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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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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남성이 유물 속에서 표현되는 예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몇 몇 남성들이 남아 있는데, 카라고데야쉬흐 유적의 여성관모장식인 삼각형 장식판에서 묘사된 남성은 삼각형의 장식판의 2번째 칸에 쌍두마차를 타고 있었다. 이 남성의 발 밑에는 그리핀 두 마리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왼발을 올리고 있는 상태였다. 중앙에는 어떤 물체가 있지만 명확하지 않다.

그리핀은 맹수의 몸통에 날개가 달린 상태인데, 기원전 4세기 이후에 등장한다. 특히 간두령 장식속에서 발견되는데,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이 대표적이다. 흑해지역의 스키타이 유적가운데 가장 늦지만 가장 큰 무덤으로 알려졌다.

2020/08/2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멸망직전 흑해 스키타이의 여신

 

멸망직전 흑해 스키타이의 여신

흑해 스키타이 문화에는 스키타이의 여신인 아르김파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표현된 유물들이 있다. 특히 기원전 5세기 후반기에는 여신의 모습이 각 유적 마다 차이가 있다. 침발카 유적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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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두령장식으로는 아르김파사가 발견되었는데, 양 손에 동물을 쥐는 대신에 자신의 허리를 쥐는 형태로 변형된 것이 있다. 동물이 올라간 간두령장식 가운데 날개달린 그리핀이 네모 프레임안에서 들어간 것이 발견되었다. 모두 앞다리 가운데 한쪽 발을 들어올리고 날개는 접어서 올린 채로 묘사되었는데, 4점이 알려졌다.

 

그림 1.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간두령장식

 

간두령장식 외에도 네모의 장식판 속에 그리핀이 묘사된 유물도 있지만 서 있지 않고 앉아 있는 형태이다. 간두령장식은 지팡이나 막대기에 달았던 유물이고 네모장식판은 옷에 달았던 장신구라는 점에서 인간과 관련된 유물이다.

이 외에도 그리핀 가운데는 말을 장식했던 유물도 있는데 황금으로 제작되었다. 긴 띠모양의 장식판과 반타원형 프레임 속에 묘사되어 있다.

 

이 유적에서 남성은 전신상이 아닌 얼굴만 원판형장식에서 발견된다. 모두 7점인데, 얼굴형태가 명확하지 않지만 동일물이 2명인 것으로 보인다(그림2). 그리스인의 얼굴도 발견되었다.

 

그림 2.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원판형장식

 

 라에프스키는 유라시아 스텝의 유목민을 포함한 고대인의 우주를 수직으로 위치하는 3세의 세계로 이해한다고 했다(라에프스키 1985). 상계(하늘), 중계(사람이사는땅), 하계(지하)로 구성된 것이다. 이러한 개념이 들어 있는 것이 세계수(世界樹)라고 불리는 사물이다. 나무가 수직으로 자라고 나무의 각 부위가 위치한 곳이 3개의 세계로 대비될 수 있고, 나무의 구조대로 세계가 구성되었다고 여긴 것이다. 이와 같은 도식적인 추상은 산(山), 사다리, 기둥과 같은 수직 물체로도 구현될 수 있다(라에프스키 1985, 페로도드치코바 1994).

 

 스키타이 인들이 이를 가장 잘 구현한 유물 중에 하나가 간두령이라고 페레보드치코바는 꼽았다. 간두령의 가장 위에 위치한 것은 하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와 연관된 존재물인 새, 그리핀 혹은 굽동물로 장식되었다(페로보드치코바, 라에프스키 1981).

그렇다면 여성의 관모장식이었던 삼각형 장식판도 3세계의 세상을 의미할 수 있다. 쌍두마차를 탄 남성은 사람이 사는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고, 서로 다른 그릇에 남긴 물을 봉양받는 여성은 지하세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상계에 표현된 인물은 얼굴이 뚜렷하지 않은 그리스 복장의 여성이다.

그러나 이 유물의 전체적인 의미는 스키타이 문화의 세계관을 그대로 내포하기 때문에 가장 꼭대기의 인물은 어떤 복장을 입고 있던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여길 수 있다.

