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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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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신화는 아시다시피 헤로도투스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곳에는 스키타이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그리스 신과 비교되어 있다.

2020.08.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흑해의 여신과 헤로도투스의 메세지

 

흑해의 여신과 헤로도투스의 메세지

스키타이 신화는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에서 전해진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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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유물에는 의인화된 사람들이 많이 표현되는데 스키타이 신화 속의 인물들과 비교되었다. 그 중에서 여신인 아르김파사와 티파티는 각각 기원전 7세기 유물과 기원전 5세기~4세기 유물에서 드러났다. 아르김파사로 추정되는 여성은 켈레르메스 유적의 은제 거울부터 기원전 5세기 이후에는 갑옷 장식판, 귀걸이, 마면장식, 간두령 등 다양한 유물에 표현되었다.

티파티는 거울과 각배가 나오는 의식에서 등장한다.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여성 베일에 달려서 장식되었던 것이고, 이 유적의 주인공 역시 여성이다.

거울을 들고 있는 티파티는 측면이 표현된 것이지만, 거울을 들고 있는 여성으로 전면이 표현된 머리장식이 사하노프스키 쿠르간에서 출토되었다. 역시 기원전 4세기 유적이다.

이 유물은 10인이 등장하는데 주인공 여성을 기준으로 양 쪽에는 남성 9인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여성의 좌측에는 뿔잔으로 술을 마시며 의형제를 맺는 장면,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우측에는 허리에 고리트를 차고 한손에는 지팡이와 각배를 들고 있는 남성이 있고, 그 옆에 하프켜는 사람, 가장 끝에는  커다란 항아리에서 술을 나누어 담는 장면이다.

 

그림 1. 사흐노프스키 쿠르간 출토 머리장식, 길이 36.5cm, 너비 9.8cm, 무게 64.58g

 

그림 2. 그림1과 동일

 

이 장면을 분석한 여러 연구자들은 크게 의례장면, 결혼장면, 장례식과 관련된 모습으로 해석했다. 오래된 연구일수록 의례장면(로스토프체프 1913), 여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포도주를 마시는 의례장면(아르타모노프 1961)으로 간략하게 분석했다. 왕과 여신 티파티의 신성한 결혼식 장면(라에프스키 2006) 혹은 결혼식장면일 수도 있지만 그 대상은 아르김파사일 수도 있다고도 한다(베스소노바 1983). 장례식 장면이라고 추정한 연구자들은 이 유물을 스키타이 문화에 국한 하기 보다는 인도-이란 계통의 눈을 넓혔다. 먼저 쿠로치킨은 이란 청동기시대에 비슷한 도상학적인 표현이 있었음을 말했다. 베르티엔코는 인도-이란 장례식에서는 의식의 방향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치러지는 것을 고려해서 이 유물은 주인공의 좌측인 의형제를 맺는 장면부터 주인공은 가장 마지막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2009).

 

베스소노바가 아르김파사라고 추정한 이유는 체르토믈리크 고분의 티파티가 측면을 향하는데 사하노프스키 머리장식의 여성은 정면을 향해서 오히려 아르김파사와 더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각배를 들고 의식을 치르는 장면(아래 포스팅)은 솔로하 유적에서도 장식판에서 표현된 남성 2인과 매우 유사해서 사흐노프스키 머리장식판의 표현과 같은 의례장면 혹은 일부 일 수 있다.

 

2020.02.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시베리아황금유물컬렉션] - 기록과 솔로하 유적의 2.5cm 황금 장식판

 

기록과 솔로하 유적의 2.5cm 황금 장식판

헤로도투스의 역사 제4권 70장에는 스키타이 인들이 맹약을 하는 장면이 소개되었다. ‘스키타이족은 누구와 맹약을 하든 다음과 같이 한다. 큼직한 토기 항아리에 술을 붙고 거기에 계약 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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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장면이든지 장례식장면이든지 의례 혹은 명절에 지내는 의식일 수 밖에 없다. 술마시고, 사람을 죽이고, 다른 한쪽에는 악기를 켜는 장면이 함께 묘사된 머리장식판은 스키타이 의례와 관련된 것을 그리스 장인이 만들었을 것으로 보았다. 그렇게 잘 만들어진(세밀한) 유물은 아니어서 원래의 작품은 따로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견해(베스소노바 1983)이다.

