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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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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필리포프카 유적'에 해당되는 글 21

  1. 2020.11.17 우랄 남부 스키타이 전통의 그리핀
  2. 2020.11.16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그리핀1
  3. 2020.11.15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단검, 아키나케스
  4. 2020.11.14 우랄 남부 스키타이 목제 그릇의 호랑이장식
  5. 2020.11.13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청동솥

우랄 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는 1호에서 고대 이란의 페르시아 유물인 금제 항아리와 은제 각배 등이 출토되기는 했으나, 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지역의 유물이었다. 입이 과도하게 튀어나오고 다리가 짧고, 뿔이 화려한 사슴도 흑해나 시베리아에서 출토되는 사슴형태와는 다르다. 황금 사슴과 외국 그릇은 1호 무덤의 감실에서 출토되었다. 또 황금사슴은 무덤의 입구 구덩이에서도 출토되었다.

 

그런데 1호 무덤을 제외하고는 다른 무덤에서는 상기한 유물은 나오지 않는다. 1호 무덤은 규모도 가장 크고 외국의 유물 뿐만 아니라 이 지역 특색인 황금 사슴이 들어가 있어서 분명히 필리포프카 유적에 묻힌 사람들 가운데 중요한 일 혹은 외교 업무를 담당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무덤에서 나온 일반적인 유물과 자주 출토되는 유물이 우랄 남부 스키타이 문화인 사브로마트 문화를 대표한 다고 할 수 있다.

 

필리포프카 무덤 가운데 가장 많은 인골이 부장된 무덤 중에 하나인 7호 무덤은 직경은 20m, 높이는 30cm밖에 되지 않는다. 무덤의 평면은 무덤의 입구를 제외하고 장방형 무덤방 3개가 연결된 모양이다.

모두 9인이 매장되었는데, 1차장으로 사지를 뻗은 채 매장된 사람은 6인이고, 무덤의 동북쪽에 2차장으로 매장된 2인의 뼈와 남쪽에도 1인의 뼈가 확인되었다.

1호 무덤에서는 인골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적 전체에서 확인 가능한 경우 인골은 대부분 사지를 뻗은 채 묻혔다. 2차장은 사자를 그대로 묻지 않고, 뼈만 수습해서 넣은 경우이다. 책에는 뼈를 태운 흔적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어서 정확한 상황은 모른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7호 무덤 평면도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7호 무덤 내부

 

7호에 묻힌 사람들은 모두 같은 유물을 부장한 것은 아니다. 청동거울을 가진 사람(인골 3번), 2점 가진 사람(인골 5번), 그리핀(인골 4번, 인골 3번)이나 맹수 장식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따로 있다.

그 중에서 6번 인골은 맹수장식이 그려진 뼈로 된 숟가락(그림 3-5)을 가지고 있었다. 동물 뿔 모양?이 붙은 숟가락 한 점도 함께 부장되었다. 이 사람은 아키나케스 검(그림 2-8)과 철제 창(그림 2-1)을 가지고 있었다. 인골 상반신을 철제 미늘갑옷(찰갑)(그림 2-9)이 덮고 있었으나 상태가 매우 불량했다. 철제 갑옷을 입은채 로 묻혔다고 볼 수 있다. 검과 창을 들고 갑옷 입고 죽은 사람 옆에 놓인 숟가락 2점과 토기....의례행위라면 가능도 할 수도 있겠다.

 

 뼈로 된 숟가락(그림 3-5)라고 하지만 실제 사진(그림 4)은 앞 부분이 편평해서 숟가락이 아닐 수도 있다. 유적 전체에서 이와 같은 유물은 1점 출토되어서 다른 유물과의 비교가 힘들다. 숟가락은 스키타이 문화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유물은 아니다. 그래서 이 유물이 숟가락이 아니라 일종의 부적?과 같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던 동물문양 중에 맹수머리 혹은 그리핀 장식이 있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숟가락은 1점만 출토되어 인골 6호만의 특징이다.  무덤의 모든 인골이 똑같은 물건이 부장된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개개인의 특징이 있을 수 있으니.

그래도 숟가락에 다른 문양을 장식했을 수도 있지만 구지 맹수머리 혹은 그리핀 머리를 장식한 것은 ‘스키타이 문화 상징’으로서의 의미가 내포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은..페레보드치코바(1994)의 의견대로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과 같은...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 7호의 인골 6번 부장품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 7호, 그림 3-5

 

참고문헌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남부 우랄의 스키타이 문화인 사브로마트-사르마트 문화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청동솥, 목제 그릇, 아키나케스 검 등이 출토되면서 이곳 역시 스키타이 문화권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봐온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늘 마구도 빠질 수 없는 물건이었다.

