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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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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축'에 해당되는 글 1

  1. 2021.04.21 울란곰 유적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몽골의 기원전 5세기 울란곰 유적을 발굴한 노보고르도바는 동시대의 다른 유적보다 이 유적에서 토기가 많이 나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마도 토기 생산이 저조하면  ‘후진’적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한 것일 것이다.

이동성이 강한 초원지역이 아닌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보면 유라시아 초원지역은 상대적으로 토기가 적게 출토된다. 신석기시대부터 토기가 유물의 많은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과는 대비된다(김재윤 2019). 그러나 이것은 식생활 문화의 차이 때문에 생긴 것(김재윤 2019)이지 토기가 많이 생산된다고 선진적이라고 할 수 없다.

 

단순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는 울란곰 유적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생업의 문제. 유목(遊牧, 놓아서 기르다)인가 목축(牧畜, 가두어서 기르다)인가 아니면 유목적 목축인가의 문제이다.

이 문제는 소비에트 시절부터 첨예하게 논쟁이 있었다. 인류학자 레빈과 체복사로프는 기원전 1천년기 계급사회가 막 만들어지기 직전에 유목적 목축사회가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했다. 고고학적으로 나타난 근거로 보아 주로 말과 소, 양을 사육했고 특히 낙타 사육이 경제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고 믿었다.

몽골과 자바이칼(바이칼 호수의 우측)지역에서 발견되는 판석묘(일종의 석관묘, 청동기시대 후기부터 초기철기시대까지 발견됨)에서는 말과 양 뼈가 많이 나오는데, 이미 사육을 했다는 증거가 있는 재갈과 재갈멈치이다. 말을 부리고 탔으며 작은 동물을 사냥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단순히 목축만 한 것이 아니라 정해진 방목지로 이동하면서 길렀다고 보아서 ‘유목적 목축’이 생업을 담당했다고 보았다.

동물에게서 고기와 우유를 얻었고 이를 가공해서 일종의 치즈와 빙과류 등을 만들었다. 이때 역할을 한 것이 동물의 가죽용기이고, 목기도 해당된다.

 하지만 울란곰 유적에서는 토기가 높은 비중으로 발견된다.

노보고르도바는 ‘유목적 목축’사회였다는 근거로 ‘토기’를 예로 들었다. 토기는 정주생활에서 유리해서, 소비에트 연구자(레빈과 체복사로프)들에게는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토기를 제작하지 않는다는 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울란곰 유적에서 나타난 토기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동했으나 일정기간 동안 정주하면서 토기를 제작했다고 본 것이다. 

 

 

필자는 유목적 목축의 개념이나 노보고르도바의 생각에 다 동의한다. 하지만 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울란곰 유적이 전쟁에서 사망한 사람의 비중이 높은 유적이고 매우 빠르게 형성되었다고 했다. 이는 어린아이의 비율이 동시대의 다른 유적에 비해서 높다는 인류학자 마모노바의 의견(아래 포스팅 참고)을 참고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사자의 머리 맡에 놓은 토기는 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궁금하다.

기원전 5세기 경의 파지리크 문화(스키타이 문화 중 알타이 지역문화)와 울란곰 문화에서 발견되는 토기는 대부분 쿠미즈(유제품)를 담는 용도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 외에도 다른 의미도 있지 않을까? 특히 이 유적에서는 파지리크 문화와 다른 위치에서 토기가 발견된다.

 

그림 1. 울란곰 유적의 23호 무덤

 

2021.04.1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울란곰 유적] - 기원전 5세기 울란곰 유적, 전쟁의 흔적

 

기원전 5세기 울란곰 유적, 전쟁의 흔적

스키타이 문화권 가운데 몽골의 지역문화인 울란곰 문화는 울란곰 유적으로 정의된 문화이다. 울란곰유적에는 나무로 만든 무덤과 돌로 만든 무덤이 공존한다. 각각 22기와 20기이다. 유적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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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Новгородова Э.А. 1989 : Древняя Монголия (Некоторые проблемы хронологии и этнокультурной истории). М.: ГРВЛ. 1989. 384 с.(노보고르도바 1989, 몽골의 고대)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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