 

필자가 관찰한 바는 여신이 등장하는 체르토믈리크 유적, 노사키 유적의 장신판에는 가장자리까지 완벽하게 마무리 되었는데, 그림 1의 유물은 하단에만 꽃 장식이 있고 상단과 그 옆에는 구멍만 남아 있어 마무리가 좋지 못해서 다른 방법으로 제작되었을 것이다. 

또 이 유물은 편평하게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머리앞을 장식하기 위한 것으로 둥글게 제작되어야 한다. 인물표현도 하고 둥글게 제작하려면 두꺼운 금판은 사용하기 힘들었을 테고 그게 가능한 유기물질로 원판을 제작한 후 이를 금박으로 마무리 했다면  얇은 금박(64.58g)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금박 아래에 원래 판이 따로 제작되고 거기의 조각이 금박에 남아서 있었을 수 있다. 그래서 금박 위의 표현은 그다지 세밀하지 못했을 수 있다.  

 

 

비슷한 유물은 가이모노바 유적의 말 굴레장식이다. 목판이나 가죽, 뼈등 유기물질로 제작한 뒤에 금박을 싸서  만들었는데, 현재는 금박만 남아 있다. 금박에 남은 표현은 원판의 조각에서 찍힌 것이 남은 것이다. 

 

2021.09.1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가이모노바 유적] - 목제 스키타이 굴레장식의 흔적

 

목제 스키타이 굴레장식의 흔적

동유럽 가이모노바 쿠르간은 철기시대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으로 4개의 무덤방이 설치되었다. 그 중에서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인 말이 매장된 곳은 2번 무덤방으로 피장자가 안치된 곳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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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 И. . 1961, Антропоморфные божества в религии скифов // АСГЭ. 1961. Вып. 2. (아르타모노프 1961, 스키타이 신화 속의 의인화 된 신)

Вертиенко А.В. 2009, К интерпретации семантики золотой пластины из Сахновки // Боспорский феномен. Искусство на периферии античного мира. Мат-лы

МНК. – СПб., 2009. – С.515-522.(베르티에넨코 2009, 사흐노프키 금판의 해석)

Г. Н. Курочкин. Богиня с зеркалом и герой с секирой (к проблеме антропоморфизации скифского искусства) // Скифия и Боспор. Материалы конференции памяти акад. М. И. Ростовцева. Новочеркасск, 1993.(쿠로치킨 1993, 거울든 여신과 도끼 든 영웅-스키타이 예술에서 인물상의 문제-)

С. С. Бессонова. Религиозные представления скифов. К., 1983. (베스소노바 1983, 스키타이 종교의 표현

Д. С. Раевский. Мир скифской культуры. М., 2006. (라에프스키 2006, 스키타이 문화의 세계

М. И. Ростовцев. Представление о монархической власти в Скифии и на Боспоре // ИАК. 1913. № 49. (로스토프체프 1913, 보스포로스 해협 스키타이 군주의 표현)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에 위치한 아르잔-2호 무덤에서 아주 다양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된다. 여러 가지 다양한 동물장식이 확인되는데, 소재 및 용도가 다양하다. 검, 화살촉과 같은 무기에도 확인되고, 돌판에도 그려졌다. 의복으로 볼 수 있는 모자 장식에도 동물문양장식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되는 곳은 역시 주인공 무덤방인 5호이다. 여성의 모자 장식은 이미 소개해 드린 바 있다. 그런데 남성의 두개골에서 약간 위쪽에서 동물문양장식이 확인되는데, 남성의 모자장식이다. 앉아 있는 말(그림 1-4)과 서 있는 사슴 장식(그림 1-1)이다.

 

기본적으로 금판에 금사를 납땜해서 붙이고 그 사이를 청회색 아말감으로 채워넣은 것이다.