 

어제 설명드린 철제 장검, 아키나케스 검은 무덤의 동편입구에 있는 작은 구덩이(직경 35~40cm, 깊이 150cm)에서 출토된 것이다. 이곳에는 재갈, 청동과 금으로 만들어진 굴레장식(그림 1~3), 숫돌이 출토되었다.

특히 굴레장식은 스키타이 그리핀이 출토되었다. 맹금류인데, 귀와 머리에 벼슬이 달려 있는 그리핀의 머리이다(그림 1). 맹금류에 귀와 벼슬이 달려서 합성된 동물이긴 하지만 그 조합이 명확하지는 않다. 이 유적에서 출토된 사슴의 주둥이가 매우 길고 어색한 것처럼 이 유적의 그리핀도 동물의 특징이 명확하지는 않다. 이 유물은 하단에 정방형으로 끈을 끼울 수 있게 받침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핀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굴레를 장식하는 방법은 약간 다른 유물도 있다(그림2). 끈을 따라서 부착하도록 고안된 것이다. 앞면만 그리핀이 있고 뒷면은 꼭지가 달려 있다.

그리핀 2마리가 서로 다른 방향에 붙은 것도 있는데, 그림 3과 같이 눞여도 그리핀의 부리와 눈, 귀가 보이고, 세워도 그리핀이 보이는 모양이다(그림 3). 역시 굴레장식이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그리핀 굴레장식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그리핀 굴레장식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그리핀 굴레장식

 

알타이 그리핀은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인데, 어떤 동물이 결합되었는지 알 수 있지만 실제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다. 필리포프카 유적의 그리핀은 부리로 보아서 맹금류라는 것은 알수 있지만 머리모양은 정확하게 호랑이 머리인지 사자머리인지 명확하지 못하다.

 

그 외에도 같은 장소에서 새로운 모양의 마구가 출토되었다. 원형의 금제 장식판과 굽은 모양의 철제판이 함께 조합된 모습으로 출토되었다(그림 4, 5).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된 모습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 1호출토 장식 혹은 마구?, 모두 2쌍 출토, 그림 4와 동일, 위 제품은 철제(제일 위의 유물 끝에 붙은 것은 금), 아래는 금제

 

그림 4와 5는 정확하게 말에 어떻게 착장되었는지는 모르지만 2쌍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서 마구와 관련을 시킨다. 위의 그리핀굴레장식과 함께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문화인 사브로마트 문화(이른 사르마트 문화 포함)의 대표적인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이란계통의 유물이 보여서 기원전 4세기이후 이 지역을 뒤덮었던 사르마트 문화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이 많다.

 앞서 포스팅한 바 있는 시베리아 특징이 보이는 목제그릇 외에 흑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철검과 아키나케스 검이 있다.

 

아키나케스 검은 헤로도투스가 스키타이의 단검(짧은 검)을 일컬어서 생긴명칭이다. 손잡이 끝에 반원모양의 장식이 서로 마주보도록 붙은 장식이다. 그냥 단순한 괄호 모양도 있고, 새의 머리를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 필리포프카 유적 1호에서는 새머리가 2개 마주보도록 장식된 아키나케스 검이 출토되었다. 손잡이 끝 부분(검파두식) 뿐만 아니라 손잡이(병부)와 검신의 1/3, 칼날멈추개 까지 새 머리가 삽입되었다.

이 외에도 철제 장검이 출토되었는데 장검으로 손잡이와 칼날머무개와 검신에도 기하학적 문양이 금으로 상감된 것이다. 장검은 기원전 7세기에는 손잡이 끝이 T자형 이었다가 기원전 4세기 이후가 되면은 ∨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화되고 검의 길이도 길어진다. 두 유물 모두 아키나케스 검과 장검은 출토된다(그림 3).

