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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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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포스팅을 하지 못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자료를 찾지 못했고 등등 핑계가 많습니다. 그래서 2023년 1월 한국의 고고학이라고 하는 계간 잡지에 제가 기고한 글이 발표되어서 올리고자 합니다. ‘한국의 고고학’은 학계의 동향에 맞추어서 당시의 가장 뜨거운 이슈나 주제 등을 기획해서 엮어내는 잡지입니다. 고고학 전문 잡지라기 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내용입니다. 제가 기고한 글은 이미 벌써 2021년도 출판물이 되어 버린 『유라시아 초원 스키타이 문화의 미라와 여신상』과 관련된 것입니다. 일부 내용은 겹치는 것도 있지만 새롭게 쓴 내용을 더해서 「유라시아 초원 스키타이 문화의 ‘미라’와 ‘여신상’: 전통의 시작부터 극대화까지」라는 제목이다.

 

I. 왜 ‘미라와 여신상’인가?

2021년 책에서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하 스키타이 문화권)의 유물 가운데 왜 인간형상물을 다루었는지를 간략하게(?) 축약한 것이다. 이미 여러 번 이야기 했지만 이 문화권의 대표유물은 동물문양장식이다. 흑해 북안의 조사는 19세기부터 시작되었고, 황금유물이 출토되며 육안으로도 신기한 유적임을 판별가능했던 쿠르간(대형고분)이 그 중심이 되었다. 대체로 기원전 7~4세기의 유적이었는데, 헤로도투스가 기록한 흑해 북안의 이민족 스키타이 사람들의 무덤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19세기 당시에 특별한 연대측정법이 없었던 까닭에 동물문양장식을 근거로 해서 유적의 연대를 가늠할 수 있었다. 물론 이후에 남겨진 목관이나 목판 등으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치로 세밀하게 조정되었지만 근간은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는 다소 복잡한 이름은 시베리아의 아르잔-1호를 발굴하면서부터 이다. 유적을 발굴한 그랴즈노프가 명명한 것인데, 스키타이 문화권의 동물문양장식은 결국 시베리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흑해지역에서 가장 이른 유적인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에서는 청동거울의 꼭지와 화살통 장식 등에서 몸을 말고 있는 표범장식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이 표범장식은 이미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에서 청동으로 만들어져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동물문양장식의 대표 연구자인 페레보드치코바는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동물문양장식이 크게 동과 서로 구분된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형상물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필자가 연구해 온 시베리아의 인간형상물은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극대화 된 모습 미라로 기원전 5세기 유적에서 나타난다. 또 동 시기의 스키타이 문화권의 흑해지역 자료에서는 여러 유물에서 여성형상물들이 발견된다. 이들 여성형상물은 스키타이 신화 속의 인물들로 비교되어서 연구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2021년 저서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 문화권에서 동과 서의 중심지역은 각각 시베리아와 흑해 부근이다. 흥미롭게도 두 지역은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인간형상물의 전통이 시작되었다.

 

*전문은 아니며, 기고된 원고를 바탕으로 간추린 내용이다.

 

 

참고문헌

김재윤 2023, 「유라시아 초원 스키타이 문화의 ‘미라’와 ‘여신상’: 전통의 시작부터 극대화까지」, 『한국의 고고학』, 58호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유라시아 초원의 중부에 위치한 우랄 강 변의 탁사이-1 유적 6호는 3인의 여성이 매장되었다. 1호묘와 2호묘의 여성은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되어서 의례시 희생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3호묘 여성은 상대적으로(1호묘, 2호묘에 비해서) 많은 유물과 함께 무덤속에서 발견되었다.

 

높이 50cm가 약간 안되는 고깔모자를 쓰고 여밈이 있는 상의를 입고 있었고, 황금으로 된 그리핀 장식을 모자와 상의에 달고 있었다. 산양머리 장식판도 상의에 달았다.