말은 서로 마주 보는 금장식 각각 2개씩 확인되었다. 말은 다리를 배쪽으로 접어서 앉은 모습이다. 눈, 코, 입, 귀, 턱에 청회색 에나멜을 채웠다. 말의 갈기 끝에 표현된 돌출부위는 아주 소형화된 날개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그림 1-5).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 남성의 모자장식(1,5)

 

사슴(사슴 그림 : 길이 6.4 cm, 높이 6.9 cm, 두께 0.06 cm)은 기본적으로 말과 제작방법이 같지만, 뿔과 귀를 따로 만들어서 붙여서 원래 금판에 리벳으로 붙인 것이다. 말 보다 훨씬 큰 느낌이 든다. 사슴문양은 다른 금판에 다시 붙여서 고정되었다. 사슴 아래의 금판(길이 7 cm, 폭 2.5 cm,)은 새를 형상화 한 것이다. 사슴 아래의 금판에는 14개의 고리가 있어서 머리장식(그림 2-1)에 고정시킬 수 있다. 금판 위의 사슴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6개의 구멍이 있다. 사슴다리의 끝을 약간 구부리고 그 끝을 금판 위에 고정한 것이다. 사슴의 가슴쪽에는 붉은색 칠이 확인되는데, 산화철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말리의 민족지자료를 참고하면 이 지역의 보석에 색을 입힐 때는 소금과 철 화합물로 된 물질을 발랐다고 한다. 그림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슴은 말과는 달리 다리를 뻗어 표현되었다.

 

그림 2.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 남성의 모자장식 그림 1의 실측도

 

 

발견될 당시에 말보다 사슴은 머리 장식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확인되었다(그림 3). 이는 의미가 있는데, 두 동물문양장식의 뒷판에 붙은 고리의 위치가 차이가 있는 점과 연결된다. 말 장식(그림 2-2)에는 너비 0.2cm 간격으로 16개의 고리가 2줄(그림 2-2)로 붙어 있는데, 단단히 고정시기키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슴장식은 별도의 금판에 고리가 붙어 있었다. 이 부분은 두 동물의 자세가 다른 점과도 관련된다. 

 

 

그림 3.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주인공의 남성의 모자장식 출토장면

 

말 장식판에는 금판에서 잘라낸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러한 점으로 보아서 실제로 사용했다기 보다는 의례용으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말과 사슴장식판에서 붉은색으로 칠한 흔적이 그대로 확인되었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고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필자는 요즘은 향수를 쓰지 않지만, 한때 향수를 상당히 좋아했던 적이 있다. 요즘은 향수가 없어도 허전하다는 생각이 안 든다. 식탁 위에 디퓨저가 있는데, 유칼리투스 향이 약간씩 난다. 가끔 상상해본다. 집에서 나무 향이 나면 얼마나 좋을까?

자작나무로 된 무덤방도 아늑했을 것 같다.

 

우리는 현재 시베리아의 파지릭 유적에서 2호분을 살펴보는 중이다. 도굴 때문에 손상이 많이 되었지만 그래도 쏠쏠하게 재밌는 유물들이 있다. 그리고 피곤하기도 하다. 너무 많기 때문이다. 빈 공간안에 다 채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흥미를 끄는 유물이 많다.

파지릭 유적의 2호분에도 금으로 된 유물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나무, 펠트, 가죽 등으로 제작된 유물이 많다. 무덤구덩이를 팔 때부터 쓰던 나무망치, 나무쐐기 등이 들어 있는데, 과히 나무로 칠갑을 두른 듯 하다.

 

잠시 파지릭 유적의 2호분과 재밌는 인연이 있는 유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에르미타주에 소장된 표트르 1세가 수집한 콜렉션의 유물이다. 버클장식으로 길이 15.2cm, 너비 12.1cm,무게는 459.3g정도이다.

큰 나무 아래에 세 사람이 있는데, 여성은 앉아 있고, 남성 한 명은 그녀의 무릎 위에 누워 있다. 그녀의 무릎을 만지고 있다. 누워 있는 남성의 다리 쪽에는 한 남성은 앉아 있는데 말 두 마리의 고삐를 꽉 쥐고 있다. 말은 재갈과 굴레장식이 착장되었으며 안장까지 착용한 상태이다. 말과는 반대쪽으로 말과 마주보는 방향으로 얼굴이 매우 둥글고 독특한 머리장식을 한 여성이 앉아 있다. 누워 있는 남성은 그녀의 무릎을 만지고 있다.

 

 

 

 

그림 1. 에르미타주 소장 버클 장식, 표트르 시베리아 콜렉션

 

그림 2. 그림 1의 상세

 

 

이 버클 장식을 보면서 이미 필자가 공개한 바 있는 2호분의 유물 가운데서 생각나는 유물은 없나요?

 

....

 

말 굴레 장식?

아직 2호분의 것은 공개하지 않았다.

 

여성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그녀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이다.

