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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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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투바의 초기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인 아르잔-2호는 무덤방 5호 주인공 남녀의 무덤이자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사람의 장례공간이었을 것이다.

 

아르잔-2호는 매장주체부의 나무방에 사용된 나이테를 분석해서 통계분석 결과 기원전 671~602년에 유적이 축조되었다. 그런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절대연대 측정방법은 만년 이하의 자료는 탄소연대측정법이다. 아르잔-2호에서 남아 있는 유기물질 가운데 목제, 직물, 가죽, 펠트, 식물류 등을 샘플 채취해서 그라니겐, 웁살라와 애리조나 등지 여러 곳에서 연대분석을 했다. 그런데 탄소연대의 결과 이 유적은 기원전 790년~540년 사이에 존재했다고 한다( A.Yu. Alekseev 외 2002).

 

탄소연대의 결과에 따르면 이 무덤의 장례식을 250년간 행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주인공 남녀를 위해서 200년이 지나서도 계속 이 무덤을 축조하고 있었다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높은 지위의 사람이었다면 이 사람의 권력은 다른 사람에게 이양되었을 것이고 권력은 계속 어떤 형태로든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200년 넘게 얼굴도 모르는 부부를 위해서 무덤을 계속 축조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필자는 이 경우는 나이테분석법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아르잔-2호에는 다행히 주인공 남녀의 뼈가 남아 있었다.

주인공 남성은 키가 170cm 정도이고 현미경 검사를 통해서 살펴본 결과 뼈에서 종양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악성 전립성 종양이 뼈 전체에 퍼졌다. 전립선 암이 주인공 남성의 직접 혹은 간접적 사망 원인이다.

 

주인공 여성의 키는 162cm 정도이다. 두개골에서 매우 작은 양성 종양의 흔적이 발견되었으나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여성의 윗 앞니(upper incisors)에 좁은 홈이 있었는데, 여성이 3세 때 형성된 것이다. 아마도 이 시기에 매장된 사람은 영양부족을 경험했거나 장기 질병을 겪었을 것이다. 여성의 팔다리 골격과 척추관절의 마모 징후가 확인되지 않아서, 뼈로서는 사망원인을 진단할 수 없었다.

 

아르잔-2호에서 심한 영양실조의 흔적이 남은 인골이 또 있는데, 22호 여성이다. 20~21세의 여성으로 두 어깨의 표면에 근육이 매우 발달했던 흔적이 있는데, 특히 오른족 쇄골에만 힘줄이 발달해서 물리적 변형이 있었던 것이 나타났다. 이 여성은 오른손 잡이로 키는 161cm로 큰 병은 없었다. 사망 몇 달 전에 양쪽 앞니가 모두 없어졌고, 나머지 치아에서는 가로줄무늬가 확인되는데, 어린 시절에 영양 부족을 경험했거나 혹은 심하게 아팠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치아에 남은 스트레스 흔적은 생후 3~7년 동안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과도하게 발달했던 오른쪽 쇄골의 근육 흔적으로 보아서 여성군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죽은 원인은 머리에 난 구멍 때문이다. 가장 먼저 난 상처는 정수리 부근에 난 것으로 서 있는 여성을 체칸으로 가격했고, 그 이후에 등이 땅에 닿인 채로 넘어진 여성을 세 번에 걸쳐서 가격했을 것이다. 두 번째 가격은 왼쪽 눈 위에 나 있는 흔적이다.

 

22호 여성관련 포스팅-->

 

잔혹한 장례식의 흔적...

강의할 때 늘 시작은 지난시간에 했던 것을 상기하면서 들어가는 편이다. 특히 지난 슬라이드가 끝나지 않았을때 그렇다. 며칠간 2700년 전 시베리아의 우육고원에 있던 아르잔-2 유적의 무덤방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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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에 묻힌 남성은 50~59세이다. 그의 치아 상태는 고기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 흔적이 남아 있다. 키는 171cm가량이고, 팔과 다리 뼈에 근육자국이 남아 있어서 그의 근육이 매우 강했음을 알 수 있다. 쇄골에 깊은 근육자국이 남아 있다. 왼손잡이 경향은 있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허리, 손, 척골, 왼쪽 경골 등에 부상이 있었으나 치유된 흔적이 남아 있다. 죽기 전에 그는 수년간 관절염으로 고생했다. 이는 말을 타거나 이와 관련된 활동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24호 남성은 정수리 오른쪽에 큰 구멍(48×46mm)이 나면서 사망했다. 짧은 거리에서 내려 찍은 흔적인데, 무기에 의해서 제거된 두개골 뼈가 두개골 안에서 확인되었다.

 

그림1. 아르잔-2호 무덤방 24호 남성

 

스키타이 인들이 말을 오랫동안 타면서 생긴 병에 대한 이야기는 히포크라테스가 이미 언급한 바 있 바 있다.

 

2020/03/0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히포크라테스가 본 2500년 전 스키타이 사람

 

히포크라테스가 본 2500년 전 스키타이 사람

키르기스스탄의 송쿨. 해발 3000m, 7월 모습 스키타이 문화에 대한 기록을 남긴 이로 헤로도투스를 꼽는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실제로 보거나 방문해서 알아낸 기록이라기 보다는 전해들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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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기원전 5세기 스키타이 사람의 병(病)

 

기원전 5세기 스키타이 사람의 병(病)

러시아 스키타이문화의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은 8살 남자아이의 무덤이다. 스키타이 문화에서 확인된 평균수명은 지금보다는 현저하게 낮다. 여성은 29.6세, 남성은 38.5세 라는 점을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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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와 24호 모두 무덤의 경계벽 아래에 묻힌 사람들이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살해된 사람들로 장례식 행위와 관련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성의 인골에서는 영양실조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데, 22호 여성과 주인공 여성에게는 어릴 때 영양실조의 흔적이 보인다는 점이 매우 궁금하다. 22호 여성이야 일반 군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주인공 여성 조차 영양실조였다니. 물론 사회적 여건 때문에 그럴 수 있었겠지만, 24호 남성과 주인공 남성에게는 그런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점이 그렇다.

