적 4호분 출토, 17.3cm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그림 1의 세부

 

거울의 가장 상단부에 그려진 여성은 사이벨레(그리스의 아르테미스)로 양손에 표범을 들고 있고, 여신과 대칭되는 곳에는 털로 덮인 괴물들이 사자머리 그리핀과 싸우고 있다. 날개달린 여성, 털달린 괴물, 사자머리 그리핀은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요소이고, 양과 같은 동물은 스키타이 문화의 요소이다. 그리고 중앙에 꼭지가 달려 있는 거울은 시베리아 남부에서 출토되는 유물에서 확인되는 특징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는 그리스적이지 않은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문양도 확인된다.

 

금제 유물 장식으로 표범을 형상화 한 것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은 기원전 7세기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아르잔 1유적이 발굴되기 전까지 그림 3과 같은 유물이 가장 이른 동물문양장식으로 여겨졌다.

 

그림 3.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길이: 32.6cm, 높이 16.2cm, 방패장식으로 생각됨. 

 

위의 말은 바꾸어 말하면, 아르잔 1유적이 발굴되고 나서 그 생각은 바뀌었다는 것이다. 즉 더 이상 스키타문화에서 그리스-이오니아 양식으로 동물문양장식이 생겨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리스 스타일의 유물이 스키타이 문화의 요소에서 확인되는 것은 맞다.

 

현재 이 유물들은 에르미타주에 소장되어 있다.

원래, 이 유물들은 표트르 1세가 모은 시베리아 황금유물 컬렉션과 함께 처음에는 쿤스트카메라에서 보관되었다. 그런데 표트르 1세가 수집한 시베리아 황금 유물과 흑해북안의 유물 중에서 비슷한 공통점이 발견되었고, 헤로투투스가 기록한 대로 이 문화가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헤로도투스는 올리비아에 살았기 때문에 당시 흑해북안에 살던 이민족을 ‘스키타이’라고 불렀고, 이 문화의 이름도 여기서 연유하게 되었다.

 

흑해북안의 유적들은 1859년에 아직 로마노프 왕조가 있을 때 제국고고학위원회에서 시작했다. 켈레르메스 고분은 1904년에 발굴된 것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에 발굴되어서 스키타이 문화의 그리스 기원설은 시베리아 유적을 발굴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학계에서 대세를 이루었다. 시베리아의 대표적인 파지릭 유적은 1920년대 1호분 이후에 1947~1948년에 발굴되었고, 아르잔 1유적(스키타이문화의 가장 오래된 유적)은 1971~1974년에 조사되었고 현재는 스키타이문화의 기원 및 중심은 시베리아이다. (아르잔 1 유적에 대한 설명은 앞으로 할 예정입니다)

 

2020/04/1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시베리아황금유물컬렉션] - 기원전 9세기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의 기원에 대한 여러의견

 

기원전 9세기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의 기원에 대한 여러의견

우리는 파지릭 5호분에서 출토된 대형의 벽걸이를 보았다. 그곳에서는 얼굴이 다른 남녀가 표현되어 있었다. 특히 남성은 말을 타고 있었는데, 남성의 복장은 알타이 지역의 2500년 전 문화에서는 볼 수 없는 짧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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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아르타모노프 1966,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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