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네모'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5.10 직경 80m 높이 3m의 무덤쌓기, 3000년 전

 

 

30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자락의 해발 1050m가량의 우육 고원에는 그랴즈노프가 ’왕(짜르)들의 무덤계곡‘이라고 불렀던 곳으로 아르잔 유적이 있다. 그 중에서 아르잔 1호는 1970년대 초반에 발굴되었다. 이상하게도 이 유적은 그 규모에 비해서 정보는 많지 않다. 30여년 전에 나온 파지릭 고분보다 더 소략하다. 그래서 여러분의 궁금증을 채우기에는 많은 정보가 없지만 그에 비해서 아르잔 유적의 2호는 비교적 최근에 발굴되었고 2017년에 이와 관련된 단행본이 출판되어서 아마 전해 드릴 것이 많다.

 

그래도 아르잔 유적 1호분의 무덤구조는 이해가 필요함으로 설명을 할 수 있는데 까지 할 것이다. 무덤은 납작한 판석으로 덮었다고 했는데, 이를 알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는 곳이 유구의 평면도에서 동쪽 벽의 a부분이다(그림 1-1). 높이가 20~40cm가량 높이까지 남아 있고, 납작한 석회암은 큰 경우 70~80cm도 있다. 무덤방 50호 앞(북쪽)에도 석벽이 남아 있었지만(b) 동쪽 벽 보다는 훨씬 덜 하다.

 

무덤방을 만드는 목제를 쌓는 방법은 이미 설명드린 바 있다. 매장 주체부의 가장 중심부는 가로방향과 세로방향을 한 단씩 교차시켜서 가로 3단 세로 3단을 높이 2.6m까지 올린 것이다. 무덤방이 대부분 그런 방법으로 축조되었는데, 무덤의 가장자리도 마찬가지이다. 통나무 집의 벽은 완벽하게 바르지는 않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되었다. 무덤방의 전체 높이는 2.4~3m가량이다. 무덤방 2번과 5번은 2.1~2.8m가량이다.

무덤의 아래쪽 절반 전체는 높이가 2.5~3m가량인데, 가장 상단은 목재로 빽빽하게 덮었다(그림 1-2 중에서 가장 아래쪽 그림에 상단을 목재로 빽빽하게 덮은 것이 확인된다). 무덤방 50호와 7호 앞에는 무덤의 가장자리 둘레를 따라서 목재를 연속적으로 놓은 것이 확인된다(그림 1-2,3). 이런 부분은 무덤가장자리를 따라서 5곳에서 남아 있다. 

 그랴즈노프는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필자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있어서 무덤의 높이를 대략적으로 맞추는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그림 1. 아르잔 1의 무덤구조, 1-전체평면도, 2- 무덤방 15번의 단면도, 3- 7번 무덤방 앞의 목재

 

 

무덤의 주변을 둘러싼 부분을 제외하고 매장주체부의 직경은 80m이고, 무덤방은 70개이며, 5000㎡에 달한다. 대부분 유용한 무덤방은 네모꼴인데, 전체 무덤 평면은 원형이어서 모서리에 짜투리 공간이 생긴다. 예를 들면 무덤의 남동쪽에 있는 무덤방 22~24번이다. 크기가 15~130㎡정도이고, 이곳을 포함한다면 무덤방의 숫자는 거의 100개에 달한다. 이 공간에는 23번과 같은 경우는 나무를 쓰지 않았고, 40~44번 무덤방을 만들기 위해서 매개가 되는 공간이다.

 

그랴즈노프는 무덤구조가 모든 방이 같지 않기 때문에 숫자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무덤방은 연속적으로 건축된 것이 아니라 몇 개의 덩어리로 나누어서 축조되었다. 무덤의 서쪽은 반 이상이 날라가서 구조를 아는 것이 불가능했고, 북쪽과 동쪽이 가장 잘 남아 있었으며, 남쪽은 북, 동쪽과 다른 구조이다.

 

남쪽의 무덤방 15번은 최소 6개의 방으로 보이지만 무덤방의 번호는 15번으로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림 1-2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심부(북동-남서)로 향하는 나무의 길이가 길기 때문이다. 다른 방과는 달리 긴 나무(3~4m)를 이용해서 중간에 방향이 다른(북서-남동)쪽으로 나무를 끼워 넣지 않으면 긴 나무는 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21번 무덤방도 있는데, 긴 나무를 이용했다(평면도를 확대해서 보시면 알 수 있다). 

 

내가 무덤을 축조했다면, 전체 형태는 원형이 되면서  그 안에 네모방을 많이 넣는 것이 가장 관건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대체로 비슷한 높이로 맞추어야 할 것인데, 이는 앞에서 설명했지만 무덤벽에서 깃대어 내려온 가장자리의 목재가 그런 역할을 했을 것 같다(그림 1-2). 직경 80m의 무덤을 일정한 높이로 맞추는 것..측량도구도 없이..대단한 기술이다.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80, М.П. Грязнов, 1980,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그랴즈노프 1980, 초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 아르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