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타이 문화 중 흑해주변에서 확인되는 사슴돌은 시베리아의 사슴돌과 모양이 가깝고 동물표현이 있어서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북카프카스, 크림, 흑해북안 등 초원스텝지역의 서쪽에서 확인되며, 시베리아 사슴돌과 기본특성이 유사해서 비교된다.
그림 1. 주보프스키 사슴돌(츨레노바 1984)
그림 1은 앞에서 소개한 코발레프(2000)의 그림과 비교해 볼 때 상하가 바뀌었다. 둥근 원안의 동물이 좀 더 잘 보인다. 사슴돌이 누워진 채로 발견되었기에 상하의 구분이 모호하다. 다른 사슴돌과 비교해 볼 때 무기가 바로 그려진 것이 주보프스키 사슴돌의 상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입석의 특징을 볼 때 땅에 세운다는 점에서 땅 위로 보이지 않는 반대면에 동물문양을 새기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주보프스키 사슴돌은 양쪽을 다 사용해서 시의 적절하게 사용했을 수도 있다.
흑해부근의 사슴돌은 허리띠에 무기(전투용 도끼, 검과 칼, 고리트)를 달고 있고 가장 상단에 귀걸이 모양의 둥근 고리가 있는 것은 스키타이 시기의 시베리아 사슴돌과 유사하다. 그러나 동물문양은 차이가 크다.
2020/06/1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르잔 유적 2호] - 시베리아의 사슴돌
북카프카스(카프카스 산맥의 북쪽: 흑해인근)에서 확인된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주보프스키 후토르 사슴돌은 동물이 동그라미 속에 들어가 있다. 동쪽(시베리아)의 사슴돌에는 찾아 볼 수 없다. 동물을 표현하는 스타일도 다른데, 모든 동물은 다리가 두 개만 표현되어서 철저하게 측면이 그려진다. 다리는 아래로 쳐져 있고 머리도 아래로 내린 것이다. 다리는 구부리지 않고 세운 것이다.
주보프스키 사슴돌에 그려진 동그라미 속의 맹수는 머리를 뒤쪽으로 돌리고 있고, 다리를 세웠다. 북카프카스 지역의 사슴돌은 시베리아와 유사성은 있지만 이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스키타이 문화가 시작되기 이전에도 돌에 그림을 그리는 전통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주보프스키 사슴돌은 이 지역 스키타이 문화에서 가장 이른 기원전 7세기대의 기념비로 볼 수 있다.(츨레노바 1984).
주보프스키 사슴돌과 비슷한 연대의 아르잔-2 유적에서도 사슴돌이 출토된 바 있다. 주보프스키 사슴돌의 동물문양은 이곳에서 나온 사슴돌이나 몽골의 사슴돌과는 동물의 자세 및 종류 등 차이가 있다.
양 지역의 사슴돌의 동물표현이 다른 것은 각 지역에서 다른 전통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베리아에서는 돌판에 동물문양을 그리는 것은 청동기시대인 오쿠네보 문화에서 무덤의 석판이나 입석이 그려지는 것이 확인된다.
흑해부근에서는 인접한 아나톨리 지역에 있던 프리기아(우라르트와 동시기에 인접한 국가)에서 동물형상물이 확인되며, 비슷한 형상이 확인된다(츨레노바 1984).
돌판에 그리는 동물문양 외의 스키타이의 동물문양은 각 지역의 청동기시대 청동유물에서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시베리아에는 청동기시대 카라숙문화, 북카프카스지역에서는 마이코프 문화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동물문양을 연구한 페레보드치코바는 넓은 지역에서 서로의 동물문양을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기호역할이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기호를 인용’했다는 것이다.
스키타이 동부와 서부의 사슴돌이 동물문양은 서로 다르지만 표현된 무기의 종류와 스타일은 같다. 스키타이 서부의 사슴돌 가운데 동물문양이 없는 무기만 표현된 사슴돌(아래 포스팅)은 역시 스키타이 동부에서도 확인된다.
그냥 단순히 다르다고 하기에는 너무 유사한 점이 많다.
그림 2. 스키타이 문화의 서부(북카프카스: 1)와 동부(알타이 및 투바 출토: 2~6)의 사슴돌(츨레노바 1964)
2020/08/13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무기] -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오벨리스크
참고문헌
Членова Н.Л. 1984 : Оленные камни как исторический источник (на примере оленных камней Северного Кавказа). Новосибирск: 1984. 100 с.(츨레노바 1984: 북카프카스 지역에서 사료로서의 사슴돌)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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