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알타이산맥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주인공의 무덤방의 바닥과 관의 바닥 등에도 양털이 깔려 있다. 양털을 고온에서 압축해서 만든 펠트이다.
1940년대 발굴된 파지릭 유적의 최상위 계급 무덤에서 확인된 이후에 그간 다른 유적에서는 확인되지 않다가 이 유적이 발굴되면서 펠트제 유물이 출토되기 시작했다. 말안장 덮개, 옷, 타이즈, 모자 등을 제외하고는 나무방의 바닥깔개, 통나무관의 바닥깔개, 주인공의 베개와 수건 등이 출토되었다.
나무방의 바닥(그림 1,2)에서는 2장의 검은색 펠트가 깔려 있었는데, 실제로 살던 집 벽에 걸었던 일종의 캐노피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2장 중 1장에는 펠트제 고리가 달려 있어서, 실제로 집의 벽에 걸었다고 보인다.
그림 2.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무덤방 깔개의 수습 장면, 깔개의 크기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적혀있지 않았으나, 사진으로 보아서 무덤방 바닥을 전면에 덮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여성의 머리밑에는 작은 베개(30×36cm)가 놓여 있는데, 짙은 색 펠트로 만들었는데, 큰 바늘로 모직실로 땀을 딴 것이다. 이 베개 안에는 얇고 검은색, 두꺼운 갈색 펠트 2조각과 모피조각, 잡초, 털실 등이 베개 안에 들어 있었다.
지금도 알타이 지역에서는 부부의 침대를 가리기 위해서, 가죽으로 만든 커튼을 결혼식때 걸어둔다. 또한 알타이 인에게 침대에 깔린 흰색 펠트제 깔개의 질이 좋을수록 가족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으며, 베개는 가장 귀한 물건을 담아 둔다고 한다(시트나코바 1986).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바닥깔개는 문양 등은 없었고 단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장 유명한 펠트제 캐노피는 파지릭 5호분(그림 3~5)에서 출토된 유물이다. 크기는 4.5×6.5m에 해당되며, 무덤의 벽에 걸어두었다. 앉아 있는 여신과 말탄 전사가 서로 마주보는 장면을 2단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편집했다. 네모꼴의 펠트에 아플리케 기법으로 덧붙인 것이다.
펠트는 화려하지만 매우 경제적으로 사용했다. 통나무관의 깔개처럼 큰 펠트제품이나 타이즈, 안장깔개, 안장의 치레걸이, 주머니 등은 작은 제품은 짜투리를 모아서 얼기설기 이어 붙인 것이다.
그림3. 파지릭 5호분의 무덤방 벽 장식. 매우 화려하다.(루덴코 1968)
그림4. 그림 3을 칼라사진으로 복원, 파지릭 유적의 5호분 출토 벽장식 (루덴코 1968)
그림5. 그림 3을 칼라사진으로 복원, 파지릭 유적의 5호분 출토 벽장식(루덴코 1968)
파지릭 유적과 표트르 대제의 시베리아 콜렉션을 분석하고 연구한 루덴코(1968)에 의하면 펠트제 아플리케를 이용해서 펠트제를 꾸미는 방법은 귀금속 가공술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현재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전시되어 있는 표트르 대제 콜렉션의 황금유물이나 아무다리야 강의 매납유구에서 출토된 유물, 아프카니스탄의 틸리아-테페 유적에서 출토된 황금유물들은 모두 스키타이 문화의 유물이거나 혹은 연대가 늦은 것도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 황금유물은 모두 상감기법으로 보석을 박아 넣은 것인데, 펠트제 유물에서 펠트 위에 아플리케 장식을 조각을 이어 붙인 것과 같은 느낌이다. 아플리케 장식도 한판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여러 조각을 나누어서 이어 붙여서, 짐승 몸의 근육느낌을 강조해서 더욱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다. 이러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황금 유물에도 상감기법을 이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루덴코 1968, Руденко С.И. 1968 : Древнейшие в мире художественные ковры и ткани из оледенелых курганов Горного Алтая. М.: «Искусство». 1968. 136 с.(루덴코, 1968, 알타이 산맥의 얼음고분에서 출토된 고대 양모제품과 직조물의 세계)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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