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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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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6.21 시베리아 여성 3인의 무덤

 

2700년 전 시베리아의 무덤 혹은 의례복합체 였던 아르잔-2호 무덤경계석 안에는 26기의 무덤이 확인된다. 주인공의 무덤방처럼 2인이 매장된 곳은 20호, 25호, 14호 등이 있었으나 모두 남성 무덤이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한 구덩이 안에 2명을 묻은 경우는 14호 뿐이다. 20호는 인골 1호 이후에 벽석을 새롭게 설치해서 인골 2호를 넣었다. 두 인골의 부장품 차이가 있어서 같은 입장에서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25호도 20호와 비슷한 설정이다. 20호에는 인골 1기 외에 손만 들어갔다.

 

20호와 25호는 주인공 남성의 무기세트와 비슷한 갖춤새의 유물이 부장되었다. 이들 다인장 무덤은 모두 남성무덤이다. 하지만 주인공 여성이 지녔던 물건인 목제 그릇이 출토되기도 했다.

 

여성 3명이 매장된 무덤도 발견되었다. 13호이다. 모두 3명의 여성이 한 무덤 구역 안에 두 칸에서 확인되었다.

 

무슨 소리냐고?

 

우선 그림 1을 보시면 돌상자 주변을 둘러서 무덤구덩이를 지지하고 있는 충전돌은 한 구덩이 안에서 한 번에 지지하고 있어서 하나의 무덤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무덤 바닥의 높이차이(그림 2-2)도 있고, 무덤벽석은 13B를 먼저 만들고 13A를 후대에 만들었다(그림 2-3)는 점이 확인된다.

 

 

 

 

그림 1. 아르잔-2호 무덤방 13호

 

 

 

 

그림 2. 아르잔-2호 무덤방 13호.

 

그래서 13호는 애매한 무덤 번호로 나누어 놓았다. 완전히 별개의 무덤으로 보기도 힘들고 같은 무덤으로 보기도 힘든 것이다. 13B는 20~25세 여성, 13A 중 좌측 인골은 18~19세, 우측 인골은 45~50세 여성이다.

 

아르잔-2호의 모든 무덤에서 확인되는 인골은 같은 자세로 매장되었다. 무릎을 구부리고 한쪽으로 누운자세이다. 필자가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어머니 뱃속의 자세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시베리아에서 이런 자세는 신석기시대 무덤부터에서 확인된다.

 

13A 무덤의 18세 여성은 청동칼(그림 3-1), 청동송곳(그림 3-4), 청동바늘(그림 3-3), 청동제 거울(그림 3-7), 화살촉(그림 3-2), 목제 빗(그림 3-6), 석제 펜던트(그림 3-5), 각 종 구슬(그림 3-8,9,15~19)과 함께 부장되었다.

 

 

 

 

그림 3. 아르잔-2호 무덤의 13A 18세 여성

 

 

같은 무덤의 45세 여성은 청동칼(그림 5-1), 골제 칼집 장식(그림 5-9), 청동제 송곳(그림 5-2), 청동제 거울(그림 4-7), 황금 귀걸이(그림 5-1,2), 머리장식(그림 5-5,6,7), 목제 빗(그림 4-6), 사슴이빨로 만든 펜던트(그림 5-4,5), 팔찌(그림5-12~17), 머리장식(그림 5-3), 양모로 만든 주머니, 양모로 만든 허리끈, 각 종 구슬(그림 6-1~41)( 터키, 유리, 호박, 루비, 사슴이빨, 섬록암제)이 있다.

 

그 외에도 13A에는 양탄자가 확인되었다.

 

 

 

그림 4. 아르잔-2호 무덤의 13A 45세 여성의 유물

 

 

 

 

그림 5. 아르잔-2호 무덤의 13A 45세 여성의 유물2

 

 

 

 

그림 6. 아르잔-2호 무덤의 13A 45세 여성의 유물3

 

13B여성은 청동칼(그림 7-1), 청동송곳(그림 7-6), 청동제 거울(그림 7-7), 동물뼈제 펜던트(그림 7-5), 황금제 귀걸이(그림 7-2,3), 목제 귀걸이(그림 7-4), 구슬(그림 7-8~24), 직조물이 있었다.

 

 

 

그림 7. 아르잔-2호 무덤의 13B 여성의 유물

 

13호에는 남성의 무덤에는 없었던 목제 빗, 송곳, 바늘, 양탄자 등이 출토되었다. 목제 빗은 주인공 무덤인 5호 여성도 소유했던 물건이다.

 

아르잔-2호 무덤 의례복합체에서는 주인공 무덤방 5호를 제외하고는 남녀가 함께 매장된 무덤방은 없었다. 남성과 여성은 성별이 철저히 구분되어서 매장되었다.

 

아르잔-2호 보다 늦은 시기의 유적인 파지릭 2호, 파지릭 5호도 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최상급 무덤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녀가 함께 매장되었다. 물론 시기도 늦고 무덤양식도 차이가 심해서 바로 등가로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남녀를 함께 매장하는 관습은 생각보다 모두에게 허락된 그런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르잔-2호에서는 여성이 혼자 단독으로 묻힌 경우는 머리에 구멍 4개 난 채 죽임을 당한 22호를 제외하고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결혼 하지 않았던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얼음공주는 매우 특별한 여성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면 또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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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덤방 13호의 여성 3인은 서로 무슨 관계였을까? 

 

 

참고문헌

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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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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