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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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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선사고고학개론'에 해당되는 글 2

  1. 2021.12.10 연해주 선사고고학 개론
  2. 2021.11.18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선사문화3
2021. 12. 10. 09:22 책소개

필자의 책이 출간되었다. 좀 늦게 블로그에 공개하게 되었다.

 

필자가 박사졸업 후 10년간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선사문화와 관련해서 쓴 논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연해주 선사고고학 개론서로, 구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 각 시대별로 고고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환동해문화권은 신석기시대부터 시작되지만 본고에서는 구석기시대도 포함된다. 연해주의 구석기시대는 후기구석기시대 자료로 세석인 석기가 출토되는 유적이 있는데, 시베리아와 같은 성격이다. 환동해문화권으로 따로 분리할 만큼 근거가 없으며 연구도 매우 부실한 편인데, 시베리아와는 대조적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환동해문화권은 남한의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물질자료의 단순한 기원지가 아니라 같은 문화권역이다. 다만 전 기간이 그랬던 것은 아니고 각 시대별로 시간적인 추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백두대간 북쪽으로 연결되는 시호테 알린 산맥과 동해를 공유하는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생업형태가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동해문화권의 남부지역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신석기시대 유적은 강원도 영동지역에 많이 위치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환동해문화권은 남한의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물질자료의 단순한 기원지가 아니라 같은 문화권역이다. 다만 전 기간이 그랬던 것은 아니고 각 시대별로 시간적인 추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백두대간 북쪽으로 연결되는 시호테 알린 산맥과 동해를 공유하는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생업형태가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동해문화권의 남부지역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신석기시대 유적은 강원도 영동지역에 많이 위치한다.

  반면에 청동기시대는 연해주 및 두만강 유역의 청동기 문화가 남한에서 강원도 영서 및 한강 유역 일대에서 발견되고 특히 남강 유역에서도 발견된다. 이는 연해주의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생업형태가 달랐기 때문이다. 연해주의 청동기시대는 본격적인 농경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고, 그 시작은 신석기시대 후기인 자이사노프카 문화부터이다. 각종 석기 및 곡물자료를 근거로 한다.

   

 그래서 환동해문화권 남부지역인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물질 자료는 신석기시대와는 달리 강원도 영서 및 한강 유역 심지어 남강의 충적대지에서도 발견된다. 남강 대평유적의 곡옥형 청동기는 비파형동검 이전의 자료로 최초로 발견된 청동유물이지만 출토당시에는 의심스러운 자료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청동기시대 조기인 정선의 아우라지 유적에서 청동유물이 발견되면서, 비파형동검 보다 이른 단계에 청동유물이 존재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사실이다. 남강 대평의 곡옥형 청동기와 유사한 유물이 환동해문화권 북부의 시니가이 문화에서 유사한 유물이 발견된다.

  따라서 필자는 강원도 영서 및 한강 유역, 남강 유역의 유적에서 발견되는 청동기와 토기 중에 일부는 시니가이 문화 및 흥성문화의 물질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한의 청동기시대 형성과정 중에는 많은 요소가 있었을 것이며, 연해주 및 두만강 유역의 청동기시대 사람들 때문에 한강 이남지역에서 농경문화가 주요하게 자리잡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환동해문화권의 철기시대는 얀콥스키 문화, 단결-크로우노프카 문화, 폴체문화가 알려졌는데 폴체문화는 본고에서는 제외하였다. 이미 단결 크로우노프카 문화의 III기(기원전 1~기원후 1세기)에 ‘옥저’라는 정치체가 있었다면, 이를 뒤이은 폴체문화는 이미 역사시대로 진입해서 철기시대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동해문화권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대별로 권역의 차이가 있다. 주로 연해주 및 인접한 두만강과 목단강 유역은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이고, 우리나라 강원도의 영동과 영서를 비롯한 중부지역은 환동해문화권 남부지역이다. 시간에 따라서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에는 아무르강 하류도 포함된다.

 

환동해문화권의 북부지역인 연해주에서는 청동기시대가 되면서 시베리아 카라숙문화의 청동유물과 같은 성분의 유물들이 발견된다. 또 철기시대 얀콥스키 문화에서는 카라숙 문화 및 타가르 문화의 동검을 모방한 석검 등이 발견되면서 시베리아 문화와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환동해문화권의 남부지역에서도 간접적인 시베리아 문화의 요소가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매우 일부이며, 연해주만이 주요한 길목이었던 것은 아니다. 남북분단이라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연구에 많은 한계가 있다.