뿐만 아니라 흑해 지역에서 출토되는 검이다(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도 1호 뿐만 아니라 다른 무덤에서도 장검은 출토된다. 그러나 새머리 손잡이가 달린 아키나케스 검은 1호에서만 출토되었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아키나케스 검, 45cm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철제 장검, 87.5cm

 

그림 3. 우랄 남부 스키타이 문화(사브로마트 및 사르마트 문화)의 무기(러시아 과학아카데미 1989)( 하단 기원전 7~4세기, 상단 기원전 4~2세기)

 

그림 3.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철제 검, 칼과 전투용 도끼(러시아 과학아카데미 1989)(하단 기원전 6~5세기, 상단 기원전 4~3세기)

 

 

참고문헌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 1989. 464 с(러시아과학아카데미 1989, 소비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우랄 남부의 기원전 5~4세기 유적인 필리포프카 유적은 ‘이른 사르마트 문화’라고 불리고 있지만 ‘스키타이 문화권’의 무덤이다. 이른바 스키타이 3요소(무기, 마구, 동물문양장식)뿐만 아니라 청동솥도 스키타이 문화권임을 나타내는 유물로 볼 수 있다. 청동솥은 분포범위가 유라시아 전역에서 출토되고, 각 지역마다 유물이 나타나는 시간 폭이 매우 넓어서 재밌는 소재가 될 수 있다. 후대로 갈수록 복잡하다.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은 가장 이른 청동솥은 기원전 7세기 아르잔-2호 출토품이라는 점이다.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확인되는 스키타이 3요소 가운데 동물문양장식은 여러 유물에서 복합되어 나타난다. 철검(아키나케스 검), 마구장식 등이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흥미로운 것은 목제 그릇에 부착된 것이다. 손잡이가 하나만 붙은 목제잔은 투바의 아르잔-2호에서 시작해서 알타이 지역에서 매우 유행하던 물건이다. 흑해 스키타이 문화권내에서는 아직 발견된 바 없다.

 

앞에서 필리포프카 유적의 목제 그릇은 세로 손잡이가 붙은 목제 잔과 가로 손잡이가 목제그릇이 있다고 했다. 특히 가로 손잡이에는 호랑이가 초식동물을 뜯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목제 그릇은 두 가지 스타일이 더 존재하는데, 손잡이가 가로 세로 방향이 아닌 아르잔-2 유적과 같이 막대기처럼 튀어나오도록 된 것이다(아르잔-2유적의 유물은 양다리를 형상화 한 손잡이를 붙였다). 손잡이 모양은 동물장식으로 대상에 따라서 바뀐다. 또 한점은 손잡이가 없는 스타일이다.

2020/06/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르잔 유적 2호] - 2700년 전 시베리아 무덤 속의 나무그릇

 

2700년 전 시베리아 무덤 속의 나무그릇

아르잔-2호는 경계석 안에 무덤 26기가 설치되었다. 그 중에서 주인공은 무덤방 5호인데,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무덤의 크기, 나무로 된 무덤방과 출토된 유물 때문이다. 나무로 된 무덤방은 5호

eastsearoad.tistory.com

 

막대기형 손잡이(보고서에는 망치형 손잡이)가 붙은 목제잔은 호랑이 머리가 부착되었다. 양 옆에는 독수리와 나선형 장식판이 투각되었다(그림 1, 그림 2).

 

그림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품

 

그림 2. 그림 1의 복원도

 

 

손잡이가 없는 그릇에도 호랑이가 변형된 사슴?을 입에 물고 있는 장면이 묘사된 장식판이 붙어 있었다. 호랑이는 등을 뒤집은 자세인데, 알타이 유적의 안장 덮개에서 묘사된 장면과 유사하다. 둥근 귀와 앞다리와 뒷다리의 근육표현도 알타이 호랑이와 닮았다. 그러나 다른 점은 알타이의 동물투쟁문양은 주로 맹수가 주로 뒤에서 가격하는 장면이다.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컬렉션에서 알 수 있는 동물문양도 맹수와 다른 동물이 서로 물어 뜯는 장면이어서 동물투쟁문양이 될 수 있었다(아래 포스팅 참고). 그러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일방적으로 맹수의 입에 약한 동물이 먹히는 장면이다(김재윤).