 

아르잔-2호는 다행히 인골이 남아 있어서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했고, 여러분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참고문헌

A.Yu. Alekseev, N.A.Bokovenko, Yu. Boltrik, K.V.Chugunov, G.Cook, V.A.Dergachev, N.Kovaliukh, G.Possnert, J.van der Plicht, E.M.Scott, A.A.Sementsov, V.Skripkin, S.Vasiliev and G.I.Zaitseva. Some problems in the study of the chronology of the ancient nomadic cultures in Eurasia (9th - 3rd centuries BC) // Geochronometria - Journal on Methods and Applications of Absolute Chronology. Vol.21. pp 143 - 150, 2002

М. Шульц и др 2017, Палеопатологические исследования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297-301c.(슐비츠 외 2017, 「고인류학 자료에 대한 연구」,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러시아 스키타이문화의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은 8살 남자아이의 무덤이다.

스키타이 문화에서 확인된 평균수명은 지금보다는 현저하게 낮다. 여성은 29.6세, 남성은 38.5세 라는 점을 앞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우코크고원에서 발견된 사람들에게 특히 남성들에게는 전쟁의 상처가 남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이는 이 고원의 동남쪽에 위치한 울란곰 유적과는 매우 다르다(노브고르도바 1989). 우코크 고원의 주요사인은 질병, 부상, 노화도 있었을 것이고, 여성은 출산도 포함되었다.

 

같은 알타이 산맥이지만 우코크 고원보다는 해발고도가 낮아서 거주환경이 더 좋았으며 상위계급이 거주했다고 알려진 파지릭 유적의 무덤에서 확인된 사람들도 병이 있었다. 파지릭 2호분의 여성에게서 치조농루염, 5호분 남성에서는 척골 관절 변형, 오른손 뼈 끝에는 골다공증도 있었다.

 

특히 관절변형이 심해서 뼈 사이가 벌어지고, 관절은 석화가 진행되어서 움직이는데 상당한 제약이 따랐다. 이를 분석한 바르코바와 고흐만(2001)은 오랜기간 동안 말 위에서 생활한 결과로 보았다.

 

컴퓨터 단층촬영을 한 결과 얼음공주도 왼쪽과 오른쪽의 무릎에 이상이 있음이 밝혀졌다(레탸긴, 사벨로프, 2014, 그림1)

그림 1.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무릎. 윗 줄은 왼쪽무릎관절이고 아랫줄은 오른쪽 무릎관절인데 현저하게 차이가 있다. 왼쪽무릎관절30A-좌골 경골에서 연골 아래에 경화증 및 부종발견. 30B-전방십대인자가 거의 들어남(화살표) 오른쪽무릎관절31A-많이 남은 반원상의 연골, 31B-전방십대인자 변형되고 두텁지만 모습은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음(레탸긴, 사벨로프, 2014).

 

헤로도투스 외에도 스키타이 인들에 대해서 글을 남긴 사람이 있는데, 히포크라테스이다.

『공기,물,흙에 대하여』라는 그의 저서에서 스키타이 인들이 골반뼈가 벌어지고 다리를 절룩거리는 현상은 장기간 말을 타면서 생긴 병으로 보았다(히포크라테스의 원전은 찾아보지 않았고, 폴로시막 2001의 내용을 인용했음).

 

아시겠지만, 히포크라테스도 헤로도투스와 거의 동시대 사람이다(히포크라테스가 좀 더 일찍 (20여년)태어났으나 헤로도투스의 출생연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물론 히포크라테스는 스키타이 인들을 비하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 사실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스키타이 인들의 출생율에 대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스키타이 인들이 평균수명이 짧다는 생각도 현재 러시아학자의 관점이다. 그 당대의 다른 문화 사람들이 그 만큼 살았는지가 밝혀져야 그들의 수명이 짧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그때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유라시아 초원의 스키타이 인들이 가장 오래 살았는지,

그래서 이 부분은 그냥 알게 된 사실로만 여겨야지 이를 두고 그들의 수명이 짧다 길다라고 정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참고문헌

노브고르도바 1989 Новгородова Э.А. Древняя Монголия. М.: Наука, 1989. 383 с. (노브고르도바 1989, 몽골의 고대문화)

바르코바, 고흐만 2001, Баркова Л.Л., Гохман И.И. 2001 : Ещё раз о мумиях человека из Пазырыкских курганов. // АСГЭ. [Вып.] 35. СПб: 2001. С. 78-90(바르코바 ,고흐만 2001, 파지릭유적의 무덤에서 나온 미라에 대해서 한 번 더)..제목은 그대로 번역해서, 재미를 느껴보시라고..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레탸긴, 사벨로프, 2014, А. Ю. Летягин, А. А. Савелов Жизнь и смерть «Алтайской принцессы>>(레탸긴, 사벨로프 2014 알타이 얼음공주의 삶과 죽음)// : 29 Сен 2014 , Мой НГУ , том 57/58, №3/4 https://scfh.ru/papers/zhizn-i-smert-altayskoy-printsessy/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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