 

참고문헌

Д.С. Раевский Модель мира скифской культуры. Проблемы мировоззрения ираноязычных народов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I тысячелетия до н.э. // М.: ГРВЛ. 1985. 256 с. (라에프스키 1985, 스키타이 인들의 세계 모델)

Переводчикова Е.В., Раевский Д.С. 1981 : Ещё раз о назначении скифских наверший. // Средняя Азия и её соседи в древности и средневековье. М.: ГРВЛ. 1981. С. 42-52(페레보드치코바, 라에프스키 1981, 스키타이인의 상계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Полин С.В., Алексеев А.Ю. 2018 :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Александрополь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в Нижнем Поднепровье. Киев, Берлин: «Видавець Олег Філюк». 2018. 930 с. («Курганы Украины». Т. 6)(폴린, 알렉세예프 2018, 드레프르강 하류의 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알렉산드로프스키폴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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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인들은 7신을 믿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아베프 1962). 헤로도투스가 그리스신과 비교해서 적어 놓은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그 중에는 헤라클레스의 역할을 하는 스키타이 신도 있는데, 스키타이 이름은 남겨지지 않았다. 그가 남긴 스키타이 신의 이름은 타피티, 파파이, 아피, 고이토시르, 아르김파사, 파기마사다이다.

 

그런데 기원전 4세기 체르토믈리크 유적에서는 둥근 원판에 남성이 동물과 싸우는 장면이 묘사된 것이 발견되었다. 이 남성은 벌거벗은 채 사자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그림 1). 거의 같은 구도로 스키타이 남성이 그리핀과 싸우는 장면이 네모장식판으로 만들어져 유적에서 출토되었다(그림 1). 이 남성은 턱수염과 복장으로 보아서 스키타이 남성이다. 둥근원판을 헤라클레스라고 한다면 이 남성은 헤라클레스의 역할을 하는 스키타이 신이었을 것이다(그림 2).

 

그림 1.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원형 장식판 직경 2.1cm

 

그림 2.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장식판 2.6cm

 

이 두 유물은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주인공의 4번 무덤방에서 출토되었고, 주인공 여성이 입고 있던 옷에 달던 일종의 스팽글이었을 것이다. 앞서 소개한 아킬레스가 주인공인 화살통장식과 제작지가 각기 다른 검과 검집은 주인공 무덤이 아닌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5번 무덤방에서 출토된 것이다.

<무덤의 구조>

2020/11/0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체르토믈리크 유적] - 흑해 기원전 4세기의 스키타이 무덤과 그리스

 

흑해 기원전 4세기의 스키타이 무덤과 그리스

스키타이 문화에서 기원전 4세기는 시베리아 알타이 뿐만 아니라 흑해 지역에서도 자신의 특징이 흐렷해진다. 우랄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도 이 유적 보다 늦은 사르마트 문화에서 빈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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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 화살통>

2020/11/0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체르토믈리크 유적] - 흑해 스키타이 무덤에서 나온 아킬레스

 

흑해 스키타이 무덤에서 나온 아킬레스

흑해 북안의 드네프르 강 유역의 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유적인 체르톰리크 무덤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중심무덤방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방 옆에 또 다른 방 들이 만들어진 구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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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과 검집>

2020/12/2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전사] - 스키타이 검, 페르시아 검자루와 그리스 검집

 

스키타이 검, 페르시아 검자루와 그리스 검집

스키타이 문화와 페르시아 문화가 함께 유물 속에서 표현되는 예는 흑해에서도 종종 출토된다. 그림 1의 검은 손잡이와 검신의 제작지가 다르다. 손잡이(그림 1)는 페르시아 단검에 원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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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5세기 이후의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는 그리스 문화의 흔적이 뚜렷해진다. 그 이전에는 자신의 문화 외에도 코카서스 남쪽에 위치했던 앗시리아와 우라르트 문화의 유물이 발견되는데 비해서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흑해와 아랄해를 연결하는 케르치 반도에 보스포러스 왕국이 들어서고 이 국가는 케르치 해협 뿐만 아니라 흑해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원전 5세기 이후의 흑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남성인간형상물은 그리스인과 스키타이인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고 해도 기원전 4세기 흑해의 드네프르 강 하류의 체르토믈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페르시아에서 제작된 검의 자루가 스키타이 검과 조합되어 무덤에서 발견된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이 유적에 묻힌 여성의 옷에는 스키타이 신화와 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이 표현된 장식판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무기는 다른 상황이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

혹시 체르토믈리크 무덤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지 않았을까? 소설같지만.