 

그녀의 목에는 토르크형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발굴사진에서 두개골 아래에서 금제 토르크형 목걸이가 발견되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 탁사이-1 유적의 3호묘 여성 출토양상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토르크형 목걸이는 링이 한 번 감기도록 제작된 것, 링이 여러 번 감기도록 제작된 것, 링을 쌓아서 올려서 걸쇠로 잠기도록 고안된 것이 있다. 링에 유연성이 있는 유물은 양쪽 끝이 동물장식을 부착하거나 하지 않은 것도 있다. 링이 고정된 것은 가장 상단에 동물장식을 부착했다(포스팅 참고). 토르크형 목걸이는 흑해 지역 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및 동부, 서부, 시베리아에서 널리 발견되는 유물이다. 서부(흑해~유라시아 평지)에서는 주로 금제, 알타이에서는 목제로 제작되었다.

탁사이 여성의 토르크형 목걸이는 링이 한번 돌아간 것으로 동물장식의 여부는 알 수 없다.

 

 

팔찌는 주판형 구슬을 연결한 염주형도 있었지만, 신부가 오메가(Ω)가 형태이며, 동물장식이 달린 팔찌도 출토되었다. 표트르 1세의 수집품과 아무다리야 퇴장지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스타일이지만, 탁사이 유물은 훨씬 정교하지 못하다. 산양머리로 마무리 되었다.

 

그림 2. 탁사이-1 유적의 2nd 팔찌

 

고깔모자 아래에는 관자놀이 장식인 금드리개(그림 3, 그림 4)도 출토되었는데, 원추형 장식판을 매개로 해서 그 아래에 장식을 붙인 것이고, 원추형 장식판 위에는 링이 달려 있어서 매달기 위한 장치이다.

관자놀이 장식도 시베리아와 흑해에서 모두 발견된다. 하지만 시베리아에서는 아르잔-2호에서 발견되면서 기원전 7세기부터 이미 사용되었고, 흑해지역에서는 기원전 4세기 유적에서 많이 보인다.

 

그림 3. 탁사이-1 유적의 금제드리개, 관자놀이 장식

 

그림 4. 탁사이-1 유적의 여성복원, 모자 아래에 달린 장식이 금제드리개이다.

 

시베리아 투바 아르잔-2호의 5호묘 여성은 원추형장식판을 매개로 한 금제 드리개(그림 5)를 착용했었다. 작은 금알갱이를 붙여서 제작한 것이다(아래 포스팅에서 아르잔-2 여성을 복원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에 흑해의 쿨-오바 유적에서 나온 금제드리게 장식은 원형장식판이 주요한 포인트이다(그림 6).

 

그림 5. 아르잔-2호의 5호묘 여성 관자놀이 장식

 

2020.06.22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르잔 유적 2호] -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 무덤의 주인공 남녀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 무덤의 주인공 남녀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공화국의 우육 고원에 위치한 아르잔-2호는 한 무덤의 경계벽 안에 무덤 26기를 비롯해서 장례식에 관련된 여러 유구(퇴장지), 제단, 사슴돌 등이 발견된 곳이다. 의례과정

eastsearoad.tistory.com

 

 

그림 6. 흑해 쿨-오바 유적의 금제드리개, 관자놀이 장식

 

 

그림 7. 스키타이 문화(흑해지역)의 여성 머리스타일

 

흑해지역에서는 남성은 고깔모자를 쓴 모습이 종종 발견되지만, 여성의 머리장식은 좀 더 다양하다. 유사고깔모자 스타일도 있지만 끝이 편평한 스타일도 발견되는데, 그 아래에 드리개를 달았는데, 관자놀이부분이 장식되도록 한 것이다(그림 7).

 

탁사이 유적의 여성의 금제목걸이는 유럽형, 팔찌 중에서 염주형은 시베리아, 오메가형 팔찌는 재지적인 특징 혹은 흑해지역, 관자놀이 장식과 고깔모자는 시베리아 스타일이다.(상의는 약간 고찰이 더 필요하다)

 

탁사이 유적에서 나온 유물은 대단히 복합적이어서, 스키타이 문화의 동부와 서부의 중간에 위치한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이중적 의미이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Лукпанова Я.А. Реконструкция женского костюма из элитного погребения Таксай–1: Взгляд археолога // Поволжская археология, № 1 (19), 2017. – С. 234–244(룩파노바 2017, 탁사이-1 유적 엘리트 무덤에서 나온 여성의복 복원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 1989. 464 с(러시아과학아카데미 1989, 소비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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