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알타이 산맥 가운데 가장 높은 곳 중에 한 곳인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을 살펴보았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이 무덤의 바로 옆 북쪽에 바짝 붙어서 무덤이 1기 있었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으로 어린아이의 무덤이다.(아래의 포스팅에서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배치도를 볼 수 있다)
2020/02/0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알타이 스키타이문화의 남성무덤, 아크 알라하 1유적
스키타이 문화의 알타이 지역의 한 갈래인 파지릭문화에서 성인이 되기 전의 아이무덤은 모두 현재까지 5인만 발굴되었는데, 그 중에서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이 가장 잘 남아 있다. 무덤 부장품도 상대적으로 적지만 있을 건 다 있다.
말도 부장되었고, 허리띠와 버클도 착장했으며, 고깔모자도 썼고 고리트(활 및 화살통)도 부장되었고, 이미 소개된 동검도 부장되었다. 아이의 크기에 맞게 축소시켜서 부장되었다.
주인공은 시베리아의 남자아이이다.
그림1.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 복원도
아크 알라하 1유적에 묻힌 사람들과는 친족관계로 생각되며, 1호분 보다는 약간 늦은 시기에 무덤은 만들어졌다.
적석(돌을 쌓은 둘레)의 직경은 11m이다. 앞에서 포스팅을 읽으신 분은 알겠지만 읽지 않은 분은 뭔소리인가 하실텐데.
스키타이 문화는 표토에 무덤의 가장 윗 부분이 약간씩 드러나 있다. 무덤의 구조 때문이다. '표토'라고 부르는 땅의 가장 윗부분을 벗기면, 무덤을 만들었던 흔적이 나온다.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무덤 구덩이를 파고 관을 넣고 돌을 쌓아서 마무리 하기 때문에 표토를 벗기면 돌의 범위가 드러난다. 고고학에서는 돌이 빼곡하게 쌓이면 ‘적석(積石)’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발굴을 하기 위해서 땅의 제일 상부에 해당하는 표토를 벗기면 적석은 금방드러난다. 그 직경이 이 무덤에는 11m이다.
아크 알라하 1유적과 가까운 곳에 아크 알라하 5유적이 있다. 그 곳의 2호분도 아이의 무덤인데, 드어난 적석의 직경이 6m이다. 거의 2배가 차이가 난다.
땅을 파고 무덤을 축조하는 것은 노동력이 투입되는 작업이다. 현재도 아파트을 지을 때 가장 돈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과정이 지하를 팔때라고 한다. 우리나라 토목기술은 세계제일등이 아닌가? 그래도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흩어져서 살았던 유목민들이 노동력을 모으는 것은 그것을 컨트롤하는 타워의 힘이다.
(그 당시 컨트롤타워를 지배하는 것은 정보, 재산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 생각이다.)
무덤을 크게 만드는 문화일수록 무덤의 크기는 계급차이로 생각하기도 한다.(필자는 좀 다른 생각이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드러난 무덤의 크기는 같은 아동의 무덤이라도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이 더 크고 부장품도 더 많고 성인과 가깝다.
같은 문화에서 비슷한 연령의 아이 무덤이라도 무덤크기와 부장품이 차이가 있다.
그것이 발굴로 알게 된 사실이다.
참고문헌
폴로시막 1994, Полосьмак Н.В. 1994 : «Стерегущие золото грифы» (ак-алахинские курганы). Новосибирск: 1994. 125 с (폴로시막, 1994, 황금을 지키는 그리핀(아크 알라하 무덤)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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