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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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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에 해당되는 글 1

  1. 2021.11.18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선사문화3
2021. 11. 18. 09:22 책소개

 

오늘은 우라르트를 떠나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박사 졸업 후 10년동안 쓴 논문을 바탕으로 한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선사문화: 연해주선사고고학개론』가 인쇄 중이다.

 

책의 맺음말에서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인 연해주는 늘 한국사의 영역이었다. 가장 가깝게는 독립운동의 기지 중에 한 곳이었다. 연해주는 북경조약(1860년)으로 러시아제국의 영토로 들어갔지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주로 살던 사람들은 한국인과 중국인이었다. 블라디보스톡에는 한국인마을 20개소 7000명, 중국인은 90,000명 정도가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고 당시에 이는 러시아인 보다 더 많은 수였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은 블라디보스톡의 거리 이름 인데, 지금은 개명되었지만 한국거리, 중국거리, 일본거리 등이 있었다. 또한 연해주의 중국식 혹은 한국식 지명들을 1970년대가 되어서야 모두 일괄해서 러시아식으로 바꾸었는데, 예를 들면 핫산지역의 강 이름 중에 신석기시대 대표유적인 자이사노프카 1이 위치한 글라드카야 강은 개명 이전에는 삼거리였다. 이외도 고개, 거리 등은 특히 한국식 이름이 많았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시대 세종 때 여진의 약탈을 막기 위해 녹둔도를 개척하였는데 그 위치가 현재 두만강의 북쪽, 러시아 핫산의 가장 남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 조약 이후, 고종 26년(1889년)에 이에 대한 반환요구가 있었지만 체결되지 못했다.

고려시대는 예종 3년에 윤관이 여진을 토벌하고 동북지역에 9성을 지었는데, 그 위치는 정확하게 규정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국학을 연구하는 미하일 보로비요프는 역사기록에 근거하여 현재의 우스리스크시 근처의 유즈노-우스리스크 성과 크라스노야르스코예 성을 윤관 9성 중 가장 북쪽에 위치했던 공험진(公險鎭)으로 보았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고고학연구소에서 크라스노야르스코예 성곽은 매해 발굴조사 하고 있는데, 여진성으로 알려져 있다. 고고학적 정황과 역사적 기록이 정확하게 일치하는지는 연구되어야 하겠지만 최소한 연해주가 여진족의 주요 근거 지였던 점을 고려해 본다면 윤관의 9성 중 일부가 존재했을 것이다.

 

  남북국시대로 남쪽에 통일신라가 위치했을 때, 북쪽에 발해가 현재의 국경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에 걸쳐서 있었다. 그 중에서 한국이 공동연구 할 수 있는 지역은 러시아로 크라스키노(鹽州城)성, 코크샤로프카 성터, 체르냐치노 무덤군 등은 한국과 공동조사가 이루어졌다. 발해에 대한 역사기록이 아주 미흡한 상황에서 고고학적 자료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려운 점은 발해사의 역사 인식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도 자신의 역사로 인식하고 연구하기 때문에 연구의 관점차이가 심하다.

  발해 이전에 알려진 정치체는 옥저와 읍루가 있다. 옥저는 단결-크로우노프카 문화, 읍루는 폴체 문화일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자 들이 많다. 물론 필자는 단결-크로우노프카 문화 전체를 옥저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이 문화의 가장 마지막 기간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II, III 장에서 다룬 것은 위에서 말한 역사의 그 이전 시대이고, 연해주는 한국사의 영역이었다.

머리말에서 다루었지만 필자가 연구한 환동해문화권의 북부지역은 기원지로서의 검토가 아니라 같은 문화권역을 찾고 구체화 한 것이다.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문화가 남쪽에서 확인되는 이유는 기후변화와 관련있다. 기온 상승기의 문화 가운데 이 동한 것은 신석기문화인 아무르강 하류 말리세보문화와 연해주 루드나야문화(세르게예프카 유형)과 청동기시대 시니가이 문화이며, 환동해문화권 남부지역에서 뚜렷하게 특징이 드러 난다. 기온 하강기에 발생한 문화이지만 환동해문화권 남부지역으로 이동한 단결-크로우 노프카 문화는 그 이전 문화들과 달리 집에 쪽구들을 설치해서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책의 표지, 사카치 알리안 유적과 키야 유적의 암각화 편집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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