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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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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2500년 전 알타이 위주로 스키타이 문화를 살펴보았다. 좀 더 자세하게는 파지릭 문화라고 일컫는다. 아시다시피 스키타이 문화라고 불리는 문화는 흑해 북안부터 시베리아 까지 매우 널리 퍼져 있었다. 기원전 9세기 까지 올라가는 유적이 있는 곳은 시베리아의 투바 이고, 아르잔 1유적에서 확인된다.

(아래 포스팅에서 스키타이 문화의 권역에 대한 표를 확인할 수 있다).

 

2020/02/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그림 1.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미타주 소장, 전체 모습은 앞의 포스팅 참고 그림 2.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미타주 소장, 말탄 스키타이 전사의 모습, 투구는 코린트 식 그림 3.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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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북안에서 시베리아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시간은 기원전 8~7세기부터 기원전 3세기까지로 이 기간과 공간을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한다. 혹은 스키타이 세계, 스키타이 문화공동체라고도 한다. 그냥 쉽게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하자.

 

하지만 시베리아 남부 투바의 아르잔 1유적을 발굴(1971~1974년)하기 이전까지는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설은 흑해북안에 출토되는 그리스 스타일의 유물과 관련된 것으로 믿었다.(앞에서 스키타이문화의 기원과 관련된 학설을 설명한 바 있다)

왜냐하면 19세기 말 흑해북안과 가까운 쿠반 강(코카스서 산맥의 북쪽) 유역에서 발굴된 유물에서 동물문양장식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출토된 유물은 그리스 스타일의 색채를 많이 띄고 있었다. 이름하여 그리스-이오니아 양식이라고 불렸다.

이 지역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그리스 스타일 유물은 스키타이 문화인들이 그리스장인에게 ‘오더 메이드’해서 만든 주문자생산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당시 그리스는 흑해 북안에도 식민도시를 두었다고 한다(헤로도투스도 그리스 식민도시인 흑해의 올리비아에 살았다.)

 

그럼 어떻게 그리스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림 1은 켈레르메스(유적의 위치는 아래 포스팅 참고)라고 하는 유적의 4호분에서 출토된 거울이다. 은제 거울인데, 얼굴을 볼 수 있는 면은 은제로 주조된 것이고, 그 반대부분에는 중앙에 고리가 달렸던 흔적이 남아 있다. 8부분으로 섹션을 나누어서 주제가 그려져 있다. 8개의 각 섹션은 금제로 만든 판을 은제 원판에 붙이도록 제작된 것이다. 섹 션 사이의 눈금이 있는 부분은 금테인데 뗌질 되었다. 주조한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거울의 가장자리를 보면 알 수 있다. (필자는 주조방법을 설명할 때 붕어빵 굽는 것을 대입해서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그림 1. 켈레르메스 유적 4호분 출토, 17.3cm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그림 1의 세부

 

거울의 가장 상단부에 그려진 여성은 사이벨레(그리스의 아르테미스)로 양손에 표범을 들고 있고, 여신과 대칭되는 곳에는 털로 덮인 괴물들이 사자머리 그리핀과 싸우고 있다. 날개달린 여성, 털달린 괴물, 사자머리 그리핀은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요소이고, 양과 같은 동물은 스키타이 문화의 요소이다. 그리고 중앙에 꼭지가 달려 있는 거울은 시베리아 남부에서 출토되는 유물에서 확인되는 특징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는 그리스적이지 않은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문양도 확인된다.

 

금제 유물 장식으로 표범을 형상화 한 것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은 기원전 7세기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아르잔 1유적이 발굴되기 전까지 그림 3과 같은 유물이 가장 이른 동물문양장식으로 여겨졌다.

 

그림 3.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길이: 32.6cm, 높이 16.2cm, 방패장식으로 생각됨. 

 

위의 말은 바꾸어 말하면, 아르잔 1유적이 발굴되고 나서 그 생각은 바뀌었다는 것이다. 즉 더 이상 스키타문화에서 그리스-이오니아 양식으로 동물문양장식이 생겨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리스 스타일의 유물이 스키타이 문화의 요소에서 확인되는 것은 맞다.

 

현재 이 유물들은 에르미타주에 소장되어 있다.

원래, 이 유물들은 표트르 1세가 모은 시베리아 황금유물 컬렉션과 함께 처음에는 쿤스트카메라에서 보관되었다. 그런데 표트르 1세가 수집한 시베리아 황금 유물과 흑해북안의 유물 중에서 비슷한 공통점이 발견되었고, 헤로투투스가 기록한 대로 이 문화가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헤로도투스는 올리비아에 살았기 때문에 당시 흑해북안에 살던 이민족을 ‘스키타이’라고 불렀고, 이 문화의 이름도 여기서 연유하게 되었다.