 

‘기원 찾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역범위에 대한 별 다른 고민 없이 현대의 『국경』을 전제로 해서, 국경에 속하지 않으면 전부 외부로만 인식해서 생겨났다. 문화의 원류, 기원, 계보 문제를 다루기 전에 최소한 문화의 지역적 위치가 지정학적인 위치가 아닌 『선사인의 생활권역』부터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필자가 연구했던 우리나라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물질문화의 요소를 확인했던 과정은 기원찾기가 아니라 문화권역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선사문화가 남부지역에서 확인되는 이유는 기후와 관련있다고 생각한다. 동해안의 기온이 상승하던 기간에 일어난 현상으로 신석기시대인 6500~6000B.P.과 청동기시대인 3400~2900 B.P.에 일어났다. 각각 루드나야 문화와 시니가이 문화 및 흥성문화로 기온 상승기에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고 남쪽으로 이동했다. 기온하강기에 등장한 여러 문화는 그 지역에 머물렀다는데, 기온 하강기에 등장하면서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는 유일한 문화는 철기시대 단결-크로우노프카 문화인데, 쪽구들(온돌)을 만들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책의 표지: 사카치 알리안과 키야 유적의 암각화 편집

 

 

 

참고문헌

김재윤 ,2021,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선사문화: 연해주 선사고고학 개론, 진인진

posted by 김재윤23
2021. 11. 18. 09:22 책소개

 

오늘은 우라르트를 떠나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박사 졸업 후 10년동안 쓴 논문을 바탕으로 한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선사문화: 연해주선사고고학개론』가 인쇄 중이다.

 

책의 맺음말에서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인 연해주는 늘 한국사의 영역이었다. 가장 가깝게는 독립운동의 기지 중에 한 곳이었다. 연해주는 북경조약(1860년)으로 러시아제국의 영토로 들어갔지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주로 살던 사람들은 한국인과 중국인이었다. 블라디보스톡에는 한국인마을 20개소 7000명, 중국인은 90,000명 정도가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고 당시에 이는 러시아인 보다 더 많은 수였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은 블라디보스톡의 거리 이름 인데, 지금은 개명되었지만 한국거리, 중국거리, 일본거리 등이 있었다. 또한 연해주의 중국식 혹은 한국식 지명들을 1970년대가 되어서야 모두 일괄해서 러시아식으로 바꾸었는데, 예를 들면 핫산지역의 강 이름 중에 신석기시대 대표유적인 자이사노프카 1이 위치한 글라드카야 강은 개명 이전에는 삼거리였다. 이외도 고개, 거리 등은 특히 한국식 이름이 많았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시대 세종 때 여진의 약탈을 막기 위해 녹둔도를 개척하였는데 그 위치가 현재 두만강의 북쪽, 러시아 핫산의 가장 남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 조약 이후, 고종 26년(1889년)에 이에 대한 반환요구가 있었지만 체결되지 못했다.

고려시대는 예종 3년에 윤관이 여진을 토벌하고 동북지역에 9성을 지었는데, 그 위치는 정확하게 규정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국학을 연구하는 미하일 보로비요프는 역사기록에 근거하여 현재의 우스리스크시 근처의 유즈노-우스리스크 성과 크라스노야르스코예 성을 윤관 9성 중 가장 북쪽에 위치했던 공험진(公險鎭)으로 보았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고고학연구소에서 크라스노야르스코예 성곽은 매해 발굴조사 하고 있는데, 여진성으로 알려져 있다. 고고학적 정황과 역사적 기록이 정확하게 일치하는지는 연구되어야 하겠지만 최소한 연해주가 여진족의 주요 근거 지였던 점을 고려해 본다면 윤관의 9성 중 일부가 존재했을 것이다.

 

  남북국시대로 남쪽에 통일신라가 위치했을 때, 북쪽에 발해가 현재의 국경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에 걸쳐서 있었다. 그 중에서 한국이 공동연구 할 수 있는 지역은 러시아로 크라스키노(鹽州城)성, 코크샤로프카 성터, 체르냐치노 무덤군 등은 한국과 공동조사가 이루어졌다. 발해에 대한 역사기록이 아주 미흡한 상황에서 고고학적 자료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려운 점은 발해사의 역사 인식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도 자신의 역사로 인식하고 연구하기 때문에 연구의 관점차이가 심하다.

  발해 이전에 알려진 정치체는 옥저와 읍루가 있다. 옥저는 단결-크로우노프카 문화, 읍루는 폴체 문화일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자 들이 많다. 물론 필자는 단결-크로우노프카 문화 전체를 옥저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이 문화의 가장 마지막 기간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II, III 장에서 다룬 것은 위에서 말한 역사의 그 이전 시대이고, 연해주는 한국사의 영역이었다.

머리말에서 다루었지만 필자가 연구한 환동해문화권의 북부지역은 기원지로서의 검토가 아니라 같은 문화권역을 찾고 구체화 한 것이다.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문화가 남쪽에서 확인되는 이유는 기후변화와 관련있다. 기온 상승기의 문화 가운데 이 동한 것은 신석기문화인 아무르강 하류 말리세보문화와 연해주 루드나야문화(세르게예프카 유형)과 청동기시대 시니가이 문화이며, 환동해문화권 남부지역에서 뚜렷하게 특징이 드러 난다. 기온 하강기에 발생한 문화이지만 환동해문화권 남부지역으로 이동한 단결-크로우 노프카 문화는 그 이전 문화들과 달리 집에 쪽구들을 설치해서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책의 표지, 사카치 알리안 유적과 키야 유적의 암각화 편집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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