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세기 솔로하 유적은 전형적인 스키타이 무덤의 구조 속에서 스키타이 남성이 매장되었다. 같이 만들어진 여성 무덤방은 남성과는 무덤구조가 달랐는데, 이미 도굴된 채로 발견되었다.
남성무덤방은 복도가 있는 무덤방으로, 무덤방에는 감실이 설치되어 있다. 그 중에 동쪽벽에 설치된 곳은 주인공이 매장되었다. 등을 바닥에 누운 자세로 목걸이, 팔찌 등 황금 장신구로 치장되었다. 왼쪽에는 철검 두 자루가 발견되었는데, 그 중 하나는 손잡이가 금박으로 입혀진 것이고, 검집에는 스키타이 동물양식으로 장식되었다(그림 2).
그림 1. 솔로하 유적의 무덤바닥 상세
그림 2. 솔로하 유적 출토, 철제검과 검집
그의 오른쪽에는 갑옷, 투구, 허리띠, 청동제 화살촉 등이 놓여 있었고, 황금 빗은 그의 오른쪽 어깨 부위에서 발견되었다. 바로 인접한 작은 감실에서 피알리 라고 불리는 금제 접시 혹은 금제 잔이 발견되었다. 피알리라고 불리는 그리스식 그릇은 일종의 성배라고 한다.
스키타이 남성무덤의 서쪽에는 길이 1.5m가량의 목판으로 덮인 말무덤이 나왔다. 이곳에는 5마리의 말이 차곡차곡 누워 있었고 마구와 말안장도 발견되었다. 동쪽벽의 좁은 부분에는 마부의 무덤이 있었는데, 11개의 화살과 함께 매장되었다.
이 무덤에서 발견되는 마구는 재갈, 재갈멈치, 말머리 장식, 안장등이다. 특히 말 머리 장식은 3부분으로 구성된 것인데, 콧잔등을 가리는 가장 넓은 장방형 판과 양쪽의 말 볼을 가리는 나뭇잎 혹은 물고기 모양의 장식판이다. 금으로 제작된 것이다(그림 3).
그림 3. 솔로하 유적의 황금 말 머리 장식
이 유물은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에서 출토된 여성이 표현된 말 머리장식판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볼쇼야 블리즈니차 유적의 유물이 단순히 외래품이 아니라, 스키타이 유물을 응용했다는 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유적에서 나온 피알리, 황금빗 등은 스키타이 귀족이 그리스 장인에게 주문 제작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황금빗이 워낙 유명해서 그리스 사람이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유적에는 고리트의 장식판에 표현된 그림은 스키타이 남성이 주인공이었다. 또 말머리 장식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의 얼굴을 가리는 장식판의 전통은 스키타이 전통이다.
또 유적에서는 나무용기에 덧씌운 금, 은제 덧장식이 많이 발견되었다. 나무용기는 이미 썩어서 없어진 상태이지만 금판등은 많이 남아 있다. 이는 스키타이 전통이다.
결국 이 유적에서는 스키타이 귀족층에서는 재지적인 유물 뿐만 아니라 수입품도 많이 썼고, 그리스로 주문제작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다만 부부로 보이는 두 남녀가 쿨-오바 유적과 달리 다른 무덤방에 매장되었다는 점은 개인적인 사정인지 혹은 두 집단간의 갈등관계를 표현한 것인지는 약간 모호하다.
참고문헌
Манцевич А. П. Курган Солоха. Публикация одной коллекции. — Л.: Искусство, 1987. — 143 с(만세비치, 1987, 솔로하 쿠르간)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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