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블로그를 계속 읽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스키타이 문화에는 나무로 된 무덤방과 그 안에는 통나무관이 매장되었다. 2500년 전의 알타이 산에서 확인되는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모두 확인된다.
시베리아 남부의 알타이 산 중에서도 파지릭 계곡에 위치한 파지릭 유적의 5호분은 그간에 소개해 드린 무덤과는 달리 마차가 들어가 있어서 좀 다른 양상이다.
잘 알려진 대형의 고분은 도굴이 심하다. 아시다시피.
하지만 도굴꾼은 마차따위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무덤방 밖의 말과 마차가 부장된 공간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고, 무덤방 내부의 통나무관과 그 안의 유물에만 탐을 낸 것 같다. 왜냐하면 아래 포스팅에서 보시겠지만 무덤의 단면에서 살펴본 모양은 무덤방 천장에만 구멍을 냈다. 만약에 무덤방 바깥의 말과 마차공간에도 손을 대었다면, 무덤을 덮은 돌이 흐틀어졌겠지만, 무덤상부의 함몰은 무덤방의 중앙에서만 관찰된다.
도굴꾼은 실망했을 것이다. 황금이 가득찬 무덤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덤방 안은 거의 텅텅 비었고, 통나무관 안에도 황금 유물 대신에 목제 혹은 목제에 금박을 씌운 유물정도만 확인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덤방은 이중으로 내부에 있는 2차 무덤방의 크기는 5.2×2.3m, 높이는 1.4m, 외부의 1차 부덩방의 크기는 3.4×6.42m,높이는 1.68m가량이다. 2차 무덤방의 바닥에는 6cm 너비의 나무판은 13개 깔려 있다. 2차 무덤방의 벽은 8개의 통나무, 천장은 13개의 통나무. 외부에 있는 1차 무덤방의 벽은 10개의 통나무, 천장은 18개의 통나무로 구성된다.
이 무덤이 다른 무덤과 구분되는 점 중에 하나가 무덤방의 통나무를 그대로 쓰지 않고 무덤방 내부는 편평하게 다듬었다는 점이다. 1차 무덤방과 2차무덤방 사이를 지지하는 나무상자는 다른 무덤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무덤구조에서 또 다른 점 중에 하나는 무덤방의 남쪽 방향 일종의 창(그림 2)이 있는데, 이곳으로 통나무를 한 다발 가로질로 넣어서 통나무관의 뚜껑을 누르고 있다(그림 1-21). 무덤방의 하중을 견디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루덴코의 책에는 설명이 없었지만, 무덤방에 창을 만들고 일부러 넣었다는 점에서 하중을 견디기 위한 구조라고 생각된다.).
2020/04/03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5호분] - 시베리아 알타이 2500년 전 관은 하나, 사람은 두 명
위의 포스팅에서 무덤의 단면도에 1번 나무상자가 1차무덤방과 2차무덤방을 지지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두번째 나무상자이다.
그림1. 파지릭 5호분의 무덤방 내부
1. 마차바퀴의 축, 2: 관 뚜껑; 3: 안치된 시신; 4-마차바퀴의 지지대, 5-사다리, 6-안장덮개, 7-9: 마차바퀴의 부속품; 10-말; 11-카펫에서 풀린 실타래; 12-액체 담는 토기의 파편; 13-펠트조각; 14-양 가죽; 15-목제 상 다리; 16-막대기; 17-뼈로 만든 북; 18-펠트제 베개; 19-손잡이가 나무인 뿔 그릇; 20-여성의 머리장식; 21-끈으로 묶인 나무판; 22:무덤방의 일부 목제; 23: 마차 부속품
그림 2. 파지릭 5호분의 2차무덤방(안의 무덤방)
스키타이 문화의 무덤방 안에는 주로 확인되는 유물은 정해져 있다. 토기(액체담는 그릇), 뿔 그릇, 나무 그릇과 같은 그릇 종류, 목제 쟁반(아크 알라하 1유적, 아크 알라하 3유적) 혹은 다리가 있는 상(파지릭 2호분 파지릭 5호분)은 공통적인 듯 하다.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1유적 및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 없었지만 파지릭 유적에서 나오는 유물 중에 하나는 악기이다.
파지릭 2호분에는 일종의 하프가 확인되었고, 파지릭 5호분에는 뿔로 만든 드럼 모양(그림 3)의 악기가 확인된다. 무덤방의 유물이 관 안에 있었는지 관 밖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관 밖에(그림 1-17)서 확인되었다.
2020/03/22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2호분] - 에르미타주 소장,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 무덤에서 나온 스키타이 문화의 악기
그림 3. 파지릭 5호분 출토 뿔로 만든 북
기원전 5세기 가량에 현악기(파지릭 2호분)와 타악기(파지릭 5호분)가 이미 존재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마차와 악기는 이제까지 살펴보았던 알타이의 다른 유적(아크 알라하 3유적, 아크 알라하 1유적)에는 없었다.
어디선가 많이 본 조합이기도 하다.
차 타면,,,,음악듣는..!!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 > 파지릭 유적 5호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유물은 무엇일까요? (2) | 2020.04.08 |
---|---|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의 남성과 여성미라 (4) | 2020.04.07 |
2500 년 전 알타이 산의 무덤 속의 화려한 말과 마차 (0) | 2020.04.05 |
시베리아 알타이 2500년 전 관은 하나, 사람은 두 명 (6) | 2020.04.03 |
2500년 전 유라시아 알타이의 해발 1500m 위의 무덤 (2) | 2020.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