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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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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사노프카 문화에서는 연해주 신석기시대 최초로 갈판과 갈돌(그림 1)이 출토되었다. 갈판과 갈돌은 과거에는 농경의 직접적인 증거물로 생각되었으나 최근에는 반드시 그렇다는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더 많다. 예를 들면 도토리를 가는 경우와 같이 농경과 관련되지 않은 식물이용에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1. 갈판과 갈돌

하지만 확실히 앞선 루드나야 문화, 보이스만 문화와는 다른 문화 양상이 보인다. 특히 땅을 파는 굴지구(그림 2,3) 류가 많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이 도구는 땅을 파는 도구로서 농경의 간접적인 증거로 많이 논하기도 한다.

물론, 땅을 파는 이유가 반드시 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집을 짓기 위해서 땅을 팔 때도 필요하고 등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는 신석기시대 이른 시기 부터도 필요 했는데, 이 자이사노프카 문화에서 집중적으로 대형 괭이가 발견되는 것은 앞선 시기와 문화양상에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자이사노프카 문화에서는 일부 주거지에서 농경의 직접증거로 볼 수 있는 곡물이 발견되어서, 이 시기 부터 연해주에서 농경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림 2.자이사노프카 문화의 굴지구

그림 3. 자이사노프카 문화의 굴지구

그림 4. 굴지구류의 자루착장방법

그림 5. 현대의 괭이(굴지구)

목제가공구류와 생각되는 석부와 석착(그림 6, 7) 등도 확인된다.

그림 6, 자이사노프카 문화의 석부와 석착


그림 7. 다양한 석부의 착장방법

재밌는 유물은 그림 8,9이다. 한반도에서는 달도끼 혹은 원형 석부라고 불리는 유물이다. 달도끼는 정확한 용도를 몰라서 부르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곤봉대가리’라고도 하는데, 막대기에 끼워서 사용하는 것으로 권력자를 상징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유물을 석월이라고 하며, 역시 신분이 높은 사람이 권위를 상징하는 유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는 구멍을 뚫기 위한 도구로 보고 있다.

그림 8. 자이사노프카 문화의 투공구 1

그림 9. 자이사노프카 문화의 투공구 2


유사하게 생긴 유물을 두고 각 국가 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 재밌기도 하고, 석기의 용도는 정말 알기 힘들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