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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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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 드네프르강의 하류에 위치한 체르토믈리크 유적에서는 고리투스를 감싼 장식판과 암포라로 유명해졌다. 장식판은 아킬레스와 관련된 장면이 그려졌다. 또 암포라 라고 불리는 항아리는 그리스 항아리를 일컫는데, 매우 좁은 바닥과 양쪽으로 손잡이가 붙은 것이 특징이다. 주로 토제로 제작되지만 이 유적의 것은 은제품이고 금으로 도금한 것이다. 항아리의 생김새 자체는 그리스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곳에 장식된 내용물은 그리스인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스키타이 남성이 말을 조련하는 장면인데, 말을 무릎 꿇리고 엎드리게 하거나 목초지로 불러내가고 들여오는 훈련을 시키고 있는 모습이 매우 세밀하게 표현되었다(그림 1, 그림 2).

 

 

 

그림 1.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은제 암포라

 

 

그림 2. 그림 1의 세부

 

이 두 유물은 언뜻 보기에는 완전히 그리스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리투스 장식판은 고리투스를 감싸기 위한 유물이다. 그리고 암포라도 그리스식 항아리이지만 문양은 스키타이 남성들의 생업활동을 그대로 담은 것이다.

 

고리투스는 남성과 함께 출토되었지만, 은제 암포라는 무덤의 주인공과 출토되었다. 체르토믈리크 유적에서 주요한 무덤의 주인공은 여성이고, 남성은 그녀의 짝으로 생각된다. 이제 까지 살펴온 솔로하 유적, 쿨-오바 유적,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 중에서 솔로하 유적과 체르토믈리크 유적은 여성 중심의 유적이고, 쿨-오바 유적과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은 남성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솔로하 유적의 여성 무덤방은 매장지가 파손되어서 정보에 한계가 있지만, 이 유적에서는 여성이 매장된 곳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참고문헌

Алексеев А. Ю., Мурзин В. Ю., Ролле Р. Чертомлык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 К.: Наукова думка, 1991. — 416 с.(알렉세이예프 외, 1991, 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 체르토믈리크 유적)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드네프르강 하류의 솔로하 유적에서는 스키타이 남성이 매장된 무덤이 발견되었다. 그와 함께 스키타이 전통의 고리투스(화과 화살을 함께 넣는 화살통)가 부장(그림 1)되었다. 유기물질(가죽 혹은 나무)로 된 고리투스를 은판으로 장식한 것인데, 그곳에는 스키타이 전사가 싸우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고리투스를 감싸는 장식판은 체르토믈리크 유적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하지만 두 고리투스 장식판은 서로 내용이 다르다. 솔로하 유적에서 나온 유물은 스키타이 전사가 주인공이라면,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것에는 그리스 신화 속의 장면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솔로하 유적은 여러 모로 스키타이 전통과 수입된 그리스 유물이 혼합되는 현상이 많이 나타났다. 체르토믈리크 유적도 여러모로 그렇지만, 고리투스를 놓고 보면 약간 다르다고도 생각된다.

 

그림 1.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고리트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무덤구조는 이미 설명한 바 있다.

 

2020.11.0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체르토믈리크 유적] - 흑해 기원전 4세기의 스키타이 무덤과 그리스

 

흑해 기원전 4세기의 스키타이 무덤과 그리스

스키타이 문화에서 기원전 4세기는 시베리아 알타이 뿐만 아니라 흑해 지역에서도 자신의 특징이 흐렷해진다. 우랄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도 이 유적 보다 늦은 사르마트 문화에서 빈번하

eastsearoad.tistory.com

 

기본적으로  무덤방+ 감실을 갖춘 스키타이 무덤 구조이다. 하지만 감실이 매우 크게 발달해서 복잡해 보인다. 스키타이 전통적인 무덤방 구조를 가진 가이모노바 유적, 톨스타야 마길라, 솔로하 유적 보다 체르토믈리크 유적은 시간상 늦다. 기원전 4세기 중반 이후의 유적이다(알렉세이예프 2003). 스키타이 문화의 가장 마지막 시기에 만들어진 대형 무덤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이다. 이 유적과 동시기인 오구즈 유적과도 차이가 있다.

