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우랄 지역의 스키타이 문화인 이른 사르마트 문화(혹은 사브로마트 문화)의 대표적인 유적은 필리포프카이다. 1호가 가장 크고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유물이 많이 출토되었다. 뉴욕에서 유물이 소개된 적도 있다. 특히 1호의 왼쪽에 위치한 감실(100×50cm, 깊이 90cm)에는 원래 이 유적의 가장 특징적인 황금사슴과 함께 외국 물건이 가득 차 있었다.
2020/11/1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필리포프카 유적] - 남부 우랄 스키타이의 무덤 속...
황금사슴 아래에는 금으로 된 쿱신(액체용기담는 그릇)(그림 1-1), 리톤(rhyton, 각배)(그림 1-2,3), 반구형 펜던트(그림 2), 동물문양장식(그림 3~6)이 출토되었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반구형 펜던트, 높이 4.8cm(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산양(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쌍봉 낙타(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높이 4.1cm, 너비 5.2cm, 그림 4의 낙타는 가장자리에 아주 작은 구멍이 있어서 어딘가에 붙여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맹수머리(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그림 6.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필리포프카 사슴(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이중에서 페르시아 유물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손잡이에 산양이 장식된 쿱신과 각배이다. 실제로 페르시아에서 출토된 각배 가운데 아주 유사한 유물이 확인된 바 있다(그림 7).
이 유적에는 쌍봉낙타가 등장하는데(그림 2,4) 얼굴이 실제 낙타와는 다르다. 특히 맹수얼굴 같은 낙타도 있다(그림 4). 같은 감실에서 출토된 맹수머리(그림 5)만 묘사된 유물과 쌍봉낙타의 얼굴은 거의 비슷하다.
드네프르 강 유역에서는 쌍봉낙타가 동물장식으로 확인된 바 없다. 스키타이 문화권 내에서 낙타가 사용된 경우는 이미 2700년 전 시베리아의 아르잔-2호의 주인공 5호묘의 주인공 남성 목걸이에는 낙타문양이 사용된 바 있다. 또한 아르잔-2호 내의 돌판에 새겨진 그림에도 쌍봉낙타가 사슴과 함께 묘사되었다. 알타이의 칼박타쉬 암각화 유적(초기 철기시대 암각화)에도 확인되었다.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확인된 낙타는 실제 낙타를 변형시키는 방법은 스키타이의 제작방법이다. 스키타이 문화권 내에 나타난 낙타는 박트리아산으로 여겨지는데, 시베리아 뿐만 아니라 우랄 남부에도 전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유적의 낙타는 황금 쿱신과 리톤과 같이 수입된 물건이라기 보다는 이 지역에서 직접 제작되어 소비되었을 수 있다. 유적의 다른 무덤에서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같은 스타일의 물건이 출토되었고 다른 모습의 낙타도 출토되기 때문이다.
황금사슴과 같이 주둥이가 과장된 사슴문양(그림 6)은 목제를 금판으로 입힌 사슴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흑해 지역의 사슴과 같이 뿔을 몸통 전체까지 뒤 쪽으로 길게 표현하는 점은 같다.
기원전 4세기에는 그 이전의 사브로마트 문화를 대신해서 사르마트 문화가 이 지역에 정착되었다. 이 유적에서는 이란계통의 유물이 몇 점만 남아 있지만 기원전 4세기 이후의 사르마트 문화 유적에는 스키타이 문화의 유물 뿐만 아니라 이란계통의 유물이 많이 출토되어서 스키타이 문화와는 구분한다.
필리포프카 유적은 이미 사르마트 문화가 시작된 기점으로 보고 있는데, 유적의 연대는 기원전 5세기, 기원전 4세기로 학자들 마다 차이가 있다. 일단 1호 유적에서는 시베리아 사슴도 아니고 흑해 사슴도 아닌 필리포프카 사슴(입이 과장되게 튀어나온 사슴)과 맹수머리 쌍봉낙타가 눈에 띈다....그러나 섣불리 단정하기는 힘들다.
그림 7. 아케메니드 시기(이란), 기원전 5~4세기(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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