 

 

 

참고문헌

Абаев В. И. 1962, Культ «семи богов» у скифов // Древний мир. Академику В. В. Струве. М.(아베프 1962, 스키타이의 7신에 대한 신화)

Piotrovsky B., Galanina L., Grach N. 1986 : Scythian Art. The Legacy of the Scythian World: mid-7th to 3rd century B.C. Leningrad: Aurora Art Publishers. 1986. 184 p.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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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문화권에서 흑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유물 가운데는 지팡이 끝에 꽂는 방울이 있다. 간두령이라고 하는데, 기원전 7세기부터 발견된다.

기원전 7세기 유물은 방울 끝에 새 혹은 동물문양을 붙이는 형태이다. 새머리 장식이 붙은 간두령은 켈레르메스 유적이 있다. 뿔이 화려한 수사슴이 부착된 간두령은 마코셰프스크야 마을에서 발견된 바 있다.

 

 

그림 1.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

 

그림 2. 쿠반지역, 마코셰프스카야 마을촌 발견. 청동제, 높이 24.2cm

 

기원전 5세기 이후에는 동물장식이 커지고 방울은 크기가 작아지고 동물장식에 부수적으로 붙는 스타일로 변화된다.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에서 출토된 간두령은 삼지창 끝에 새가 간두령을 물고 있다. 같은 유적에서 출토된 또 다른 간두령에서는 네모방형의 프레임 안에 들어간 그리핀 아래에 방울이 2개 달려 있다.

 

 

 

그림3.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청동, 높이 28.9cm

 

그림 4.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청동, 높이 15.5cm

 

그런데 유적에서 출토되지 못하고 지표에서 우연히 발견된 유물 가운데 흥미로운 간두령이 있다. 사방으로 가지가 네 내 퍼져 있고 중앙에 팔을 벌인 남성이 묘사된 것이다. 그의 머리에는 팔을 벌인 새가 그의 머리를 덮고 있다. 두 남성의 양손 끝에는 방울이 달려 있고, 그의 머리 위에 새의 날개 끝에도 방울이 달려 있다.  청동 방울가지의 하단에는 정확하게 어떤 동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꼬리와 귀의 표현이 뚜렷한 육상동물이 가지 끝을 향해 달려 있다.

유물 속의 스키타이 남성은 무기 없이 표현되지 않는데 그는 무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타 스키타이 남성의 직업과는 다를 수 있다.

 

이 남성이 표현하고 있는 장면은 세계수(世界樹) 위에 서서 천상과 지상의 자연 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그는 스키타이 신 가운데 그리스의 제우스에 해당되는 ‘파파이(Папай, Papai)’라고 여겨진다. ‘파파이’라는 신의 이름은 헤로도투스가 역사 IV권의 59에 스키타이 신의 명칭을 기록해 두어서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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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투스는 그리스의 올림푸스 신들과 스키타이 신들을 비교했는데,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에서 전해진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들은 스키타이인들이 숭배하고 스키타이 왕족 또한 포세이돈에게 희생물을 바친다. 스키타이에서 헤스티아는 타피티(Табити, Tabiti), 제우스는 파파이(Папай, Papai), 땅은 아피(Апи, Api), 아폴론은 고이토시르(Гойтосир, Goytosir),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는 아르김파사(Артимпаса, Artimpasa 혹은 Argimpasa) , 포세이돈은 파기마사다(Фагимасада, Fagimasada) 라고 한다.’

 

 

그림 5. 드레프르강 하류 지역에서 발견된 간두령, 기원전 4세기

 

이 유물은 드레프르강 하류에서 19세기 말에 우연히 발견된 유물로 알려졌고, 다른 유물에 비해서 크기가 작다(높이 4.3cm).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에서 발견된 간두령처럼 방울이 작아지고 여러 개 달렸다는 점에서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졌다고 여겨진다.