 

그림 3은 파지릭 유적 2호에서 출토된 것인데, 출토된 위치는 그림 4에서 확인가능하다.

 

그림 3. 파지릭 유적 2호 출토, 머리장식. 높이 40, 직경 17.8cm(참고문헌인 영국박물관에서 나온 책에 이 유물이 파지릭 5호분의 것이라고 잘못 표기되어 있었다. 이 유물은 2호분의 것이다. )

 

그림 4. 파지릭 유적 2호분, 머리장식의 출토위치

 

 

 

파지릭 2호분의 머리장식은 나무, 가죽, 머리카락, 펠트, 실크를 조합한 것이다.

이 독특한 머리 장식은 머리에 닿는 부분인 기초 부분은 나무로 나들어졌다. 전체적으로 원통형이지만 귀의 위쪽에는 직사각형의 홈을 파고 다시 나무를 덧대어서 둥글게 만들어 진 것이다. 현재는 오른쪽만 남아 있다. 이 나무원통의 덮개는 가죽으로 덮여 있다. 뒷쪽에는 1.5~2cm가량의 원형 구멍이 2개 있고, 구멍이 4개 더 있다. 그 중 두 개는 원통형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나무로 된 아래의 받침대로부터 관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구조이다. 이 구멍은 실크로 덮여 있었다. 뒤쪽 중앙의 구멍에는 하늘로 솟아 오르도록 설계된 땋은 머리카락이 붙어 있다. 이 꼬리모양의 머리장식은 가운데는 사람의 머리카락이고 말의 총으로 쌓아서 힘을 받도록 만들어졌다. 말의 모는 머리카락 전부를 감찬 것은 아니고 아랫단 부분만 쌓다. 꼬리 모양 머리카락 장식은 나무머리모자의 구멍 아래서 관통시켜서 펠트로 감싼 것이다. 이 머리카락은 길이가 총 38cm가량이다.

 

그림 1의 시베리아 콜렉션 유물과 비교했을 때 아주 비슷한 유물이어서 추정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아시다시피 2호에서 이 유물은 위치가 제자리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여성의 것인지 남성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벨트 장식에서 볼 때 여성의 머리장식이다. 그리고 이것을 쓴 여성은 삭발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은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콜렉션 유물이 알타이 지역에서 갔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앞서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얼음공주도 아주 높은 머리가발 장식을 썼는데, 그녀도 삭발을 하고 그 가발 장식을 썼다.

 

그리고 상상해 본다. 혹시 머리를 매일 감을 수 없어서, 삭발을 했나? 그래도 머리스타일은 중요하니 머리장식을 썼나? 아니면 이런 높은 머리장식을 쓰기 위해서 삭발을 했나?

 

참고문헌

 

루덴코 1953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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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아크 알라하 3유적이라고 불리는 유적에서 1호분에서 얼음공주라는 별명이 붙은 여성미라가 발굴되었다.

그녀는 삭발을 하고 가발을 쓰고, 정수리 장식을 높이 한 것으로 앞에서 포스팅했다. 가발을 쓴 후에 검은색 펠트로 정수리 장식을 올렸는데, 15마리의 새가 부착되었다. 14마리는 날개표현이 없었고, 가장 가운데 새만 날개 표현이 있었다.

 

시베리아의 원래 주민들에게는 새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을 상징한다. 나나이족들은 사람의 영혼은 작은 새에 깃들어 거대한 나무에 자란다고 믿는다(킬레 1976). 씨족 또는 가족의 나뭇가지에 있는 새들은 그 씨족이나 가족의 미래 구성원들을 상징한다(이바노프 1976). 셀쿠프족(현재 러시아의 튜멘과 톰스크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 에게 새는 태양시 사람에게 주는 영혼을 의미한다(토밀로프 1992)

 

그림1.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복원도

 

가장 높은 정수리 장식 앞에는 삼각형 모양으로 꼭대기를 사슴모양장식을 올린 정수리 장식도 했다(그림1). 그 내부에는 사슴머리 장식이 새겨진 목제 나무판이 확인되었다고 하면서 필자가 앞에서 올린 사진이 있다(그림2). 그러나 그 내부에 목제판을 넣은 것은 맞지만, 필자가 올린 사진은 다른 용도였다. 보고서에는 그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었으나, 필자가 그림3을 보고 삐져나와 있는 목제판을 그 용도로 보았다. 그러나 필자가 찍은 사진은 그림 1에서 머리의 뒤를 장식하는 나무판이다.