 

흑해북안의 유적들은 1859년에 아직 로마노프 왕조가 있을 때 제국고고학위원회에서 시작했다. 켈레르메스 고분은 1904년에 발굴된 것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에 발굴되어서 스키타이 문화의 그리스 기원설은 시베리아 유적을 발굴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학계에서 대세를 이루었다. 시베리아의 대표적인 파지릭 유적은 1920년대 1호분 이후에 1947~1948년에 발굴되었고, 아르잔 1유적(스키타이문화의 가장 오래된 유적)은 1971~1974년에 조사되었고 현재는 스키타이문화의 기원 및 중심은 시베리아이다. (아르잔 1 유적에 대한 설명은 앞으로 할 예정입니다)

 

2020/04/1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시베리아황금유물컬렉션] - 기원전 9세기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의 기원에 대한 여러의견

 

기원전 9세기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의 기원에 대한 여러의견

우리는 파지릭 5호분에서 출토된 대형의 벽걸이를 보았다. 그곳에서는 얼굴이 다른 남녀가 표현되어 있었다. 특히 남성은 말을 타고 있었는데, 남성의 복장은 알타이 지역의 2500년 전 문화에서는 볼 수 없는 짧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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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아르타모노프 1966,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500년 전 시베리아 남부의 알타이 산에 위치한 파지릭 유적의 5호분에서는 인간의 무덤에 말이 함께 매장되었다. 말은 화려하게 치장되었는데, 주로 동물문양을 장식했다. 대상이 된 동물은 사슴과 같은 굽동물, 호랑이와 같은 맹수와 독수리로 보이는 맹금류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다 조합한 유물이 있는데, 이름해서 그리핀이다. 앞에서 그리핀의 모습에 대해서 설명했다. 주로 맹수와 굽동물이 결합되거나, 맹금류를 변형시키기도 한다.

 

맹수의 입에 독수리 부리를 붙이기도 하고, 독수리 머리와 목에 말의 갈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앞에서 이미 보여드린 그리핀 가운데서 날개를 펴고 있는 그리핀을 보여 드렸다. 바샤다르 유적은 같은 알타이 산에 위치하는데, 파지릭 유적 보다 남쪽에 위치한 곳으로 서쪽으로 약 151km 떨어져 있다(직선거리).

 

https://drive.google.com/open?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파지릭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파지릭문화의 유적

www.google.com

 

지도 1.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현재까지 언급된 유적이 다 있음. 바샤다르 유적은 지도에서 가장 왼쪽 점(주황색)이다. 지난 번에 아르잔 유적(보라색)은 지도 사진만 제공했으나, 위의 링크를 보시면 좀 더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바샤다르 유적에서는 구글에 사진도 소개되어 있다. 구글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나름 재밌다. 필자는 러시아 연해주의 발해성이나 여진 성을 구글 지도로 찾아본다...요즘은 시간이 없지만.....

 

이곳 바샤다르 유적에서는 파지릭이나 아크 알라하 유적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의 그리핀이 확인되었다.

바로 보면 독수리라고 알아 차릴 수 있으나, 자세히 보면 독수리와는 다르다. 조류에는 없는 귀와 독수리 다리라기에는 매우 두꺼운 다리의 표현 때문이다. 새의 머리는 오른쪽을 향하고 날개를 활짝 폈다. 귀가 매우 큰데, 소용돌이 모양으로 표현되었다. 새의 몸통 표현도 새라기 보다는 물고기의 비늘표현과 같다. 실제로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1유적에서는 말의 안장에 장식한 유물 가운데서 물고기가 있었다. 이 유물은 모두 4개가 확인되었는데,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 14× 24.4cm이고, 안장의 장식판이다. 안장 앞에 2점, 뒤에 두 점 달도록 되어 있다. 이 유물은 편평해 보이지만 실제로 단면은 약간 굽어서 안장의 곡면에 맞게 제작되었다고 한다.

 

바샤다르 유적의 그리핀(그림1)은 한국에도 1991년에 온 적이 있다. 알타이의 목제 마구 장식은 모두 금박을 입혔다. 쉽게 찢어져서 남아 있지 않지만.

 

바샤다르 유적은 파지릭 유적 보다 약간 이르다고 생각해서 기원전 6세기 가량으로 생각한다.

파지릭 유적(2호분, 5호분)과 아크 알라하 3유적, 아크 알라하 1유적(1호분, 2호분)에서는 그리핀이 독수리 머리를 그리핀으로 많이 표현했지만 주로 두상을 표현했고, 전신을 표현한 경우는 맹수가 중심이 되었다. 독수리 전신을 합성 시킨 그리핀이 파지릭 2호분(가죽용기)에서 확인되기는 하지만 그리핀의 날개가 접혀진 모양이어서 바샤다르 유적과 같이 날개를 편 유물과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 2호분에서 출토된 말 안장 장식. 목제.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https://youtu.be/Dij6QpK_ho4

 

이 동영상은 얼음공주 무덤으로 알려진 아크 알라하 3유적의 발굴과정과 여러 분석 및 보관처리까지를 BBC에서 만든 것이다.  필자는 러시아어 나레이션 된 것을 우연히 찾아서 필자에게 영문 동영상은 없다. BBC에서 촬영한 것도 있을 테고 촬영을 노보시베리스크 과학아카데미에서 하고 제공된 영상도 편집되어 보인다. 지난번 보다는 길고(48분 가량) 없던 부분도 포함되어서 필자에게는 무척 흥미로웠다. 러시아어 지만 간간히 영문자막도 있다. 혹시 BBC에서 찾으면 좀 더 구체적인 영문동영상도 있을 지 모르겠다.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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