 

고고학적인 발달과정을 가지는 변화라기 보다는 매우 변형적인 무덤으로 보는게 맞을 것 같다. 이러한 관점으로 유물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Алексеев А.Ю., Мурзин В.Ю., Ролле Р. 1991 : Чертомлык.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Киев: «Наукова думка». 1991. 416 с.(알렉세예프, 무르진, 롤레 1991, 체르토믈리크(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의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기원전 4세기 솔로하 유적은 전형적인 스키타이 무덤의 구조 속에서 스키타이 남성이 매장되었다. 같이 만들어진 여성 무덤방은 남성과는 무덤구조가 달랐는데, 이미 도굴된 채로 발견되었다.

남성무덤방은 복도가 있는 무덤방으로, 무덤방에는 감실이 설치되어 있다. 그 중에 동쪽벽에 설치된 곳은 주인공이 매장되었다. 등을 바닥에 누운 자세로 목걸이, 팔찌 등 황금 장신구로 치장되었다. 왼쪽에는 철검 두 자루가 발견되었는데, 그 중 하나는 손잡이가 금박으로 입혀진 것이고, 검집에는 스키타이 동물양식으로 장식되었다(그림 2).

 

그림 1. 솔로하 유적의 무덤바닥 상세

 

그림 2. 솔로하 유적 출토, 철제검과 검집

 

그의 오른쪽에는 갑옷, 투구, 허리띠, 청동제 화살촉 등이 놓여 있었고, 황금 빗은 그의 오른쪽 어깨 부위에서 발견되었다. 바로 인접한 작은 감실에서 피알리 라고 불리는 금제 접시 혹은 금제 잔이 발견되었다. 피알리라고 불리는 그리스식 그릇은 일종의 성배라고 한다.

 

스키타이 남성무덤의 서쪽에는 길이 1.5m가량의 목판으로 덮인 말무덤이 나왔다. 이곳에는 5마리의 말이 차곡차곡 누워 있었고 마구와 말안장도 발견되었다. 동쪽벽의 좁은 부분에는 마부의 무덤이 있었는데, 11개의 화살과 함께 매장되었다.

 

이 무덤에서 발견되는 마구는 재갈, 재갈멈치, 말머리 장식, 안장등이다. 특히 말 머리 장식은 3부분으로 구성된 것인데, 콧잔등을 가리는 가장 넓은 장방형 판과 양쪽의 말 볼을 가리는 나뭇잎 혹은 물고기 모양의 장식판이다. 금으로 제작된 것이다(그림 3).

 

그림 3. 솔로하 유적의 황금 말 머리 장식

 

이 유물은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에서 출토된 여성이 표현된 말 머리장식판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의 유물이 단순히 외래품이 아니라, 스키타이 유물을 응용했다는 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유적에서 나온 피알리, 황금빗 등은 스키타이 귀족이 그리스 장인에게 주문 제작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황금빗이 워낙 유명해서 그리스 사람이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유적에는 고리트의 장식판에 표현된 그림은 스키타이 남성이 주인공이었다. 또 말머리 장식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의 얼굴을 가리는 장식판의 전통은 스키타이 전통이다.

 

또 유적에서는 나무용기에 덧씌운 금, 은제 덧장식이 많이 발견되었다. 나무용기는 이미 썩어서 없어진 상태이지만 금판등은 많이 남아 있다. 이는 스키타이 전통이다.

 

결국 이 유적에서는 스키타이 귀족층에서는 재지적인 유물 뿐만 아니라 수입품도 많이 썼고, 그리스로 주문제작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다만 부부로 보이는 두 남녀가 쿨-오바 유적과 달리 다른 무덤방에 매장되었다는 점은 개인적인 사정인지 혹은 두 집단간의 갈등관계를 표현한 것인지는 약간 모호하다.

 

참고문헌

Манцевич А. П. Курган Солоха. Публикация одной коллекции. — Л.: Искусство, 1987. — 143 с(만세비치, 1987, 솔로하 쿠르간)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기원전 4세기 드네프르 강 하류의 솔로하 유적은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곳이다. 스키타이 무덤의 구조를 잘 알 수 있고, 기록에 남아 있는 왕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솔로하 유적의 남녀는 같은 봉분 아래에 각각의 다른 무덤방에 매장되었다. 남성무덤은 무덤방으로 들어가기 위한 긴 복도가 있고, 무덤방에는 감실이 설치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동쪽의 감실에는 스키타이 왕으로 추정되는 이가 누워 있었다. 그 반대편의 서쪽 무덤방에는 감실이 있고 이곳에서 중요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청동으로 된 스키타이 화살촉 180개과 고리투스, 피알리 등이다. 고리투스는 스키타이 특유의 화살통인데, 활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고리투스는 은제품인데 도금된 것이다.