 

그림 2.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의 머리뒤 장식 나무판

 

 

그림 3. 아크-알라하 3유적 1호분 얼음공주의 가발

 

 

그림 2처럼 길지는 않지만 목제장식판은 정수리 장식 앞쪽에도 양쪽으로 붙어 있다. 두 마리 그리핀의 머리가 조각되어 있다. 얼굴은 산양인데, 부리는 독수리로 그리핀이 새겨졌다. 부리가 대각선이 되도록 조각되어 있는데, 2단으로 조각되어 있다(그림 4). 그림 2에 조각된 나무판에도 사슴머리가 아닌 산양머리에 독수리 부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동물인 그리핀이 새겨졌다.

 

 

그림 4.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 그림 5에서 보면 착장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림 5.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의 얼음공주 머리 복원도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는 매우 높은 머리장식을 하고 있었다. 평상시에 착용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수의’의 일부로 혹은 축제, 의례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머리장식은 어떻게 하고 다녔을까? 물론 평소에는 잘 하지 않았지만.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 중에 하나로 고깔모자를 이야기 한다. 스키타이 문화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시베리아의 파지릭 문화에서든지, 흑해 북안의 스키타이 문화에서든지 고깔모자를 썼던 정황은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다른 유물에 스키타이 인을 묘사할 때 꼭 고깔모자를 써서 표현한 것이다.

흑해 북안에 위치한 스키타이 문화의 무덤인 쿨오바 유적에서 출토된 황금(그림 6,7)으로 된 항아리에도 스키타이인이 표현되어 있다.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또한 페리세폴리스의 아파다나(Apadana)의 동쪽벽에 새겨진 스키타이인이 묘사되어 있다(그림 8).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스키타이 인을 사키족이라고 불렀다. 4명은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페르세폴리스에 조각된 스키타이인 가운데 타이즈를 들고 있는 사람도 발견되었다(그림9).

 

 

그림 6.쿨오바 출토 황금항아리(알렉세예프 2012)

 

그림 7. 쿨오바 출토 황금항아리에 조각된 스키타이 인, 그림6과 같은 유물, 다른 편에 새겨진 스키타이인의 모습이다(알렉세예프 2012)

 

그림 8.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 동쪽벽에 묘사된 스키타이 인(Scythians 2017)

 

그림 9.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에 조각된 스키타이 인. 타이즈를 들고 있다(폴로시막 2001)

 

 

시베리아 알타이의 얼음공주도 고깔모자가 있었다. 높이가 84cm나 된다(그림 10-b). 그렇지 않겠는가? 저 높은 가발을 씌우려면...

 

 

 

그림 10.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b)와 파지릭 2호분의 고깔모자(a)(폴로시막`바르코바 2005). 두 고깔모자는 단순히 고깔뿐만 아니라 챙이 붙어 있다.

 

 

그런데 무덤관 속에 고깔모자가 있었던가? 한번 찾아보시기 바란다...필자는 이미 무덤 관속에서 출토된 유물의 위치를 다 공개했다.

그럼 고깔모자는 어디에?

 

필자도 무덤관 속에서 고깔모자의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서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폴로시막이 쓴 다른 책에서 찾았다. 이 유물이 어디서 나왔는지....‘고깔모자는 무덤방과 관의 벽 사이에서 출토되었다’(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참고문헌

 

알렉세예프 2012,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이바노프 1976, Иванов С.В. Представления нанайцев о человеке и его жизненном цикле // Природа и человек в религиозных представлениях народов Сибири и Севера. М.: Наука, 1976. С. 161-189.(이바노프 1976, 나나이족의 사람과 인생순환에 대한 표현)

킬레 1976, Киле Н.Б. Лексика, связанная с религиозными представлениями нанайцев // Природа и человек в религиозных представлениях народов Сибири и Севера. Л.: Наука, 1976. С. 189-203. (킬레 1976, 나나이족의 종교적 믿음과 관련된 단어)

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IV-III вв. до н.э.).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토밀로프 1992, Томилов Н.А. Астральные представления нарымских селькупов // Ранние формы религии народов Сибири / Материалы III советско-французского симп. СПб.: МАЭ РАН, 1992. С. 166-173.(토밀로프 1992, 나림지역의 셀쿠프 족 우주관에 대한 표현)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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