 

헤로도투스의 역사에는 스키타이 인이 매우 호전적이며 잔인한 민족으로 묘사되어 있다. 물론 전쟁에서 능했을 수 있긴 하지만, 이 간두령 장식에는 육지의 동물과 하늘의 동물을 연결하는 매우 서정적인 스키타이 인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기원전 4세기에 흑해지역에서는 그리스인이 대거 등장하는 물건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스키타이 인들도 이를 매우 많이 소비했다는 점에서 이 유물은 그 상징성이 중요해 보인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 1989. 464 с(러시아과학아카데미 1989, 소비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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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문화에서 확인되는 전차의 모습을 2종류를 보았다. 알타이 파지릭 5호분에서 발견된 4륜의 나무로 된 마차와 아무다리야 퇴장지에서 출토된 2륜의 마차이다. 각각 4륜의 마차(파지릭 5호) 및 2륜의 마차(아무다리야 퇴장지)로 견인 막대가 2개 있는 형태였다.

파지릭5호분의 4륜마차는 멍에가 2개였기 때문에 2마리 말이 끌었을 것이다. 아무다리야 퇴장지에서 나온 전차모형에서는 견인대는 2개 였으나, 각 견인대에 멍에가 2개씩 달리면서 4마리 말이 끄는 형태의 마차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흑해 지역에서 전차가 나오는 유물은 없을까?

 

기원전 4세기 카라고데우야쉬흐 유적에서 출토된 황금판에 쌍두마차가 발견되었다. 장식판은 세 부분으로 크게 보면 세 부분으로 나눠지지만, 각 칸 아래에 다른 문양대가 들어간다. 가장 윗부분은 여신상이 위치하고 가운데 부분에 쌍두마차를 끌고 있는 전사가 발견된다. 두 마리 말 사이를 연결하는 막대가 발견되었고, 전사는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이 아닌 전차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발 밑에는 그리핀 두 마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아르타모노프는 그를 스키타이 신 가운데 태양의 신인 고이토스르라고 생각했다.

가장 아랫 부분에는 스키타이 여신 아르김파사로 추정되는 여신이 앉아 있다. 이 여신이 입고 있는 의상은 스키타이 스타일인데, 머리에 고깔모양의 관모를 쓰고 있다. 그녀의 왼쪽(목이 긴 항아리)과 오른쪽(각배)에는 각기 다른 형상의 그릇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서 있다. 그녀의 발 아래에도 얼굴형상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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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신화에 대해서는 헤로도투스가 자신의 저서에 기록을 남겨놓아서 각 신의 명칭 및 역할을 알 수 있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들은 스키타이인들이 숭배하고 스키타이 왕족 또한 포세이돈에게 희생물을 바친다. 스키타이에서 헤스티아는 타피티(Табити, Tabiti), 제우스는 파파이(Папай, Papai), 땅은 아피(Апи, Api), 아폴론은 고이토시르(Гойтосир, Goytosir),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는 아르김파사(Артимпаса, Artimpasa 혹은 Argimpasa) , 포세이돈은 파기마사다(Фагимасада, Fagimasada) 라고 한다.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

 

그런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은 여성이라고 생각되지만 얼굴이 불분명하고 가장 하단에 있는 아르김파사와는 다른 복장이다. 그리스 복장이라고 한다.

 

 

그림 1. 카라고데우야쉬흐 무덤 출토, 길이 21cm

 

 

그림 2. 그림 1의 착용 예

 

 

이 유물의 용도는 장식판의 가장자리를 돌아서 뚫린 구멍을 통해서 추정할 수 있는데, 아르김파사가 쓰고 있는 관모장식과 유사하다(그림 2). 게레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장식판(말탄 전사와 전투장면이 표현된 장식판), 코스트롬스카야 유적에서 출토된 고리트의 장식판에서 관찰되는 스키타이 스타일의 제작방법이다. 그러나 그리스 복장을 한 여성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서 그리스 스타일이 가미된 것이다. 유적이 위치한 흑해의 쿠반 지역에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은 석실묘로 네 벽에 벽화가 남아 있는 무덤으로 스키타이 무덤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에 해당하는 유적이다. 석벽은 회반죽으로 덮여 있었다. 바닥은 불분명한데, 바닥에 나무를 깔고 돌을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구는 서쪽이고, 입구는 긴 복도로 이어지는데, 상부에는 장식으로 덮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 3. 카라고데우야쉬흐 유적의  무덤방 평면도. 1888년 발굴

 

그리스 여성 혹은 여신과 스키타이 재지의 신인 고이토시르와 아르김파사가 함께 표현되었을 수 있는 이유는 케르치 해협(흑해와 아랄해 사이)에 있던 보스포로스 국가가 기원전 4세기 후반에 세력을 넓히면서 쿠반 지역의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한다(아르타모노프 1966).

