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 우리는 무덤방을 덮은 바닥과 천장에서 무덤의 구조와 관련 없이 통나무에 홈이 패진 흔적과 통나무를 끊은 것을 이어서 사용한 흔적을 보았다(그림1).
러시아 연구자들은 이를 살아 생전의 집을 뜯어서 통나무를 활용했다고 했다(폴로시막 1994). 무덤과 전혀 관련 없이 이유 없는 통나무의 홈이나 절개면 등은 충분히 그렇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헤로도투스도 스키타이 인의 집에 대한 를 적어 놓은 바 있다. 헤로도투스의 역사 4권은 스키타이 사람들에 관해서 적은 것이다. 그들의 기원, 나라의 영역, 하천, 북방과 동방의 여러 민족, 생활양식에 대한 기록이다. 헤로도투스의 역사는 한국어(참고문헌)로도 여러 번 번역되었다. 이를 참고했다. ‘스퀴타이’족이라고 그리스어로 적혀 있어 번역되었으나, ‘스키타이’ 민족을 의미한다.
4권 76장에는 스키타이 인이 얼마나 전투에 능했는가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집에 대한 언급이 있다.
‘다레이오스가 군대를 진격 시켰던 흑해연안에는 스키타이 족을 제외하고는 세상에서 가장 무지한 부족들이 살고 있다. 흑해연안에 거주하는 부족들 가운데 스키타이족 외에는 지혜롭다고 할 만한 부족은 하나도 없다. 스키타이 족인 아나카르시스 외에는 현인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나(헤로도투스)는 다른 관점에서 스키타이족이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한 가지 가장 중대한 인간사에 있어서 그들은 우리가 아는 모든 부족을 능가한다. 그들이 해결한 중대사란 그들이 추격하는 자는 아무도 그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들이 잡히고 싶지 않으면 아무도 그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도시도 성벽도 없고, 집을 수레에 싣고 다니고, 말을 타고 활을 쏘기에 능하고, 농경이 아니라 목축으로 살아가는데 그런 그들이 어찌 다루기 어려운 불패의 부족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헤로도투스의 기록에 있는 아주 유사한 부분 등이 실제로 발굴되기도 했으나 전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
어쨌든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은 대부분 무덤으로 집의 흔적이 남아 있지는 않다. 알타이 산의 또 다른 유적인 파지릭 유적 5호에서는 무덤 속에 실제로 마차가 출토되었는데, 헤로도투스가 이야기한 것처럼 집을 싣고 다닐 만큼 크지 않다.
아무튼 그리스인 학자의 눈에도 스키타이 인들은 집에 대해서 아주 그들과 아주 달랐다고 이해할 수 있다. 지금처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던 시대도 아니니, 실제로 보지 않고 전해들은 내용이 정확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시베리아의 집에 대해서는 비슷한 현상이 앞 시기에도 발견된다. 후기구석기시대부터 무덤이 확인되는데, 집안에 화덕자리 아래에 인골의 두개골과 함께 인간형상물을 함께 묻은 흔적이 앙가라강 유역의 말타 유적에서 발굴된 바 있다. 그리고 신석기시대, 순동시대, 청동기시대 그리고 철기시대에 해당하는 스키타이문화에도 대부분 발굴되는 유적은 무덤이다. 신기할 정도이다.
신석기시대에는 무덤 아닌 유적이 발굴되기도 했는데, 집터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고 거의 화덕자리만 남아 있고, 문화층에서 유물만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시베리아 선사문화의 전반적인 특징일 가능성이 많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림 1.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무덤방의 천장
알타이 산맥의 파지릭 유적 5호분 출토된 마차, 기원전 5~4세기.
참고문헌
폴로시막 1994, Полосьмак Н.В. 1994 : «Стерегущие золото грифы» (ак-алахинские курганы). Новосибирск: 1994. 125 с (폴로시막, 1994, 금을 지키는 그리핀(아크 알라하 무덤)
루덴코 1960,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역사 (헤로도토스)(천병희 역), 2009, 숲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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