 

2020/07/1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바샤다르 유적] - 스키타이 문화 동물문양-싸우는 장면

 

 

그림 3. 필리프포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품

 

그림 4. 그림 3의 복원도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낙타, 변형된 사슴 등 지역적 특징이 보이는 유물이 있지만 호랑이가 먹이를 물고 있는 장면(시베리아 동물문양)을 목제그릇(시베리아 그릇)에 남겨 두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 혹은 전통을 표현한 것이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우랄산맥 남쪽의 필리포프카 유적은 이 지역에서는 사브로마트 문화 혹은 이른 사르마트문화라고 불리는 문화를 영위했던 사람들의 무덤이다. 이 지역의 문화를 흑해 스키타이 문화와는 다르다고 여기는 것은 헤로도투스의 기록에 ‘타나이스강(돈 강)을 건너면 스키타이 땅이 아니고 사브로마트의 영역이다’고 자신의 책(4권 21)에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포프카 유적의 사슴과 낙타 장식 등은 흑해 지역에서 나오는 유물과 다르다. 이 부분은 같은 시기(기원전 5세기)대의 흑해지역 유적과 비교해 본다면 더욱 뚜렷한 점을 추출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래도 이 지역은 사브로마트 문화 혹은 이른 사르마트 문화는 스키타이 문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기원전 4세기이후 늦은 사르마트문화는 스키타이 문화와는 구분됨)

 

그 근거가 될 수 있는 유물은 청동솥과 거울이다. 이 외에도 무덤 구조, 변형된 문양을 만드는 아이디어 등도 있다.

 

필리포프카 유적 1호에서는 청동솥 4점이 출토되었는데, 2점(그림 1)은 도굴꾼이 파 놓은 가장 북쪽도랑에서 나왔다. 한점은 옆으로 누워있었고 한점은 거꾸로 엎어진 상태였다. 손잡이가 4개 달리고, 청동솥에 파상문양이 있는 것이다. 1점은 손잡이에 각각 2개씩 곰과 납작한 원판(그림 1의 위)이 달려있었고, 다른 한 점은 납작한 원판(그림 1의 아래)만 달린 것이다. 나머지 2점 가운데 1점(그림 2-위) 동쪽의 도굴구덩이에서 완전히 깨진 채 발견되었다. 나머지 1점(그림 2-아래)은 동쪽 도굴구덩이 입구에서 2~3m 떨어진 곳에 위치해서 나왔다. 동쪽 도굴구덩이에서 발견된 유물(그림 2-위)는 크기가 원판장식 손잡이 4개 달린 청동솥과 같다. 나머지 1점은 손잡이 모양과 솥의 동체 모양, 크기 등이 3점과는 확연하게 다르다.(그림 2-아래)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청동솥, 도굴도랑입구에서 발견됨, 위-입구지름: 70cm, 높이 55cm, 다리 3cm, 다리지름 30cm, 아래-입구지름: 71cm, 높이 56cm, 다리 6cm, 다리지름 30cm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청동솥, 위-그림1의 아래 솥과 크기 거의 같음. 아래-입구지름: 29cm, 높이 16cm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 1호 북쪽 도굴구덩이 입구에서 발견된 청동솥(그림 1의 두점)

 

청동솥 가운데 모양과 크기가 다른 1점은 시기가 다를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앞의 3점은 흑해지역에서 나오는 기원전 7세기 청동솥(켈레르메스 유적)(그림 4)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즉 손잡이가 위로 붙고 장식이 있는 유물은 어쩌면 오래전에 이 지역에 들어와서 계속 사용되었을 수 있다. 손잡이가 가로로 붙은 청동솥은 흑해지역에서는 출토되지 않는다.

 

 

 

그림 4. 흑해 스키타이 유적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청동솥

 

청동솥은 1호에서만 출토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청동솥은 기원전 7세기 시베리아 아르잔-2호에서도 이중으로된 무덤방 사이에서 발견된 바 있다.

시베리아 유물은 배제하더라도 흑해지역과 비교해보면 왜 200~300년이나 지난 모양의 청동솥을 그대로 사용했을까?

매일매일 사용하는 물건의 중요성..그릇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동질감. 그래서 헤로도투스는 타나이스 강을 건너면 스키타이 영역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부정한다. 그들은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기원전 4세기 이전에는 지역색은 있지만 같은 스키타이 사람이었다.  

 

금제 쿱신, 은제 각배 이런 것은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수천만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은 장롱속에 모셔놓는 것이다. 에르메스 가방이 온 세상에 다 발견된다고 모두 프랑스 문화권으로 묶을 수는 없다. 하긴 금이나 은의 가치가 현재와 같았는지 어쩐지 알 수 없으니 이것도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Галанина Л.К. 2006 : Скифские древности Северного Кавказа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Келермесские курганы.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06. 80 с. (Коллекции Эрмитажа)(갈라니나, 2006, 에르미타주 소장, 카프카스 북쪽의 켈레르메스 고분. 스키타이 문화유물)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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