 

 

기원전 4세기경에 흑해에서는 쌍두마차가 끄는 전차가 있었다는 점은 확실해졌다. 그런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그리스 복장의 여성은 왜 얼굴이 뚜렷하지 않을까? 하단 두 칸의 인물들은 얼굴이 매우 뚜렷하며 심지어 손에 쥔 그릇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까지 표현할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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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랄해로 흘러가는 아무다리야 강 유역에 위치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원지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발견된 유물에는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다양한 남성들이었다.

인간형상물이 유적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후기구석기시대부터인데, 흑해지역과 시베리아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그 전통은 계속이어지는데, 시베리아에서는 신석기시대와 순동시대에는 인간형상물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다가, 청동기시대 오쿠네보 문화가 되면은 다시 여성상이 등장하며, 남성상도 출토된다. 물론 후기구석기시대에도 남성의 상징으로 생각되는 인간형상물이 있긴 하지만, 약간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지만 시베리아의 오쿠네보 문화(기원전 15~19세기)에서는 남성은 여성과 분명하게 구분되면서 남성상이 등장한다(김재윤 2020).

오쿠네보 문화와 연대적 차이는 있지만 초기철기시대문화인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다양한 인간형상물이 확인되는데, 특히 흑해 지역에서 많이 나온다. 반면에 시베리아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는 인간형상물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흑해지역의 인간형상물은 매우 구체적인데, 아마도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장면과 관련되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남성들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기원전 5세기 이전 유적인 코스트롬스카야, 멜구노프,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는 남성모습의 인간형상물은 없다.

 

그러나 기원전 5세기 이후의 유적에서는 대량으로 등장한다. 아시다시피 기원전 5세기 이후 흑해지역에서는 그레코-스키타이 유형이라고 불리는 유물이 대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리스 인물들이 여러 곳에서 관찰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스키타이 남성들의 모습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얼마되지 않는 스키타이 남성이 표현된 유물 가운데 갑옷과 투구를 쓴 모습의 남성이 발견되었다. 말탄 무사는 상대방의 목을 창으로 찌르고 있는 장면이다. 두 무사는 미늘 갑옷, 정강이 가리개와 화살통을 차고 있다.  투구는 기원전 4세기에 흑해에서 유행한 그리스식 투구인 코린트식 투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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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늘갑옷: 한국에서는 찰갑이라고 부른다. 작은 철제판을 가죽 끈으로 이어서 붙인 갑옷이다. 철제판의 가장자리에는 구멍이 있다. 흑해에서 찰갑은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과 코스트롬스카야 유적에서 이미 발견되었다. 

코린트식 투구: 기원전 7세기 코반 유형과 달리 이마 아래에도 철판이 덧대어진 것으로 볼만 가린 것과 눈만 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있다. 

 

사람에 비해서 말이 매우 작게 그려져서 약간 이상한 느낌?도 들지만 말에도 보호장치가 있고, 특히 안장깔개가 눈에 뛴다. 

이 유물의 용도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유물의 가장자리로 구멍을 뚫었는데, 코스트롬스카야 유적에서 출토된 화살통 장식도 가장자리에 구멍을 뚫은 것이다. 그래서 이 유물은 스키타이 초기 양식을 따르고 있다. 이 유물이 출토된 곳은 드네프르강 하류의 게레메스 유적으로 기원전 4세기의 유적이다. 유적은 자벨린이 1859년에 발굴했으며, 전차와 마구가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전차는 두 무더기로 발굴되었다고만 전해지고, 그 전모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마구와 다양한 그리핀이 발견되었다.

 

그림 1. 게레메스 유적 출토, 금제 장식판, 19×14cm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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