 

 

  고리투스는 세 조각으로 발견되었는데, 그 중에서 몸통에는 스키타이 전사의 모습이 표현되었다. 오른쪽에는 스키타이 복장을 한 스키타이 전사가 전투를 벌이는 그림이 있다(그림 2). 왼쪽에는 벌거 벗은 몸통인 젊은 전사와 말을 탄 수염이 긴 전사가 싸우는 장면이다. 아마도 벌거 벗은 몸통은 그리스 전사일 가능성이 크다.

 

그림 1. 솔로하 유적의 고리투스 장식판, 은제품, 금도금

 

그림 2. 그림 1의 상세, 무덤 주인공의 무용담을 그대로 표현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고리투스 속의 스키타이 남성은 무덤의 주인공일 가능성이 크다. 쿨-오바 유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무덤에서 출토된 여러 장식판의 스키타이 남성은 얼굴이 비슷한데 쿨-오바 유적의 주인공을 사진처럼 묘사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솔로하 유적의 고리투스 속 스키타이 남성도 이 무덤의 주인공일 수 있다.

 

고리투스를 금속으로 장식하는 유물은 체르토믈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바 있다. 이 무덤은 여성이 주인공이었다. 그래서인지 고리투스의 장식판은 아킬레스 신화 속의 한 장면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참고문헌

 

Манцевич А. П. Курган Солоха. Публикация одной коллекции. — Л.: Искусство, 1987. — 143 с(만세비치, 1987, 솔로하 쿠르간)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기원전 4세기 드네프르 강의 하류에 자리 잡은 솔로하 유적은 남성과 여성이 하나의 무덤(하나의 봉분)안에 매장되었다. 물론 이 시기에 남녀가 합장된 무덤은 많지만 이 유적의 남녀는 각각 무덤방을 따로 만들었고 그 구조도 다르다. 여성무덤은 천정이 둥글고 방의 중앙에 낮은 벽이 있는 구조이다.

 

하지만 남성의 무덤은 지표에서 수직으로 땅을 파고 다시 옆으로 땅을 파서 일종의 복도를 만들고 그곳에 무덤방을 설치했다. 같은 무덤구조는 가이모노바 유적 등 스키타이 남성 무덤에서 볼 수 있다. 무덤방에는 감실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곳 가운데 동쪽의 가장 큰 감실에 있는 남성이 무덤의 주인공이라고 베셀로프스키는 생각했다. 그의 주변에는 고리, 빗, 목걸이, 투구, 팔찌, 장식용 철퇴, 철제 검(황금 검집과 황금으로 장식 됨) 등 지위를 상징하는 유물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청동 그리스투구 옆에서 황금 빗이 발견되었다.

주인공 남성의 반대편에 있는 감실에서는 각종 그릇 류가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는 은제 그릇이 발견되었는데, 제작은 그리스 장인이 했지만 그 문양은 스키타이 인을 재현한 것이다(그림 2). 은제 그릇 가운데 쿨-오바 유적의 황금 항아리와 같이 목이 긴 생김새의 그릇도 발견되었다(그림 3).

감실에서 발견된 유물가운데 <피알라>라고 불리는 황금접시는 동물문양으로 장식된 것이다. 그곳에는 아주 가는 조각칼로 그은 명문이 그릇의 가장자리에 남아 있다. “eleutheria Herman Antisthenes”와 더 가늘게 쓴 “Loko”라는 명문도 발견되었다. 아르타모노프는 그리스 명문이 남아있다고 해도, 그 명문의 연대와 그릇의 마지막 소유자가 같은지는 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무덤 주인공인 루꼬를 호위하는 무사도 무덤방의 남과 북벽에서 발견되었다.

 

그림1. 솔로하 유적의 남성무덤, 동쪽벽에 매장된 남성이 스키타이 차르.

 

그림2. 솔로하 유적의 피알리

 

 

 

참고문헌

Манцевич А. П. Курган Солоха. Публикация одной коллекции. — Л.: Искусство, 1987. — 143 с(만세비치, 1987, 솔로하 쿠르간)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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