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네프르강 유역의 가이모노바 쿠르간에서는 기원전 7세기부터 등장하는 여신상이 그려진 골제판이 한 점 출토되었다. 가로 길이가 10cm가량의 이 유물은 같은 크기의 골제판에 남성이 그려진 그림과 함께 무덤방 3번에서 출토되었다.
그런데 이 유물은 반원형 아래에 붙은 띠모양 판이 더 발견되었다. 여성 아래에는 화초문양 남성 아래에는 새가 그려진 판이 더 있었다. 결국 이 유물은 머리 빗의 장식판이었던 것으로 생각되었다. 물론 머리빗의 하단부는 보존되지 못했지만 크기가 같은 2개씩의 장식판은 머리장식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비슷한 유물로 솔로하 유적의 황금빗이 있다(포스팅참고). 인물이 장식되어 있고 비슷한 크기로 가이모노바 유적의 골제 빗을 복원하는데 참고가 되었다.
그림 1. 가이모노바 유적의 골제 빗, 1번 남아 있지 않음
2020.02.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크 알라하 1유적] -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앞서서 이 유물을 보고한 사람들은 뱀다리 여신이라는 표현을 필자는 맘에 들지 않아 했다. 여성의 다리부분이 뱀 이라기 보다는 화초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뱀 다리 여성이라는 표현은 결국 또 헤로도투스의 기사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포스팅한 바 있는 볼쇼야 침발카 유적과 쿨 오바 유적의 여성형상물은 옷의 끝자락 장식으로 뱀을 장식하고 있다.
그럼 과연 이들 유물은 그냥 그리스 신화속의 뱀 여성을 표현한 것일까?
로스토에프(1922)는 그리스 예술의 하위개념으로 스키타이 문화를 생각했지만 베스소노바(1983)는 달랐다. 스키타이 문화에서도 땅(지하)의 신이 있었고(헤로도투스가 스키타이 신을 나열하면서 있었음) 이는 뱀 신과 연결된다고 보았다. 그리스의 에키드나, 메수사도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있다.
특히 가이모노바 유적의 여성상에 그려진 화초는 지하신의 생명력을 표현한 것으로 보았다. 여성의 옷자락에 뱀만 그려졌다면 자칫 오해할 수도 있지만 가이모노바 유적에서 화초가 그려진 유물이 발견되면서 이 여성이 의미하는 바가 땅의 생명력을 의미하며 뱀 다리 여성도 같은 의미 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죽음을 의미하는 세이렌일 수도 있다고 보았다.
참고문헌
Бидзиля В. И., Полин С. В.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курган Гайманова могила. — К.: «Скиф», 2012. — 752 с. (비드질라, 폴린 2012, 스키타이 차르의 쿠르간 가이마노바)
Бессонова С. С. Религиозные представления скифов. – К., 1983.(베스소노바 1983, 스키타이의 종교적 믿음)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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