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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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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공간'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5.21 2700여 년 전 시베리아의 의례공간

시베리아 투바에는 3000여 년 전의 대형무덤이 남아 있었다. 직경이 120m에 이르는 대형무덤은 위에 쌓인 돌을 드러내자 그 내부에는 통나무 6000개 이상을 사용해서 70여개의 나무 무덤방을 지상위로 쌓아서 만든 구조였다. 무덤방 주변은 납작한 판석을 쌓아 올렸고, 그 높이 만큼 판석으로 덮어서 만든 무덤이었다.

 

이 유적의 이름은 ‘아르잔’으로 2000년에 2호를 발굴했다.

외관은 직경 80m가량으로 가장 높은 곳은 2m정도이다. 지표면에서 높은 곳은 2m이지만, 전체적으로 봉분이 편평하게 남아 있지 않았다(그림 2).

앞에서 살펴본 알타이의 얼음공주 무덤이나, 파지릭 유적에서는 봉분(무덤이 지표로 드러난 쌓인 흙 혹은 돌)의 함몰이 대체로 중앙이나 치우치더라도 한 곳으로 땅꺼짐 현상이 있는 것과는 다르다. 왜 일까? (생각해보시기 바람)

 

 

그림 1. 아르잔-2호의  옆에서 본 모습

 

그림 2. 아르잔-2호의 상부

 

그림 3. 아르잔-2호의 지형도. 봉분에서 가장 높은 곳이 2m이다. 찾아보시기 바람.

 

아르잔-2호의 주변에는 이 유구를 둘러싸고 많은 ‘점’이 확인되었다(발굴하기 전에는 볼록 솟은 원형의 점 같이 보였을 것이다). 남동쪽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무덤을 애워싼 형태인데, 그 부분은 후대에 파손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점은 북쪽을 기준으로 2km 반경 안에서 확인되었다.

 

이 ‘점’을 조사해서, 돌을 고리모양으로 돌린 유구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미 기억에서 희미하시겠지만, 아르잔-1호에서도 이런 부분이 있었다.

특히 서쪽에 큰 것을 조사해서, ‘점’과 같은 곳이 파고 돌을 돌린 시설물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큰 유구(4,10~13) 주변에 다시 작은 고리형 돌 유구가 있었다는 점을 알았다. 무덤 주변의 모든 ‘점’을 다 발굴한 것은 아니고 그림 5에서 네모로 표시된 곳만 발굴했다.

 

그림 4. 아르잔-2호를 에워싼 돌 유구, 짙은 표시는 발굴한 곳이다. 

 

 

그림 5. 아르잔-2호의 서쪽 돌 유구, 숫자는 고리형 돌 유구의 번호, 그 안의 점선은 점토를 바른 흔적이다.

 

 

 

유구 주변으로 돌린 돌 유구를 구덩이(야마)를 팠다고 표현했으나, 돌을 수직으로 세우고 점토를 발랐다는 것을 단면(그림 6)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4호의 높이는 5cm가량이고, 크기는 7.5m가량이다. 유물도 출토되었다. 고리형 유구에서 모두 유물이 출토된 것은 아니다.

 

 

그림 6. 아르잔-2호를 둘러싼 돌 유구 가운데 4호.

 

유적의 남동쪽(그림 4)부분도 조사했다. 길 건너편이 있는 부분이다

이쪽은 양상이 약간 다른데, 지표면을 벗겨내자 처음에 나타난 것은 돌이 그냥 덮힌 것이다.

보통 이럴 때는 어느 한 부분을 잘라서 단면을 조사해 본다.

덥힌 돌 아래로 뭔가 유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그림 8-2)

 

그림 7. 아르잔-2호의 남동쪽 돌 유구, 그림 4에 표시되어 있음.

 

그림 8. 아르잔-2호의 남동쪽 돌 유구, 그림 7을 위에서 보고 그린 그림. A-A’가 자른 면(2)

 

그림 9. 유적의 남동쪽 의례공간, 그림 8의 돌을 드러내고 나타남.

 

덮힌 돌을 드러내자, 역시 돌 유구가 있었는데, 무덤의 북쪽, 동쪽, 서쪽과는 달리 돌을 쌓은 형태(그림 9)이다.

 

무덤을 둘러싼 이 곳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유적을 발굴한 추구노프는 아르잔-2호를 단순히 ‘무덤’이라고 하지 않고, 무덤복합체라고 했다. 주변을 둘러싼 이 돌 고리와 돌 무더기는 장례 당시에 의례를 치뤘던 공간으로 해석했다. 돌 고리는 대략 130여개 남아 있었다(그림 4). 돌 고리에서는 토기, 동물뼈, 청동 등 유물이 출토되었지만, 유물이 많지는 않다.

 

참고문헌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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